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추가합니다. ^^

 

최대한 다양한 소재를 많이 끌어 모으고, 이것을 다시 작품을 창조하는 데 재활용한다는 점에 관심을 모았다. 이 책에는 49개의 위대한 디자인 작품과 관련된 약 1,500개의 디자인 이미지가 실려 있다. 이 디자인들을 보고 저자의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오게 된다.

디자인 해부학 - 현대 그래픽 디자인의 영향과 영감을 해부하다

 

: 글*음악*그림에서, 단순히 스쳐 넘기지 않으려는 습관이 있는 것에 살짝 뿌듯해 해도 좋을까. (웃음) 신기한 패턴, 변화무쌍한 코드를 발견하면, 그 자리에 우뚝 멈추고 한동안 뚫어져라 그저 바라보고 귀 기울이곤 한다. 달리 생각을 담으려 하지 않고, 가만히 관찰을 시도한다. 그러다 보면, ‘선’이랄까. 머릿속에 스치는 풍경이 있다. 기억해두었다가, (잊을까 싶으면 약간 끼적이기도.) 나중에, 문장에 나름 짜릿한 표현을 끼운다거나 포토샵 작업의 나만의 특별한 효과를 덮어씌울 때 사용한다. 어떤 아이템이든, 매순간 새로움으로 덧칠해나갈 수 있고, 여러 방면에 쓸모가 많다고 여긴다. 교보랑 영풍에서 슬쩍 들춰봐야지.

  

 

거침없는 환상성을 펼쳐 보여 독자와 평단의 주목을 받았던 등단작 「뱀꼬리왕쥐」를 포함, 올해 여름까지 발표한 여덟 편의 독특한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이 자체가 하나의 환상 세계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작가 특유의 일탈적인 문체가 물씬 배어 있는 작품집에는, 등단 이후 꾸준히 그리고 집요하게 비문법성의 형식을 빌린 문학적 실험으로 개인 환상과 공동 환상의 두 세계의 간극을 묘파해온 신인 작가의 패기가 느껴진다.

: 어딘가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조금은 낡은 문을 슬그머니 밀고 들어서면, 흐릿한 안개가 깔린 것 같은 회색 공간이 있다. 상상 속 구석에 자리를 잡은 나의 ‘실험실’ 어떤 장소에서 책을 펴든 상관없이 어느새 그 비밀스러운 방으로 데려가줄 듯하다. ‘특유의 일탈’ 문체가 적절히 배어들어, 깊고 아득하고 무한히 펼쳐지는 ‘환상’ 세계가 곳곳에서 발견되었으면 한다.

 

붓끝으로 시대를 울다

  

<붓끝으로 시대를 울다>는 “역사적 사건에 언제나 한몫 끼인 시인과 시에 관한 좀 별난 이야기들”을 담아낸 책이다. 

: 일단 무조건적으로 보관함으로 보내게 만들었던 키워드 ‘시’와 ‘시인’
고등학교 때 시를 정말 좋아했었다. 동네에 서점이 없었고, 혼자서 팔달시장&시내에 있는 서점에 들를 기회가 자주 없었기에, 교과서에 실린 시만 수차례 파고들 수 있었다. 그리고 대학 때는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소설집만 거듭 뒤적이곤 했는데, 이제는 다시 시집으로도 시선을 둔다. 어쩌면 소설보다 더욱. (소설은 고전에 좀 더 집중.) 어쩌다 보니 잡소리가 길었는데, 어쨌거나, ‘시’속에 ‘이야기’길이 열려 있는 건, 주목할 만한 충분한 요소가 되고 있다.

