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적이 줄줄줄 수북수북 옛이야기
신동흔 기획, 은현정 글, 이은주 그림 / 한솔수북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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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는 우리나라에서 구전되던 동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거랍니다. 실제 강원도 영월, 전북 고창, 경남 김해의 어르신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그분들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고 하네요.

 

이런 작업이 무엇보다 귀하다고 여겨지네요. 우리 어른들이 들려주시던 이야기들, 구전 동화야말로 창작동화보다 어쩌면 더 구수하고 오랜 세월의 힘이 담겨져 있지 않을까요? 물론, 창작동화 역시 좋고요. 아무튼 어르신들이 세상을 떠남으로 함께 사장되어버릴 이야기들을 발굴하는 작업도 창작동화를 만들어내는 것 못지않게 귀한 작업이라고 여겨지네요.

 

이 이야기 속의 아이는 참 지혜로운 아이랍니다. 형편이 어려워 소를 팔아야만 하는데, 가는 길에 도적들을 만났을 때, 번뜩이는 지혜로 위기를 모면하네요. 소를 팔아 얻은 돈을 지켜내는데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지혜를 알아낸 도적들에게 잡혀가지만,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그곳에서도 지혜를 발휘하여 도적들을 돕는 듯하지만, 결국엔 모든 도적들이 자발적으로 잡혀가도록 하네요.

 

어떻게 “도적이 줄줄줄” 붙잡히게 되는지 이야기 속으로 다 같이 들어가 봐요!

 

가난한 환경에서도 언제나 웃을 수 있는 주인공의 모습이 참 예쁘네요. 배운 것이 적을 텐데도 지혜를 발휘하는 그 모습은 참 멋지고요. 도적에게 잡혀가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도리어 돈 많이 벌어오겠다며 엄마를 안심시키는 모습은 대단히 당당하고요. 우리 아이들도 이런 모습을 닮게 된다면 좋겠네요.

 

참말로 못 살던 모자가 결국엔 부자가 되어 행복하게 살았다는 모티브도 우리 옛날이야기의 어쩌면 뻔한 모티브이지만, 참 흐뭇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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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태평 금금이의 치매 엄마 간병기 우리 이웃 그림책 2
김혜원 글, 이영경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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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도 아들도 없이 혼자 살던 쪼글 할매는 산짐승, 들짐승을 사랑하는 할머니랍니다. 어느 날 밭일을 하는데, 하늘에서 씨앗 하나가 떨어졌네요. 이 씨앗을 마당에 심었더니, 넝쿨이 자라 금빛 나는 박이 하나 열렸는데, 그곳에서 글쎄 여자 아이 하나가 나왔네요.

 

안 그래도 아길 간절히 원하던 할머니는 금쪽 같이 귀한 아이라고 해서 금금이라 부르고 정성을 다해 딸을 길렀답니다. 그런데, 이 아이 아무리 먹어도 자라질 않고, 그저 똥오줌만 잘 누네요. 그래도 쪼글 할매는 기쁨으로 정성으로 잘 길렀답니다.

 

세월이 흘러 여전히 금금이는 어린아이지만, 쪼글 할매는 더 늙어 치매에 걸렸답니다. 이제 금금이는 엄마인 쪼글 할매가 하던 일을 하게 되죠. 빨래도, 음식도, 청소도... 어느새 금금이는 살림꾼이 다 되었네요.

 

그러다 어느 날 쪼글 할매가 보이지 않네요. 금금이는 엄마를 찾아 길을 나섰답니다. 엄마 찾아 강을 건너는 금금이의 몸이 점점 커지네요. 이제 처음 보는 마을에 도착한 금금이는 쪼글쪼글 노인들이 모여 있는 곳에 도착하여 노인들을 위해 맛난 음식을 만들어 주네요. 구수한 냄새에 이끌렸던 걸까요? 집을 나갔던 금금이의 엄마 쪼글 할매도 밥을 타기 위해 서 있네요.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이제 금금이는 엄마를 업고 집으로 돌아가 정성껏 돌본답니다. 이제 쪼글 할매가 하는 일은 금금이가 어렸을 때 했던 그 모습 그대로네요. 날마다 놀고먹고 싸기만 한답니다. 그래도 금금이 좋아라 춤추며, 엄마를 돌보네요.

 

“둥둥둥 우리 어매 어화둥둥 우리 어매 오줌 싸서 이쁘고 똥을 싸서 이쁘고, 어매도 나 키울 제 내가 이리 이뻤던가. 똥거름이 풍년이니 올 농사는 풍년일세.”

 

참 예쁜 동화죠? 치매 걸린 늙은 엄마를 정성껏 돌보는 금금이, 그 마음도 금쪽같네요. “어매도 나 키울 제 내가 일 이뻤던가.” 우리 모두의 마음이 이렇다면, 이 땅의 노인복지문제가 어느 정도는 해결되지 않을까요? 아무튼 금금이의 마음이 우리 모두의 마음이 되길 소망해보게 되는 동화네요.

