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오감을 자극하는 강력한 감각의 합창으로, 때로는 영혼을 울리는 조용한 내면의 독창으로, 마음 깊은 곳을 자극하는 음색을 자아내며 누구나 가슴에 한 소절씩 자신만의 아리아를 품게 하는 시편들. 윤석정의 첫 시집은 이야기와 선율 모두가 잊히지 않는 한 편의 오페라와 닮아 있다.

죽음이 언어를 낳는 섬
혹은 언어가 죽음을 낳는 섬
나는 시가 된 섬
나는 떠도는 영혼의 섬
태어난 적이 없는 언어를 찾아 떠도는 섬
「봉도(蓬島)」에서

고장 난 라디오, 멈춰 선 자전거, 빈 소주병, 누나의 하모니카, 아버지의 늙은 소파. 다감한 시인이 ‘젊음의 아픔’을 투영하는 대상은 작고 약하고 오래된 ‘우리 옆의 존재’들이다. 모든 젊음이 그러하듯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연애와 고쳐지지 않는 시로 고민하는 날이면 윤석정은 “오래된 달력의 빈 칸칸처럼 낡아 빠진 창문”을 통해 그러한 존재들이 모여 사는 골목을 응시한다.
절망과 희망이 서로 등을 기대고 있다면 절망하지 않는 희망은, 희망하지 않는 절망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어둠이 스칠 때마다 바람이 불어와요. 아무도 넘지 못하는 경계란 없다.

 

세 달째 투숙객이 없는 호텔
무상으로 인수했지만

그녀가 보이지 않아 세상이 텅 비었네

파도 들락거리는 로비 탁자 위에
낯선 세상 하나 버려져 있네

너무 넓은 탁자는 피로해 지나온 길을
반짝거리고 앉은뱅이 눈높이에서
시간을 멈추게 하네

탁자의 나이테 새겨진 밀림과 바다의 배후에
허공이 있네 별들 떠 있네

무너지려는 모래무덤을 점프하며
바나나 숲 가로질러
102호 객실 유리창을 뚫고 달아난 애인

아, 수평선 너머로 간 게 아니었나 탁자 모서리
먼발치에 돌아와 우네 배고픈
파도소리와 그녀의 울음소리
아주 넓은 탁자를 멀미나게 하네

비린내가 풍길 때마다 탁자는 일렁거리고
몽유환자처럼 혼자 잠들 수 없어
탁자 위에 엎드려 밤새 엿보고 있네

그녀에게는 없는 신기한 무늬들,

듣고 있네 탁자에 새겨진
해독되지 않는 물결 음악들 

 

시인이자 한지공예가인 원영 김정순 작가의 첫번째 작품 시집으로, 다년간 공예가로서의 작품 활동속에서 겪어왔던 일이자,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의 일기장과 같은 소중한 시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빛을 시로 그리다'는 작가의 추구하는 여러 작품 분야 중 특히 애착을 가지고 있는 조명에 초점을 맞추어 창작된 제목이다.
 

 

 

 

 

이문숙의 시는 천천히 온다. 시인의 목소리는 시종 차분하고 담담하다. 그는 부러 말을 비틀고 위장하기보다 흘러나오는 말들을 고이 추려두었다가 제자리를 찾아 놓아두는 식으로 시를 쓴다. 어떨 때는 구태여 문장을 완성하기보다 그저 말을 삼키는 것으로 말을 대신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만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면 그 삼켜진 말들의 틈에서 사물들이 스스로 흘러나와 지금 이곳의 현실을 낯설게 채색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의 시는 명료하게 머리로 이해되기보다 가슴으로 천천히 와서 깊고 오랜 흔적을 남기는 시다.
 

 

 

 

자신의 작품을 예시로 하여 현단계 한국 청소년소설의 양상을 살피고, 이어 『착한 대화』를 통해 새로운 형식의 청소년소설을 직접 제시한 것이다. 즉 “성장주의식 주입식 계몽에서 벗어난 새로운 활로의 예”를 통해 “주입식 계몽이 아니라, 청소년이 독서를 통해 스스로 깨달아서 사고의 수준을 상승시키는 자기각성과 자기계발을 돕는 창작방법론”으로서 이 소설을 집필한 것.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한 정신병동을 배경으로 주인공 맥머피가 ‘콤바인’으로 상징되는 무시무시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1962년 발표 당시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통치자에 저항하고 좌절하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현실 사회를 날카롭게 묘파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제목에서 언급된 ‘뻐꾸기 둥지’는 속어로 정신병원을 의미한다. 그리고 정신병원의 불청객인 맥머피는 뻐꾸기를 의미한다. 그는 같은 둥지로 날아든 또 다른 뻐꾸기 브롬든에게 저항 의지와 자유를 향한 열망을 심어 주었다. 자유의 땅을 향해 달려가는 브롬든의 모습은, 거대한 구조에 희생된 개인들에게 바치는 진혼곡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한줄기 희망인 셈이다. 평론가들이 이 작품을 두고 “억압된 자유와 강요된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려는 인물들을 그려 냄으로써 1960년대의 혁명적 변화를 예견한” 작품이라고 극찬한 까닭이다.
 

 

 

전통적인 모험소설과 영웅소설의 형식을 빌려, 당시 러시아 전반에 퍼져 있던 위선적인 지성인과 속물적인 귀족의 모습을 대담하게 그려 냈다. ‘우리 세대의 모든 악덕’으로부터 구성되었다고 스스로 밝힌 인물에 대해 ‘우리 시대의 영웅’이라는 칭호를 붙여 세상에 내놓은 이 작품은 레르몬토프의 사상과 철학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다.
 

 

 

 

 

 

작품 선별을 위해 무엇보다 눈여겨 본 것은 첫째, 청소년다운 상상력과 세계관이 형상화되어 있는가, 둘째, 청소년답게 상투적이지 않고 신선하고 뚜렷하게 주제를 표현했는가, 셋째, 소설의 플롯이 제대로 짜이고 나름대로 독특한 구성을 가졌는가, 넷째, 정확한 문장과 소설이라는 장르의 형식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 등을 심사의 잣대로 삼았다.
 

 

 

 

 

: 스릴러 공포물을 뛰어넘어 현대 사회의 메커니즘을 적나라하게 다룬 <크림슨의 미궁>
어느 날 정신을 차려 보니 후지키는 크림슨 빛(심홍색, 핏빛) 황무지에 누워 있다. 후지키는 황무지를 헤매다가 자신 이외에도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여덟 명이나 더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들은 각자의 손에 들려 있는 게임기를 통해 이곳이 호주에 위치한 벙글벙글 국립공원임을 알게 되고, 이제부터 아홉 명의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단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를 죽여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에 휘말리게 된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단 한 사람은 어마어마한 상금을 거머쥐게 될 것이다.
게임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은 주어지지 않는다. 일단 굶어죽지 않으려면 호주의 야생에 적응해 생존해야 하고, 누군가에게 살해당하지 않으려면 대신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 평범한 아홉 사람을 지옥으로 몰아넣는 끔찍한 게임을 주최한 자는 과연 누구인가? 극한 상황에서 인간은 얼마나 사악하고 잔인해질 수 있는가? 과연 마지막에 살아남는 자는 누구인가? 그는 진정한 승자일까? 

 

열등감을 극복한 아이들은 스벤야처럼 어깨를 쫙 펴고 앞을 향해 걷습니다. 그리고 사춘기를 지나는 동안 삶의 중요한 가치들을 스스로 터득합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겉모습에 담겨 있는 게 아니라 내면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용기 있게 부딪쳐 봐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탈로 스베보의 심리소설이자 인간 진실의 온갖 음울함, 웃음, 공포 속에서 인간의 진실이 가득 넘치는 소설이다. 금욕주의자는 아니지만 우울증 환자이며 자기중심주의자인 인물 제노가 등장한다.
<제노의 의식>은 돈에 대한 소설이며, 또한 게으르고 내성적인 한 남자의 삶에 관한 소설이다. 끊었다 다시 담배를 꺼내는 것으로 시작하는, 작심삼일의 미루는 버릇에 대한 작품이며, 종국에는 제노의 인생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그를 거부했던 아거스타의 사랑과 태만에 관한 심리학적인 고찰이다.
 

 

 

 

<기발한 자살 여행>의 작가 아르토 파실린나의 장편소설. 핀란드의 천연 자연의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교의를 잃은 목사 오스카리 후스코넨과 곰 제기랄이 함께 독특한 여행을 통해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이 만들어낸 별난 사건들 속에서 흘러나오는 우정을 다룬다.
 

 

 

 

 

이 책에서 다루는 작가 범위는 근대미술 선구자에서부터 광복 이전 출생 작가까지로 한정했다. 이들을 '한국현대미술가 100인'으로 칭하였고, 기법이나 양식을 조명하기보다는 이들의 예술 여정을 소개하여 주요 미술가들의 작품 흐름과 성격을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다.
 

 

 

 

 

근대건축을 일상으로 끌어와 바라본다. 창경궁 대온실, 강경 젓갈시장과 태백 선탄시설 등 누군가의 삶에 각인된 공간들을 사진과 이야기로 풀어냈다. 동대문운동장, 세운상가, 서울역사 등 친숙한 일상 공간부터 강경, 충남도청, 부산대 인문관에 이르는 건축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근대건축물 22곳을 발로 뛰어 취재했다. 이론 분석보다는 사진과 이야기로 각 장소가 지닌 감성과 공간의 잠재적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네 명의 사진작가는 역사적 사실로 존재하는 근대 풍경을 시각예술 차원에서 해석해 표현했다. 장소에 대해 작가가 가지는 주관과 주제의식을 통해 근대 공간이 지니는 미학적 가치를 발견한다. 우리 일상에 놓인 근대 공간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감성 에세이.
 

 

사진과 짧은 글로 이루어진 포토에세이집 <생활의 발견>은 디자인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젊은이들의 세상에 대한 특별한 사랑이야기다.글이 사진에, 사진이 글에 기대어 만들어내는 접점의 공간은 세상을 의미 중심의 프레임으로 바라보도록 이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하나가 발견이고 다른 하나는 창조다. 그 발견과 창조를 위해 반드시 앞서 해야 할 일은 '관찰'이고, 관찰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습관'이며, 습관을 위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사랑'이다. 미침으로 점화되는 그 사랑이 나의 지식을 재편하고, 나의 경험을 반성하고, 나의 관계를 자각하게 한다. 그 지점에서 다시 자신이 열망하는 일들을 해낼 수 있으며 또한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 원리가 발견으로 가는 길과 창조로 가는 방법이다.
 