 

당신에게 말을 걸다 - 백성현 포토 에세이

 

사진은 오래된 벗이다.
사진은 삶의 지표다.
사진은 인상이다.
사진은 역사다.
사진은 시작이고 끝이며
사진은 백성현의 전부다. - 13년 지기 벗 지훈이가 - 비 (가수, 배우)

백성현의 사진을 보는 건, 마치 누군가 오랫동안 주머니에 구겨 넣고 다니던 쪽지를 건네받아 펴보는 느낌이다.
알아서는 안 되는 타인의 비밀을 들여다보듯 은밀하고, 낯설면서도 거울의 반사처럼 익숙한 깨달음을 준다.
아름다움이란 이런 느낌 아닐까? - 타블로 (뮤지션)

사진을 만들 때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사용하지만 결국 사진은 감성에 의존한다.
진한 감성세계를 가진 백성현의 사진과 글을 보고 읽는 것은 나 역시 생각에 빠지게 하고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를 똑같이 빼닮은 사진과 글로 엮인 이 책은 우리의 창의력을 자극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나는 백성현의 첫 번째 사진책이 반갑다. - 김한준 (포토그래퍼)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사진 찍는 것과 글 쓰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그것은 저의 삶의 한 조각들이 되어 제 감성 깊은 곳까지 뿌리를 내렸습니다.
어디를 가든 마음에 다가오는 무언가를 카메라에 담는 것과,
일상에서 떠오르는 글과 순간순간 기억에 남은 감정들을 메모하고 기록하는 것은
저의 습관으로 굳어졌습니다.
그것들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되고, 그리고 몇 권의 낡은 노트와 구겨진 메모지가 되어
제 방 책꽂이 여기저기에 끼워져 있습니다.
사진들 안에 담겨진 찰나의 추억들,
노트 안에 빼곡히 적혀 있는 잉크와 연필심,
그리고 수많은 저의 생각들과 감성들을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당신에게 펼쳐 보이려 합니다.
제 겉모습과 이미지 너머에 있는 진실된 제 마음을 열어
저의 사진과 글로 당신에게 말을 겁니다.
하나, 둘, 셋, 찰칵!
지금부터 들어가겠습니다. - 백성현

: [몇 권의 낡은 노트와 구겨진 메모지]가 눈앞에 살랑거린다. 가볍게 먼지가 내려앉은 것도 있고, 사각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충분히 전해지는 것도 있겠지. 책으로 넘쳐나는 방에 그 시절의 기록을 찾으려면 한참 헤매야겠지만, 컴퓨터에 옮겨 서재에 올려둘까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매번 귀찮음으로 미루기 일쑤였지만. 그가 걸어온 말이, [굳어진 습관]이, 추억의 길을 더듬어나가는 나에게 하나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숨은 연못 - 세계사 시인선 144

박주하의 시들은 마음의 생태학이 만든 무늬들을 안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이 시집을 무늬들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장석주(시인 · 문학평론가)

박주하 시인의 연못이 만들어내는 물결무늬들은 시어와 시어가 만들어내는 리듬 속에서 파편화된 사랑의 그림자와 그 순환들로 이루어진다. 숨은 연못이자 바로 “너”인 시의 화자는 독백을 하고 있다. 물과 그 물 위에 비추인 무늬는, 다름 아닌 마음과 마음에 비추인 무늬인 것이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마음의 연못에 고즈넉하게 투사된 삶의 숨은 풍경들을 아리지만 담담한 어조로 풀어낸다.

: 때때로 지극히 ‘담담한’ 시집에 이끌릴 때가 간혹 있다. 지금이 바로 그렇다고 할까. 연못에 작은 파문이 일어나는 것처럼, 천천히 자극을 가하며 다가오는 시어. 살갗에 살짝 스친 작은 ‘파편’에 긁힌 상처가 자잘해지고 아물 때까지, 마음을 뒤흔들어 놓을 그런 시어들이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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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꺼번에 소장하고 싶은 시집 여러 권. 여기서 일단, 먼저 접할 시집들을 고르고 또 골라야 한다. 너무 어려운 문제의 벽에 부딪혀 싱글거려 보는 것도 참 오랜만인 듯! [날카로운 리듬]의 손놀림으로 우선 펼쳐놓을 페이지를 어렴풋 떠올려 더듬거리며, ‘시작’을 끌어냈던 무수한 갈래로 뻗어난 길을 어렵사리 빠져나와, ‘표면’ 잔뜩 어린 씁쓸함을 몇 번이고 곱씹어낸 후에야 하나로 이어붙인 도착지를 발견할 수 있을 듯. 힘겨움의 번쩍이는 조각이 눈에 띈다. 점점이 와 박힌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356 
시집 <아나키스트>를 펴낸 장석원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시인은 열정의 언어로 수놓은 치열한 사랑의 역사를 노래한다.