 

그림도 참 예쁘고요. 사실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인데, 분위기는 하나도 무겁지 않답니다. 좋은 동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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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주경희 엮음, 원유미 그림, 이경묵 원작 / 파랑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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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녀를 향한 부모의 마음, 부모의 사랑은 어떤 말로도 표현이 불가할 것이다. 여기 자녀를 사랑하는 우직한 아버지들의 사랑이 듬뿍 담긴 동화가 있다(물론 실화다).

 

히말라야 산자락의 차 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닫혀진 시스템 안에 살아가고 있다. 다시 말해외부로부터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다는 말이다. 그런 차 마을에서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위해선 적어도 열흘은 걸어가야 한다. 이 길을 아버지와 함께 걷게 되는데, 그 길이 너무 위험하다. 낮엔 영하 20도의 차가운 칼바람을 이겨내야 하며, 얼음길을 가야 한다. 게다가 밤엔 영하 30도가 넘는 추위에 밖에서 잠을 자야 한다. 또한 유일한 통행길인 얼음길(차다강) 역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강이 빠른 속도로 녹아 더욱 위험해진 것이다.

 

물론 어린 아이들에게도 위험한 길이지만, 아이들을 보호하며 걷게 될 아빠들에겐 너무나도 힘겨운 길이다. 아빠들은 아이들이 1년 동안 생활할 짐들을 무겁게 등에 지고 걸어야 한다. 심지어 강물 속으로 들어갈 때에는 아이들이 젖을까 무거운 짐에 더하여 아이들까지 업고 건너야 한다. 실제 이 길에서 목숨을 잃는 일들도 많은 그 위험하고 힘겨운 길을 아빠들이 걷는 것, 그건 바로 자식사랑 때문이다.

 

이처럼 힘겨운 길을 자신들을 위해 걷는 아빠의 모습에 아이들이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할까? 게다가 그곳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몇몇 사람들만이 누리는 행운이기도 하기에 열심히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족한 것 없이 너무나도 편하게 공부하면서도 언제나 공부함이 가장 큰 유세인 것처럼 되어버린 우리네 모습을 돌아보며 부끄러워지는 이야기다.

 

힘겹게 자신들을 데려다주고 돌아갈 아빠에게 아들이 이렇게 말한다. “딴 짓 안 하고 정말 열심히 공부할게요. 집에 가고 싶다고 울지도 않을 거예요. 열심히 공부할게요. 그리고 생각해 봤는데요. 아마도 아빠가 없었으면 이곳에 오지 못 했을 거예요.” 이에 아빠는 말한다. “네가 없었다면 아빠는 오지 않았다.”(p.143)

 

여기에 모든 것이 담겨져 있지 않을까? 아버지의 헌신과 사랑을 알기에 딴 짓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자신들의 꿈을 향해 공부하겠다는 아이, 그리고 ‘네가 없었다면 아빠는 오지 않았다.’고 말하는 아버지의 말 안에, 왜 그 험한 길을 걸어야만 했는지가 오롯이 담겨 있다.

 

자식만은 잘 되길 원하는 그 아버지의 마음이 힘겨운 길도 마다하지 않고 걷게 하는 원동력이다. 우리네 부모님들이 모두 우릴 이렇게 기르셨다. 우린 그 부모님의 사랑과 헌신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본다. 아울러, 이런 사랑으로 자녀를 대해야 할 것이며, 또한 부모님의 사랑에 보답하는 인생이 되길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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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2014-11-17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큐멘터리로 본 내용 같아요. 순수함을 지니고 자식들만은 공부를 시키겠다는 열정이 감동적이었는데.. 책으로도 나왔군요. 리뷰 잘 보았습니다.^^

중동이 2014-11-18 14:10   좋아요 0 | URL
저는 다큐멘터리는 보지 못했는데, 책을 보며 감동받았답니다^^
 
뱀파이어 시스터 2 - 어둠의 비밀 결사대 벽장 속의 도서관 7
시에나 머서 지음, 곽정아 옮김 / 가람어린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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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13살 소녀 올리비아는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 자신의 쌍둥이를 만나게 됩니다. 쌍둥이 자매가 있는 줄 몰랐다가 갑자기 생긴 쌍둥이 자매로 인해 둘은 쌍둥이만이 할 수 있는 모험을 하기도 했죠. 바로 서로 역할을 바꿔보는 것. 둘은 분위기가 너무 달라 아무도 쌍둥이인줄을 눈치 채지 못한답니다. 올리비아는 밝고 화사한 분위기라면, 아이비는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인 고스족이랍니다.

 

올리비아가 새로 이사 간 도시인 프랭클린 그로브 마을에는 유독 고스족들이 많은데, 여기에는 비밀이 있답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실제 뱀파이어인 겁니다. 그리고 올리비아의 쌍둥이 자매 아이비 역시 뱀파이어죠. 이 사실을 알게 된 올리비아는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하며, 쌍둥이 자매 아이비와 또 다른 모험을 시작하게 된답니다.

