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사과의 문제가 있다. 벳시는 "뉘우침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라고 말하며 그 요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 피해를 입은 사람이 누구고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인정해야 한다. 둘째, 그 잘못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셋째, 잘못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 어떻게? 피해 당사자에게 당신이 미안함을 표하기 위해 당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봐야 한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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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 근대 150년 체제의 파탄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야마모토 요시타카 지음, 서의동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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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일본에서 서구 과학 기술은 오로지 군사기술 측면에서 습득되기 시작했다. 주된 학습 목적은 어디까지나 기술, 즉 군사기술에 있었고 과학은 기술 습득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학습됐다. 일본인들은 근대 서구 문명의 우월성을 사회사상과 정치사사이 아닌 과학을 통해 인식했다. 그 과학은 증기로 움직이며 강력한 대포를 갖춘 군함, 다시 말해 군사기술로 구체화됐던 것이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 p21

야마모토 요시타카(山本義降, 1941 ~ )은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에서 일본 과학기술의 동기와 기원, 근대화와 군국화 과정에서의 역할, 전후 과학기술의 흐름을 개략적으로 보여준다. 저자에 따르면 일본의 서양 과학(科學) 수용은 오로지 군사력을 위한 것이었으며, 그 이외 다른 분야에서의 발전은 부작용(side effect)에 불과하며, 근대 150년 체제의 처음과 끝은 '군사력으로서의 과학'으로 정리된다.

일본 현대사 연구자 존 다우어는 "쇼와 시대의 마지막 몇 년간에 이르면, 민수 목적으로 개발된 일본의 고도기술을 군사 목적으로 전용한 여러 사례에서 보듯 일본은 군산복합체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세계 유수의 군사적 액터로서의 잠재 역량을 비축할 만큼의 눈부신 기술적 성과를 달성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했다. (다우어 2001) 일본인 스스로가 깨닫지 못했거나, 깨닫지 못하는 척해도 외국 연구자는 냉정하게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 p314

대표적인 사례로 소재, 장비, 부품과 관련한 일본의 중소기업을 들 수 있다. 기술집약적인 일본 중소기업들은 세계화 시대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Global Supply Chain)에서 하나의 축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지난 2019년 일본의 대한(對韓)수출 규제로 충격을 받은 바 있다. 일본 지방 자치 재정에 있어 관광과 함께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일본 제조업의 탄생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일본 메이지 시대 기계공업 발전은 군의 근대화가 이끌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수입된 최신예 플랜트의 저변에 재래의 의욕적인 직인들이 수입된 기계를 모델로 인력이나 수력 구동, 목재 내지 일부 금속제의 비교적 저렴하고 재래 직인이 사용하기 좋은 양화 洋和 절충의 기계, 또는 비교적 단순하고 소형화된 모방품을 만들어낸 데 있다. 또 이런 국산 기계 제조 혹은 수입 기계 부품 제조에 종사하는 중소기업이 지방도시에 속속 생겨난 것에 의해 달성됐다. 이 점은 특별히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 p109

저자는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을 통해 군사 목적의 과학에 매우 비판적이다. 1968년 도쿄대의 전학공투회의 대표로 투쟁을 이끈 저자의 이력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저자의 전작(前作) <후쿠시마, 일본 핵발전의 진실>을 떠올린다면 책의 결론이 군국화되는 일본에 비판으로 끝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는 본문을 통해 무조건적인 평화운동을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 정치, 경제적으로 평화로 가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패전 당시 미국 점령 정책의 기본방침은 일본의 완전한 비군사화였고 배상 청구도 그에 따라 엄중해 "만약 실행된다면 일본의 잠재적 군사 생산 능력은 뿌리째 뽑혔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948년(쇼와 23년) "미국의 대일정책은 배상보다 '경제 안정'으로 크게 변경"됐고, 그 결과 "잠재적 군사공업의 대부분은 파괴와 철거를 면하게 된" 것이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 p304

