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답게 살 테야! 동화는 내 친구 77
강무홍 지음, 한병호 그림 / 논장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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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피는 집안에서 지내던 강아지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집밖으로 쫓겨난답니다. 집 안에서 편하게 생활하던 강아지가 갑자기 집밖 야생(?)으로 내몰렸으니 큐피는 앞으로 겪게 될 일이 걱정입니다.

 

밤이 되자, 쥐 한 마리의 눈빛도 매섭고 무서워 오줌을 지리네요. 큐피네 집 개집의 원 주인 바둑이도 새벽이 되자 돌아왔답니다. 게다가 바둑이와 함께 놀러간 마을에서는 무시무시한 개 쫑과 그 부하들의 공격을 받고 피투성이가 되었답니다. 바둑이의 기지로 살아 도망치긴 했지만 말입니다.

 

이 일로 인해, 이제 큐피는 진정 개답게 바로 서기를 시작합니다. 바둑이에게 사냥 방법도 배우고, 싸우는 법도 배웁니다. 결국 바둑이도 무서워할 개로 성장하게 되고요. 큐피는 이제 쫑에게 복수의 순간만을 기다랍니다. 과연 큐피는 복수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약한 친구들을 괴롭히는 쫑으로부터 마을의 개들을 보호하며 정의를 실현하는 개(?)가 될 수 있을까요?

 

『개답게 살 테야!』는 초등 저학년 이상이면 읽을 수 있는 쉬운 동화랍니다. 야생으로 내 몰린 큐피의 홀로서기가 돋보이는 동화죠. 이 동화를 통해, 작가는 개다운 것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답니다.

 

집안에서 편한 음식을 먹으며, 샴푸질을 하고, 예쁜 옷을 입고, 미용실에 다니며, 개피자를 배달시켜 먹는 것이 개다운 것은 결코 아닐 겁니다. 개가 우리 인간의 친구라는 것은 그런 의미는 아니겠죠. 그리고 실상 그렇게 말하며 개들을 집안에서 키우는 대다수의 분들은 시끄럽지 않기 위해 개 목젖을 제거하고, 새끼를 낳기 위해 발정하며 낑낑 소란을 피우지 않게 하기 위해 거세를 하죠. 뿐 아니라, 몸집이 커지지 않기 위해, 사료조차 숫자를 세어 먹이죠. 그러면서 사랑한다 말하죠. 하지만, 이것은 결코 사랑이 아니랍니다. 그리고 그런 관계는 친구의 관계도 아니죠. 아무리 예쁜 옷을 입히고, 비싼 미용실에 다닌다 할지라도 그건 사실 자신들을 위해서랍니다. 개들을 예쁘게 가꿈으로 자신의 만족을 꾀하려는 모습이죠. 친구관계가 아닌, 소유의 관계가 되고, 과시욕의 대상일 뿐이죠.

 

예전 어렸을 때, 개들을 밖에서 키운다고 해서 그들을 무시하진 않았죠. 오히려 친구로 우정을 쌓곤 했답니다. 비록 집안에서 키우지 않았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은 게 아니랍니다. 오히려 함께 들판을 뛰어다니며 우정을 쌓았죠. 개의 영역과 사람의 영역을 구분한 채 말이죠. 그 구분을 허무는 것을 사랑이라 착각하지 않았답니다. 그리곤 또 그렇게 자라게 한 개들은 집에서 살아가지만 어느 정도의 야생의 습성도 가지고 있어, 쥐도 잡아먹고, 심지어 참새도 잡아먹는 모습까지 본 적이 있죠.

 

무엇이 진짜 개답게 사는 것이며, 개를 위하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짖고 싶을 때 짖고, 새끼를 가져야 할 때는 새끼를 갖고, 사냥도 종종 하며, 집을 지키는 든든한 모습이야말로 개다운 모습 아닐까요?

 

아마 작가는 그런 모습을 그리워하며 이 동화를 풀어내고 있나 봅니다. 개다운 개들을 그리워하며 말이죠. 아니 또한 개다운 개들을 만들어 주는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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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우리 꿀벌 - 지리산 토종벌 이야기 한국의 재발견 3
최은순 지음, 김준영 그림 / 개암나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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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우리 꿀벌』은 도서출판 개암나무에서 “한국의 재발견 시리즈”로 출간하는 세 번째 책입니다. “한국의 재발견 시리즈”는 우리 전통을 지켜 나가는 이웃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문화를 새롭게 바라보며,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여주기 위해 기획하였다고 하네요. 그 세 번째 이야기인 『날아라! 우리 꿀벌』은 지리산 토종벌 이야기랍니다.