 

이 책은 그의 초기작인 '성 니콜라오 제단화'를 포함해 르네상스 예술의 정수를 창조한 '아테네 학당', '파르나소스' 등의 프레스코화를 수록했다. 벽의 균열까지 볼 수 있는 생생한 도판과 저자의 풍부한 설명으로 라파엘로의 삶과 예술을 이해할 수 있다. 한편 라파엘로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힌 편견을 걷어내고 인간 라파엘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각 미술가는 대표적인 작품이 한 페이지 가득 컬러도판으로 기술되며 각 도상과 그 작가에 대한 설명적이고 계몽적인 정보가 함께 들어 있다. 표제어들은 이해하기 쉽게 상호 참조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으며 미술사조와 기법에 대한 용어 해설, 그리고 세계적인 갤러리와 미술관의 주소록을 함께 실었다.
 

 

 

 

패션계와 그 세계를 창조하고 영감을 준 사람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한 책. 선구적인 디자이너 코코 샤넬과 이세이 미야케부터 리차드 아베돈, 헬무트 뉴튼 같이 영향력 있는 사진작가들, 그리고 이들이 사진을 찍었던 사람들까지, 150여년의 시간을 아우르는 패션분야 전반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준다. 500여 명의 디자이너, 사진작가, 모델, 그리고 전체적인 패션 동향을 유발했거나, 혹은 아이콘적인 사람들에 대한 가이드.
 

 

 

우리에게 잘 알려졌거나 또는 실험적인 사진작가들이 포착한 세상의 모습을 담았다. 작가 이름을 알파벳 순서로 정리했고, 그들이 기록한 사건과 사람, 혹은 서정적인 자연의 모습, 역사적인 순간들, 스포츠, 야생 생물, 패션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각 작가들의 대표적인 이미지와 함께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끼친 사진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예술적 견지의 설명을 수록하고 있다.

작품을 소개한 본문 하단에 참조 항목을 두어 비슷한 시각을 지닌 작가, 혹은 같은 주제를 다른 견지에서 찍은 작가들 간의 비교를 용이하게 했다. 책 말미에는 사진의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술적 용어의 설명과 사진 장르, 예술 운동에 관련한 용어 사전,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사진 전문 갤러리나 박물관에 대한 소개를 덧붙였다.
 

20세기 미술을 알기 쉽게 풀이한 안내서. 20세기는 발명과 발견, 정치적 격변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기였고, 그 결과 미술의 장도 급진적으로 변화했다. 미술은 보다 국제화되었고 미술가들은 유화와 콜라주, 조각, 레디메이드 오브제, 설치와 비디오 등의 새로운 매체를 가지고 실험했으며, 여성 미술가들의 위상이 높아졌다. 이 책은 미술가들의 이름을 알파벳 순서에 따라 분류하고, 이 특별한 시대의 미술을 안내한다.

모네와 피카소, 달리, 호크니 등 오랜 인기 미술가들로부터 가장 혁신적인 동시대 미술가들까지 아우르는 500점의 전면 컬러도판은 유명한 작품들과 더불어 미래의 고전들을 소개하며, 각각의 이미지가 동반하는 예리한 텍스트는 작품과 해당 미술가를 조명한다. 상호참조는 주제와 양식, 혹은 재료를 통해 20세기를 돌아보게 하며, 관련 어휘와 미술운동, 미술관과 갤러리에 관한 용어설명을 포함했다.

 

이 책은 감성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집필진이 감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정리하는데 그치지 않고, 감성을 공학적인 분야뿐 아니라, 인간의 생각, 마음, 감정 등을 또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철학적, 과학적, 예술적인 눈으로 연구하고 이를 체계화하였다. 그 동안 분산된 학술논문을 주제별로 재통합하여 실내디자인의 학문적 분야의 이해를 높이고 타 분야와 소통하여 '실내디자인학'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실용적인 논문도서로 활용하고자 하는 취지로 발간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203, 종합 리스트.] 

  

이번 시집에서, 김소연은 삶이 품은 진실, 이른바 마음이 몰랐거나 마음이 모른 척했던 삶의 연유들을 적실한 한 마디 한 마디로 노래한다. 슬픔으로 시작되었으나 슬픔으로 끝나지 않는 노래, 때로 사람이 아니기를 원하지만 끝내 사람으로 남아 생을 살아내는 노래, 마음의 섭생을 위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어떤 진실이 온전히 보존돼 있는 그런 노래(문학평론가 신형철)로 시집 『눈물이라는 뼈』는 시작한다.

관록만을 얻고 수줍음을 잃어버린
늙은 여가수의 목소리를 움켜쥐노니
부드럽고 미끄러운 물때

통곡을 목전에 둔 부음
태초부터 수억 년간 오차 없이 진행되었던
저녁 어스름

그래서 이것은 비로소 여자의 노래
그래서 이것은 비로소 사람이 할 말
그래서 이것은 우리를 대신하여 우리를 우노니
―「이것은 사람이 할 말」 부분 

 

100년 이상 역사의 시동인으로 남길 희망하며
그 즐거운 100년을 상상한다
1980년대 군사정권을 시대적 배경으로, 역사적 서정성을 문학적 배경으로 탄생한 詩동인 ‘시힘’이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아 25주년 기념 동인지 『세상에 기척들 다시 쓰다』를 펴냈다. 이번 발간된 시힘 25주년 기념 동인지에는 전체 동인 19명의 시인들이 데뷔작 또는 대표작 등 각 5편의 시, 총 95편의 시를 실었다. 좋은 시와 아름다운 산문 혹은 소설로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안도현, 김선우, 이병률, 문태준, 박형준, 이윤학, 나희덕 등이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힘’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만드는 시의 숲입니다.
튼튼한 나무가 만드는 숲은 푸르고 건강합니다.
그 건강한 숲으로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 심사평 중에서


고형렬의 시는 대립되는 것들의 사이를 탐색한다. 이를테면 언어와 침묵, 문명과 자연, 표면과 심연, 생과 사, 소멸과 불멸, 존재와 공 같은 쌍대雙對의 골짜기에서 태어나는 메아리의 언어를 꿈꾸는 것이다. 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최초의 언어, 최초의 표현을 꿈꾸면서 그것을 물질화된 언어로 실현한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 쌍대를 자유자재로 주무르면서 새로운 표현을 창조해내는 노련한 솜씨와 열정이 느껴진다.
- 최승호(시인)

고형렬의 문장들은 비문非文이나 눌변의 외형을 지니고 있어 때로 거칠고 무성의한 느낌을 준다. 이 자체를 미덕이라 우길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그의 시를 유의해서 몇 차례 읽어보면 그것은 결코 ‘거칠고 무성의한’ 결과가 아니다. 세계의 광대무변과 극미極微를 동시에 보려는 자, 그 공포와 황홀에 직면하는 자의 말하기. 고형렬의 언술이 취하는 저 눌변과 요령부득의 구시렁거림의 외형은 ‘결코 명료하고 유창할 수 없는’, 참으로 ‘본 자, 보려는 자’의 두려움과 주저, 우울과 환희의 진정성에 깊이 관련이 있다.

- 김사인(시인, 동덕여대 교수)
 

웹진 시인광장은 지난해 2008년에 이어 올해에도 독자와 시인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홈페이지(www.seeingwangjang.com)를 통해 현재 문단에서 활동중인 시인들이 참여하여 좋은 시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웹진 시인광장 선정 올해의 좋은 시 1000편을 선정하여 소개했다.
당해연도와 전년도에 각종 문예지의 신작시 시집에 수록된 시들을 대상으로 추천받아 엄선한 1000편의 시들 가운데서 시인광장 대표와 주간을 비롯한 편집위원 10명이 100편씩을 다시 추천하는 방식으로 多득표 순으로 선정된 300편의 시를 한 권의 시집으로 엮었다.
 

 

 

『한낮의 시선』은 렘브란트의 시선으로 맞닿은 깊은 사유와 진중한 문체, 절묘한 명암의 배합 같은 인물의 뛰어난 내면 묘사와 치밀한 사건 구성이 압권을 이룬다. 작가 이승우는 『말테의 수기』끝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탐구하며 치열하게 물음을 던진다. 아버지를 찾는 아들과 그 아들을 부정하고 뿌리치는 아버지……. 그 불편한 관계의 심층을 재조명하며 도대체 아버지는 아들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묻고 있는 형이상학적 소설이다.
 

 

 

 

장편소설 『구관조』는 타국의 지배와 전쟁을 경험하며 살아온 20세기의 ‘한국민’들이 “왜 그와 같이 고통스러운 결여나 결핍을 내면화해야 했으며, 어떻게 그토록 불길한 고통과 불안을 백일몽처럼 견디어야 했”는가에 대해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마음에 열쇠를 간절하게 응시하지 않으면 안 되었는가”에 대한 답변이다. 이 답변은 결국 20세기를 거쳐 21세기-지금을 함께 살아가는 ‘한국민’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이것이 허윤석의 처음이자 마지막 장편소설 『구관조』가 30년이 지난 지금 재발간되어야 할 그리고 기념되고 기억되어야 할 이유다.
 

 

 

 

인간이 간직한 네 가지 눈, 즉 육안(肉眼) 뇌안(腦眼) 심안(心眼) 영안(靈眼) 중 어떤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세상이 전혀 달리 보이며 육안을 벗어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합일, 곧 조화를 통한 깨달음으로 스스로를 내면의 아름다움으로 채운다면,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마침내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 작가는 말한다. 단,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탐독하는 이에게만 그 지름길은 열리는 것이다. 느린 걸음으로 호수 밑바닥을 기어다니는 하찮은 생물로서 사나운 물고기들에게 쫓기다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염세주의자 물벌레가 마침내 열등감을 딛고 은빛 날개로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탐독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 살짜리 어린아이의 모습을 했으나 사실은 인간의 나이로 치면 백 살이나 먹은 영험한 존재인 도깨비가 연꽃 봉오리 속에 숨어 있다가 실체를 의심하는 인간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처럼, 각박한 세상에 대한 불안으로 미래를 회의하는 이들에게 스스로 깨달아야 밝은 미래가 곧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임을 이 책은 오롯이 보여준다.

 

“나는 날았던 거야. 떨어지면 죽거든.
나는 그때 벌써 그걸 알았어.”

그 애는 나날이 말라간다.
나뭇가지같이 불거진 가슴팍 뼈는 가늘게 휘어 있다.
그 애는 아마 날기 위해 가벼워지려 하는지도 모른다.
새는 뼛속까지 비어 있기 때문에 날 수 있는 것이다.
그 애가 점점 더 말라서 대나무 피리처럼 소리를 낼 때쯤이면
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새』 개정판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2010년 제55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소설가 박성원이 2010년 제55회 현대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당선작 '얼룩'은 아기를 잃은 부부의 일상을 그린 작품으로, "이 작품의 진면목은 그것(얼룩)을 통해 내다본 삶의 풍경을 매우 섬세하게, 그리고 충격적으로 그려낸 데에 있다(소설가 이동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상 후보작에 오른 작품도 함께 수록했다. '사자월(구효서)', '유리의 도시(김중혁)', '바디펌 기기의 생활화(염승숙)', '1인용 식탁(윤고은)',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하나의 눈송이(은희경)', '변희봉(이장욱)', '노동신문(전성태)' 모두 7편이다. 역대 수상작가의 소설로는 박완서의 '빨갱이바이러스', 김경욱의 '연애의 여왕', 하성란의 '태양의 계절'을 실었다.
 

