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우달은 왜 나누었을까? - 나눔 어린이를 위한 가치관 동화 14
김율희 글, 김병남 그림 / 개암나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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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서출판 개암나무에서 출간되고 있는 <어린이를 위한 가치관 동화> 14번째 이야기랍니다. “나눔”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동화고요.

 

도깨비 우달에게는 아들 도깨비 또리가 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도깨비 부자가 살고 있던 마을에 커다란 홍수가 나게 됩니다. 그래서 가축들이 떠내려가고 사람들의 집들은 온통 다 물에 잠기고 말았습니다.

이 때, 아들 도깨비 또리 역시 떠내려가고 마네요. 우달은 아들을 찾아 강물 속에 뛰어들었지만, 아들 도깨비 또리를 그만 놓치고 맙니다. 또리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그래도 다행이네요. 역시 자신의 아들이 물에 떠내려간 수의 아버지가 또리를 건져냈답니다. 물론 처음엔 아들 수인줄 알았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들 수는 아니네요.

 

하지만, 수의 아버지는 도깨비 또리를 집에 데려가 치료해주네요. 또리가 왠지 사람과 다른 것 같지만 말이죠. 이에 우달은 아들 또리가 사람의 집에 구출된 것을 알고, 집안에 사람들이 없을 때, 몰래 아들을 데려온답니다. 그리고 이젠 은혜를 갚기 위해 수를 찾아 나섭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수는 이미 목숨을 잃었네요. 수의 시신을 찾은 우달은 수의 집에 몰래 전해준답니다.

그 뒤로도 우달은 수의 가정이 홍수에 모든 것을 잃어 힘겨워 하는 것을 보고는 도깨비 식량 창고에서 몰래 쌀을 가져다준답니다. 그런데, 수의 가족은 자신들도 먹을 것이 없는데, 그 쌀을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네요. 이 모습에 우달은 자꾸 도깨비 식량 창고에서 쌀을 몰래 가져다주고요. 그러다 걸리면 큰일 나는데 말이죠. 혹시 걸리는 것은 아니겠죠? 결과는 비밀이랍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은혜를 갚아 쌀을 전해 주는 우달의 아름다운 마음, 자신의 목숨이 걸려 있는데도 은혜를 갚으려는 그 아름다운 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게다가 자신들도 힘든데도 자신들만 쌀을 먹을 수 없어 쌀을 나누는 수의 가족,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네요(마을 사람들 역시 수의 가족에게서 받은 쌀을 다시 다른 이들에게 나눠준답니다).

 

작가 선생님은 이렇게 묻고 있답니다. “그 마을 사람들의 후손도 여전히 그들의 조상처럼 서로를 배려하고 나누었을까요?” 이 질문은 실상 우리들에게 하는 질문이겠죠. 우린 과연 이처럼 나누며 살고 있나요? 우리 옛말에 ‘콩 한쪽도 나눈다’는 말이 있는데, 콩 한쪽 나누려다가 도리어 상대에게 욕이나 먹지 않는 시대는 아닌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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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 - 대인관계 어린이를 위한 가치관 동화 13
나탈리 페라리 지음, 도미니크 졸랭 그림 / 개암나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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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서출판 개암나무에서 출간되고 있는 <어린이를 위한 가치관 동화> 13번째 이야기랍니다. “대인관계”에 대해 우리로 하여금 생각해보게 하는 동화인데, 제목에서도 대충 이 동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느낄 수 있죠?

마리는 형제가 없는 아이랍니다. 외동딸이죠. 그런 마리는 혼자인 것이 나쁘지 않답니다. 마리는 오히려 혼자 있는 걸 좋아하거든요. 마리는 일명 혼자 놀기의 달인이랍니다. 혼자 있어도 전혀 심심하지 않네요. 도리어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귀찮아한답니다.

 

이런 마리가 혹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할까 염려하며, 부모님은 이리저리 노력을 해본답니다. 하지만, 모든 노력에도 마리는 좋아하기보다는 더 힘들어 하네요. 그런 마리가 과연 친구를 만들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어쩌면 부모님들을 위한 동화처럼 여겨지네요. 우리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할 때, 혹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로 성장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곤 한답니다. 저희 딸 역시 어린이집을 일부로 늦게 보냈거든요. 가능하면 오랫동안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을 늘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랍니다. 나중에는 딸아이가 자기도 보내달라며 어린이집 가고 싶다고 졸라서 결국엔 보냈답니다. 그 때, 처음 어린이집을 보낼 때, 저희들 역시 솔직히 걱정하긴 했죠. 또래 아이들보다 늦게 보냈는데, 아이가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혹시 적응하지 못하면 어떨까 말이죠.