 

광호네 집은 지리산에서 대대로 토종벌 양봉을 하는 집이랍니다. 광호와 아빠는 양봉이 단순한 돈벌이만이 아닌, 자연 생태를 보존하는 일이라는 자부심도 갖고 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벌들에게 무지막지한 전염병이 돌아 벌들이 다 죽고 말았답니다. 그 일로 광호 아빠는 상심하죠. 하지만, 다시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같은 토종벌 양봉업을 하는 분들과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카페도 개설합니다. 그리고는 건강한 벌들을 찾아 깊은 산속으로 향합니다. 결국 석청을 발견하고 건강한 벌들을 찾게 되죠. 물론, 위기도 없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토종벌을 고집하는 집념과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여기에 더하여 광호네 옆집 사과 과수원 연지네 집과의 갈등과 화해도 이야기를 맛깔나게 하고요.

 

토종벌에 대한 이 이야기는 우리 문화에 대한 재조명과 자긍심 함양에만 그 목적이 있다고 생각되진 않네요. 무엇보다 토종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야기 가운데서도 언급되는데,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했답니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4년 안에 멸망할 것이라고 말이죠. 이 말을 우리가 우습게 여긴다면, 정말로 인류의 멸망을 가져오게 될지도 모릅니다.

 

벌이 꽃들의 수분을 돕는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다 잘 알고 있는 내용이죠. 그런데, 그런 벌들이 사라진다면, 식물들이 감소하게 될 것은 불 보듯 뻔 한일임에 분명하죠(꿀벌이 사라지면 전체 농작물의 71%가 사라진다는 보고도 있답니다). 식물들이 감소하게 되면, 당연히 그 먹이사슬 위에 있는 동물들도, 그리고 우리 인류도 결국엔 생존의 위협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이러한 때, 우리가 이런 좋은 동화를 통해, 꿀벌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작은 노력들을 해나갈 수 있다면 좋겠네요. 전통도 이어나가며, 또한 우리 생태계도 살려내는 아름다운 노력들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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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와 미요 초승달문고 35
임정자 지음, 박세영 그림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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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와 미요』는 두 편의 예쁜 동화를 담고 있답니다.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강아지 하루>, <세상에서 가장 겁 많은 고양이 미요> 가 그 두 이야기랍니다.

 

첫째 이야기 하루의 이야기는 작은 강아지 하루가 용기를 내는 이야기랍니다(사실, 두 이야기 모두 용기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죠). 작은 강아지이지만, 커다란 개 앞에서 결코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하루의 용기가 대단하네요. 물론, 처음부터 그런 용기를 가졌던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처음엔 겁쟁이였죠.

 

겁쟁이 작은 강아지 하루가 엄마와 가까운 곳 저수지로 가기 위해서 큰 개의 위협을 견뎌내는 용기가 대단하네요. 또한 큰 개와 하루의 대화가 참 신선하답니다. 아주아주 긴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의 내용은 비밀이랍니다. 궁금하면 책을 펼쳐보세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딸아이에게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나네요.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요. 딸아이가 아마도 5살 때였던 것 같아요. 스탬프 투어를 하다가 어느 사찰에서 커다란 개가 우리 아이에게 달려들었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아이가 물리지는 않았지만, 아이의 옷에 개 이빨자국의 구멍이 뚫렸죠. 얼마나 아찔하고 화가 나던지(그 곳 스님-사실 이럴 땐 땡중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요?-은 사과조차 안하더라고요. 오히려 당당하게 자신의 개는 절대 불자들에게는 달려들지 않는다 하더군요. 불자 아니면 다 물어도 되나 봐요).

 

그 일로 아이는 개에 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렸고요. 아주 작은 강아지만 봐도 기겁을 하며 도망쳤죠. 그렇게 1년여가 지난 어느 날 역시 관광지에서 작은 개가 달아나는 모습에 얼른 딸아이에게 말했죠. “저 개가 네가 무서워 도망친다.” 그랬더니, 아이가 조금 용기를 내더군요. 그리고는 그 뒤로는 아이가 조금씩 개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기 시작했죠. 지금은 여느 여자아이들이 겁을 내는 정도일 뿐이죠. 이런 것도 용기 아닐까요? 어쩌면 하루의 용기가 우리 딸아이와 같은 용기는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두렵지만, 조금씩 그 두려움을 떨쳐내는.