 

이 글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어른이 되면서 포기하게 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한 소년의 성장과 우리 사회의 지난 6~70년대를 통해 한 소년의 성장과 한 사회가 성장하는 모습을 함께 그려내고 있다. 인간에게 있어 10대는, 그리고 우리 사회에 있어 6~70년대는 외형적으로 무럭무럭 자라난 ‘청소년기’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힘과 열정의 시간은 마치 폭풍처럼 강렬하면서도 그것이 지나고 난 다음에는 그 시간 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 있음을 깨닫게 한다. 바로 이 점이 이 소설이 가진 장점이다. 성장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사람과 사회 모두의 성장과 그 이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바와 같이, 이 소설집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세상의 기준의 되는 궤도에서 밀려나고 퇴출당한 명왕성 같은 존재들이 자일리톨처럼 쉽게 버려지고 쉽게 채울 수 있는 완전하지 못한 희망에 보내는 쓸쓸한 편지이다.
그 희망이 비록 자일리톨처럼 순간적인 것이고 불완전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러한 불완전한 희망이 나무의 움처럼 틀 때(「움」) 느끼는 순간의 위로가 또한 그들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명왕성이 자일리톨에게』, 다시 말해 ‘완전한 절망이 미약한 희망에게’ 보내는 이 간절한 메시지가 가슴 아프도록 아름다운 것인지도 모른다.
 

 

 

문학을 짝사랑하며 문학에 운명을 걸기로 결심했던 청년기부터의 독서 이력을 담은 것으로 근 40년 가깝게 그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며, 오늘날 도 닦는 명필가를 형성하게 한 피의 유전자와도 같은 주옥같은 명문장 해석 모음집이다.
 

 

 

 

  

산세바스티안, 베를린, 리스본, 마드리드 등 다양한 도시들을 넘나들며 음울하고 스산한 현대인의 방황을 예리하게 포착한 이 작품은, 세잔의 명화를 둘러싼 미스터리와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라는 흥미로운 형식 속에 비정한 현실 앞에 흔들리는 인간의 고독감을 세련되게 담아냈다.
 

 

 

 

 

 

이 작품은 공포와 로맨스가 결합된, 고딕소설이다. 푸엔테스는 미로 같은 계단과 고딕 장식 옷장, 닳아빠진 개머리 형상의 대문 문고리, 정원의 약초와 고양이 울음소리, 천사를 맴돌며 웃고 있는 사탄 이미지, 빛과 어둠의 극명한 대비, 밀가루 인형과 희생당하는 새끼 양 등의 소품을 활용해 고딕미학을 추구한다. 이런 설정은 독자를 편안하게 하기보다 긴장하게 한다. 일체의 과장도 너스레도 없고, 개성 넘치는 인물이나 흥미진진한 사건도 없지만, 이 작품에는 줄곧 소설 속 세계를, 우리가 사는 현실을 직면하게 하는 서늘한 긴장감이 흐른다. 푸엔테스가 보고 싶은 것, 보여 주고 싶은 것은 정교하고 치밀한 현실이다. 그리고 『아우라』에서 그는 경직된 사실주의를 뛰어넘는 입체적이고 다층적인 현실 묘사를 성취한다.
『아우라』의 인물들은 욕망을 매개로 세상과 충돌한다. 그들은 온몸을 부딪쳐 욕망을 성취하려 한다. 그러면서 세상을 교란해 욕망을 따라가기도 하지만, 주로 자아를 잃거나, 부정하고 싶은 현실을 대면하거나, 원래 욕망에서 너무 멀어진 것으로 대체하게 된다.
현실에서 그들의 욕망은 어떻게 해도 온전히 성취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 역시 어떻게 해도 멈추거나 타협하지 않는다. 푸엔테스는 욕망의 겉과 속, 빛과 어둠을 낱낱이 보여 주면서도 그것을 단죄하지도, 추앙하지도 않는다. 일체의 평가나 선입견을 걷어 낸 그의 관점에는 인간의 욕망은 옳거나 그른 것이 아니라 그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주장이 숨어 있다. 또한 그런 욕망의 힘으로 움직이는 인간 역시 선하거나 악한 게 아니라 그저 인간적인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로지 욕망만이, 우리를 살게 하고 또한 죽게 하는 것이라고 그는 조용히 역설한다. 

 


 

 

 

 

 

 

중편 연작 형태로 발표된 이 책은 이야기 각각이 하나씩의 사건을 그리며 등장인물들의 역경과 모험, 성장을 담아낸다. 원조 교제 여고생, 방황하는 꼬마, 폭주족, 거리의 악사, 외국인 노동자, 노숙자, 구멍가게 주인, 양로원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이케부쿠로의 약자들은 모두 마코토의 고객이다. 거리의 해결사 마코토는 자신의 두뇌와 시간, 에너지를 기꺼이 바쳐 그들을 돕고, 이야기는 작가 특유의 멋들어진 굴곡을 거쳐 때로는 웃음, 때로는 가슴 아픈 여운이 남는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투 미닛 룰》의 주인공 맥스는 영웅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좌절하는 모습, 무력한 모습, 끝없이 분노하는 모습 등 감정의 밑바닥까지 면밀히 그려져 실제로 피와 살을 섞어 만들어놓은 듯하다. 폭발적인 서사와 충격적인 반전을 노리는 스릴러 문학이 놓치기 쉬운 공감과 몰입의 재미를 《투 미닛 룰》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성취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찰나에 불과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평생이 될 수도 있는 시간, 2분. 길지 않은 시간인 만큼 초 단위로 진행되는 사건 묘사는 실제로 범행 현장에 있는 듯한 긴장감과 짜릿함을 선사한다. 섬세하게 계산된 시간과 정밀한 동선, 그리고 과감한 묘사는 ‘액션의 대가’로 불리는 작가의 명성을 단적으로 확인시켜준다.
 

 

 

“당신과 나, 우리 멈추지 말아요!”

카툰에세이인 《포엠툰》《완두콩》 등으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페리테일, 정헌재 작가의 신작!《멈추지 말아요, 완두콩씨》는 희망, 꿈, 사랑, 웃음의 키워드에 맞추어 독자들에게 초록의 삶이 가진 메시지를 전달해줍니다. 작가가 말하고 있는 삶의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다독여주며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기도 합니다. 지금 당신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나요? 따뜻하게 안아주며 위로의 말을 건넬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이 책을 함께 읽어보세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세요.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 멈추지 말아요.”
 

 

풍경 사진의 재구성
모든 사진에 있어서 구도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특히 풍경 사진에 있어 구도를 빼놓고는 잘 찍은 풍경 사진을 말하기가 쉽지 않다. 구도에 있어 모범 답안과 같이 각각의 상황에 맞는 완벽한 구성 방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구성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가지고, 그 개념에 기초해서 사진을 연습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갈 때 멋진 사진을 얻을 확률은 점점 커지게 될 것이다. 처음 땅에서 파냈을 때 아무런 볼품없던 원석이 보석 세공사의 손을 거쳐 눈부시게 빛나는 다이아몬드가 되듯이, 파인더를 통해 원석과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가공되지 않은 3차원의 공간을 어떻게 다듬고 구성하여 보석 같은 사진으로 만들어낼지는 셔터를 누르는 촬영자의 몫이다. 카메라는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무차별적으로 담아내기 때문에 촬영자는 가공되지 않은 장면을 뚜렷한 주제와 미학의 프레임으로 정리해야 한다.
 

나의 시선은 '에펠탑의 파리'보다는 파리 골목길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숍에 꽂혀 있었다. 파리는 많은 골목길 사이로도 내게 역사의 한 장면을 보여준다. 지어진 지 2백년이 넘은 벽돌, 백 년이 넘은 카페와 빈티지숍. 정말 도시 전체가 보물창고였다. 파리에서는 건물 하나를 부수거나 세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무언가가 세워진다면 그것이 훗날 파리의 역사가 된다는 사실이 내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 프롤로그 중에서 

 

 

 

나를 둘러싼 일상적인 세상이 색다르게 다가오는 책
늘 “몸”에 닿아있기에, 분리된 대상이 아닌 신체의 일부처럼 느껴질 때도 있는, 밀리미터(mm) 장에서는 저자의 눈과 머리 역할을 하는 ‘똑딱이’ 디카, 늘 쓰면서도 한번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돈, 어릴 적부터 책상에 서 있으며 무의식적인 미학관을 갖게 한 ‘건담’, 세상에 세속적인 안부를 전하고 받는 연하장 이야기를 다룬다.
손바닥 위의 세계와 몸 바깥의 세계가 겹쳐지고, ‘나의 물건’과 ‘우리의 물건’이 공존하는, 센티미터(cm) 장에서는 왁스, 우산, 회의 테이블 디자인과 지하철 주변 안내도와 비상 손잡이까지, 사적인 것에서 공공의 물건까지 시선과 사고가 확장된다. 지하철 안에서 정신병자나 위험인물로 몰릴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비상손잡이 디자인을 탐색하는 내용을 읽다보면 같은 한 시민으로서 저자에게 묘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미터(m)의 세계에 들어서면서, 몸과 분리된 대상은 비로소 몸을 감싸는 환경이 되고, 그 환경 속에서 나와 크게 다를 바 없이 존재하고 있었던 ‘타인’에 대한 의식이 생긴다.

 

처음으로 시나리오를 공부하고 창작하려는 이들에게 백지에서 출발해 단편 시나리오를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완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 교수들이 교재로 활용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장편 시나리오를 준비할 수 있게 장편영화도 분석해 놓았다.
 

