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청소년>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홍민정, 김재희 그림, 창비, 2020 

욕 좀 하는 이유나, 류재향, 이덕화 그림, 위즈덤하우스, 2019

곰의 부탁, 진형민, 문학동네, 2020


<만화 그래픽노블>

어제 뭐 먹었어 10, 요시나가 후미, 삼양출판사, 2015

어제 뭐 먹었어 11, 요시나가 후미/노미영 역, 삼양출판사, 2016

어제 뭐 먹었어 12, 요시나가 후미/노미영 역, 삼양출판사, 2017 

오늘 조금 더 비건, 초식마녀, 채륜서, 2020 

나의 비거니즘 만화, 보선, 푸른숲, 2020

사기 1-11, 요코야마 미츠테루/서현아 역, 시공사, 2012

 

<비문학>

김언호의 세계 서점 기행, 김언호, 한길사, 2020 

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아르테, 2020 

책이나 읽을걸, 유즈키 아사코/박제이 역, 21세기북스, 2019 

나라 잃은 백성 처럼 마신 다음날에는, 미깡, 세미콜론, 2020


<문학>

홀, 편혜영, 문학과 지성, 2016 

어떤 물질의 사랑, 천선란, 아작, 2020 

'에디 혹은 애슐리', 김성중, 창비, 2020


<영화>

추억의 마니 

세인트 영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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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빵도 있고 죽도 있어서 여유를 부릴 수 있다. 커피 대신 녹차를 우려 마시고 있다. 마루에 널어둔 아이 교복은 다 말랐다. 식탁 위에는 밤새 큰아이가 간식을 먹은 흔적이 남아있다. 책을 읽기전에 블로그에 들어왔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스칼렛이 드디어 파티장에 들어섰다. 그리고 레트 버틀러를 만났다. 그에 대한 나쁜 소문을 들었지만 어쩐지 그의 검은 눈동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래도 스칼렛의 마음 속에선 애슐리에게 고백하고 야반도주 하려는 당찬 계획이 진행중이다. 인물들 묘사가 흥미롭다. 사람들은 자신의 관심사를 감추질 못한다. 그 관심사가 그 사람 자체가 되어 온몸에 드러나서 옷이나 표정처럼 감싸고 있다. 어머니를 일찍 여읜 맏딸은 집안을 건사하느라 자신을 가꾸질 못하고 부끄럼장이 미남은 여자들의 장난에 얼굴이 달아오른다. 속마음을 감추지 않는 이 사람들에게 중요한 건 '혈통'이다. 키우는 종마 처럼 그들은 '핏줄'에 집착한다. 친척끼리만 결혼하는 집안들에대해, 그들의 유럽 전통 가문에 대해 헐뜯으며 '좋은 혈통'을 받아서 대를 잇는 것에 대해 고민한다. 곧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델러웨이 부인>은 천천히 읽고 있는데 그렇게 읽어야 맞는 책 같다. 단어는 쉽지만 쉼표가 많고 문장은 계속 이어진다. 조금씩 끊어 읽으며 쉬엄쉬엄 이 부인의 회상, 기억, 관찰과 추측을 함께 짚어가고 있다. 옛날 남자 피터를 떠올리다 그 '멍청한' 인도 여자들에 까지 생각이 가 닿는다. 시혜하는 기분으로 걷는다. 우아하려고 애쓰는 부인. 꽃집 밖에 서 있던 그 차, 타고 있던 고관대작, 어쩌면 왕가 사람에 대한 생각과 길을 건너던 부부의 이력을 거쳐 어쩐지 고결한 기분에 꼿꼿하게 몸을 세우고 거리를 걸어내려간다. 이층버스 위에 아무렇게나 탄 '서민'들에 대해 까탈스런 시선을 던지고 먼 미래에 이 도시에 남을 것들에 대해서 상상하고 있다. 


시간이 금방 간다. 오늘은 점심 약속이 있는데 오랜만이라 외출에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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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로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워 자리에서 일어날 수도 없는 아침, 속을 달려 주는 음식에 대한 엣세이다. 그 시원함과 얼큰함, 속을 달래주고 뚫어주는 음식과 같이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람마다 지방마다 (전국 ~ 해장국 자랑!) 나라마다 다채로운 해장 음식도 소개한다. 


해장(腸)인줄 알았는데 바른 말은 해정(酲) 숙취를 해소한다는 뜻이란다. 내장을 풀어주는 게 아니었음. 