 

두 번째 이야기인 미요의 이야기는 용기와 함께 편견이나 고정관념에 대한 내용도 생각해 볼 수 있네요. 미요는 고양이랍니다. 고양이는 물을 무서워하죠.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물을 무서워하는 미요가 수영을 배우려는 노력이 참 가상하네요. 과연 미요는 수영을 배우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친구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우린 세상을 살아가며, 이건 내가 당연히 못하는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은 없는지. 이건 이러이러해서 해봤자 소용없어 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지. 그리고 우리의 이런 생각들이 내 앞에 펼쳐질 수많은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되네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을 때, 삶이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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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방석 -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따듯한 세 편의 가족 이야기
김병규 지음, 김호랑 그림 / 거북이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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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방석』은 가족의 사랑을 생각하게 되는 예쁜 동화 3편의 모음이랍니다. 물론, 이 3편은 별개의 것이면서도 서로 연계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 <거짓말 엄마와 오르는 척 딸>은 엄마가 학교 급식 담당 아줌마로 취직을 하면서, 그런 엄마가 부끄러워 모른 척 하는 딸 달분, 그리고 이런 딸의 마음을 알고 모른 척 해주는 엄마의 모습이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물론, 당당하게 엄마임을 밝히는 장면은 참 멋지고 가슴이 따뜻하게 하고요.

 

두 번째, <속상한 아빠와 크는 아들>에서는 달분의 오빠 달풍의 이야기랍니다. 달풍은 서점에서 책을 보다 무엇에 홀린 듯 책을 훔치고 맙니다. 그 모습을 서점 사장 아저씨에게 들키게 되고, 이로 인해 아빠에게 연락이 갑니다. 물건을 훔친 아들의 모습에 고민하는 아빠, 그리고 아빠의 마음을 아프게 했음에 반성하고 후회하는 아들의 모습. 이처럼 청소년기의 아들을 둔 가정에서 한 번쯤 겪음직한 이야기를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갈등을 딛고 사랑으로 다시 어우러지며 성장하게 되는 아름다운 모습도 발견하게 되고요.

 

세 번째, <진짜, 진짜 우리 할머니>는 달풍, 달분 가정과 할머니의 이야기랍니다. 할머니가 엄마 아빠에게 만들어 준 꽃방석 두 개. 그리고 그 안에 감춰진 것들. 할머니와 아빠는 친 모자간이 아니었네요. 그럼에도 서로를 진심으로 엄마와 아들로 여기며 살았던 아름다운 이야기랍니다.

 

『꽃방석』은 그 제목만큼이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랍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작가는 동화는 가족을 위한 문학이라고 말하네요. 우리 아이들이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알고, 아름다운 가족을 만들어가는 소중함이 있으면 좋겠네요.

 

가족이야말로 가장 작은 공동체이면서 또한 가장 하나 되어야 할 공동체죠. 가족이야말로 나의 가장 든든한 후견인이기도 하고요. 그런 가정공동체가 깨지게 된다는 것은 사실 내 확실한 편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요. 이처럼 가족의 사랑,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동화들을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보고 자람으로 그네들이 만들어갈 가족공동체가 더욱 든든하게 세워져간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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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명한 이씨 부인은 적고 또 적어 - 조선시대 여성 실학자 빙허각 이씨 창의력을 길러주는 역사 인물 그림책
양연주 글, 정주현 그림 / 머스트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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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명한 이씨 부인은 적고 또 적어』는 조선시대 여성 실학자 빙허각 이씨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빙허각은 실제 이름은 아니고, ‘아무것도 없는 문설주에 기댄다’라는 의미의 호라고 합니다. 아마도 당시 조선시대의 여성의 신세를 빗댄 호인 듯싶네요. 당시 여성들은 공부를 할 수도, 그리고 만약 공부를 해도, 실제 공부로 요즘처럼 취직을 한다든지, 국가공무원이 될 수도 없었거든요. 당시 여성은 관직에 오를 수 없었답니다.

 

그런 신세의 여성이었지만 빙허각 이씨는 워낙 글공부를 좋아하고, 책을 좋아해서 결혼 전에도 책과 살았고, 결혼 한 후에도 책을 벗 삼아 살았답니다. 다행히, 빙허각 이씨의 남편 역시 책을 사랑하던 사람이어서 함께 공부하는 멋진 모습이었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빙허각 이씨의 총명함은 실생활에서 경험한 내용들을 글로 기록해 뒀다는 점이랍니다. 우리는 자칫 자신의 기억력을 자신하며 기록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진짜 총명한 것이 아니랍니다. 아무리 총명한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하나 둘 잊어버리게 마련이죠. 특히, 사소한 것들이라면 말입니다. 하지만, 빙허각 이씨는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일들은 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기록해 둬서 이것을 나중에 책으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진짜 총명한 거죠.

 

비록 당시 사회상이 여성으로서 사회에 진출할 길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실생활 속에서 자신의 공부함과 지혜, 특히 기록하는 습관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빙허각 이씨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사회진출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빙허각 이씨의 총명함이 멋진 그림책이랍니다.

[머스트비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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