 

 


 

 

 

 

 

 

 

 

 

 

 

 

 

 

 

 

 

 

 

 

 

 

 

 

 

 

 

 

 

 

 

 

 

 

 

 

 

 

 

 

 

 

 

 

 

 

 

 

 

 

 

 

 

 

 

 

 

 

 

 

 

 

 

 

 

 

 





  

: 작년까지는 성탄절 소품을 놓을 생각을 안 했는데,
아니, 반짝이고 아기자기해서
관심을 보인 그 단계까지만 갔었던.
이번에는 크게 마음을 먹고(;)
몇 가지 아이템을 소장하기로 결정.
근데, 예쁘고 귀여운 게 너무 많다. (=_=)
우선 마음이 가는 걸 몇 가지 붙여놓고
가장 혹하는 걸로 장만해야겠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누구와도 완벽히 융합하지 않는 그녀 자신을 ‘그 누구의 것도 아니었던 나’로 정의하며 세상과 융합하지 못하는 혹은 않는 내면의 고독성을 그린 이 시들은 에쿠니 특유의 심플함과 세련됨으로 무심한 듯 가볍게 인생의 고독과 슬픔, 은밀한 비밀들을 단도직입적으로 털어놓고 있다. ‘달콤한 허무주의자’ 에쿠니답게 단도직입적이고 심플하지만 쓸쓸한 여운을 주는 에쿠니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 일서로 읽었지만, 번역본 신간이라 리스트에 담아둔다. :)
실험적이고 파괴적인 걸 유독 아끼는(=_=) 터라, 내 취향의 시는 아니지만, 또, 언뜻 살피면, 개인적으로 시라기보다는, 그냥 문득 스쳐간 상황들의 끼적임에 가까운 기록인 것도 같지만, 소박한 일상에 시선을 많이 두는 작가를 좀 아끼는 편이기에 그저, 반갑다. (웃음)

 

 

치우침 없이, 생의 가장자리를 천천히 돌며 늘 그리운 중심을 응시하는 박이현 시인의 따뜻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밥 한 그릇처럼 따뜻한 그녀의 시 한 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정신 말갛게 갓 솟아오른 샘물 같은 차가워지는 가을날이었다.
어머니와 함께 참깨를 털러 텃밭으로 나갔다.
작고 어여쁜 분홍 꽃 꽃투리는 여름내 비와 바람을 이겨내고 노란 깨알을 채웠다.
잘 마른 깻단을 거꾸로 들고 방망이로 내리치니 장판위로 토독토독 떨어지는 깨알 소리……
검불을 걷어내고, 고물거리는 벌레들도 주워내며 향긋한 깨 냄새를 맡다보면
내 어깨 위로 내려와 앉는 가을볕이 따스했다.
깨알말 한 시 한 줄도 채우지 못하면서 세월만 보냈다.
슬며시 갈비뼈 사이에 손을 넣어 주름 많은 마음을 꺼낸다.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눈높이에 맞게 올려놓는다.
천천히 쓰다듬으며 말을 건넨다.
“우리 조금만 더 함께 살자.”
잘난 시 때문에 나의 詩心은 늘 떨고 있다.
단정하고도 고소한 시는 어디에 숨었는지.
통통하고 스스로 열리는 깨알 같은 시와 살을 섞으며
오래도록 꽃잠 속에 들고 싶다.
그리하여 필요한 마음만 골라 덮으며 깨 냄새를 맡다보면
마음 밭 위로 톡톡 시 떨어지는 소리 들을 수 있을 것이다.

2009. 11
박이현
 

평전과 키워드로 읽는 새로운 시 읽기

제1부에서는 백석의 생애를 그가 남긴 시와 알려진 행적 등을 바탕으로 하여 평전 형식으로 재구성하였다. 영어 교사로 부임하여 유창한 발음과 세련된 옷차림으로 학생들의 선망을 받았던 사연, 짝사랑으로 그치고 만 통영의 ‘란’을 향한 연모의 마음, 첫 시집 출간 후 시단의 폭발적인 반응 등을 비롯하여 만주에서의 외롭고 고단했던 삶이 시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 살피고 북한에서의 마지막 행적도 추적해보았다.
제2부는 키워드로 읽는 백석의 시이다. 음식, 여행, 고향, 장터, 이야기, 방언 등 백석의 시 하면 떠올려질 만한 키워드 별로 대표 시 27편을 추렸다. 제3부는 비교적 후반기에 쓰여진 동화시 등 아동문학으로 분류될 만한 대표작과 시만큼이나 유려한 문체가 빛나는 산문을 수록하였다. 제4부는 ‘이미지로 보는 백석’이라는 타이틀에서 볼 수 있듯, 백석의 연보와 함께 다양한 사진 자료를 덧붙여 백석의 문학 세계를 보다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몰락을 통한 새로운 탄생을 희구하는 전환기의 초상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은 섬세하고 예민한 감성을 지닌 화가 클링조어가 어느 해 여름 죽음의 그림자가 자기 앞에 드리우고 있음을 알아채고 남은 생명을 모두 소진해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는 이야기이다. 포도주와 아름다운 여인들, 낭만적인 시와 음악을 사랑하는 그는 스스로를 중국의 시인 이태백과 동일시하고 자신의 친구인 시인 헤르만을 두보라 부를 정도로 동양적인 사고와 사상에 심취해 있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생에 대한 욕구와 죽음의 그림자 사이를 오가며 사랑하는 여인과 친구 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 다음 방 안에 틀어박혀 미친 듯이 그림 그리기에 몰두한다.
클링조어는 삶에 대한 열정과 죽음에 대한 공포로 불안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죽음과 몰락을 환영하고 기꺼이 소멸하려 한다. 이러한 클링조어의 태도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사회, 특히 문인이나 예술가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진 ‘몰락’이라는 구호와 상통한다. 이는 국가나 정치의 몰락 같은 부정적인 의미의 몰락이 아니라, 낡은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예술의 탄생을 환영하는 문화적 현상이다. 헤세에 따르면, 몰락은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이고, 모든 대립은 인간의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착각이다.
그림과 음악, 문학이 절묘하게 조화된 환상적인 소설
헤세의 작품들 중에는 자전적인 요소를 가진 것들이 상당히 많은데,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이 작품은 헤세가 1차 세계대전의 폐해와 가정의 붕괴라는 이중고로 정신적 죽음의 문턱에 서 있던 1919년 여름 약 네 주 만에 신들린 듯 써 내려간 것으로, 그의 고뇌와 열정이 작품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당시 그는 치료의 일환으로 그림을 시작했는데, 1925년의 어느 편지에서는 “내 생애 가장 힘든 시기에 처음으로 그림을 그리려는 시도가 나에게 위안을 주고 나를 구원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미 오래전에 저 세상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화가 고흐를 염두에 두고 창작한 인물인 클링조어는 살기 위해 그림을 그린 화가로서의 헤세 자신과도 상당히 닮아 있다. 독일의 표현주의 작가 클라분트는 이 작품이 이전 작품과는 다른 헤세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 주고 있으며, 무엇보다 뒤늦게 그림 공부를 시작한 헤세가 이 작품에서 그림에 대한 놀라운 열정을 보여 주고 있다고 극찬했다. 죽음 앞에서 미친 듯이 붓을 휘두르며 힘든 싸움을 하듯 그림을 그리는 클링조어의 모습에서 당시 헤세가 처했던 상황과 그가 느꼈을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나'와 '풀'은 돈보다도 둘이 함께 하는 시간 자체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이들만의 삶의 방식도 '나'의 알코올 중독과 풀을 독점하고자 하는 집착 때문에 오래가지 못하는데…. 소설 <풀이 눕는다>는 '풀'과의 만남, 사랑, 그리고 두 번의 헤어짐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해졌을 '나'의 방황과 성장의 이야기이다.
 

 

 

 

  

<달콤한 나의 도시>, <오늘의 거짓말>의 작가 정이현의 장편소설. 여유로운 일요일 오전,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랍지 않을 것 같은 서울이라는 도시, 그리고 2월의 한강변. 변사체가 떠오른다. 허리에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돌멩이를 묶고 있는 남자는 오랫동안 물밑을 떠돌고 있었다는 것 말고는 아무 말이 없다. 아직은…
 

 

 

 

  

거짓말이 승리하는 사회에 대한 흥미롭고 날카로운 풍자가 펼쳐진다. SF적인 디테일, 거짓과 진실을 놓고 벌이는 논리 대결이 궁극적으로는 인간에 대한 믿음을 향해 달려가는 작품이다.
 

김진경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본심 심사위원) :
<거짓말 학교>는 주제의식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치열함이 돋보이는 선이 굵은 작품이다. 게다가 그 치열함과 굵은 선을 생경하게 드러내지 않고 SF적 기법, 추리적 기법을 도입하여 긴장감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치밀한 세부 설정과 묘사가 큰 골격들을 받치고 있어 가까운 미래를 시간적 배경으로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는 지금의 현실처럼 다가온다. 작가의 인문 교양적 축적과 문학수업의 힘이 느껴진다. 작가의 역량이 죽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이현 (동화작가) :
솔직하기로 따지자면 <거짓말 학교>는 그 어떤 동화에도 뒤지지 않는다. 우리네 세상이 거짓말로 쓰인 치밀한 각본이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또한 거짓말을 잘하기로 따져 보아도, 역시나 <거짓말 학교>는 돋보이는 동화다. 구체성을 확보한 능숙한 거짓말에 독자는 그만 홀딱 속아 넘어가지 않을 수 없으니까. 실감나는 SF 설정에 반전을 거듭하는 추리가 드러내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 거짓말 같은 진실을 들려주는 진실 같은 거짓말이 당돌한 빛깔로 우리 동화의 사각지대를 밝혀 준다.

≪모리츠 단편집≫은 헝가리 작가 모리츠 지그몬드의 단편소설 열 편을 담고 있다. 근대화의 과정에서 해체되는 농촌 공동체와 그 안에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그의 작품 세계 근저에는 흔들리지 않는 인간애가 존재한다. 그것이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기대하는 이유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 헝가리 문학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암울하고 절망적인 현실 상황 속에서도 희망과 가능성을 말하고자 애를 쓴다. 희망이란 마치 신기루처럼 실제의 현실과는 오히려 멀리 떨어진 채로 존재하지만, 그의 작품 세계에서는 일종의 당위처럼 느껴지는데, 이를 흔히 모리츠의 양면주의 기법이라 칭한다. 깊은 어둠은 도저한 희망을 예비한다. 캄캄한 밤이 지날 때 멀리서 보이는 희뿌연 새벽빛과도 같이 그의 휴머니즘은 깊고 튼튼하다. 그의 유머들이 고향의 저녁연기처럼 푸근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비밀의 언어’를 숨기고 있는 주변의 대상을 찾아내 시를 쓴다. 숨겨진 대상들에 생명을 부여하고 그것들을 해방시키고, 자신의 침묵을 극복하고자 시를 쓴다. 그래서 시를 쓰는 일은 진실의 추구임과 동시에 고통이자 방황이다.
창작은 대부분 생각에서 나온다. 시 창작의 과정은 사유 여행이라 할 수 있다. 시인은 사유 여행을 하면서 언어와 연애를 한다. 낭만적인 연애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론 그렇지가 않다. 언어는 매우 오만하고 부끄럼을 잘 탄다. 시인은 누구보다도 언어의 오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고통이 크다. 시어는 시인의 명령에 굴복하지 않고, 불러도 잘 대답하지 않고, 찾아 나서면 숨어버린다. 영감으로 가슴에 북받쳐 오른 감정을 표현하고자 할 때도 언어는 고분고분하지 않다. 언어와의 대화에 실패한 시인은 영원히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녀의 시에서 창작의 문제는 시인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묘사된다. <비 이야기>, <침묵>, <오한>, <몽유병자들> 등 많은 시들이 육체적 고통과 질병의 차원으로 전이된 창작의 어려움을 그리고 있다.
아흐마둘리나의 시에는 환상적 서정이 흐른다. 그녀의 시에서는 역사적, 의학적, 물리적 가능성을 초월한 꿈결 같은 상징성을 띤 사건이 일어나고 있고, 억제된 이야기 형식의 환상이 있다. 작품에 나오는 희미한 추억을 바탕으로 한 서정적인 분위기는 현대 생활의 묘사에 그 어떤 신비감을 부여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정의된 정상상태와는 분리된 시인의 존재가 메타포로서 제공된다. 영감이 떠오를 때 시인은 현실을 탈출하여 환상세계로 날아간다. <여기 빗소리 들린다>와 <당신의 집>은 이러한 시인의 세계를 다룬 시들이다. 고독을 느낄 때, 군중으로부터 소외감을 느낄 때, 그녀는 사랑의 영감을 찾아 나선다. 사랑과 영감의 공생 관계는 시 <12월>에서 눈사람을 만들며 노는 두 연인의 말에서 잘 설명되고 있다. 아흐마둘리나의 시에는 인간의 행복과 고통과 희망에 대한 미묘한 감정들이 나타나 있다. 그녀의 시는 감정과 분위기의 묘한 음영을 반영하고 있다.
 