 

그런데, 걱정할 것 하나도 없더라고요. 오히려 아이들과 잘 놀뿐더러, 아이들을 돌봐주는 아이가 되었답니다. 그래서 어린이집 선생님은 가정통신수첩에 우리 아이는 그 반에서 보조교사라고 하더라고요. 물론 초2가 된 지금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요.

 

조금 늦게 시작한다고 해도 걱정할 것 없답니다. 아이가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답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답니다. 결국에는 아이 역시 친구를 만들게 되고, 좋은 대인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이죠.

 

때론 우리 부모님들의 조급함이 아이들을 힘들게 하진 않는지 돌아보게 되는 동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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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조절 타임머신 생각쑥쑥문고 5
폴 제닝스 글, 김희숙 옮김, 서영경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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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나이조절 타임머신 』을 쓴 분은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유명 작가인 폴 제닝스란 분이랍니다. 계속 스토리가 이어지는 하나의 이야기 장편동화는 아니랍니다. 도합 9편의 단편동화들로 이루어진 동화집이죠. 9편의 동화 모두 재미나고 흥미롭습니다. 때론 유쾌하기도 하고, 때론 기괴하기도 하고요. 때론 오싹하기도 하답니다. 전반적으로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득하고요.

 

그렇기에 이 동화집은 우리에게 어떤 교훈적 의미부여를 하려는 동화는 아니랍니다(물론, 그렇다고 교훈적 의미가 없다는 말은 아니랍니다. 교훈적 의미 역시 많답니다). 그저 우리 아이들이 재미나게 읽으면 그만이죠. 그리고 이게 어쩌면 제일 중요할 수도 있고요. 물론 그 재미 안에서 교훈적 의미까지 찾는다면 더 좋겠고요.

 

그런데, 모든 동화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은연중 강요하는 것이 있답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동화작가 선생님의 바람일지도 모르겠고요. 그런 바로 상상의 문을 닫지 않길 바라는 거죠. 이 책은 우리들로 하여금 상상의 문을 열어둘 것을 말합니다.

 

상상의 문이 닫히면 세상에 용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세 번째 이야기인 「세상에 용 같은 건 없어요」를 읽고 나면, 그래 혹시 우리 동네 하수구 안에도 커다란 용이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답니다.

 

만약 첫 번째 이야기처럼 “나이 조절 타임머신”이 있다면 좋겠네요. 그럼 내가 원하는 나이로 젊어질 수 있을 텐데요. 물론, 욕심을 부리면 안 되겠죠. 이야기 가운데 욕심을 부리던 비열하게 생긴 남자의 예가 그렇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조금 끔찍하기도 하네요.

 

「백만장자가 된 거리 악사」 이야기는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는 전형적인 교훈적 동화랍니다. 갑자기 백만장자가 된 거리 악사가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자, 돈을 나눠주며 남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자 하네요. 하지만, 그것은 진짜 사랑이 아니었답니다. 돈을 받기 위해 사랑하고, 존경하는 척 한 거죠. 심지어 모든 돈을 그렇게 나눠줘서 다 써버린 후에 돈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거리의 악사에게 행한 만행은 인간의 이기적인 탐욕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기도 하답니다. 물론, 이런 것만이 아닌, 불쌍한 강아지와의 관계를 통해 진짜 사랑도 알려주고요. 진짜 사랑은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도 있는 이타적 사랑이랍니다. 우리가 이런 사랑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네요. 여전히 ‘나’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해, 소원하긴 하지만 말이죠.

 

「고무나무 잎 전쟁」은 참 재미나고 참신한 설정이네요. 고무나무의 잎으로 <가서 양털을 깎아라>라는 노래를 연주하면 자신의 병이 그 음악을 들은 사람에게 그대로 전해진답니다. 이 고무나무로 인해, 주인공의 할아버지 맥퍼디 할아버지는 평생지기 폭시 할아버지와 평생을 서로에게 병을 옮겨주며 다툰답니다. 하지만, 마지막은 참 유쾌하기도 하네요. 코를 다쳐 왕코가 되어 창피해 하던 주인공은 불이 나 다 타버린 고무나무의 마지막 하나 남은 나뭇잎을 얻게 되고, 이것으로 <가서 양털을 깎아라>를 연주한답니다. 그리고 이 피리소리를 맥퍼디 할아버지와 폭시 할아버지 두 사람이 듣게 되고요. 어떻게 되었을지 알겠죠? 참 유쾌한 결말이죠? 하지만,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답니다. 고무나무의 생명력은 대단해서 내년이면 다시 살아나게 될 것이라는 마을 사람들을 대화를 주인공은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듣게 된답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나무가 있다면 어떨까요? 어쩌면 이런 나무는 처음부터 없는 것이 더 좋겠죠? 하지만, 진짜 있다면 어쩌죠?