 

짐승이라고도 불리는 바보 같은 뱀파이어 개릭의 장난으로 전국에 방송되는 프로그램 간판 리포터인 세리나 스타가 뭔가 낌새를 차린 거죠. 이 여자 세리나 스타가 참 집요하게도 그로브 마을에 파고든답니다. 이 일로 아이비를 위시로 한 뱀파이어들의 정체가 들통 나게 될 위기에 처한 거죠. 과연 아이비와 올리비아는 이 위기를 어떻게 해쳐나가게 될까요?

 

『뱀파이어 시스터』2편 <어둠의 비밀 결사대> 역시 재미있네요. 1편도 재미나게 읽었는데, 오히려 1편보다 재미있네요. 사실 1편은 특별한 에피소드 없이 그저 쌍둥이가 서로 만나고, 작은 모험들을 즐기고, 뱀파이어 파티를 진행하는 것이 전부였답니다. 다시 말해 본격적인 사건보다는 사건 전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죠. 이제, 2편은 본격적인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뱀파이어의 비밀이 탄로 날 수 있는 위기에 프랭클린 그로브 마을이 봉착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그 위기를 아이비와 올리비아, 그리고 친구들이 함께 지혜롭게 해결해나간답니다. 물론, 마지막엔 전국으로 생방송되는 프로그램에서 아이비가 뱀파이어임이 만천하에 드러날 위기도 겪지만 말입니다.

 

이러한 큰 틀의 에피소드가 진행되는데, 그 속에 아이비와 올리비아의 뿌리 찾기도 담겨 있답니다. 쌍둥이 자매로서 각기 다른 가정에 입양된 자매는 자신들의 친부모님에 대한 추적을 시작하네요. 그리고 왠지 아이비의 양아버지에게는 딸에게 감추고 있는 비밀이 있는 듯한 느낌도 나고요. 3편도 기대되네요. 아이비와 올리비아가 찾게 될 부모에게 엄청난 비밀이 담겨져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한 마디 노파심에 말씀드리면, 『뱀파이어 시스터』는 그냥 재미있게 읽으시면 된답니다. 뱀파이어가 실제 존재하네 아니네 이런 논쟁은 어리석은 논쟁임을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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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의 꼬마 해녀 다릿돌읽기
최은순 지음, 양상용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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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아는 우도에 살고 있답니다. 우도는 제주도 옆에 있는 섬이어서 섬 안의 섬이라고 부르죠. 해녀의 딸인 승아는 마을 할머니 해녀들과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실 엄마에겐 밝히지 않았지만, 승아의 꿈은 엄마처럼 해녀가 되는 겁니다. 하지만, 엄마는 해녀의 삶이 고달프고 힘겹기에 딸이 해녀 되는 것을 원치 않죠.

 

승아네 학교에 서울에서 선생님이 새로 오셨답니다. 화사한 원피스를 입은 선생님은 자꾸 공부를 강조하네요. 그러니 마땅히 수업 분위기에 신경을 쓴답니다. 그런데 어쩌죠? 승아네 엄마가 물질을 하러 가기 때문에 승아는 아기인 동생 승보를 데리고 학교에 온답니다. 제주도만의 전통 물건인 아기구덕에 동생을 담아서 말입니다. 게다가 새로 오신 선생님은 제주도의 정서를 잘 모르시네요. 승아는 계속하여 동생 승보를 데리고 학교에 갈 수 있을까요?

 

이 동화는 제주의 전통문화 두 가지를 소재로 삼고 있답니다. 첫째, 해녀죠. 해녀는 아무런 도움 장비 없이 물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사람들이랍니다. 그러니, 너무나도 힘겨운 직업이랍니다. 그래도 제주도에서는 이 해녀를 업으로 하여 가정을 간수하였고, 자녀들을 교육시켰답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힘겨운 작업환경으로 인해 점차 해녀의 수가 줄고 있답니다. 이러한 때에 승아는 힘겨운 것 알면서도 해녀가 될 꿈을 꾸고 있네요. 전통을 지켜나가는 것 대단히 소중한 일입니다. 하지만, 힘든 일이기에 강요할 수만은 없는 일이죠. 승아처럼 본인이 좋아 꿈꾼다면 좋겠지만 말입니다.

 

또 하나의 소재는 아기구덕이랍니다. 이는 제주만의 전통 물건으로 바구니와 같은 이곳에 아기를 넣고 아기를 재우기도 하고, 아기를 업고 다니기도 했죠. 지금은 사라져가는 물건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또 한편으로는 전통에 대한 관심으로 실제 삶 속에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는 물건이기도 하죠.

 

우리가 잘 찾아보면, 우리 전통으로 내려오던 물건들 중에는 유용하고 좋은 물건들도 많답니다. 그런데, 우린 웬일인지, 우리의 것을 가볍게 여기고 하찮게 여기는 마음이 없지 않답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물건들은 어쩌면 더 소중한 것들 아닐까요?

 

조금 아픔이 담겨 있는 동화이지만, 아름답고 소중한 동화네요.

 

[크레용하우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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