이 책은 그가 평생에 걸쳐 집필한 스무 권의 시집 중에서 50편의 작품을 엄선한 것이다. 위고는 낭만주의 시인으로서 우수에 찬 서정시들을 발표했지만, 그 밖에도 화려한 색깔과 강렬한 빛으로 지중해나 아시아, 심지어 아프리카의 경치 등을 뚜렷한 개성으로 담아내기도 했다.
 

 

 

 

 

당나라의 시인 이하는 불우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토대로 자신만의 독특한 미의식을 구축했다. 현실 세계의 고통을 보상하기라도 하는 듯 그의 시세계는 더없이 화려하고 섬세한 표현과 시어들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의 서정을 노래하는 순간마저도 닿을 수 없는 현실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인해서 비애는 사라지지 않는다. 시귀(詩鬼)라는 음울한 별호가 그의 시세계를 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국문 소설인 ≪사씨남정기≫, ≪구운몽≫을 쓴 김만중의 수필집·비평집. 김만중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책으로 꼽힌다. 이 책은 대부분 시와 관련된 이야기 및 비평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소설과 산문과 관련된 것들도 있다. 주자주의를 견지하면서도, 주자주의적 문화관과 문학관을 비판했으며 우리말로 이루어진 국어문학의 독자성과 의의를 주장했다. 김만중의 선진적이고도 주체적인 견해는 문학관의 진보를 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를 공부하고 있거나 공부해 보려는 사람들을 위한 쉽고 재미있는 시 창작 안내서 『이야기가 있는 시 창작 수업』(화남, 2009)이 나왔다. 2009년 윤동주상 문학대상을 받은 시인 공광규(49)씨가 등단 후 20여년 이상 창작 경험과 대학 강의, 그리고 문학교실에서 강연한 내용을 정리하여 묶은 시 창작 수업 자료집이다.
저자는 시가 창작능력을 지닌 전문시인과 연구하는 학자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 선조들이 시 읽기와 쓰기를 교양으로 해 왔듯이 현대의 시 읽기와 쓰기도 교양으로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창조가 중시되는 감성의 시대에 교양서로 활용이 가능하도록 이야기를 삽화처럼 끼워넣고 있다.
또 공자의 말은 인용하여 시를 순수한 마음으로 대하여야 하고, 시를 알거나 좋아하는 것보다 시를 즐기는 것이 낫다고 한다. 저자가 최근 시집 『말똥 한 덩이』(실천문학사, 2009) 후기에 평론가의 해설 대신 붙인 자신의 산문인 ‘양생의 시학’ 요지처럼 모든 예술은 양생을 위한 것이므로 시 공부가 고통스럽다는 등 엄살이나 겉멋을 부리지 말고 자연스럽고 즐거운 마음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한다.

이 책으로 인류가 남긴 최고의 문화유산이자 감성의 보물창고인 시를 알거나 좋아하는 것을 넘어 놀면서 즐길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저자는 이 책을 읽는데는 책상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대중교통과 식탁, 공장 쉼터, 여행지 등 아무데서나 이 책을 틈틈이 펼쳐 공감과 조화의 힘을 키우고 상상력을 단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현우 ('로쟈의 인문학서재' 저자) :
내가 거주하는 알라딘 마을은 책 마을이어서 모두가 책을 읽고 책에 대해 수다를 떤다. '고수'도 많고 '강자'도 득실거린다. 하지만 이 마을의 '면장'이라면 단연 파란여우님이다. 염소치기 면장님이 요즘 무슨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사람들은 늘 궁금해 한다. 책상물림이 아닌 '칼을 찬 독서가'의 용맹정진 독서기가 당차게 펼쳐진다. 도저하며 거침없다.
 

 

 

 

‘지구 어딘가에 존재하는 프랭크자파 스트리트’. 토끼 릴리가 운영하는 바(bar)도 있고, 오래된 극장 트윙클 스타, 정크푸드 레스토랑인 다이너 등이 있는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한 소설 《프랭크자파 스트리트》가 출간되었다. 이곳 ‘프랭크자파 스트리트’에는 이제 막 동거를 시작한 풋풋한 연인 하루와 미미 커플, 짝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테리어 브브와 샤벳, 뜨거운 사랑을 하는 신혼부부 기린 린키와 얼룩말 시마조, 인테리어 디자이너 타조 조세핀과 정신과 의사 두루미 존 가라 씨 게이 커플 등이 살고 있다. 이외에도 우정인지 사랑인지 경계를 넘나드는 커플 가면남과 고양이 베호, 정체를 알 수 없는 파카라나 형제와 프랭크자파 스트리트의 2대 인기남 판다 와이와이 등 인간과 동물이 공존한다. 이들이 펼치는 일곱 가지 이야기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 경험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로 짝사랑, 신혼 생활을 방해하는 집주인 떼어놓기, 우정과 질투의 경계, 사랑을 잘 몰라 고민하는 연애초보 등 아기자기하지만 유쾌한 일상들이다.
 

『그라알 이야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는 페르스발의 이야기가, 후반부는 고뱅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나 전반부와 후반부는 서로 관련이 없이 전개되며, 더군다나 후반부는 그라알과 무관하게 전개되어 어쩔 수 없이 미완성 초고의 한계를 보여 준다. 그러므로 작품 전체에 대한 독해는 미진한 채로 남는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수많은 후속작들을 탄생시켰다. 하나는 이 신비한 그릇이 도대체 어디에서 왔는지와 관련하여, 또 다른 하나는 주인공들의 모험이 어떻게 결론이 나는지와 관련하여 후세 작가들은 거듭 이야기를 발전시켰던 것이다. 그럼으로써 수수께끼 같은 이 『그라알 이야기』는 소진되지 않는 의미의 원천이 되었다.
 

 

『그와 그 사이』는 대체로 소외와 불안에 관한 것이다. 친구들에게까지 허장성세를 부리며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는 한 사회부적응자와 그를 둘러싼 친구들의 대응태도를 그려 보이면서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소통과 소외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소설가 최창수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둡고 황량하다. 이곳에 사는 인간은 소외되고 불안에 젖은 자들이며 그 궁극에는 자해와 폭력, 살인과 자살이 있다. 작가는 자신의 고집스런 시선과 예민한 언어의 촉수를 통하여 이러한 세상의 비극적 실상을 정확히 조명하고자 한다. 근원의 탐색이며 치유의 방안 같은 것은 차라리 관심 밖이다. 소설은 철학도 정치도 아닌 문학 그 차제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상(事象)을 구체적으로 드러내 보일 뿐 해결하려 들지 않는다는 소설의 규범에 충실한 편이다. 소설을 가리켜 ‘우회적 통로’라고 일컫는 바와 같이 문제의 제기에서 그치는 소설의 속성에는 사실 원인과 해결의 방안까지도 포함돼 있다.
 

『유정천 가족』은 실재하는 거리가 무대이긴 하지만 완전한 별세계를 그린, 작가의 뚝심과 여유작작함이 돋보이는 본격 엔터테인먼트 판타지다. 그러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위대한 가장의 갑작스러운 죽음 뒤에 남겨진 가족들이 서로 똘똘 뭉쳐 역경을 헤쳐 나간다는 참한 줄거리를 가진, 겨울을 앞두고 살이 통통 오른 너구리처럼 푹신푹신 푸근한 소설이다.
가족의 결속력이 약하기 때문에 사회가 각박해지고 더 허약해지고 있다. 좋아도 나빠도 단단하게 뭉쳐 살아가는 너구리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가족의 참의미를 묻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교조적인 해석보다는, 가족을 사랑하고 형제자매를 믿고 유쾌하게 살아가면 세상은 한없이 밝고 부드러운 곳이라고 말하려던 것이 아니었을까.
결론을 말하자면, 가족은 ‘좋은 것’이다.

 

인생은 수수께끼처럼 우리 앞에 펼쳐져 있지만 그 답을 풀 수 있는 힌트도 곳곳에 남겨둔다.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기만 하면, 주인공이 그랬던 것처럼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며 반짝이는 신호를 만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만큼 힌트를 얻고 내가 풀어가는 만큼 인생은 완성된다는 것을 케이트 톰프슨은 탁월한 솜씨로 보여준다.
《밤을 쫓는 아이》는 꿈을 찾아 부유하는, 성장의 경계에 서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선사한다.
 

 

 

 

 

석굴암에 관한 최초 기록사진은 1909년에 촬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때로부터 백년이 지난 올해 2009년까지 근대기 백 년 동안 촬영된 석굴암 희귀사진, 주요 기록사진과 엄선된 예술사진을 연대기적으로 집대성하고 맛깔스런 해설을 붙인 사진책 <석굴암 백년의 빛 - 사진으로 읽는 수난과 영광의 한 세기>가 출간되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석굴암’이라는 단일 주제로 기획된, 이제까지 그 내용상 가장 총체적이며 큰 규모의 출판과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석굴암 근대 백년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석굴암 연구와 보존에 대한 방향성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온화한 빛의 화가, 베르메르의 삶과 작품을 '황금시대'로 알려졌던 당시 네덜란드의 문화, 사회, 정치적 맥락에서 조명한 책.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책의 측면에 각각 다른 색의 색띠를 사용했다. 노란색은 베르메르의 삶과 작품을, 하늘색은 당대의 역사, 문화적 배경을, 분홍색은 주요 작품 분석을 가리킨다. 여기에 간략한 소개글, 몇 개의 도판을 설명과 함께 실었다.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은 클래식에 대한 그의 열정과 사랑이 집약된 결정체다. 작곡가들에 대한 짓궂은 농담과 연주자이기에 들려줄 수 있는 익살스러운 에피소드 덕분에 독자들은 곳곳에서 폭소를 터뜨리며 클래식 책을 읽고 있다는 생각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곡에 대해 그가 느끼는 감동을 그대로 전달받은 후에는 당장이라도 음반 가게로 뛰어가 그 곡이 들어 있는 앨범을 사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그의 열정이 지닌 힘은 엄청나다.
 