이의 연장선상에서 그는 일본의 원자력 발전을 단순한 에너지 산업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유사시 즉각적인 핵무장을 위한 예비 핵무장을 추진하는 현재 일본의 분위기 안에서 그는 1940년대의 총력전 체제의 연장을 읽어낸다. 그리고 이를 비판한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무장이 가능한 상태로 일본을 만들어둬야 한다는 '잠재적 핵무장' 노선은 "모든 산업 능력은 잠재적 군사력이다"라는 예전 총력전 사상을 답습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기술적으로도 극히 곤란하고 초거액의 경비를 요하는 핵연료 재처리와 중식로 건설에 일본이 계속 집착해온 이면의 이유이자 정체 세계에서 원자력발전이 추진돼온 배경이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 p347

향후 전쟁이 총력전이 되면 평시의 산업 생산 능력과 연구개발 능력은 잠재적 군사력을 뜻하고, 평시부터 능력을 높여 전시에 국력을 얼마나 유효하게 사용하는지가 전쟁승리의 조건이 된다. 바꿔 말하면 평시란 다가올 전쟁의 준비기간이고, 평시 생산 능력의 향상과 자원 비축, 과학연구와 기술 개발은 전쟁 준비의 의미를 띠게 된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 p188

역사학자 고바야시 히데오가 지적한 것처럼 "만주 땅에서 시작된 총력전 체제는 전후에도 모습만 바꾼 채 살아남아 고도성장을 준비했던 것이다. (고바야시, 2004) _ 야마모토 요시타카,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 p281

독자들은 본문을 통해 근대화 과정의 도식 중 일부 '자본-과학-군사력'의 결합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식민지 조선에서 빚어진 비극을 곳곳에서 확인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일본에 가서 삼전도에서와 같은 치욕을 자초하고 모든 과거를 스스로 부정하는 잔인한 2023년 3월의 현실에서, 일본의 근대화 역사를 씁쓸한 마음으로 다시 읽게 된다...

그 후 아시아·태평양전쟁이 시작되고 국내 노동자의 다수가 전쟁에 동원돼 노동력이 한층 부족해지자 강제연행으로 끌어모은 조선인과 중국인, 그리고 연합군 포로가 열악한 노동조건하에서 일을 강요당했다. 조선인이 가장 많아 1939년 8월부터 1945년 8월까지 72만5,000명이 연행됐다. (다케우치 2014년) 끌려온 조선인들이 배치된 산업은 주로 석탄광업, 금속광업, 토목건축업, 제강업이며 이 중 석탄광업이 전체의 절반에 가깝다. 그리고 "광업기업에 송출된 조선인은 탄광 중에서도 가장 힘들고 위험한 노동에 종사해야 한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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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급속한 자본주의화의 ‘성공‘과 ‘기적‘은 개국과 근대 과학기술 습득 개시의 적시성, 국가의 강력한 지도와 진취적 경영자의 출현, 에도 시대 이래민중의 높은 문자해독률, 능력도 의욕도 있던 사족의 자제가 능력을 발휘토록 한 효과적인 교육제도의 형성, 재래직인층 내부 ‘풀뿌리 발명가‘의 탄생 등을 원인으로 열거할 수 있다. 하지만 농촌 노동력의 가혹한 수탈과 농촌 공동체의 무참한 파괴도 불가결의 요인이 됐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 P131

철도 건설은 조선의 쌀과 목재, 광석 등을 수입하고 면포 등 제품을 한국에 수출하는 경제적 목적과, 대륙을 향해 군대를 신속히 수송하는 군사 목적으로 추진됐다. - P142

조선반도 철도 건설에서 경제와 군사 중 어느 쪽에 더비중을 두었는지, 재계와 군·관료 중 어느 쪽이 이니셔티브를 쥐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일본 연구자들 간에 이론이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당시 한국에 대한 최대 투자였던 경부철도에 일본 자본가가 서구 자본가와 공동 대응하는것은 결코 불가능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 특히 육군은 이런 구상을 거부했다. 한국을 독점적으로 지배하려는 군사적·정치적 관점이 경제적 관점을 압도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타당할 것이다. (이시이 2012) - P143

향후 전쟁이 총력전이 되면 평시의 산업 생산 능력과 연구개발 능력은 잠재적 군사력을 뜻하고, 평시부터 능력을 높여 전시에 국력을 얼마나 유효하게 사용하는지가 전쟁승리의 조건이 된다. 바꿔 말하면 평시란 다가올 전쟁의 준비기간이고, 평시 생산 능력의 향상과 자원 비축, 과학연구와 기술 개발은 전쟁 준비의 의미를 띠게 된다.  - P188