저자의 만화 <술꾼 도시 처녀들>에서 익히 알았지만 저자의 과음과 숙취의 에피소드는 많고 그 레벨도 대단해 보인다. 위험할 정도로. 책 말미에는 건강을 위해서 절제할 것을 다짐하지만 책 전체 내용은 마시자! 먹자! (죽자!)의 응원 구호를 외치는 것 같다. 나도 좋아하는 음식들 이야기가 나오지만 멈칫 거리게 된다. 해장 음식 이야기는 술을 깔고 있기 때문에 책 전체엔 술 냄새가 은근하게 풍긴다. 책의 추천사를 쓴 김혼비 작가의 <아무튼, 술>이 떠오른다. 안주와 해장음식을 오가는 전국 팔도의 맛집 밥상, 아니 술상. 


10월 초 부터 술을 마시지 않고 있다. 더위가 가시면서 맥주가 맛이 없어졌다. 한 캔을 다 비우지 못했고 소주도 별로 취기를 부르지 못했다. 그렇다고 마음에 드는 와인을 만나지도 못했다. 자, 이만하면 많이 마셨지. 남편은 술을 못해서 (술 심부름은 잘함) 혼자 집에서 마시는 건 재미가 없었다. 모임도 없는데, 혼자 키친 드링커가 되기는 싫었다. 이렇게 갑자기, 문득, 시월에 술과 안녕을 고하고 (아직 한 달이 안되었는데 그냥 당기질 않는 느낌이 2년 전 고기를 끊고 채식을 시작할 때와 비슷하다) 별일 없는 날을 지내고 있다. 






짐 자무시의 영화 <커피와 담배>를 보시라! 과장이 섞여 있긴 하지만 커피에 대한 이탈리아인의 사랑이 얼마나 열광적인지 잘 보여준다. 이탈리아인들의 해장법은 아침에 눈 뜨자마자 에스프레소 두 잔을 마시는 것이라고 한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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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8 0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8 0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트레버 노아의 책 번역본이 드디어 나왔다. 그 쌉쌀한 유머가 어떤식으로 번역되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강력추천. 




 















넷플릭스와 유툽에 그의 스탠드업 코미디와 토크쇼 영상들이 많이 올라있다. 


...

예전에 올렸던 리뷰를 붙여놓는다. 


트레버 노아는 출생부터 아파르트헤이트 하에서 범죄행위의 결과였고, 성장하면서 온갖 차별과 폭력, 가정 폭력과 성차별을 목격하며 살았다. 끔찍한 세월을 그려내는 문장이 웃기다니! 상황이 완전 코믹해서 몇 번이나 소리내서 웃었는데 웃다보니 눈물도 나고 분노도 하게된다. 모든 상황에 (인종)차별을 비춰보는 데, 이게 얼마나 쓰레기 같은 장치인지 더 절실하게 이해된다.

 

 

가디언의 강연회 영상이다. 48분 즈음부터 내가 좋아했고, 많은 이들이 좋아했다는 shitting 똥싸는 장면. 이 뭐랄까, 철학적이기까지한 코메디언 트레버의 다른 공연 영상도 찾아보는 요즈음이다.

 

더하기 재미있는 자막영상  

 

그의 어머니가 두번 째 남편의 폭력 (살해 위협 뿐 아니라 진짜 살인 행위)에 당하고 경찰에 신고해도 가정사라며 외면하는 공권력....하아, 이건 너무 낯익은 장면이다. 세상의 온갖 폭력, 차별, 그리고 비관주의. 

 

책 후반부의 트레버의 범죄 고백, 그리고 그 경과가 너무 자세해서 거북하기도 했고 편집이 이리 저리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의 찐한 고민과 폭력에 맞서는 모습이 멋지다. 넷플릭스에서 찾을 수 있는 그의 공연 DayWalker 준비 다큐에는 그를 '(흑인이라) 우대 받는 건방진' 사람이라고, 자신들이 역차별 당한다고 광광우는 백인 코메디언들도 나오는데 ... 이것 역시 새롭지 않은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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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10-27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본이 나왔네요. 근데 제목을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관심을 끌었다는 점에서 점수줘야 할까요? ㅎㅎㅎ

유부만두 2020-10-27 16:01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쵸! 제목은 관심 끌기!

2020-10-27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7 1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9 0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9 0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uch fools we are, she thought, crossing Victoria Street. For Heaven only knows why one loves it so, how one sees it so, making it up, building it round one, tumbling it, creating it every moment afresh; but the veriest frumps, the most dejected of miseries sitting on doorsteps (drinking their downfall) do the same; can‘t be dealt with, she felt positive, by Acts of Parliament for that very reason: they love life. - P4

Oh if she could have had her life over again! she thought, stepping on to the pavement, could have looked even differently!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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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10-27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언니도 버지니아 읽고 계시네욧!

유부만두 2020-10-27 09:53   좋아요 0 | URL
네!!! 몇 쪽씩이지만 ‘동갑내기‘ 작가의 심정에 격하게 공감하면서 읽고 있어요. 6월에 읽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