 

 

  

국내 스포츠저널리스트 1세대인 지은이는 프로야구 출범 이래 현장을 지키며 영원히 남을 대기록과 명승부에 얽힌 수많은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애환을 곁에서 지켜봤다. 이 책은 그 현장의 생생한 기록이다.

지은이가 이 책에서 주목한 것은 기록 자체보다는, 그 기록을 더욱 값지고 의미 있게 만든 인물들이다.
기록은 승자의 몫이다. 야구의 역사도 당연히 승자인 주인공 위주로 기록 된다. 평생을 프로야구의 역사와 함께 해온 지은이는 이 책에서 인물들을 중심으로 야구계의 막전막후(幕前幕後)를 마치 눈앞에서 보듯이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다.
 


성격을 규명하는 다양한 심리 실험과 추적조사
인간 성격을 규명하는 다양한 심리 실험과 뇌과학 이야기도 펼쳐진다. 걱정, 불안, 슬픔, 기쁨, 행복감 등의 감정과 관련된 뇌 메커니즘을 밝히면서 성격이 뇌신경과 유전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많은 과학적 증거들을 제시한다. 마약, 도박, 알코올에 빠지는 사람들, 우울증과 신경과민인 사람들, 외향적인 사람들의 뇌 구조와 작용을 설명하면서 성격이 단지 심리학의 문제가 아니라 뇌과학으로 풀어야 할 숙제임을 지적한다. 인간의 성격특성(외향성, 친화성, 성실성)을 밝혀내기 위해 행해진 다양한 심리 실험과 추적조사(아이오와 도박과제, 침팬지 실험, 독재자 게임, 터먼의 아이들 사례 연구 등)는 인간 성격의 파노라마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면서 복잡한 성격 심리를 명쾌하게 해부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통찰력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통찰력으로 가득 찬 이 책은 사람들이 가진 성격의 잠재력과 위험요인을 날카롭게 지적함으로써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을 이해하고 자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어진 거대한 숙명은 바꿀 수 없지만, 그 안에서 뭔가 모색해볼 여지가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그 모색의 출발점은 자신을 자각하는 것이고, 자신을 자각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격과 그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Personality Types: Using the Enneagram for self-discovery, Rev. ed.를 번역한 것으로, 1987년에 초판을 출간한 후 개정을 통해 내용을 수정·보충 삽입한 것이다. 즉, 에니어그램에 대한 본질적 접근을 위해 노력하면서 에니어그램 연구의 발달사적 의미를 해석하고 있는데, 특히 이 책에서 두 저자들은 에니어그램의 체계를 과학적으로 해부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많은 임상사례를 통해 에니어그램의 지혜는 더욱 깊이 있게 발견되어 개정판을 내면서 더욱 풍부한 에니어그램의 본질을 추구하게 되었다. 특별히 이 책에서는 종전의 내용에 성격의 핵심적 역동성을 포함하는 ‘발달 수준’을 첨가함으로써 개인의 성장과 퇴보에 따른 자기처방을 위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성격유형과 초기 유아기와의 상관성을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더욱 명확한 용어로 성격유형의 발달적 기원을 터득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일상의 미학, 미학의 일상
일상적 사건들을 포스트구조주의 현대철학으로 해석

이 책은 ‘노마드 강의’라는 제목으로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인터넷신문 <뉴 데일리>에 연재되어 호평을 받았던 글을 묶은 것이다. 최신의 철학 이론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젊은 여성들의 레이어드 룩이나 팬시 상점의 자질구레한 물건들에서부터 시작하여,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그 속에 감추어진 참신한 현대 철학의 원리를 알 수 있게 된다.
하찮거나 일상적인 다양한 사건들을 포스트구조주의 현대철학으로 해석했으며, 그 최신의 현대철학 이론들이 실은 플라톤 등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암암리에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현대라는 사회를 해석하는 독특한 방법을 독자들에게 가르쳐주기 위해 이처럼 다양한 주제, 다양한 접근의 방법을 썼다고 말한다. 고도의 인문학 이론을 개진하면서도 결코 어렵지 않게 차분히 풀어쓴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오늘날 비엔나는 고전과 현대가 융합된 도시이다.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보수와 함께 개혁과 진보를 추구하고 있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곳이 비엔나이다. 유럽의 다른 도시에서 현대적 감각의 건축물을 구상하기도 전에 비엔나에서는 이미 오토 바그너와 훈데르트바서 등에 의해 첨단 감각의 건축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첨단과 고전의 공존은 비엔나 중심지역에서 자주 대면할 수 있다. 슈테판 성당과 마주보고 있는 하스하우스가 대표적이다. 전통에 기반을 두면서도 현대를 지향하는 도시, 이것이 비엔나의 비밀이자 매력이다.
이 책은 비엔나의 구(舊)시가지를 집중적으로 둘러보고 탐구하듯 산책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저자의 발걸음은 느긋하지만 집요하다. 비엔나의 골목길과 예술작품에 관한 이야기라면 거리의 이름부터 작품에 담긴 이야기까지 모두 촘촘히 기록했다. 비엔나 토박이인 지인들의 도움으로 쉽게 접할 수 없는 합스부르크의 역사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특별하고 주제가 있는 여행을 추구하거나 음악이나 미술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비엔나의 역사와 예술, 문화유산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자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내 상황에 딱 맞는 학습 계획표로 인디자인을 쉽고 빠르게 마스터한다!
내 상황에 딱 맞는 인디자인 학습법을 찾고 계신가요? 편집 디자인 프로그램 중 인디자인을 가장 처음 다루는 편집 디자이너, 쿼크를 다뤄 본 경험이 있는 편집 디자이너의 상황으로 나누어 알맞은 학습 계획을 세워줍니다. 초보 편집 디자이너에게는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익힐 수 있는 4주 완성 코스를, 실무 편집 디자이너에게는 예제를 활용하며 필요한 기능만 뽑아 배울 수 있는 3주 완성 코스를 안내합니다.

 

 

    

매일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마법의 국물요리 레시피~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맛있는 <국>을 쉽고 깔끔하게 끓이는 방법, 된장이나 고추장에 다양한 재료 넣고 갖은양념 하여 얼큰한 <찌개> 끓이는 방법, 냄비에 가득가득,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푸짐한 <전골>요리 감칠맛 살리는 방법, 간과 위, 장에 좋은 재료들을 모아 시원한 <해장요리> 만드는 방법을 선보인다. 

 

 

 

 

요리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재료와 재료들의 궁합 맞는 조화와 정확한 양념 분량, 불의 세기와 시간 조절 등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졌을 때 비로소 원하는 맛이 나오게 되어 있다. 대충대충이 아닌 족집게처럼 하나하나 짚어주는 이 요리책은 어떤 요리책보다도 만드는 법이 상세하다. 이 책을 보고 요리를 만들다보면 아쉬움이 없다. 궁금증이 사라진다.
이 책의 메뉴 구성은 식탁과 가장 가까운 반찬, 밑반찬, 김치, 찌개, 전골, 국을 중심으로 손님초대, 간식, 휴일별미, 김밥, 주먹밥, 미니오븐요리까지 책속을 가득 채워 모든 이들이 아쉬움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09-11-30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백석 시집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걸 사면 되겠군요. 넘 고맙습니다.

302moon 2009-12-08 21:43   좋아요 0 | URL
고등학교 시절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분이 백석 시인이었는데,
정본 백석 시집을 가지고 있지만,
여러 가지 나오면 또 솔깃하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웃음)
반갑습니다. 종종 뵈어요. ^^

blanca 2010-01-27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다시 이 페이퍼로 돌아와서 제가 302moon님을 처음 뵌게 백석시집을 검색하다였다는 것을 기억하고^^ 에쿠니 가오리와 각종 심리서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며 이 박학다식한 뮤지션(맞지요?)에 감탄하고 있는 중입니다.

302moon 2010-01-27 22:58   좋아요 0 | URL
감탄할 정도는 아니랍니다. ^^;
그저, 호기심과 관심 분야가 많은/
뮤지션이라면, 저?
음악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활동 중인 뮤지션은 아니어요.:)
 

[*1118, 종합 리스트.] 

박팔양 시의 특징은 센티멘털리즘을 주조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적 대상을 한결같이 고립된 내면이 아닌 사회 현실에서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적 속성은 192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당대의 주요 담론으로 부상하게 되는 사회주의의 영향을 겪으면서 궁핍한 민족 현실에 대한 강한 관심과 시적 형상화로 이어지게 된다. 그가 견지했던 사회주의 사상이나 가난한 민중들에 대한 애정, 그리고 여러 실험적 정열 등이 서정성 짙은 민중적 휴머니즘으로 수렴되었던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일종의 예언자 의식을 자연 사물에 의탁하여 형상화한 작품들과 생명적 원천으로서의 자연을 형상화한 시편들이 가장 돋보인다. 그 어떤 시인들보다 북한 사회의 이념 자체에 대한 강박이 덜한 서정성 높은 작품을 썼다는 사실도 강조될 수 있을 것이다.
 

 

이근영의 작품 전반에서 보여지는 가장 큰 흐름은 당대의 핍절한 농촌 현실을 사실적으로 취급하면서도 농촌공동체 성원들의 자존감과 순박한 인정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농민소설은 계급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사실적인 묘사의 정신을 바탕으로 농민들의 순박하고 견고한 인간됨을 부정적인 현실과 대결하는 근대적 시선으로 포착해내고 있다.
이근영의 소설은 급격하게 퇴락하는 지식인의 윤리감각을 비판하고 비도덕적인 행태가 범람하는 부정적인 현실을 절감하며 고뇌하면서도 절망으로 전락하지 않는다. 인정과 의리, 양심과 고뇌는 이근영의 농민소설에서 엿볼 수 있는 따스한 인간적 면모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이근영의 농민소설은 프로문학이 지향한 이념적 정론성과 크게 변별된다. 그 인간애는 전락과 상실을 거듭하는 식민지 조선의 불행하고 어두운 현실을 축약하는 것인 동시에 공동체의식으로 무장한 순박한 농민들의 세계야말로 부정될 수 없는 힘이자 부정적인 시대현실을 지탱해주는 윤리의식의 거처임을 말해준다.
그의 문학 세계는 북한문학사에서 거론되는 위상으로 미루어볼 때, 남북한 문학으로 분화되기 전의 근대소설 양식이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체제문학 안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분화되어 갔는지를 가늠하는 문제적 사례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농촌 공동체에 대한 애정과 농민들에 대한 인간 이해를 천착해온 온정적 리얼리즘에 기반을 둔 이근영의 소설은 향후 북한문학을 외국문학으로 보려는 관점을 불식시키고 근대문학의 일부로 볼 수 있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이선희가 그려낸 1930년대는 여성을 본처와 첩으로 양분하는 가부장제적 원리가 작동하고, 물적 토대가 미미한 신여성의 경제적 취약성이 가시적으로 형상화되던 시대였다. 특히 버림받는 구시대적 여성들, 첩으로 전락한 신여성, 매춘부로 소외되는 거리의 여성들의 삶은 근대 초기에 식민지 여성이 이중 삼중의 억압과 착취 구조 속에 놓여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녀의 소설 속 여성들은 남편에게 폭행당하고, 살해 충동을 느끼며, 유부남과 도피행각을 하는 등 ‘욕망하는 주체’로 실재하는 인물들이다. 이러한 여성들의 삶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자유연애와 결혼제도가 여성을 옭아매는 또 하나의 굴레였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소녀, 여학생, 신여성, 구여성, 기생, 아내, 첩, 마담 등으로 대표되는 이러한 여성들은 낭만적 연애를 상상하며 현실 세계의 남성에 대한 판타지를 소유한 존재들이다. 이선희의 작품세계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이렇게 현실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공된 욕망의 대상과 현실적 불안감을 표출, 모호한 정체성 탐색 등을 통해 1930년대 신여성의 복잡다단한 내면 풍경을 다채롭게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정현종 시인은 “시는 앉은 자리가 꽃자리다”라는 것을 그의 시론처럼 말한다. 아무리 남루한 현실이나 불행한 상황이라도 희망을 발견하는 것이 시의 역할이라는 말일 수도 있고, 시는 진정한 자유의 소산일 수도 있다는 말로 해석되기도 한다.
 

