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기대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어요. 처음에는 그저 지속되는 시간에서만 차이가 있는 줄 알았죠. 희망이 좀더 멀리 있는 일을 기다리는 거라고 말이에요.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어요. 기대는 몸이 하는 거고 희망은 영혼이 하는 거였어요. 그게 차이점이랍니다. 그 둘은 서로 교류하고, 서로를 자극하고 달래주지만 각자 꾸는 굼은 달라요. 내가 알게 된 건 그뿐이 아니에요. 몸이 하는 기대도 그 어떤 희망만큼 오래 지속될 수 있어요. 당신을 기다리는 나의 기대처럼요. (40)

모든 사랑은 반복을 좋아해요. 그것은 시간을 거부하는 것이니까요. 당신과 내가 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57)

우리를 두렵게 하는 건 작은 일이에요. 우리를 죽일 수도 있는 거대한 일은, 오히려 우리를 용감하게 만들어 주죠. (92)

자발적 용기는 젊은 시절에 시작되죠. 나이가 들며 생기는 건 인내예요. 세월이 가져다주는 잔인한 선물이죠. (105)

부재가 무라고 믿는 것보다 더 큰 실수는 없을 거예요. 그 둘 사이의 차이는 시간에 관한 문제죠. (거기에 대해선 그들도 어떻게 할 수 없어요.) 무는 처음부터 없던 것이고, 부재란 있다가 없어진 거예요. 가끔씩 그 둘을 혼동하기 쉽고, 거기서 슬픔이 생기는 거죠. (115)

꿈을 꿨다. 우주가 한 권의 책처럼 펼쳐졌다. 나는 그 책을 들여다보았다.
오른쪽 페이지 맨 윗부분 모서리가 표시를 해 두기 위해 접혀있었다.
그렇게 접힌 작은 삼각형에 구체성의 비밀이 적혀있었다.
그 비밀은 프랙털 도형처럼 우아하고 완전무결했다.

꿈속에서 그 문장 덕분에 다시 확신을 얻은 나는, 너무 행복해서,
받아적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 (144)

커다란 상자 안에 작은 상자들을 담아서 다시 나왔죠. 고맙습니다. 이제 그걸로 뭐 하실 거예요? 먼저 공기가 통할 수 있게 구멍을 낸 다음, 안에 이야기를 담는 거죠. 이야기들을 그냥 아무 곳에나 두면 없어져 버린다는 걸 아셔야 해요. 이야기들은 은밀한 곳에서 살아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공기가 없으면 살 수 없기도 하죠... 정말 뭐 하시는 분이세요? 내가 물었어요. 병아리 키웁니다. 그가 대답했어요. (166)

당신이 책을 읽는 방식은, 책읽기를 하고 있는 당신의 방식은, 특별해요. 어떤 이는 책을 읽을 때 활자의 흐름에 빠져들고, 또 어떤 이는 먼 여행을 떠나지만, 당신은 책에서 받아들인 것을 주변에 차곡차곡 모았다가 즉시 그곳에 있는 다른 것들과 연결시키죠. 당신이 뭔가를 읽을 때면,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존재감이 강하게 느껴져요. (184)

고양이들이 뛰어오르기 전에 어떻게 거리를 재는지, 어떻게 자기가 계산했던 바로 그 자리에 네 발을 한데 모은 채 착지할 수 있는지 알아요? 그게 그때 우리들 각자가 해야 할 일이었어요. 계산 말이에요, 얼마나 뛰어야 할지를 계산하는 게 아니라, 정반대였죠.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꼼작하지 않겠다는 무서운 결심을 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의지력이 필요할지를 계산해야 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예요. 필요한 의지력을 과소평가하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알지 못한 채 대열을 깨고 나가기 십상이죠. 두려움이 떠나지 않은 채 커졌다 작아졌다 했어요. 그 두려움을 과대평가하면 일찍 지치게 되고, 그러면 끝을 보기 전에 쓸모없는 존재가 돼 버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해요. 서로 손을 잡고 있었던 게 도움이 됐어요. 계산된 에너지가 손에서 손으로 전해질 수 있었으니까요.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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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서 꽃선물 받고
우울하던 기분이 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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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일어날듯 하다가 비켜가는데 그 긴장감이 보통이 아니다.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보면 커다란 비극일 수도 있고, 어쩌면 사건 자체를 눈치 못챌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야기 속의 아이들은 아주 섬세하고 민감해서 상처받고있다. 화해나 마무리는 독자 몫으로 남았는데 어쩌지, 어쩌지, 하는 기분이 든다.