 

이처럼 모두 신나고 재미난 9편의 동화를 통해, 어른들은 나이조절 타임머신을 타고 동심의 세상으로 돌아가 본다면 좋겠죠?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상상의 문을 더욱 활짝 열어, 그 상상력을 더욱 키우고 말이죠. 아무튼 이 책은 참 재미난 동화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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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떡 벌어지게 특별한 역사 속 왕비 이야기 이야기 역사왕 2
설흔 지음, 김도연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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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입이 떡 벌어지게 특별한 역사 속 왕비 이야기』는 스콜라에서 새롭게 시작한 “이야기 역사왕”시리즈 2번째 책이랍니다. “이야기 역사왕”은 이런 설명이 붙어 있네요.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역사왕이 되는 신통방통한 이야기 역사책이에요.”

와~~ 이 설명처럼 이야기를 재미나게 읽는 가운데 나도 모르게 역사왕이 된다면 좋겠네요.

 

자, 그럼 이 책에 대해 살펴볼까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우리 역사 가운데 등장하는 특별한 왕비들 이야기랍니다. 물론, 모든 왕비들은 특별하겠죠. 하지만, 작가 선생님은 그 수많은 왕비들 가운데, 특별히 나라를 처음 시작한 왕의 부인들을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이야기는 신라의 첫 번째 왕인 박혁거세의 부인인 알영 왕비 이야기랍니다. 무엇이 특별하냐면, 이 왕비는 남편처럼 특별한 탄생설화를 가지고 있네요. 남편인 박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났다면, 왕비인 알영은 용의 옆구리에서 태어났네요. 게다가 처음 태어났을 때에는 새의 부리를 가지고 있었고요. 깨끗하게 목욕을 시키자, 새의 부리는 떨어져나가고 예쁜 입술을 갖게 되었다네요.

두 번째 이야기는 가야의 첫 번째 왕인 김수로왕의 부인 이야기랍니다. 김수로왕 역시 알에서 태어났는데, 그렇게 특별한 탄생설화를 가진 김수로왕은 왕이 된 후에도 홀로 지내다가 하루는 신하에게 바닷가로 나가라고 하네요. 그리고 바닷가에는 인도에서 온 공주님이 있었고요. 이 인도 공주님이 김수로왕의 부인이 된답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고려를 세운 왕건의 부인 이야기랍니다. 왕건은 아직 장군일 때, 버드나무 아래에서 아리따운 아가씨를 만나게 되고, 그 아가씨의 아버지에게 딸과 결혼하게 해달라고 했다네요. 그런데, 이 아버지는 딸과 결혼을 승낙하되, 단 전쟁이 끝난 다음에 하겠다고 한답니다. 사실 이 말은 어쩌면 결혼에 대한 반대일 수도 있답니다. 당시 전쟁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었거든요. 결국 전쟁이 길어지자 아가씨의 아버지는 딸을 다른 곳에 시집보내려 한답니다. 하지만, 왕건 장군을 마음에 두고 있던 이 여인은 다른 데로 시집가지 않기 위해 승려가 되어버린답니다. 그리고 이 소식에 왕건은 아가씨를 찾아 결혼하게 되고요. 참 자신의 주관이 확실한 여인이네요.

네 번째 이야기는 조선의 첫 왕 이성계의 부인이랍니다. 이 여인이 태어날 때에는 산에서 피리소리가 들렸다네요. 산이 노래를 한 거죠. 자그마치 삼년 동안이나 말입니다. 참 특별한 탄생이죠.

네 명의 왕비들에 대해서는 모두 특별한 이야기들이 있네요. 특별한 탄생이야기가 있기도 하고요. 외국여인이기도 했고요. 또 자신의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승려가 되는 멋진 여인도 있고 말이죠.

 

이런 이야기 뒤에 작가 선생님은 이런 이야기에 대해 또한 설명을 붙이고 있답니다. 설화가 갖는 의미 등에 대해서 말이죠. 이 설명도 참 유익하답니다. 하지만, 이런 설명에만 의지하기보다는 특별한 이야기들에 대해 나의 생각을 덧입히는 훈련도 한다면 좋을 것 같네요. 예를 든다면, 신라의 첫 번째 왕비가 되는 알영이 태어날 때, 새부리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이야기는 어쩌면, 이 알영이 속한 부족이 새를 숭배하는 부족일수도 있겠죠.