 

 

 

 

덧없다는 것은 변한다는 것이다.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한때라는 것이다. 이것이 우주의 실상이다. 변하지 않는 것, 그것은 죽음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 한시도, 잠시도 머물러 있지 않다. 모든 것은 움직임이다. 이것을 한편으로 보면 허망하고 덧없다고 말하는데,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 변화 속에서, 무상함 속에서,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늘 깨어 있으라는 것이다.(129쪽)
 

 

 

 

: 책 소개가 나와 있지 않음. 

 

 

 

 

 

  

 

일상이 통속으로 화하는 순간, 우리는 곧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소설의 등장인물들처럼 혁명을 꿈꾸게 된다.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일상은 슬플 정도로 통속적이며, 따라서 이 소설이 선언하고 있는 혁명의 시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예브게니 오네긴』은 푸슈킨이 9년에 걸쳐 완성한, 총 5천 5백 여 행으로 이루어진 시로 쓴 소설이다. ‘시’답게 고정된 형식과 운율이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되는, 극상의 기교를 발휘한 작품이며, ‘소설’답게 주인공의 내면적 성장과 당대 러시아 사회와 사상을 묘사하는 걸작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푸슈킨은 작품이 완성되기도 전에 『예브게니 오네긴』을 자신의 최고의 작품이라 칭하였다.
 

 

 

 

 

저자가 꿈꾸는 이상적인 비평이란 주장하고 ‘말하는 비평’이 아니라 ‘듣는 비평’이다. ‘오랜 고투 끝에 새로운 세계’를 펼쳐 보이는 수많은 작가들을 향해 저자는 이 평론집의 필자는 자신이 아니라 ‘이 시대를 함께 걸어가고 있는 동시대의 작가들’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리라 고백한다. ‘한 줄도 안 되는 명제나 도그마를 바탕으로 작가를, 나아가 세상을 윽박지르며 젠체하는’ 평론이 아닌, ‘시간의 파괴력’을 견뎌내며 지금 여기의 문학 현장들을 깊은 눈으로 응시하고 전망하는 평론을 꿈꾸는 문학평론가 이경재.
출발점으로서의 단독성 속에는 한 사회의 역사와 현실이 늘 드리워져 있다는 믿음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기를 염원하며 쓰였다. 무엇을 논의하든 결론은 동일한 그런 비평이 아니라 각각의 글은 모두 그것만의 고유한 결론을 가진 비평이 되기를 희망한다. _책머리에 중에서
 

 

서예와 디자인을 접목한 캘리그래피를 통해 한글의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캘리그래퍼 강병인의 '한 글자' 손글씨 작품집. 글꼴의 예술성, 의미의 깊이, 소리와 쓰임의 매력 등을 기준으로 선택한 57자 하나하나를 다양한 한글 캘리그래피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오랫동안 캘리그래피 작품세계를 구현한 작가 강병인은 이 책에서 뜻과 소리가 곱고 정겨운 우리말에 담긴 뜻을 되새겨보고자 오직 먹과 붓만으로 다양한 글꼴을 선보인다. 작가의 오랜 연륜으로 완성된 캘리그래피 철학과, 글자의 의미, 관련된 개인적인 일화 등이 에세이로 곁들어져 있다.

 

사고 현장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한 소녀가 소꿉친구 달리아와의 우정을 통해 상처를 치유받고, 달리아의 죽음까지도 성숙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성장의 과정을 담담하고 섬세한 문체로 그려냈다. 여기에 요시토모 나라가 표지 그림을 포함한 회화 15점을 그려 특별함을 더했다. 

 

 

 

 

 

기다림이라는 행위는 저자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존재 증명’ 방법이다. 그냥 여기 있고, 그냥 존재하고, 그냥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삶이 얼마든지 풍요롭고 아름다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내 탁자에 앉아 기다린다. 아니, 누구를 기다리는 게 아니다. 나는 그저 기다릴 뿐”, “롤프는 중병에, 죽을병에 걸려 있었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무엇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저 기다리는 것. […] 사람들은 침묵하며 그와 함께 탁자에 앉아 있을 수 있었고, 그와 함께 기다리려고 노력할 수 있었다. 나는 기다림의 시간 속에 있는 그를 무척이나 좋아했다”와 같은 구절에서 보여주듯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도 자기 시간을 충만하게 보내는 사람들을 통해 기다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기다림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틈새와 여지를 선사하고 인생을 더 살 만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을 들려준다. 

 

연애의 목적은 연애를 하는 것에 있지만 삶이 제 자리에 머무르지 않듯이 연애의 감정도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는다. 눈덩이도 구르면 커지는 법이거늘 삶이 제자리에서 맴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연애를 하다보면 자연스레 다음 단계인 결혼을 생각한다. 결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혹은 연애를 하다 보니 서로를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어질 때 선택하는 것이 이별일 뿐, 어떤 사랑도 이별을 정해놓고 시작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별을 정해놓고 시작하는 사랑이 있다. 바로 불륜이다. 함께 살던 아내와 혹은 남편과 끝내지 않으면 연애의 대상자와 끝내야 하는 것, 그것이 불륜이다.

남편의 바람, 일명 불륜으로 인해 이혼을 당한 여자가 있다. 여자는 바람난 남편보다 아내가 있는 줄 뻔히 알면서 남편에게 덤벼든 상대방 여자가 더 미웠다. 누군가의 아내가 될 그 여자는 하면 안 되는 짓을 하고 있다고, 남편에게 향할 몫의 원망까지 더해 그 여자를 힐난하곤 했다.
그러나 그 여자, 이혼 후 자신을 먹여 살리기 위해 취직한 회사에서 만난 아내가 있는 남자와 사랑하게 된다. 불륜에 빠진 순간 깨닫는다. 전남편의 불륜도 사랑이었음을. 그러나 내 사랑이 누군가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었음을 안 순간 돌아서야 함을 깨닫는다. 사랑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 옳다고 믿으면서. 그러다 또 깨닫는다. 왜 그 사람은 내게 내놓지 않았을까? 그 여자, 자신의 사랑을 내놓고 떠나야 하는 것일까? 

『흰 뱀이 잠든 섬』은 그들만의 법도로 똘똘 뭉친 외딴섬 오가미를 배경으로, 섬의 수수께끼를 풀어헤치려는 두 소년의 우정 어린 고군분투기를 담았다. 2001년 출간한 작가의 초기작 『백사도』를 수정 가필하여 재탄생시킨 이 작품은 데뷔 초기의 상큼한 에너지와 더불어, 십 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온 작가의 열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새 소설을 발표할 때마다 미우라 시온을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만화적 상상력, 다양한 캐릭터,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 『흰 뱀이 잠든 섬』 역시 이 모든 매력을 맛볼 수 있는 미우라 시온의 대표작이다.

『흰 뱀이 잠든 섬』은 두 주인공 소년을 통해 개인과 개인의 관계는 물론, 무조건적인 수용이 아닌 금기에의 야심찬 도전을 통한 개인과 세계의 관계의 문제를 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섬에 남길 원하지만 기회를 박탈당한 차남의 에피소드를 통해 마이너리티의 문제도 생각해보게 한다. 미우라 시온은 이러한 다층적인 주제를 지념 형제의 끈끈한 우정과 금기에 도전하는 모험을 담은 유쾌한 성장소설로 완성한다.
 

20세기의 화두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었고, 21세기는 과학의 시대라고 일컬을 만큼 과학이 우리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막대하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으로 생긴 오늘날의 문제들은 과학적 사고와 철학적 사고를 동시에 요구한다. 핵무기는 그것을 개발한 과학자들의 잘못일까, 과학 기술을 나쁜 곳에 사용한 사람의 잘못일까? 인간 배아 복제 연구는 윤리적으로 타당한 것일까? 행복에 가격을 매길 수 있을까? 보통 인문학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하고, 과학에는 사유가 부족하다 한다. 이 책은 과학 지식과 철학적 사고를 잇는 다양한 질문과 답변을 통해, 과학은 인문학의 좋은 반성의 재료가 되고 인문학은 과학의 유연한 사고를 돕는다.

 


 

이번 연재 기획인 ‘한국의 인디레이블’은 2000년대 들어서서 새롭게 대두된 인디레이블의 현재 상황과 ‘성장 이유’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방법론적으로는 음반기획 측면에서 인디레이블 대표를 인터뷰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한 해당 인디레이블에서 발매된 음반들을 소개함으로써 대중음악을 뮤지션과 음반을 넘어서서 ‘기획과 제작’ 측면에서 조망하려고 했다. 이번에 다룬 39개 인디레이블의 선정 기준은 창작적으로 뛰어난 음반이 얼마나 나왔는지가 관건이었다.(기타 음악적으로 조명할만한 가치를 갖는 레이블도 선정 대상이었다.) 그래서 이번 39개 인디레이블들에 대한 기록은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목할 만한 음악창작자들이 어떤 식으로 분포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찰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한국 음악창작자들의 지형도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원래 타이틀도 “한국 대중음악의 현재 - ‘인디레이블’을 통해서 살펴본 인디음악의 현주소와 한국 음악창작자들의 지형도”였다. (박준흠/ 가슴네트워크 대표) 

인문학이 위기이지 않은 적은 없었지만, 무작정 인문학을 좀 공부하자고만 해서는 공허하기만 하기 때문에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인문학을 보다 많은 사람이 할 수 있기 위해, 인문학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한 결과, 사람들이 인문학에 접근하는 데 가장 큰 장벽 중 하나가 바로 ‘개념’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도통 하나로 꿰어지지 않는 개념어의 헷갈리는 용법들은 인문학 초보들을 공부의 문턱에서 서성이게 했다. 모르는 개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이해가 되기는커녕 연이어 또 다른 사전, 웹사이트, 참고서적을 뒤져야 했던 것. 물론 모든 개념을 다 알아야만 책을 읽을 수 있는 것도,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개념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개념을 이해하고 그 작동방식을 파악해야만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여러 텍스트들을 보다 즐겁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즐거운 공부의 시작을 위해 기획된 것이 바로 이 <개념어총서 WHAT>이다.
 