현지에서 일했던 일본인 기술자는 "저렇게 전력이 풍부하지만 전기가 들어오는 곳은 일본인 주택지역뿐이었다. 흥남만 반짝하고 전기가 들어오지만 산 하나만 넘어가면전기는 없었다"고 했다. (사와이 2015) 거대 발전소의 전력은 콤비나트와 일본인 주택지에만 사용됐던 것이고, 토지를빼앗기고 강제 이주를 당하거나 가혹한 노동에 내몰린 현지 조선인과 중국인에게는 어떤 혜택도 없었다. 에너지혁명에 의한 최신 화학공업의 발전은 한편으로 식민지의 자원과 노동력 수탈에 의해 지탱되었던 것이다. - P202

그 후 아시아·태평양전쟁이 시작되고 국내 노동자의 다수가 전쟁에 동원돼 노동력이 한층 부족해지자 강제연행으로 끌어모은 조선인과 중국인, 그리고 연합군 포로가 열악한 노동조건하에서 일을 강요당했다. 조선인이 가장 많아 1939년 8월부터 1945년 8월까지 72만5,000명이 연행됐다. (다케우치 2014년) - P275

역사학자 고바야시 히데오가 지적한 것처럼 "만주 땅에서 시작된 총력전 체제는 전후에도 모습만 바꾼 채 살아남아 고도성장을 준비했던 것이다. (고바야시, 2004) - P281

일본 현대사 연구자 존 다우어는 "쇼와 시대의 마지막몇 년간에 이르면, 민수 목적으로 개발된 일본의 고도기술을 군사 목적으로 전용한 여러 사례에서 보듯 일본은 군산복합체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세계 유수의 군사적 액터로서의 잠재 역량을 비축할 만큼의 눈부신 기술적 성과를달성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했다. (다우어 2001) 일본인 스스로가 깨닫지 못했거나, 깨닫지 못하는 척해도 외국 연구자는 냉정하게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 P314

 경제성장의 지속을 전망하기 어려워진 이 시점에서 재계는 이미 군수 생산의 확대를 전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현재의 아베 정권하에서 공공연한 현실이 되면서 재계와 정부가 군수 부문을 ‘일본경제의 견인차‘로 기대하기에 이른 것이다. 실제로도 예를 들면 일본의 대표적 기업인 도시바는 이미 가전 부문을 중국 기업에 넘겼고, 원전 부문은 파탄한 데다 그 때문에 반도체 부문도 포기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남은 것은 군수 생산 부문뿐이다. - P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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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 차이나 - 대반전과 대격변의 서막
이병한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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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다양한 모습 가운데 어떤 것이 미래를 가리키고 있는지는 정확하게 파악해내야 한다. 어떤 점은 나날이 줄어들 것이며, 어떤 현상은 점점 더 확대돼갈 것이다. 그 경중을 가려낼 수 있어야 한다. 2022년 현재, 중국의 가장 큰 대세, 메가 트렌드는 뭐니 뭐니 해도 기술대국을 향해 초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_ 이병한, <테크노 차이나> , p26/244

이병한의 <테크노 차이나>는 ‘세계의 공장‘을 지나 ‘세계의 연구소‘를 지향하고, 이미 많은 첨단 과학 분야에서 선두에 서 있는 중국의 현위치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아직 미국에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90년대 유일한 강대국으로의 회귀를 그리워하는 ‘과거‘ 지향의 미국과 ‘미래‘를 지향하는 중국의 뚜렷한 비교를 통해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 전환을 촉구한다.