조금 더, 가까이
침묵 쪽으로.

나의 절반인 당신께. - 장석원

나는 바깥을 본다
갇힌 동물은 없다
어둠이 나를 핥는다

칠흑을 뿜어내는 음악과
별빛보다 엷은 소음 앞에서

당신에 대하여
당신에 대하여
사랑 후의 떨림에 대하여 ─「적막」 부분


 

 

 

민음의 시 151 

말의 최소화로 여백을 창조하는 시,
의미의 증식이 아니라 의미를 붕괴함으로써 인생의 공허를 드러내는 시.
여태천의 시는 무기교의 기교요, ‘여백의 조각술’이다. - 최승호 (시인)

말들의 공허함이 시의 주제인 ‘의미 없음’과 어우러지며 진공 상태를 만들어 낸다.
- 문혜원 (문학평론가, 아주대 국문과 교수)

그저 텅 빈 운동장의 바람이 그렇듯 시간은 흘러가고, 인간들은 흩어진다. 여태천의 시는 관중석에 남아 맹한 눈길을 인간의 운명에 던지고 있는 이 사내처럼 그렇게, 동요와 격정에서 오는 피로와 집착 없이, 우리 삶의 비극적 국면을 담담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그런데 이 담담한 시선은 왜 이리 위안을 주는 것일까?
―서동욱(시인.문학평론가)

여태천은 초월이 아니라 현상을 말한다. 여태천 시의 표면은 이면의 외양이 아니다. 표면 아래에는 이면이 아니라 또 다른 표면이 있어서, 이 두 표면이 접속하면서 어떤 슬픔이, 무의미해서 더욱 쓸쓸하고 무의미해서 더욱 아픈, 그런 슬픔이 떠올라 온다. 국자를 들고 하는 스윙이 바로 그런 것. 그들은 모두 떠오르면서, 동시에 사라진다. 그게 플라이 볼이다. 당신을 잡아챌수록 당신은 그 잡아챔 속에서 바스라진다. 그 사라짐을 감내해야 진짜 프로다. 당신과 내가, 저 부동하던 세계가, 모든 석화된 것들이, 이제 사라짐으로써 가득 차기 시작한다. 이 기미(機微)로 가득 찬 시편들은 실로 아름답다.
―권혁웅(시인.문학평론가) 

***

: 전집 출간 속도에 반비례하고 있는 독서 속도. 관심 분야가 많은 터라 호기심의 덩어리가 막무가내로 생겨나기에, (그래서 조금 버거운 감이 있어도) 역시 여기저기 뻗어나가는 선을 막을 생각은 없다고 할까. 다만 이번 달은 소유욕을 살짝 늦추고 있었다.(보름 넘게 참았으니, 참 오래 참았다.←) 이제 슬슬 몰아서 주문할 계획인데, 당분간은 실행에 옮길 수 없어 울음. 걷잡을 수 없이 여러 가지 다채로운 영상을 그려내며, 두근두근 상태 돌입. 현재 표현하고 있는 불안한 주인공 등장 소설, 구성과 스토리에 깊이를! (웃음)

| 원제 Der Prozess 
카프카는 이 작품에서 악몽과 같은 비인간적이고 관료적인 세상에서 인간 존재의 불안감을 표현했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비리, 모순, 부조리, 수수께끼, 미궁으로 대표되는 문제적 현실 상황에 조응하는 현대 소설의 전형적 인물인 ‘문제적 주인공’이며 ‘불안한 영혼’을 포착한다. 이 작품은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 토마스 만의 <마의 산>과 더불어 20세기 독일어권 문학의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소송>에서 주체는 세계를 총체적으로 기술할 능력을 상실하게 되며 동시에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통일적으로 기술할 수가 없는 이중의 무능 상태가 된다. 인과적 연관성과 합리적 설명가능성의 범위를 벗어나는 카프카 문학의 형상들은 그와 같은 문제의식과 이중적 무능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 원제 Philip en de anderen 

