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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에 대한 증거(빙하코어에서 볼 수 있는)의 요점은 우리가 식물이나 바다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크게 초과하여 너무 많은 이산화탄소를 방출함으로써 자연의 미묘한 균형을 파괴했다는 사실이다.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지난 몇 년 동안에 나타났다. 온실효과를 모사하는 기후모델에 따르면 성층권(고도 10 킬로미터 이상의 상층 대기권)이 냉각되고 대류권(고도 10 킬로미터 미만의 하층 대기권)은 온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우주 탐사선이 측정한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결국 우리는 다른 모든 용의자(앞에서 언급된)를 배제할 수 있다. 태양열은 1940년 이래로 증가가 아니라 감소해왔으며, 우주선, 메탄, 화산가스, 기타 그 어떤 잠재적 원인의 증가도 없었다. 문제를 직시하라. 인간이 문제다.

마지막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한 논쟁이 과학적이라기보다 순전히 정치적인 논쟁임을 말해주는 강력한 증거로 창조론자들과 기후 변화 부정론자들의 회원 명부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자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은 지구 온난화의 과학적 진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거의 유일한 국가다. 2006년과 2007년에 33개국의 3만3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국민의 90%가 기후 변화를 심각한 문제로 간주하고 있었으며,37 80%는 인간이 기후 변화의 원인임을 인식하고 있었다.38 창조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미국은 과학적 진실을 수용함에 있어서 세계의 다수 국가들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공기 부피의 약 99%를 차지하는 질소와 산소는 기본적으로 적외선 복사를 투과시킨다. 그러나 온실가스는 적외선 복사를 흡수한 후 여러 방향으로 방출한다. 온실가스가 없었다면 적외선 복사는 지표면으로 재흡수 되지 않고 모두 우주 공간으로 빠져나갔을 것이다.

이들 쟁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보면 이들이 과학적 증거를 거부하는 듯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대중은 과학 연구를 존중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조사 대상의 84퍼센트는 과학이 인간사회에 유익한 지식을 제공했다고 믿는다.

지구 온난화는 결국 공공보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모기 같은 감염원의 지리적 분포가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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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정보’를 얻어 스스로 의료문제를 결정하면서 과학자, 보건공무원, 의사의 권위도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떨어졌다. 문제는 인터넷 정보가 편견 없는 과학적 증거를 보여주기보다는 상업적 목적이나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과학이 항상 한목소리를 내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있다. 아무리 소수라도 항상 주류과학의 흐름에 반대하는 연구자와 보건 전문가가 있기 마련이다

원칙적으로 인터넷 정보의 ‘민주주의적’ 전파는 대중이 의료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의료문제를 다루는 인터넷 정보와 권위 있는 과학연구 사이의 연결고리는 아주 약하거나, 때로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여기서는 대중에게 정보가 없다는 점이 문제가 아니라, 대중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잘못된 신념을 고수하면서 과학적 사실에 저항하게 된다는 점이 문제다. 만약 예방접종이 제약 산업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식의 예방접종 반대사이트의 주장을 받아들이게 되면, 과학적 증거는 즉시 무시당한다.

평균값, 중앙값, 최빈값 중의 어느 것이 올바른 지표일까? 목적에 따라서 이들 모두가 타당한 척도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누가 당신에게 어떤 대상의 ‘평균average’을 이야기하면, 당신은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하여 어떤 종류의 평균을 말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론조사는 사람들의 생각에 대한 특정 시점의 ‘스냅사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 조사결과가 반드시 다른 시점에서도 정확한 것은 아니다. 여론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영국의 정치가 디스레일리Disraeli는 거짓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했다. "거짓말, 지독한 거짓말, 그리고 통계." 그러나 지식에는 오직 한 가지 종류의 지식만 있다. 그것은 바로 확률(개연성)이다. 현실세계에서 절대적 확실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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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를 이용하여 실제로 계산 처리를 하기 위해서는, 고전컴퓨터에서 사용하는 정보 단위 ‘비트’에 상응하는 ‘양자비트’가 필요하다. 양자비트란 고전컴퓨터에서 사용하는 비트가 ‘0’과 ‘1’ 중 하나로 정보를 표현하는 것에 반해, ‘0’이면서 ‘1’인 중첩 상태를 가진다.

