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플났시오(가명)님 서재에서 제목을 따온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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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토요일에 우리집에 재진이 친구가 놀러왔다.
우리아파트에 살지않고 옆아파트에 살던 유치원을 같이 다니던 친구 윤모군인데..
나는 실제 얼굴을 잘 기억이 안나고 이름만 익숙한 아이였다..
일학년 입학하면서 같은반이 되어서 날잡아 토요일에 놀러온거다.
엄마가 데려다주시면서 큰아들 문화센터간다고..4시30분에 데리러 온다고하고 갔다..
12시인데..앞으로 4시간30분이라니..조금 시간이 길다싶긴했지만 재진이가 좋아라하니..
잘 놀겠지 싶어서..피자시켜주고 이것저것 챙겨주고...
그런데 친구인 윤군을 처음봤을때..기절하는줄 알았다..
재진이네반에서 공부하는것을 볼때 가장 시끄럽고..선생님이 한마디하면 열마디하면서
학습분위기 망치던 아이가 바로 윤군이었던것이다...
재진이가 이런아이를 좋아하는구나..조금 놀랐다..
윤군은 우리집에 와서도 다른친구처럼 장난감가지고 노는것을 별로 즐겨하지않았다.
그리고 내옆에 와서 자기가 얼마나 똑똑한지 알려주려고 애쓰는것 같았다..
나는 계모과라서 은영이친구도 그렇고 재진이 친구도 아이끼리 노는것을 좋아하지
나에게와서 이것저것 대화를 하려는 아이를 귀찮아한다..(나=나쁜엄마)
윤군은 재진이와 피자 먹으면서도 자꾸 이야기한다..
"너 구구단 곱하기 알아? 4곱하기 2는 몇이냐? 4더하기 4더하기 두번이니까..8이지..
너 0곱하기 3은 몇인지 알아? 0이야.0은 아무리 더해도 0이지.."하면서 자기형이 배운것을
흉내내며 똑똑한척을 하는거다..
"재진아..125더하기 150은 몇이냐?" 재진이 고민하더니 "200인가?" 하니
"문제가 뭐더라? 그건 300이야"하면서...참내 1학년이 구구단 알아서 뭐하려고...
나중에는 급기야 우리아들을 때려서 울려버렸다..우리집에 지금까지 놀러온 친구중에서
때려서 울린적은 없는데..물론 장난감으로 그런거지만 스스로 제어할수 있는 나이가 아닌가?
그런데 재진이는 내눈치를 보면서 '엄마, 친구가 실수한거예요..친구 가라고 하지 마세요" 한다.
참..처음 와서 신고식을 단단히 한다 싶었다.
그러다 사고는 3시에 났다..재진이가 윤군하고 말싸움을 하더니..윤군이 재진이를 때리는 시늉을하면서
'이쉐끼가..이쉐끼야.."하는거다..지가 조폭도 아니고...
이때 거실에서 텔레비젼보던 남편이 화가 나버렸다. "야..너 깡패냐? 친구에게 왜 그러니?"
이소리에 윤군은 자존심이 상했는지..갑자기 신발을 신더니 집을 나가는거다..
내가 놀라서 물어봤다.."너 혼자 집에 갈수있니? 지금가도 집에 아무도 없는데.."
"다른곳에서 놀면되요"라고 대답하곤 윤군이 나가버렸다..
에구구..저아이를 잡아야하는건지..옆아파트까지 데려다 줘야하는건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손놓고 있었다..그런데 4시40분에 윤군엄마의 전화...
집에 없단다..하늘이 노랗다..우리재진이 생각하고 그냥 보내버린게 잘못이다..
재진이는 혼자 친구네 다니다가 6시되면 집에 돌아온다..물론 월~금요일 일이지만...
부랴부랴 나가서 놀이터 찾아다니고 학교에도 갔다오고 미아신고도하고...
난리를 다치고 5시50분쯤 전화가 왔다..윤군을 찾았다고...
형친구집에서 놀고있었단다..덕분에 나는 아동학대범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놀러온 친구를 챙기지 못한 내죄도 크지만...내가 감당 못할만한 친구는 안데리고 왔으면
하는것이 엄마의 심정이다..아들이 좋아하는 친구라고 무조건 놀릴게 아닌가보다...
그아이덕에 그나마 얌전한 우리아들에게 고마움을 느낀것이 어제 고생의 값이라 여겨진다..
우리재진이도 나가서 어떻게 노는지,,어떤 평가를 받는지 심히 걱정이된다..
주변에선 똑똑하다..앞가림 잘한다란 말은 듣지만..그뒤에 무슨 비하인드스토리가 있을지도..
아이들은 폭탄이다...맞다...엄마는 폭탄제거반이다..고생길이 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