마치 꿈을 꾸는 듯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중국인 소녀를 찾아가는 필립의 여행은 그에게 있어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이며, 또한 존재의 한계를 초월하고 완전을 이루기 위한 추적의 과정이기도 하다. 이것은 그의 삼촌이 말한 것처럼 신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 스페인 최고의 시인 로르카
그의 시 세계의 전모를 한 권에 담은 최초의 책

로르카는 생전에 이미 국민 시인 취급을 받았다. 그리고 거의 신화가 된 그의 아까운 죽음은 그를 일종의 국민적 영웅, 좌절한 스페인의 양심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듯한 그의 명징한 시편들은 아직도 젊은이들을 사로잡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로르카의 문학 활동은 다방면에 걸쳐져 있고 특히 열정을 바쳤던 연극에서 로르카의 이름은 브레히트나 피란델로와 같은 개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나, 그의 본령은 시에 있다. 이 책에 실린 시들은 로르카가 남긴 9권의 시집에서 가려 뽑은 것들로서, 이처럼 많은 분량의 로르카 시가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내가 오늘 로르카 시를 번역하게 된 것은 거의 반세기에 가까운 시인에 대한 사랑의 표현일 뿐”이라고 말하는 역자의 유려한 번역이 로르카를 한국어로 생생하게 되살리고 있다.

흑백으로 나뉜 미국 문학의 판도를 바꾼 문제작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실존적 고뇌에 대한 이야기
“나는 보이지 않는 인간이다. 내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빠짐없이 다 보면서도 정작 나의 진정한 모습은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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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오늘이 아니다. 그러나 오간 데만 오간 것들과 한 것만 또 한 것들, 여기의 시간이다. 삶보다 빨리 달려가는 말(언어)들의 시간이다.
여기 너머의 사랑이다. 돈돈돈스스스돈돈돈 타전을 기다리는 중이다. 나뭇가지 끝에 걸린 미래의 별이나 이름을 빼앗긴 과거의 명왕성에게도 나의 사랑을 전해다오.
내 것이 아니었던 내 것들과 결코 내 것이 아닐 내 것들을 향해 다시 꿈꿀 것이다. 한 글자의 이름을 가진 막막한 사물들에게도 안부 전해다오.
여기에서 모든 여기 너머로 다리를 놓는다. 허밍의 너일까. 너를 따라 이 삶을 통과하고 있다. 나는 너를 그렇게 시라고 부른다. - 정끝별

시는 꿈과 해방의 언어요 그 자유분방한 작동이다. 그것은 때 묻은 일상의 관습, 정연하나 핏기 없고 생기 없는 논리, 그리고 진부한 도덕률로부터의 해방을 추구한다. 그것은 통념과 시대의 한계로부터의 일탈을 추구한다. 정끝별의 자유분방한 시적 상상력이 추구하는 것도 이러한 일탈과 해방의 순간이다. 때로 경쾌하고 때로 당돌하고 때로 우울한 정끝별의 시적 촉수는 관능에서 정치로 혹은 가족사에서 희망적 관측으로 혹은 계절에 대한 반응에서 우주에 대한 명상으로 자유롭게 왕복하며 특유의 묘기를 발휘한다. 다채로운 레퍼토리의 가능성이 과연 어떠한 선택지로 귀결될 것인가? 이 시집의 독자들은 낱낱의 시편을 음미하면서 그 궁극적 선택지를 탐색하고 공상하고 예단하는 즐거움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다고 믿고 싶으니까. - 유종호 (문학평론가)
: [다채로운 레퍼토리]라면, 우선 쉬이 질리지 않을 거라 믿고 슬그머니 웃음을 드리운다. 칸과 칸 사이, 벽과 벽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시적 상상력’ 선명한 그림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집중의 시간을 지속시킬 수 있을 것임을 또한 믿고. [탐색] [공상] [즐거움] 갖가지 키워드 입력. 주문 리스트에 추가. 