양자컴퓨터가 계산 처리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①계산 처리의 스텝 수, 즉 사용되는 논리 게이트의 수 줄이기. ②코어, 즉 계산 처리를 수행하는 회로의 클락 주파수 향상시키기. 즉, 1초간에 처리하는 신호의 수 늘리기. ③멀티 코어, 즉 코어를 여러 개 나열하여 병렬 계산하기이다.

이에 비해 양자컴퓨터의 경우, 이론상 입력과 출력에서 에너지 상태의 높이가 같아 에너지 상태에는 높이 차이가 없다. 따라서 열에너지가 방출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출력에서 입력으로의 역방향의 변환도 가능하며, 이를 ‘가역 변환’이라고 한다. 파인먼이, 양자컴퓨터라면 큰 폭으로 소비 전력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양자컴퓨터가 가역 변환의 컴퓨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고전컴퓨터의 논리 게이트와의 큰 차이점이 있다. 그것은 양자 논리 게이트에서는 양자얽힘을 생성한다는 것이다. 양자컴퓨터의 핵심은 양자중첩과 양자얽힘을 사용하여 양자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계산 처리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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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혁명의 구조 - 출간기념50주년 제4판 까치글방 170
토머스 S.쿤 지음, 김명자.홍성욱 옮김 / 까치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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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과학의 실행이라는 단일한 전통 속에서 나타나는 경우를 제외하면, 과학적 사실과 이론은 범주로서 분리되지 않는다. 여기에 예기치 않았던 발견이 단순한 사실로 도입되지 않은 이유와, 과학자의 세계가 근본적으로 새로운 사실이나 이론에 의해서 양적으로 풍요로워질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변형되는 이유가 있다.(p70)...이 책에서 과학의 발전이 비누적적인 단절들에 의해서 끊어지는 전통에 묶인 시기의 연속으로서 묘사되는 한, 그 논제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이다. <과학 혁명의 구조> 中


 토마스 쿤(Thomas Samuel Kuhn, 1922 ~ 1996)은 <과학 혁명의 구조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에서 과학의 발전이 비연속적이며, 단절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당대 상식(common sense)으로 받아들여진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다른 사실에 의해 대체되는가를 잘 보여준다. 


 이 책에서 '정상과학(normal science)'은 과거에 있었던 하나 이상의 과학적 성취에 확고히 기반을 둔 연구 활동을 뜻하는데, 여기서의 성취는 더 나아간 실천의 토대를 제공하는 것으로 특정 과학자 공동체가 한동안 인정한 것을 말한다.(p73) <과학 혁명의 구조> 中


 저자는 논리를 펼치기에 앞서 '정상과학'을 정의한다. 현재 과학자들에 의해 널리 받아들여진 연구 결과를 정상과학이라 할 때, 제도권 학자들의 연구 활동은 정상과학의 범주안에 머문다. 그렇다면, 기존의 정상과학의 발전은 누구에 의해 이루어지는가? 저자에 의하면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소수에 의해 변화가 시작된다.


 전반적으로 과학 활동 전체는 종종 유용하다고 증명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질서를 표출하며, 오랫동안 받아들여진 믿음을 시험한다고 간주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연구의 문제에 종사하는 개인들은 이런 유형의 활동은 전혀 하지 않는다. 일단 과학에 몸담게 되면 과학자의 동인(動因)은 상당히 다른 양상을 띤다.(p110) <과학 혁명의 구조> 中 


 발견으로든 이론으로든 간에, 자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우선 개인이나 소수의 마음에서 나타난다. 과학과 세계를 다르게 보는 방식을 처음 익힌 것은 바로 그들이며, 전이를 일으키게 하는 그들의 능력은 전문 분야의 대다수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공유되지 않은 두 가지 상황에 의해서 성숙된다.(p253)... 질문들의 시급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것들이 이미 정립된 과학 이론의 검증(testing), 입증(verification) 또는 반증(falsification) 등에 한 철학자의 탐구에 과학사학자가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재해석의 방법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p254) <과학 혁명의 구조> 中