 

 

 

 

 

 

 

 

 

이렇게 가슴 아픈 이야기를 어린이 주인공으로 (비록 6학년이라 해도 ...) 혼자, 그 짐을 다 지우다니. 힘겹게 겨우겨우 읽었다. 해피 엔딩이긴 한데, 그 이후에도 공주의 삶이 아주 편안하지는 않을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막내에겐 내년쯤, 아니면 그후에 읽히고 싶다. ... 그런데 아이가 읽어버렸네..아주 몰입해서, 이야기 속에 쑥 빠져 들어서 읽어내려갔다. 독후감 써야 해요? 라고 묻는 아이에게, 아니, 그냥 네 마음에 책 읽은 거 담고 생각 하면 될거야. 라고 해줬다. 그래야 책을 더 마음에 품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추천하고 싶은 이야기.

 

 

 

 

 

설화를 모아놓은듯 한 동화집. 우리 전래동화와 비교해서 살짝 그 정서가 달라서 조금은 당황하면서 읽었다. 권선징악이긴한데 뭔가 찜찜하고...보은하는 이야기에도 뒷통수를 맞는 기분이랄까....러일전쟁이 언급되어서 찜찜했다. 일본 동화에서 여우는 우리네 보다는 더 사랑받는듯. 장갑 이야기가 제일 좋긴했는데, 역시 변신하는 여우는 으스스하다.

 

 

 

 

 

 

 

말 못알아 듣는 엄마, 때리는 엄마, 혼내는 엄마, 바빠서 비오는 날에 마중오지 못하는 엄마.....그래도 깡총거리는 아이들. 아빠보다 엄마를 더 찾는 저학년용 이야기라서인지 엄마들이 던지는 그림자가 짙고 크다. 그래도 아이들은 자란다. 무럭무럭. 엄마들은 그 원망을 먹는다. 꾸역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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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지루하지 않게 읽었다. 심한 자극 없이 마음을 편하고 가볍게 해주었다. 소식은 과식을 피하면 되고, 극한의 절식을 할 필요는 없으니 싸구려 고열량의 음식(쓰레기) 대신 제대로 된 식재료로 가능하면 직접 요리를 하라고 .... 역시 돈과 시간이 든다. 제대로 된 가볍고 심플한 생활을 갖는다는 건.

 

소식을 하려니 즐거움 대신 배고픔이 찾아왔다. 그런데 이 배고픔이 습관인지 착각인지 아니면 진짜 허기인지 잘 모르겠다. 맥주가 왠수. 맥주 마시면서 다이어트를 꿈꾸다니. 저자의 조언대로 질 좋은 와인으로 바꾸면 나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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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7-03-22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마시며 다이어트를 꿈꾸는 일인 추가입니당-_- 근데, 어디선가 읽었는데 맥주보다 와인이 살은 더 찐다고..ㅠㅠ;

유부만두 2017-03-24 09:26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그럼...전 계속 맥주를 마시겠....ㅎㅎㅎ
맥주를 마실 땐 밥이나 빵을 멀리하고는 있지만, 안주를 이것저것 챙기니...다이어트는...그냥 덮어두게 되더군요. 흑.
 

농축된 이야기를 읽었다. 진한 어른들의 이야기. 들려줄 이야기를 넉넉히 주머니에 넣어둔 작가는 독자의 애를 태우며 슬렁슬렁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추락의 이야기. 독하고 진한 이야기. 단편 '몰두'는 재야의 고수, 혹은 덕후들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이 세상엔 '믜리' 천지인 것만 같고, 이 작가는 참....못됐네...싶다. 책을 다 읽고 덮는 입맛이 쓰다. 모든 작가가 착할 필요도, 착한 글만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못된 성질 머리의 작가가 하나 더 있었.... 이 투덜대고 까칠한 사람의 글을 읽자니 짜증이 슬슬 밀려오는데, 책을 덮지는 못하면서 끝까지 읽었다. 다 읽고 나니 뭐, 이 사람은 꽤 똑똑한걸, 싶고. 이 정도의 허영과 자뻑은 배우고 싶어졌다. 그런데 문학의 칠을 덧댄게 너무 보이고 또 얄밉기도 했다.

 

 

아이고....뭡니까. 지난주 독서는 왜 이리 불만 투성인겁니까. 이럴꺼면 독서를 왜 합니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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