| 원제 Le Reve 

 “나는 이 시리즈 속에서 저 너머 미지의 세계를 오직 우리 육체의 물질성 속에 담겨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할 뿐인 어떤 힘의 효과로서만 인정할 뿐이다.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은 우리 자신이고, 모든 것은 우리에게서 출발하여 다시 되돌아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꿈』은 저 너머 미지의 세계에 대한 질문과, 신앙과 기도로 점철된 고요한 삶에 대한 이끌림과, 우리 내면에 도사린 힘의 효과라 할 수 있는 초자연적 믿음, 그리고 그러한 것에 대한 합리적이고 유물론적인 설명이 한데 어울려 구성된 작품이다.
: 곳곳의 칸막이를 하나씩 거둬내고, 은밀히 망상하던 시선에서 자유롭게, 호기심을 잔뜩 부풀려 탐험하고픈 곳. [고요한 삶에 대한 이끌림]에서는 지루한 표정을 줄곧 드러낼 것 같아 좀 망설였지만, 꽁꽁 묶은 ‘초자연적’인 줄기를 끝내 벗겨내지 못하고, 보관함 이동.

| 원제 Reigen 

『라이겐(Reigen)』(1897)은 당대의 엄격한 성 도덕에서 벗어나는 관계를 그려 독일어 문학권에서 가장 커다란 스캔들을 일으킨 작품이다. ‘라이겐’이란 원래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춤의 형태로, 원형으로 둘러선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경쾌한 음악에 맞추어 추는 춤을 말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한 인물이 마지막 에피소드에 다시 등장함으로써 춤으로서의 라이겐과 동일한 원형 구조를 보여 준다.
『라이겐』의 성 묘사는 근본적으로 19세기 중반 이후 뿌리내리기 시작한 새로운 인간관의 영향과 관계가 싶다. 즉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성적 욕망은 인간의 자연적 본성을 대표하는 근원적인 것이므로 엄격한 윤리적 잣대로 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는 생각이 작품의 배면에 깔려 있다. 이러한 성 의식은 당대의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지지와 극단적인 반발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 읽어야 할 전집 시리즈가 살짝 밀려있는데, 어김없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잘 접해볼 수 없었던 작품이라, 더욱 호기심이 인다. 더구나 표지! 뎅글뎅글_ 소장 욕구의 공 굴러가는 소리가 귓가에 자꾸만 부딪혀오는 것 같다. 이것 아니면 저것,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빠. 흑백논리*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경쾌한 음악’ 배경으로 삼고, ‘원형’의 공간에서 유유히 떠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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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11-23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까꿍-★ ^ㅡ^

근데, 대문 사진 좀 바꿔줘요~ 왠지, 문님의 서재가 아니라 다른 곳에 온 것 같애요~
ㅜ_ㅜ

302moon 2008-11-27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 드문드문 리스트만 올렸던지라, 깜빡했어요.=_=
12월에 깜짝 변신! (이라고 거창하지만, 아마 결과는=_=)
기대(:)해 줄 거죠?~

L.SHIN 2008-12-01 06:54   좋아요 0 | URL
기대...ㅎㅎㅎ +_+
(이쁜거 안 올리면 '어흥~' 할거야~ㅋㅋ)
 

*천천히 추가할 예정.