 이제 우리는 <과학 혁명의 구조>에서 가장 유명한 용어 '패러다임'을 만나게 된다. 세상을 다르게 보는 이들에 의해 기존의 정상과학 패러다임을 대체하는 새로운 이론이 제기되고, 새로운 이론은 새로운 관찰과 실험에 의해 지지되거나 반증(反證)되면서 새로운 이론은 자리잡는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학 Physica>, 프톨레마이오스의 <알마게스트 Almagest>, 뉴턴의 <프린키피아 Proncipia>와 <광학 Opticks>... 이 저술들은 두 가지 본질적인 특성을 공유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다. 그것들의 성취는 경쟁하는 과학 활동의 양식으로부터 끈질긴 옹호자 집단을 떼어내어 유인할 만큼 놀랄 만한 것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것은 재편된 연구자 집단에게 온갖 종류의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남겨놓을 만큼 충분히 융통성이 있었다. 이 두 가지 특성을 띠는 성취를 이제부터 '패러다임(paradigm)'이라고 부르기로 한다.(p74) <과학 혁명의 구조> 中


 나는 세 가지 유형의 문제들, 즉 의미 있는 사실의 결정, 사실의 이론과의 일치, 그리고 이론의 명료화 등은 실험과학과 이론과학 양쪽에서 정상과학 문헌을 모두 차지한다고 본다.... 아무리 뛰어난 과학자에 의해서 다루어지는 문제들이라고 할지라도, 그 압도적 다수는 보통 안에서 요약한 세 가지 범주 가운데 하나에 속하게 된다. 패러다임 아래서의 연구는 여타의 방법으로는 수행될 수 없으며, 그 패러다임을 버리는 것은 바로 그것이 정의하는 과학의 실행을 중단한다는 뜻이 된다. 우리는 곧이어 실제로 그러한 패러다임이 폐기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런 폐기가 바로 과학혁명이 돌아가는 축이 된다.(p105) <과학 혁명의 구조> 中 


 개인적으로 <과학 혁명의 구조>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이라 여겨진다. 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이라는 말처럼 새롭게 제시되는 패러다임은 내용면에서 혁명적이지만,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전 패러다임의 용어를 빌려올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은 기존의 용어들이 아니다. 마치 노자(老子, BC 601 ? ~ ?)의 <도덕경 道德經>의 자연(自然)과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자연(nature)의 의미가 다른 것처럼, 기존 용어들은 새로운 구조 안에서 변형되어 재탄생하게 된다.


 위기에 처한 패러다임으로부터 정상과학의 새로운 전통이 태동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에로의 이행은 옛 패러다임의 명료화 확장에 의해서 성취되는 과정, 즉 누적적 과정과는 거리가 멀 것이다. 그러한 변화는 오히려 새로운 기반에 근거해서 그 분야를 다시 세우는 것으로서, 그 분야 패러다임의 많은 방법과 응용은 물론이고, 가장 기본적인 이론적 일반화조차도 변화시키는 재건 사업이다.(p175) <과학 혁명의 구조> 中


 우리는 이미 경쟁하는 패러다임의 추종자들이 어째서 상대방의 관점을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가에 대한 몇 가지 이유들을 살펴보았다. 그 이유들은 총괄적으로 혁명 이전과 이후의 정상과학 전통에서의 공약불가능성(incommensurability)이라고 표현되었다.(p258)... 그러나 여기에는 표준의 공약불가능성 이상의 것이 개제되어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들이 옛 것들로부터 탄생된 것이므로, 그것들은 보통 전통적 패러다임이 이전에 사용해왔던 개념적이며 조작적인 용어와 장치의 많은 부분을 포함한다. 그러나 새로운 패러다임은 차용한 이 요소들을 전통적 방식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p260) <과학 혁명의 구조> 中