 

가이드북을 내려놓아도, 지도가 없어도 좋은 곳, 일본의 작은 마을들은 손바닥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세상이다. 눈앞에 펼쳐진 아기자기한 산책길을 따라 볼 수 있는 오래된 굴뚝, 오래된 책과 레코드를 파는 가게와 개성 있는 빵집이 가득한 예쁜 골목, 좁은 골목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장난감 같은 예쁜 전차 등 아무런 목적이 없어도 마냥 걷기만 해도 좋을 평온한 풍경에서는 오래된 시골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소소한 풍경 가득한 작은 마을은 빡빡하게 표시된 동경의 지도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또 다른 매력이다.

 

 

 

고유의 특성과 매력을 갖고 있는 흑백사진. 흑백사진은 최첨단 디지털 시대인 현재에도 많은 사진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전통적인 사진 양식이다. 사진 FAQ 시리즈의 세 번째 책 《흑백사진》에서는 모든 측면에서 이 흑백사진을 다뤘다.
이미지의 구성에서부터 이를 포착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는 흑백사진과 관련된 50개의 주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사진의 진실, 재현, 해석에 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먼저 사진 이미지의 진실 논란에 대해, 저자는 이제 그 이미지가 진실이냐 거짓이냐의 논란은 무의하다고 말한다. 사진은 화각, 조명 효과, 색채 선택 등에 있어서 처음부터 사진가의 주관적인 시각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것이므로 ‘진실 또는 사실의 기록’이라는 사진의 초기 역할은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 대신 ‘창조된 진실’, ‘만들어진 진실’이라는 입장에서 사진 이미지들을 보고 이해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만들어지고 재현된 사진은 사진가의 ‘세계에 대한 해석’이다. 작가 개인의 사적인 기록이나 감상의 흔적이든, 여성과 남성의 시각으로 본 사회적 성gender을 다루든, 당대 평범한 대중의 생활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기록하든, 현대인의 여가나 문화생활에 대한 언급이든, 이미지들은 작가가 세상을 보는 눈, 삶을 관조하는 눈의 반영이다. 작가는 사진 테크닉을 이용하여 자신의 해석을 이미지화하며, 그러한 이미지들을 보는 관람자는 또한 자신의 시각으로 다양한 해석을 하고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콜라주는 오늘날 미술치료의 하나의 기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잡지 사진을 활용하는 콜라주 기법이 치료적인 유용성뿐만 아니라 내담자의 심리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장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 책은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상전문가들이 응용 가능하도록 이론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실제 임상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영화 <마더>의 시나리오와 스토리보드를 함께 담았다. 시나리오와 스토리보드, 그리고 완성된 영화 사이에는 모든 것을 통제하고 싶은 욕구와, 매순간의 충동을 따르고픈 욕구가 뒤섞인 미세한 차이가 존재한다. 저자인 봉준호 감독은 그 틈새를 기억하기 위하여 이 책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바바 프로젝트'는 국내 디자인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집을 묶은 디자인 총서이다. 64쪽짜리 작은 크기의 책에 디자이너들의 작품 세계를 알차게 압축해, 군더더기 없이 작품을 통해 작가를 말한다는 콘셉트의 '보여 주는' 책이다.

권명광은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가득한 어린왕자'이다. 그는 시간의 띠 위에 작품들을 쌓아서 우연히 얻어질 수 있는 개인적인 성과를 극도로 경계했다. 그 대신 인간 의식의 조각들 사이로 언뜻언뜻 드러나는 한국인의 집단무의식을 표층으로 끌어올려 현대라는 왁스로 코팅하는 비선형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에 심혈을 기울였다.
 

 

 

건축의 기본 이론과 각 시대와 나라의 가장 뛰어난 걸작, 건축 역사상 중요한 인물 등을 고찰하였다. 세계 속 다양한 건축물의 모습을 찾아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전 인류가 만들어낸 멋진 걸작들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최근에 지어진 건축물에 대해 살펴보는 독자는 유명 건축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어떠한 신념과 지향점을 구현했는지를 찾아볼 수 있다.

 

 

 

 

요료법 연구서. 요료법이 고혈압과 혈청지질에 미치는 임상 연구에 대한 박사학위논문으로 요료법 시행 경험자에 대한 설문과 시행연구 결과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104, 종합 리스트.]
*덧붙임, 간간이 추가합니다.:) 

세계의 이면을 알아보는 눈동자
진실로부터 진심으로 찾아낸 감찬(感愴)한 노래, 들

“시인은 순백한 영혼을 닦으며 추격해오는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 그것을 옮겨 적는다.”_『시간의 동공』 뒤표지 글에서

 

 

 

 

 

길’이라는 소재는 작가 생활 내내 케루악을 사로잡았다. 뉴잉글랜드로 이민한 프랑스계 캐나다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케루악은 유색인도 아니고 백인 중산층 미국인도 아닌 자신의 부조화한 정체성 때문에 그 시대의 인종적이고 계급적인 불협화음이나 변두리성, 이방인이라는 느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또한 『길 위에서』를 쓸 무렵에는 전쟁 당시의 혼란과 이혼으로 인한 가정 파탄, 아버지의 죽음 등에서 비롯된 개인적 상실감과 불안이 그를 지배했다. 이방인이라는 소외 의식은 그로 하여금 “그 모든 것과 다르게 되도록 분투”하라고 그를 부추겼으며, 그의 상실감과 불안은 ‘움직임’의 가능성에 대한 신념으로 바뀐다.
 

파렴치한 이야기꾼의 뻔뻔스러운 이야기

『오즈의 닥터』는 현실과 허구, 실재와 환각이 서로를 배반하면서 그 자체로 하나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독특한 구성의 소설이다. 작가는 이상의 ‘거울 속 나’나 황병승의 ‘주치의 h’처럼 자신의 병리성을 진단하면서도 그러한 병리적 구조 속에 스스로를 밀어 넣음으로써 의사-환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분열증적 주인공을 등장시켜, 앞뒤도, 전후도 맞지 않는, 한도 끝도 없는 거짓말을 풀어놓는다. 소설의 초반부에 펼쳐진 이 황당한 거짓말은, 언뜻 소설 후반부의 진짜 이야기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듯 보인다. 그러나 작가는 익숙한 인과적, 선조적 서사를 배반하는 과정, 즉 이 거짓말이 저 거짓말로 대체되고, 다시 사실이 양념처럼 더해지는 허구의 직조 과정 그 자체를 하나의 서사로 완성해간다.

 

“ 일기는 내 문학의 시작이자 끝이다.”
내가 쓴 최초의 시들은 일기장에 발표되었고 또 내 인생이 종말을 고하는 그날,
내가 세상에 남길 마지막 작품은 최후의 그날 아침, 혹은 그 전날 밤에 내가 썼던 일기일 테니까.
괴로울 때나 기쁠 때나 늘 나와 함께했던 일기는 나의 오랜 친구이자 연인이다.
그가 결코 날 실망시키거나 배반하지 않을 거라는 걸 나는 안다.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중에서

 

  

오쿠다 히데오의 스포츠 에세이. 오쿠다 히데오가 「모노 매거진」이라는 잡지에 1992년부터 1997년까지 연재했던 스포츠에 관련된 에세이를 모았다. 읽고, 웃고, 관전하고, 오쿠다 히데오만의 기발한 착안점이 돋보이는 스포츠 에세이 33편이 실려 있다.

 

 

 

 

불의의 사고로 유령이 되어 여러 인간 군상을 만나면서 그 틈에서 성숙해가는 스물셋 여대생의 한 시절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사랑 앞에서 다가섬과 물러섬을 반복하며, 그 속에서 엇갈림으로 상처받고 감내하고 보듬는 인물들의 사연들이 담겨 있다.
 

 

 

 

 

 

현대시의 모험
김수영의 후기 작품에 나타난 ‘사유의 전환’과 그 의미
‘빈 거울’을 절간과 세간世間 사이에 놓기 

 

 

 

 

 

돌연사의 응급처치와 생활 속 예방법
심장 질환 치료의 절정, 관상동맥 중재술
내 심장의 적신호, 부정맥
이상지질혈증, 콜레스테롤, 당뇨병 등과 심혈관 질환과의 관계
심현관 질환을 진단하는 다양한 검사와 치료법
심장 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 가이드


 

 

 

글 없이 그림으로만 묘사된 이야기는 독자와 독창적이면서도 심오한 관계를 맺는데, 이야기 구조를 따라가기 위해 작품들은 보는 이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해독할 것을 요구하고 그러면 한 개의 그림에서 다음 그림으로 점과 점이 연결된다. 비록 이 이야기들은 순식간에 읽히고 이해되지만 반복해서 볼수록 점점 더 많은 것을 보여주게 되고 각각의 그림들을 음미할수록 더 많은 정보가 풀려 나온다. 이 과정은 처음 훑어볼 때 놓친 세밀한 부분들에 대한 보상이며, 함축적인 표현들을 알게 되는 것이고, 의미의 세계를 알려주는 것이다. 작가들이 상징(심벌)을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상징의 힘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단순한 반지 하나로 서로에게 헌신을 표현할 수 있고, 꽃 한 송이로 순결하고 고상한 모든 것을 암시할 수 있다. 


 

어릴 적에는 목에 보자기만 둘러도 슈퍼맨이 되었고 방에 이불만 깔아도 뗏목이 되었습니다. 철이 들면서 보자기와 이불을 그저 보자기와 이불로 보게 되었습니다. 설렘은 빠져 나가고 세상은 심드렁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잊고 있었던 슈퍼맨과 뗏목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사방이 파티션으로 막힌 회사를 다닐 적에는 오히려 떠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설렘과 상상이 직업이 되니까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그래서 틈만 나면 기차 타고 순천에 가거나 차를 몰고 단양으로 떠납니다. 꿈을 멀리하는데 바쁘다는 말처럼 좋은 핑계는 없습니다. 흡연과 음주와 복부 비만을 바쁘다는 이유로 감싸고도는 것 과 같습니다. 건강에 좋은 줄 알지만 매일 운동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꿈도 마찬가지입니다. 꿈은 귀찮은 습관입니다. 그러나 모든 시작이 그렇듯 한 발짝만 떼면 됩니다.


Ⅲ. 생활이 디자인이다
오태환_ 각양각색이 아름답다
최진식_ 해양디자인은 우리의 미래다
이향아_ e-Learning 콘텐츠와 공유정책
임희경_ 자기관리 디자인
문경원_ 도시의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서정호_ 소통의 코드로서 디자인 정책
양우창_ 영웅 만들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