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400. 빛 속으로 (김사량)

 

식민지의 어둠을 나타내는 열 작품 중 마지막 편. 김사량의 단편은 일본어로 쓰인 것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일본어로 쓰인 작품 속 주인공 '나'는 일본식으로 미나미 선생이라 불리는 조선 유학생이다. 배경은 일본. 그곳에서 만난 조선인 엄마를 둔 어린 학생을 통해 식민지 시대 조선의 처지를, 그리고 일본어로 쓰는 조선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투박하게나마 인물의 속내를 설명하고 이해하려 애쓰는 작가는 끝내 자신의 갈등을 후련하게 풀어내지는 못하는 듯하다. 선생과 이 어린 학생과의 화해는 이루어질까. 글도 말도 아닌 몸으로 풀어 표현하는 무용을 이 두 인물이 택하는 것은 꽤 의미심장해 보인다. 하지만 학생의 폭력적인 아버지가 등장하기도 전에 끝나는 소설은 불안하다.

 

일본어로 쓰여진 일제 강점기의 소설이라니. 그것도 일본이 배경인. 김사량의 소설은 그 사실만으로도 무겁고 어렵다. 하지만 피하지 말고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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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3-01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주 팟캐스트 낭만서점에서 소개되었는데 혹시 들으셨는지요? 저는 작가 이름부터 처음 듣는 작가였어요.
이 시리즈 꾸준하게 읽으시네요.

유부만두 2015-03-01 00:04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어요. 이 시리즈 전집을 구입했어요. 꾸준히 열 권 다 읽으려고요~

라로 2015-03-01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 책을 일주일에 몇 권이나 읽으세요????대단대단!!!!

유부만두 2015-03-01 15:05   좋아요 0 | URL
요샌 얇은걸 읽고 꼬박꼬박 기록을 하니 꽤 많이 읽는듯 보여요;;;
그리고 이 작품은 단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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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3-01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르헨티나의 옷수선집 읽고 싶어요,, 라고 보니까 미식가의 도서관도 잼날듯~~~ㅎㅎ

유부만두 2015-03-01 14:37   좋아요 0 | URL
ㅎㅎ 전 나머지 두 권을 읽었는데 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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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2-28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너무했어요!!! 넘 비슷!!

유부만두 2015-02-28 23:13   좋아요 0 | URL
같은 표지 디자이너가 작업했나보네요. 전 얼마전까지 두 책의 내용을 섞어서 기억하기도 했어요 ;;;
 

105/400. 날개 (이상)

이 단편을 이미 읽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유명한 마지막 문장도, 주인공의 처지도 다 외우고 있었으니까. 그저 심드렁하게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이런, 이렇게 반짝거리는 소설이었나 싶다. 황석영 작가의 해설처럼 나도 이상의 글을 치기어린 나약한 식민지 청년의 푸념으로만 기억했었나보다.

슬픈데 궁상맞지 않고 비참한데 독자는 더 정신이 또렷해진다. 이 스물여섯 먹은 청년, 동향 쪽방의 안쪽 벽에 붙어서 기생하는 이 목숨은 과연 볕들 날이 있을까. 날개는 고사하고 휘청거리지 않는 두 다리가 절실한 그. 왜 나는 그의 묘사에 이리 절절하게 공감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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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400. 저물어가는 여름 (아카이 미히로)

5부작 일드의 3부까지 보다가 원작 소설이 있다는걸 알았다. 드라마에선 제목과는 다르게 현재 계절이 겨울인데 소설 속 계절은 20년전과 현재 모두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이다. 4부 내용까지 쫓아가며 읽었을 때 5부 드라마를 먼저 봐 버렸다. 아. 반전이구나. 어쩐지 자꾸 이 학생이 나오는 이유가 있었구나. 아, 다행이지만 그래도 안타깝다.

억지로 꿰어 맞춘 부분이 있긴하지만 차분하면서도 힘있는 인물들이, 특히 가지의 취재 과정이 마음에 들었다. 이 소설은 분명 비극을 보여주고, 비열한 인간도 많이 나오지만 은근 힘내, 라는 메세지를 주었다. 힘겨운 여름에 일어난 사건을 딛고 가을을 향해서 묵묵히 걸어간다. 그리고 음식점 (식당 이름이 도리아사, 닭요리 전문점!!) 주인 딸을 둘러 싼 이야기답게 음식 음식 맥주 맥주 ...

책 말미엔 역자(박진세) 후기 대신 편집자(박세진)의 말이 실려있다. 반전을 눈치 채지 못한 둔한 눈이 뒤늦게 이 두 사람이 동일인이구나 생각해본다. 그나저나 20년 동안 아기를 떠나보내지 못했던 데즈카 부부는... 이제 와서 어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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