 [그림] revolutionary science(출처 : https://edtosavetheworld.com/2014/05/28/1-thomas-kuhn-the-structure-of-scientific-revolutions/)


 쿤은 <과학 혁명의 구조>에서 정상과학으로 인정받는 기존 패러다임이 새로운 관찰과 이론에 의해 전환된 패러다임의 도전을 받는다는 것과, 전환된 패러다임이 기존 패러다임의 틀에서 파생되었지만, '혁명(革命)'이라는 화학적 변화를 거친 전혀 다른 구조임을 말한다. 때문에 그가 말한 과학의 발전은 점진적 진화(進化 evolution)에 의한 생명체의 발전보다는 대멸종(大滅種 mass extinction)에 의한 생명체 진화를 설명한 것에 가깝게 느껴진다. 다만, 쿤은 새로운 이론의 제시가 즉각적인 기존 패러다임의 대체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봤다. 객관적인 과학도 결국은 과학자들의 결과물이기 때문일까. 시간이 문제의 해결사임은 과학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생각된다.


 새로운 과학적 진리는 그 반대자들을 납득시키고 그들을 이해시킴으로써 승리를 거두기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자들이 결국에 가서 죽고 그것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가 성장하기 때문에 승리하게 되는 것이다.(p263) <과학 혁명의 구조> 中


 이제 <과학 혁명의 구조>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패러다임을 통해 과학이론의 수용과 폐기를 설명한 <과학 혁명의 구조>는 단순한 과학이론의 수용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러한 인식틀은 과학을 넘어선 우리 삶의 전반적인 구조에 적용가능하며, 우리는 이를 통해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다.


 문학사, 음악사, 미술사, 정치 발전사, 그리고 다른 여러 인간 활동을 연구하는 역사가들은 오랫동안에 자신들의 주제를 같은 방식으로 서술해왔다. 스타일, 취향, 그리고 제도적 구조에서의 혁명적인 단절에 따라 나눈 시대 구분은 그들의 표준적 수단이었다.(p339) <과학 혁명의 구조> 中


 역사적으로 조선(朝鮮)이 성리학(性理學)이라는 새로운 이념을 받아들이기 위해 고려(高麗)를 멸망시켜야 하는가, 역성(易姓)혁명을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14세기  신진사대부들에게 일종의 패러다임 과제로 주어졌을 것이다. 역사학적으로 또한, 우리는 E.H. 카(Edward Hallett Ted Carr, 1892 ~ 1982)의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도 새롭게 생각할 수 있다.. 과거의 패러다임과 현재의 패러다임이 다르고, 그 안의 사용되는 용어들이 다르다면, 당대의 악인(惡人)이 오늘날의 악인과 기준이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패러다임 전환의 측면에서 모든 역사적 사건은 재해석되어야한다는 카의 주장에 한층 더 공감하게 된다. 이런 면에서 <과학 혁명의 구조>는 결국 인간 인식의 구조를 다룬 책이라 여겨진다.


 이것으로 리뷰를 마무리 하지만, 여기에 더해 쿤의 다른 저작인 <코페르니쿠스 혁명 The Copernican Revolution>을 추가적으로 더 살펴보고자 한다. 과연 코페르니쿠스의 혁명은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말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혁명이었을까. 이를 위해 다음 페이퍼에서는 <코페르니쿠스 혁명>을 <과학 혁명의 구조>의 내용과 비교해 살펴볼 계획임을 밝히면서, 이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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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으로 배우는 파동의 법칙> <수학으로 배우는 양자 역학의 법칙> <DNA의 법칙>은 각각 수학, 물리학, 생물학을 알기 쉽게 설명한 입문서지만, 이들은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시리즈물이기도 하다. 입문서를 요약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이번 페이퍼에서는 간략하게 각 권의 내용을 살펴보고 전체적인 구성을 파악하고자 한다.


