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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3 - 돌고래와 춤을! ㅣ 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 3
타냐 슈테브너 지음, 코마가타 그림, 서지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10월
평점 :
동물과 대화를 할 수 있다면, 그런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는 바로 이런 꿈이 현실로 드러나게 되는 판타지 동화입니다. 릴리는 모든 동물들과 말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저 인간의 말을 하면, 릴리의 말은 동물들 각자의 말로 들리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동물들의 말 역시 릴리에겐 인간의 말로 들리고요.
이런 능력을 가진 릴리는 사실 이 능력 때문에 조마조마한 삶을 살아야 했답니다. 이런 능력이 알려지게 되면 사람들이 그런 릴리를 이상하게 바라보며, 또한 두려워하는 이들도 있기 때문이죠. 그런 릴리는 이제 새롭게 이사 간 마을에서는 그 능력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는 아니지만요. 그래도 이 능력으로 인해 릴리는 방과 후 동물원에서 동물들의 통역사가 되어 일을 합니다.
그런 릴리네 가정이 이번엔 북해로 여름휴가를 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릴리와 예사야(릴리 이웃 오빠이자 릴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대하는 친구)는 돌고래를 만나게 됩니다. 북해엔 돌고래가 살지 않는데, 해수온도가 올라가면서 돌고래 가족이 대서양에서 북해까지 온 겁니다. 문제는 이들 돌고래 가족을 힘들게 하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바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 가운데 제트 스키와 모터보트를 타는 이들이 이 소리들이 돌고래를 힘들게 합니다. 물론, 돌고래 뿐 아니라 수많은 바다 동물들 역시 이런 시끄러운 소리로 인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답니다.
“최악인 건 그 부릉대는 작은 인간 배들이야.”
“엄청 시끄러운 데다 어디선가 불쑥불쑥 나타나잖아.”(187쪽)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릴리와 예사야는 조용한 휴가, 조용한 수영을 즐기길 바라는 시위를 하게 됩니다. 과연 이 시위는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또한 돌고래들은 무사히 자신들의 집인 대서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번 이야기 3권은 「돌고래와 춤을!」입니다. 동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설정이 참 재미납니다. 아울러 동물들이 처한 위기를 도와줄 수 있는 그런 모습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고요. 물론 사람만이 동물을 돕는 것은 아닙니다. 동물들 역시 사람들을 도와주는 장면이 나오는 것 역시 귀한 모습입니다. 이처럼 서로 돕고 도움을 받는 관계야말로 사람과 환경의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줍니다. 우린 사람이 마치 주변 생물들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 시혜를 베푸는 존재로 생각하지만, 실상 우린 더 많은 것을 주변 생물들로부터 받고 있음이 사실입니다.
동화는 이처럼 우리 주변에 있는 생명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주며, 또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란 내 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돌보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좋은 동화입니다.
이처럼 우리 주변의 자연환경을 향한 보존의 마음을 갖게 하는 것 중에 중요한 한 가지는 “공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이야기 속엔 펠리에란 소녀가 등장합니다. 수영선수였지만, 사고로 하반신 마비로 인해 휠체어 신세를 져야만 하는 소녀랍니다. 펠리에는 밀물에 해변까지 수영하러 왔다가 썰물에 오도 가도 못하고 갇혀 버린 돌고래들을 보며, 공감합니다. 자신의 신세와 같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런 공감의 능력은 돌고래들을 위해 일어서게 만들고 말입니다. 이 책을 읽은 어린이 독자들이 이런 따스한 공감의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길 바랍니다.
『동물과 말하는 아이 릴리』는 이처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할뿐더러, 이야기가 참 재미납니다. 다음 이야기에선 또 어떤 재미난 모험과 활약이 펼쳐질지 기대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