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400. 페스트 (알베르 카뮈)

 

어렵지도 않고, 사건도 계속 벌어지는데, 연대기라는 형식 때문인지, 의식적인 감정 배제 탓인지 매우 지루하고 무거운 소설이다. 메르스 때문에 읽기 시작했는데 (페스트 발생 역시 봄이고, 이어지는 건조한 날씨..) 오랑의 시민들은 서울 시민들과는 불안과 걱정을 다른 식으로 나타냈다. 몇백 명씩 일일 사망자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여전히 카페와 식당, 거리에 모여서 불안을 나눴다. 사망자가 제대로 된 장례절차 갖지 못하는 점, 특히 유족들의 간소화된, 혹은 생략된 이별은 안타까웠고, 늘어가는 희생자들을 그저 구덩이에 던져넣는 장면은 유태인 대학살이 연상될 만큼 끔찍했다. 마지막 두어 쪽의 교장선생님 훈화 말씀 같은 결말을 떼어놓고 본다면, 묵묵히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게 인생이고, 투병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프랑스 본국이 아니라 식민지였던 알제리 도시가 배경인 것이, 물론 저자의 계산된 설정이겠지만  불편하고, 의사 리유의 부인이 그렇게 소리도 없이 사라진 것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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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저자, 다른 출판사의 같은 주제, 비슷한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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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발간일 근처에 올라오는 첫 리뷰들은 응원의 성격이 크다. 그런데 그 응원이 별 셋.넷에 그치는데다 허세에 찬 (천재 운운하는) 작가소개는.... 흠.... 이 젊은 소설가의 책을 꺼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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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5-06-24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지 긍금

유부만두 2015-06-25 20:50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 알게된 작가에요. 읽어보고 괜찮으면 알려드릴게요. 그데 어째 좀 ... 별로일 것 같아요;;;;

유부만두 2015-06-29 07:48   좋아요 1 | URL
아, 오해하실까봐 덧붙여요... 김성중 작가 얘기는 절대 아니에요. ^^;;;
 

206/400. 미노타우로스 (나더쉬 피테르)

어려운 소설. 여덟 쪽 쯤 읽은 다음, 책 뒷면의 설명을 읽고, 이야기의 아웃라인을 다시 잡고 첫 쪽으로 돌아가서 읽었다. 요제프, 마리어...는 요셉과 마리아. 그리고 지하에 누워있는 기름이 번질 거리는 괴물은 미노타우로스. 이 엄청난 이야기는 비교적 현대적 배경에서 벌어지는데. 실은 '벌어지는' 일 보다는 '벌어진' 그리고 '벌어질 수도 있는' 이야기를 요제프의 갈등, 혹은 운명 속에서 오락가락하는 독백인지 대화인지로 풀어놓는다. 역자의 설명대로 문장과 단어 속에서 길을 잃고 또 읽다가 잃었다. 헝가리에서도 쉽게 읽히는 작가는 아니라니 위안을 삼는다.

207/400. 루카 (윤이형)

사랑 이야기. 퀴어의 사랑 이야기. 깨진 사랑 이야기. 아버지의 고백이 언뜻 '봄에 나는 없었다'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그것도 사랑 이야기. 작품 해설을 쓴 오혜진은 루카의 퀴어 사랑을 일반적 사랑으로 흡수시켜 읽지 말라고, 퀴어 만의 특이성에, 그 존재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 루카는 어디 있을까. 2인칭 서술이지만 껄끄럽지 않고 중반부에 자연스레 대화로 이어지는 방식이 좋았다. 그런데 화자인 딸기, 는 자기 주장과는 다르게 성장..혹은 성숙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루카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조용한 그의 어깨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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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안주> 원서 표지가 너무 귀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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