1. <수학으로 배우는 파동의 법칙> : 진동


 <수학으로 배우는 파동의 법칙>은 푸리에 급수를 sin과 cos을 활용하여 나타내고, 이를 푸리에 변환을 통해 수학의 의미를 살펴보는 책이다.  저자들은 그 과정에서 미분과 적분, 극한의 개념을 풀어가는데, 이는 후에 <수학으로 배우는 양자 역학의 법칙>에서 하이젠베르크와 슈뢰딩거 방정식을 증명하는 기초로 활용된다. 먼저 배운 내용이 후속 책에 영향이 미치기에 순서대로 읽는 것이 좋다는 개인의 생각은 여기에 근거한다.


 수학이란, 값을 구하는 계산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무엇이 어떻게 되어있는가 하는 관계성을 찾아내고, 얼마나 간결하게 표시하는가. 이것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이 수학적인 사고방식인 것이다. 예를 들면, 오일러의 공식도 cos와 sin의 관계성을 상수 '자연로그의 밑' 과 '허수 단위'를 써서 간결하게 나타냈다. 계산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관계성을 아름답게 나타내는 것이야말로 '수학적'인 것이다.(p491) <수학으로 배우는 파동의 법칙> 中


 푸리에 변환 공식은 '어떤 복잡한 파동이라도(설령 주기가 없더라도) 단순 파동으로 분해할 수 있다'라는 것만이 아니라, 관찰 주기에 따라 성분 파동을 확신할 수 있는가 하는 불확정성마저도 포함한 식이었던 것이다.(p515) <수학으로 배우는 파동의 법칙> 中


 푸리에는 현재까지 물리학의 온갖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으나 그중에서도 특히 본질적 의미를 띄는 것은 양자역학이라는 영역에서이다. 양자역학이란 원자나 전자 등의 초마이크로의 세계를 칭하는 것이지만 이것은 놀랍게도 이번에 했던 '불확정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성립하지 않는 영역이다... 원자나 전자 등 초마이크로의 세계라 해도 세상의 온갖 것들을 무한하고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파동의 불확정성'이 허용하는 범위의 정확함으로만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불확정성 원리'라 하며, 저명한 물리학자이자 <부분과 전체>의 저자인 W. 하이젠베르크가 정식화했다.(p516) <수학으로 배우는 파동의 법칙> 中


2. <수학으로 배우는 양자 역학의 법칙> : 진동과 파동방정식


 독자들은 전편인 <수학으로 배우는 파동의 법칙>을 통해 복잡한 파동을 단순한 파동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내용을 배웠다면, <수학으로 배우는 양자 역학의 법칙>에서는 이러한 파동의 법칙이 양자역학에 바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접하게 된다. 그리고, 이로부터 독자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고, 결국 슈뢰딩거 방정식을 통해 양자역학에 적용되는 파동 방정식을 도출하는 과정을 배울 수 있다.

 

 진동수의 배열을 나타낸 리드베리의 식은 우리가 아는 푸리에 급수가 아니다. 푸리에 급수는 아무리 복잡하고 반복적인 파동도 기본 진동수인 정수배의 주파수를 가지는 파동의 덧셈을 말한다.(p186)... 지금까지는 모두 푸리에 급수로 나타낼 수 있었지만, 원자가 방출하는 빛의 진동수는 이상하게도 불연속적인 값이기 때문에 푸리에 급수로 나타낼 수 없어.(p187) <수학으로 배우는 양자 역학의 법칙> 中


  새로운 양자역학을 만드는 방법 : 고전역학에서 n(진동수)이 클 때는 전이 횟수(스펙트럼의 세기)를 구할 수 있었다. 이것을 큰 틀로 약간 변형을 가하면 n이 작을 때도 전이 횟수를 구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양자역학'이다.(p291) <수학으로 배우는 양자 역학의 법칙> 中


  행렬에서 출발하여 벡터를 도출한 하이젠베르크의 식과 연산자에서 출발하여 함수 식으로 표현한 슈뢰딩거의 식은 동일하다.(p686) <수학으로 배우는 양자 역학의 법칙> 中