테크노 차이나의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압도적인 수의 인재다.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인해전술이라고 부를만하다. 로켓과 위성의 개발과 제조는 중국항천과기집단 CASC와 중국항천과공집단 CASIC이 도맡는다. CASC는 종업원 수 17만 4,000명, CASIC는 약 15만 명을 헤아린다. 합하면 무려 30만 명이 넘는다. 미국의 NASA에서 일하고 있는 1만 8,000명에 비해 월등히 많은 규모를 확보하고 있다. _ 이병한, <테크노 차이나> , p43/244

만인과 만물과 만사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유통되는 지구 규모의 수학적 사회주의로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자원을 배분하는 판단과 결정을 담당했던 테크노크라트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자동화된 판단과 자율화된 결정이 새로운 자연 경제를 형성해가는 전대미문의 신문명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_ 이병한, <테크노 차이나> , p159/244

풍부한 인적 자원과 막대한 투자를 통해 스페이스, 바이오, 어스, 디지털 분야에서 이미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중국의 현실을 바라보는 심정은 솔직히 착잡하다. 과거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가난한 중공, 한계 상황에 몰린 우리나라 공장들이 이전한 후진국이라는 인식과는 달리, <테크노 차이나>에 그려지는 중국의 모습은 이미 우리와 상당한 격차를 둔 선진국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물론 책에서 서술되듯 공산당의 영도로 국가기조를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민간 경제를 탄탄하게 뒷받침하는 모습이 언제나 효율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힘들것이다. 그렇지만, 중국과 같이 거대 국가의 비전의 명확함과 비교해볼 때 우리의 청사진은 모호하기 이를 데 없어 보인다.

2035년 디지털 차이나의 방향은 크게 세 가지를 표방한다. 디지털 경제와 디지털 사회, 그리고 디지털 정부다. 디지털이 선도하는 신경제를 위해 기초 분야에 대한 독자적인 연구개발을 강화키로 결정했다. 국가 전체의 R&D 총액을 GDP 성장률을 상회하는 매년 7퍼센트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세제 우대 등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외국인 전문가와 기술자 육성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더스트리얼 인터넷, 블록체인, 인공지능, 가상현실과 확장현실의 일곱 개 분야에 집중한다고 한다(p183)... 글로벌 차이나와 디지털 차이나가 합류하는 길목에 바로 일대일로가 자리한다. 일대일로의 온라인 프로젝트가 바로 디지털 실크로드다. _ 이병한, <테크노 차이나> , p192/244

<테크노 차이나>에는 첨단 과학 기술 분야의 선두에 서 있는 여러 기업 사례들이 단편적으로 서술된다. 이러한 단편적인 사례들이 일반인들에게 큰 의미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대신 책 곳곳에 묻어있는 ‘세계를 바라보는 중국의 관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챗GPT와 관련되어 화제가 되고 있는 AI(인공지능)문제와 관련되어 우리는 ‘인공지능이 얼마나 우리에게 위협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만 신경을 썼지만, 중국의 관점은 이와 조금 다르다.

중국공산당은 다당제를 허용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다만 다원제를 모색해보는 장이 섰던 것이다. 논의의 주제는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를 양원제로 운영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기존 민주국가의 상/하원 개념이 전혀 아니었다. 인간들의 의회와 AI 의회로 양분하면 어떨까 하는 파격적인 아이디어였다. 인민들을 대의하는 대표들로 구성된 의회와 더불어 인민들의 집합적 데이터가 가리키는 미래의 방향을 대변하는 AI 의회를 설치하자는 것이다. _ 이병한, <테크노 차이나> , p229/244

자연을 대상화하고 이용하려는 서구의 관점과 자연과 하나가 되려는 중국의 관점. 향후 격변하는 시대 상황에서 어떠한 가치관이 우리 인류를 재앙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을 것인가. <테크노 차이나>는 단순히 중국의 과학 정책을 소개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향후 우리의 진로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는 점에서 일독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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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2-27 16: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국 공산당이 무엇보다 일당독재를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이상, 미국이나
다른 선진 민주국가들과의 미래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
각이 들지 않습니다.

자유로운 사고야말로, 보다 진보적인
테크노크라시 형성에 도움이 될 텐데
억압적인 작금의 방식으로는 기술모
방까지는 몰라도, 애플이나 구글 같이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내기에는 역부족이지 않을까요.

아무리 기술입국을 외쳐도 결국 그
바탕이 되는 소프트파워의 부재는
언젠가는 테크노 차이나의 발목을
잡게 될 것 같습니다.

연평균 7% 이상의 경제성장 신화도
이제 저물어 가는 마당에 어떤 식으
로 중국 인민들의 불만을 무마할 지
도 궁금합니다.