| 원제 Les Mots 

“나는 글을 씀으로써 존재했고 내가 존재한 것은 오직 글짓기를 위해서였다.
‘나’라는 말은 ‘글을 쓰는 나’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나는 기쁨을 알았다.“
: 미리 주문했다. (그저께 택배 도착.) 행위와 동기부여를 통해 내면으로의 여행 준비는 완료한 셈이다. 몇 페이지를 넘겨 읽고 있는데, 점점 더 깊숙한 장소로 빨려 들어가면서, 호기심의 막대가 엄청 커져버렸다. 찌릿찌릿한 긴장이 손바닥에서 떠나지 않는다. 겉으로 미묘함을 채색하며, 집중을 지속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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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시를 쓰는 일은 피부에 살았던 기억이 전혀 없는 설계도를 새겨 넣고, 그 설계 안으로 들어가 보는 일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가난한 파충류는 곧 몸에서 열을 뱉어내고 그것을 먹기 시작한다) 그러나 시를 쓰건 쓰지 않건 시를 생각하는 행위에는, 언어를 열고 보면 그 속에 존재하는 멀미와 미로 때문에라도 언어 속의 가로등과 진피가 재구성되어야 한다. 그것은 실험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원초적인 주저함에 가까워서 우리는 조금씩 열렬한 불순물에 가까워질 뿐이다. 너무 선명한 고해가 피로해서 나는 도처에 어지럽혀져 있다. 여기선 그 혈액을 흔들어보기로 한다.

바람은 한 번도 목장을 갖지 못했고, 목장은 한 번도 바람을 가두지 못했다.
이 시집은 세계를 활공하는 두두에게 바친다. ('시인의 말'에서) - 김경주

시집 <기담>은 시도 극도 아닌, 하지만 시도 극도 아직 실현해보지 못한 장르 미상의 어떤 새로운 예술적 경지를 욕망한다. 시인은 타고난 직관으로 자기 앞에 놓인 새로움이 미지의 것이며, 자신이 온몸으로 그곳을 향해 나아갈 때 그 정체가 비로소 눈앞에 펼쳐질 것임을 본능적으로 간파하며 움직이는 모험가와 같다. 이 심미적 모험가의 길에 결코 포기는 없다.
: 나는 그 모험가의 손을 다시금 잡으려 한다. 미리 주문해놓고, 리스트 작성 중. 신간 코너에서 발견하자마자, 와우 소리치고 있었다. 엄청난 목소리가 비집고 나오고, 쉬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것. 시험관에 든 출렁이는 혈액, 유리에 비친 불순물의 흔적. 들여다보는 눈에, 일렁이는 그림자의 자극을 받으려 한다. 어서 페이지를 펼칠 수 있기를, 웃음을 머금고 기다린다.

그가 써내려간 이야기들은 모두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소동극. 그 중심에는 스무 살, 여린 감수성을 지닌 젊은 날의 그림자가 있다.<당신의 조각들>에는 각박한 도시의 삶을 살아가는 세대를 위한, 그 터널을 지나오면서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위안을 건네준 희미한 희망이 담겨져 있다. 소설은 시종일관 건조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어느 순간 불현듯 가슴을 툭 치며 괜찮다고 위로한다.
: 그의 글에서, 나의 그림자를 덧씌울 수 있겠지. 우리가 지나친, 앞으로 지나칠 무수한 터널 앞에 순간의 망설임을 담고, 더듬더듬 길을 찾아 헤맬 때의 긴장과 땀을 담고, 꿋꿋하게 빠져나왔을 때의 안도와 거뜬한 의지, 해냈다는 성취감을 담고…. 은근슬쩍 건네는 희망의 메시지. 어느새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영상을 그린다. 사촌 동생에게 선물하기 위해, 두 권을 주문할 계획을 세운다.

푸른색.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더럽게 나를 치장하던 색. 소년이게 했고 시인이게 했고, 뒷골목을 헤매게 했던 그 색은 이젠 내게 없다. 섭섭하게도

나는 나를 만들었다. 나를 만드는 건 사과를 베어 무는 것보다 쉬웠다. 그러나 나는 푸른색의 기억으로 살 것이다. 늙어서도 젊은 수 있는 것. 푸른 유리 조각으로 사는 것.

무슨 법처럼, 한 소년이 서 있다.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나쁜 소년이 서 있다>

허연의 시는 거침없고 솔직하다. 날것 그대로의 일상적인 언어로 가슴 찡한 서정성을 보여 준다. 표제작이기도 한 '나쁜 소년이 서 있다'는 이번 시집의 모든 시들을 요약하면서, 동시에 허연 시인의 지금까지의 삶을 요약하고 있다.