  드브로이는 '지금까지 입자라고 생각해온 것도 어쩌면 파동언어로 나타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하여 '전자는 파동이다'라는 획기적인 이론을 수립했다. 슈뢰딩거는 그 이론을 바탕으로 전자의 파동방정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자기가 만든 식이 자연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수많은 단계를 거쳐 마침내 수소원자를 푸는 데 성공했다. 슈뢰딩거는 '이미지'라는 토대 위에 이론을 만들어냈다.이제 전자가 파동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p598) <수학으로 배우는 양자 역학의 법칙> 中


3. <DNA의 법칙> : 언어와 진화


 이전의 두 책이 수학에 기초로 논의를 진행해 간다면, <DNA의 법칙>은 조금 다른 진행을 보인다. 이 책에서는 수학을 활용한 증명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대신, 내용상 자연과 언어의 결합이 이루어진다. DNA가 RNA로 전사하면서, 결국은 단백질 합성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과 함께 이를 통해 생명체가 오랜 기간 진화해왔음을 책 전반에서 살펴본다. 그리고, 인간과 언어 역시 이러한 자연의 법칙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인간의 자연의 일부라는 결론을 내린다. 

 

 우리의 몸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세포는 원래 물질로 이루어져 있잖아. 원시 수프의 시대에 제각각 떠다니던 여러 개의 분자가 어느 순간 하나로 모여 새로운 전체인 세포가 태어났어. 그리고 그 세포끼리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서 하나로 모여 다세포생물이라는 새로운 전체가 생겨났어.(p439)... 그 다세포 생물인 인간끼리 결합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전체를 만드는 것이 언어가 아닐까 해. 언어의 탄생을 생각한다면, 언어도 자연계에 포함해야 한다고 봐. 언어를 자연현상으로 가정하고, 진화 스토리를 다시 언어의 관점으로 살펴보고 싶어.(p440) <DNA의 법칙> 中


 결국, 이 <수학으로 배우는... >시리즈를 전체적으로 정리하자면 <수학으로 배우는 파동의 법칙>에서 자연의 법칙을 도출하고, <수학으로 배우는 양자 역학의 법칙>을 통해 이러한 법칙의 관계성을, 마지막으로 <DNA의 법칙>에서 자연 법칙과 인간의 사회 법칙이 같은 것임을 큰 틀에서 독자에게 보여준다. 이러한 구성은 신선하고 독자들에게 다가오고, 다른 분야에서 적용되는 같은 법칙을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효과도 있다. 때문에, 이 시리즈는 좋은 입문서들이라 여겨진다. 낱권으로도, 시리즈물로도.


 다만, 이 책의 저자들인 Transnational College of LEX 소속의 저자들이 자신들의 모임인 Hippo Family의 이야기들을 중간에 많이 풀어가기 때문에, 전체 구성이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어렵게 쓰여지지는 않았지만, 전체 내용은 꼼꼼하게 구성되었기에 한 번에 이해하기보다는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다면 보다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PS. <수학으로 배우는 양자역학의 법칙>과 <DNA 법칙>은 다음의 도서를 기본교재로 풀어가기에 간략하게 소개하며 이번 페이퍼를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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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香 2019-07-24 0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렵게 쓰여지지는 않았지만, 전체 내용은 꼼꼼하게 구성되었기에 한 번에 이해하기보다는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다면 보다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ㅠㅠ 여러번 봐야 하는군요.

이 책들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파동의 법칙>만 가지고 있는데, 읽을 엄두가 안 나서 묵혀두고 있는 책인데요. 한 번에 이해하려하지 말고 편안 마음으로 읽어봐야 겠습니다. 세권의 책을 엮어서요~

겨울호랑이 2019-07-24 08:2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우향님, 일반인 관점에서 <수학으로 배우는 파동의 법칙><수학으로 배우는 양자 역학의 법칙> 등은 대부분의 내용이 수식과 증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수식들을 소설책 읽듯이 여러 차례 훓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됩니다. 평소 수학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제가 작은 도움이 되어 기쁩니다. 우향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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