겨울호랑이 2023-02-27 18:42   좋아요 2 | URL
아무래도 일당독재의 가장 큰 폐해는 ‘체제의 경직화‘와 그에 따른 부작용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중국 공산당의 일당독재는 개혁개방정책 채택 이후 40여년 간 지속적인 성공으로 보여졌기에 전체 민중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물론, 이러한 공산당의 정책이 계속 지지를 받는다는 보장도 없고, 현재에도 분명히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이나 서방 세계의 체제가 과연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들 체제로부터 얻어지는 성과가 과연 성공적인가를 본다면 한동안 중국 공산당의 일당독재는 체제의 문제점이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전까지는 중국 인민들의 지지를 받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초원 2023-02-27 17: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나쁘지 않은 생각같네요. ˝인간들의 의회와 AI 의회로 양분하면 어떨까 하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말입니다.

겨울호랑이 2023-02-27 18:45   좋아요 1 | URL
저는 이러한 논의에 대한 찬반 이전에, 사회적으로 인공지능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공산당 내부에서 나왔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 정치권에서는 과연 이러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사회적으로는 어떠한가를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중국보다 몇 걸음 뒤처졌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기억의집 2023-02-28 1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저런 경제 유튭 들으면서 느낀 건데 미국은 세계의 천재들을 끌여들여 지금의 기술을 만들어서 그런지 동아시아 중국이나 한국의 교육열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겨울호랑이 2023-02-28 21:45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말씀처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과학이 세계를 주도했던 그 바탕에는 전쟁을 피해 유럽으로부터 온 자원들의 공이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후 과학문명의 선도국으로서 고급 인력의 블랙홀이었던 미국의 독보적 위상이 더 이상 예전같지 않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가설을 잘 세우려면 적어도 몇 가지 문제를 우선 고민해야 한다. 첫째 분자 기전을 밝히는 문제, 둘째 원인과 결과의 본성 또는 속성을 규정하는 문제, 셋째 조작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를 내리는 문제 그리고 마지막으로 논문 게재의 필요 조건과 관련된 문제다.

여기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과학적 발견의 중요성에 대한 판단은 다소 주관적이며 얼마든지 오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멘델의 유전 법칙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발견의 중요성은 시간의 함수로 발견이 시의적절해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요성과 영향력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21 또한 페니실린이나 방사선동위원소 등의 사례처럼 발견 당시에는 임상적 중요성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과학적 발견의 감수성이란 최초 목격에서 아이디어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가 얼마나 잘 형성되어 있느냐를 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937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알베르트 폰 센트죄르지Albert von Szent-Gyorgyi가 일찍이 "발견은 누구나 보는 사실을 보는 것과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사실을 생각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라고 말한 바와 일맥상통한다.

다마지오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은 외부와 내부 상태에서 오는 두 종류의 데이터를 이미지로 표상하여 종합한다. 내부 상태란 바로 느낌이며 주관성을 가진 ‘의식’의 기초가 된다. 주관성이란 나 자신을 인식하는 것으로 이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의 정보에 근원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문화는 느낌의 산물이다. 느낌의 존재 목적이라 할 수 있는 항상성 유지가 생존에 유리한 사회적 행동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려면 느낌에서 출발하여 주관성을 가진 의식의 탄생, 상상의 산물을 믿는 인지 혁명, 인간 사이의 대규모 협력이라는 몇 번의 창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신석기는 작은 진보가 아니라 문명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단계였다고 볼 수 있다. 돌에서 금속으로의 도구 변화는 재료의 특성만 놓고 보면 엄청난 변화지만 신석기를 만든 발상에서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생각의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어찌 되었든 금속의 사용은 인간의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전자는 직접 행동을 지시하지 않는다. 동물의 행동은 신경회로neural circuit라는 신경계의 기능 단위가 산출하는 출력물이며, 유전자의 역할은 이러한 신경회로의 형성과 작동을 조절하는 간접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말하자면 유전자는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회로를 통해 행동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행동유전학의 목표, ‘유전자에서 행동까지’의 통합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유전자와 행동을 매개하는 신경회로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불소는 충치를 예방하고 통제하는 열쇠다. 여기에는 분명한 과학적 합의가 있다. 과학적 증거는 불소가 개인과 공동체 수준 모두에서 충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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