: 제목에 그대로 꽂혀버렸다. ‘서 있다’는 게, 단순함에 그친 게 아니기에, 그 둘레에서 기웃거리게 된다. 막에 가려진 그 너머의 모습이 어떨까 마구 궁금증이 인다. ‘거침없이’ 파닥파닥 뛰는 영상을 눈에 가득 담아내고 싶다.


: [들려주려니 말이라 했지만] 이후로 그의 시집을 통 볼 수 없어 아쉬웠는데, 드디어! 책 소개는 아직 뜨지 않았지만, 달리 살펴볼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 바로 주문 리스트에 올려버렸다. 번뜩이는 장치와, 선명한 그림과, 다채로운 연결 고리가 가득 생성되어 있었으면, 부푼 마음으로 택배가 도착하기를 기다린다.

 

| 원제 Hyperion 
휘페리온의 삶의 궤적은 개인사를 넘어 인류의 보편적 법칙에 대한 패러다임이기도 하다. 인간은 모두 자연과 근원적인 조화를 이루었던 황금시대에서 떨어져 나와 고통스러운 개별화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자연과 반목하는 사이가 되었고, 한때 하나이던 것은 지금 서로 다투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과 세계 간의 그 영원한 투쟁을 끝내는 것, 그리하여 양자가 하나의 무한한 동일체로 통합되는 일, 그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횔덜린은 말한다.

| 원제 魯迅小說全集 

루쉰이 일생 동안 발표한 소설들을 엮은 소설집 <납함>, <방황>, <고사신편> 등 3권에 수록된 33편을 번역한 완역본이다. 루쉰의 소설들은 중국이 봉건주의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통하던 과도기에 중국인들이 체험하였던 고통과 혼란과 방황을 주제로 하고 있다.

: 꾸준하게 나오는 전집들. 고전 집중 읽기를 하고 있는 터라, 환호하면서 당황하기도 한다. 읽을 책이 살짝 밀려 있고, 소장하고 싶기는 하고. 한 번쯤 모른 척 태세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다. 바로 사고 싶어, 외치고 마니까. 오늘도 영풍에서 슬쩍 페이지를 팔랑팔랑 넘기며, [역시 이건 사야만 해.]라고 생각했더랬다. 루쉰의 소설은 교과서에 나왔던 것밖에 접하지 못했는데, 이 기회에 다양한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음에 마냥 휘파람을 불고 있다.

본 책은 단순히 흥미를 넘어서서 귀중한 ‘한국대중음악 사료’로 볼 수 있다. 또한 선정된 뮤지션들의 앨범이 한국대중음악사에서 어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자료이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서 현재 한국의 중요한 대중음악 작가(아티스트)들은 누구이며, 그들의 음악이 대중음악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밝혀주고 있기 때문이다.
: ‘음악’ 관련 자료는 일단 주목하고 본다. 시리즈라, 간격을 가늠하며 기다리는 재미도 쏠쏠할 듯. 자극을 받으며, 밀린 음반 리뷰에도 집중해야 할 테고. (;)

- 그림책의 다섯 가지 표현 기법 
이야기에는 고유한 시간 장치가 있다. 그림책 속의 시간은 단순함이 기본이지만, 다양한 표현이 응집되어 있다. 다른 시간을 같은 화면에 표현하기도 하고, 다른 공간에서 일어난 사건을 한 화면에 구성하기도 한다.
그림책의 모든 장면은 따로따로 그려져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넘긴다’는 독자의 행위를 통해 떨어진 그림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긴다. 그런데 이런 행위의 연결고리로 이어진 장면들을 어떻게 독자는 ‘하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비슷한 사물, 색체, 사건, 정서의 대응이 그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다.
: 그림책 독자 연령이 아이들에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이하고 다채로운 그림을 보면 아이 어른, 상관없이 환호할 수 있다고. 조카를 위한 선물을 고르면서, 그림*동화책에 대해 [나도 가지고 싶다]라는, 불쑥 비집고 나온 소유욕에 애써 내리눌러야 했던 기억이 있다. 퐁퐁 터지는 호기심을 잠재우기란 매순간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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