 

아울러 가야의 첫 번째 왕비가 인도 여인이었다는 점은 가야국이 당시에도 외국과의 무역이 활발한 폐쇄적이지 않은 개방적인 사고구조를 가진 나라가 아니었을까 추측해 볼 수도 있겠네요(아님 말고요^^). 그리고 이처럼 대체로 특별한 탄생설화를 갖게 된 이유는 최고지배계층인 그들이 일반백성과는 다름을 주지시키기 위한 작업이었겠죠?

 

아무튼 이 책 참 재미나고, 유익하네요. 이 시리즈가 표방하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 가운데 자연스레 역사왕이 될 수 있는 좋은 책이네요. 공부하는 것 같지 않으면서도 역사왕이 될 수 있는 좋은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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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해야 364일
황선미 지음, 김수정 그림 / 포북 차일드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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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조에게는 형이 있습니다. 한 살 터울의 형, 아니 정확하게는 364일 차이가 나는 형이랍니다. 그런데, 집에서는 온통 형에게만 관심이 있답니다. 옷이며, 신발은 형이 먼저 사용한 후에 동생 명조에게 돌아온답니다. 심지어, 명조가 그토록 갖고 싶어 하던 신발을 사게 되었는데, 형 윤조가 며칠이라도 신어야 한다네요. 정작 윤조는 그 신발에는 관심도 없는데 말이죠. 보이 스카우트 활동 역시 명조도 하고 싶지만, 윤조에게만 하라고 하고요. 역시 윤조는 하고 싶어 하지 않는데도 자꾸 시킨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명조는 이해되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결국 명조는 새 신발 가운데 한 짝을 몰래 베란다 밖으로 떨어뜨렸답니다. 너무나도 화가 났던 거죠. 잠시 후 다시 신발을 찾으러 갔는데, 신발이 금세 사라졌네요. 과연 누가 가져갔을까요? 이때부터 명조의 신발 찾아 3만리(?)가 시작된답니다.

 

이 동화는 언제나 동생으로서 겪게 되는 서러움을 주제로 하고 있네요. 동생들은 언제나 이런 불만이 있을 수 있죠. 저 역시 둘째랍니다. 삼형제 가운데 둘째. 위로, 아래로 치여서 치열한 성장기를 보내야만 하는. 그럼에도 둘째이기 때문에 갖게 되는 특별한 스트레스는 사실 없었답니다. 왜냐하면 저희 아버지는 일부로 둘째에게 더 신경을 쓰셨거든요. 이 동화의 명조와 같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말이죠. 집안이 넉넉하진 못했지만, 그럼에도 아버지는 형의 잠바를 사오시면서 같은 메이커, 같은 디자인에 색깔, 사이즈만 다른 옷으로 두 벌을 사오셨답니다. 그 옷이 저는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왜냐하면 일부로 둘째로서의 서러움을 받지 않도록 애쓰시는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죠. 이 동화를 읽으며 명조의 서러움을 바라보며 생각지도 않은 아버지의 사랑을 되새겨보네요.

 

이 동화는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동생의 서러움만이 아닌 형으로서의 부담감도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사실 형인 윤조는 집안의 기대와 관심 때문에 본인이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고, 언제나 본인이 하기 싫은 것들을 떠밀려 하곤 한답니다. 이것 역시 본인의 입장에서는 스트레스가 되고 힘든 일이겠죠. 이런 부모의 기대와 본인의 성향 간의 갈등에서 보여주는 명조의 용기 있는 행동들도 멋져 보이네요. 단순한 반항이 아닌, 아버지에게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용기랍니다.

 

게다가 명조와 고작 364일 먼저 태어난 윤조 간의 형제로서의 유대감도 돋보이네요. 서로 관심이 없는 듯하지만, 동생을 지키기 위한 윤조의 도발, 그리고 형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동생 명조의 행동이 멋스럽답니다. 물론 혹시 큰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런 갈등이 조금은 허망하지만, 예쁘게 해소되어지는 모습도 좋고요.

 

또한 쌍둥이 자매인 장하늘과 장나리의 서로 다른 모습도 재밌네요. 선머슴과 같은 하늘의 모습, 패셔니스타와 같은 나리의 모습, 어느 쪽이 더 나은 모습이 아닌 둘 다 모두 귀한 모습이죠. 작가 선생님의 바람처럼 우리 아이들이 어떤 모습이든지, 당당하게 살아가며,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아이들이 된다면 좋겠네요.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설령 부모님의 기대와 다르다고 할지라도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며, 자신의 좋아하는 것을 더욱 발전시킨다면 좋겠네요. 윤조처럼요. 작가 선생님의 말처럼 멋지게,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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