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창의 단편집, 사르트르의 '말', 그리고 유시민의 책은 읽는중이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덮은지 한참이 지났다. 요즘은 '제인 에어'와 '고독한 도시'  '외로운 도시' 읽는 중. 요즘 자꾸 책 제목을 잘못 말한다. 전엔 '세일즈맨의 죽음' 대신 '샐러리맨의 죽음'이라고도 했음;;;

 

고급스럽고 차분하게 읽고 있다. 애들에 남편에 친척들에 치여사는 번잡스러운 서울러이기에 완전한 공감은 못하지만 그 속에서 스며드는 새로운 외로움의 정의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다만 번역문이 매우 투박해서 속껍질을 덜 깐 밤을 먹는 기분이다. 꺼끌하고 씁쓸하고.

 

 

 

 

 

 

 

 

 

 

심플한 영어로 쓰여져 있어서 두껍지만 속도를 내서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성취감도 (읭? 왜요?) 느낄 수 있다. 뭐, 나 혼자는.

방금 34장까지 읽음. 샌 존이 프로포즈 하는 장면 (죄송합니다. 스포였나요? 로체스터 나으리는 유부남이었어요!)에서 열이 뻗쳐서 소리지를 뻔. 참고 참아서 한숨을 내쉬니 옆에 있던 막내가 "왜요? 엄마? 또 나쁜 놈이 나왔어요?" 라고. 막내는 게임하다가 소리를 지를 땐 늘 대꾸한다. "엄마도 책에서 나쁜 놈 나오면 화냈쟎아요! 저도 그 심정이에요!" 아...아이야, 그거랑 그거랑....같겠구나.

 

아니 이 샌 존 시키. 왜 선교사 업무를 가고말고가 니 상관이냐! 물론 19세기 제국주의 시기에 인도에 가는, 그 savage tribe 사이로 갈 때 여자가 가기는 힘들겠지만, 너의 그 잘난 '프로포즈'를 거절하는 것이 하느님을 거절하는 신성모독???? 이라고 잘만 씨부리는 구나. 하! 정말 짜증난다. 지금껏 샌 존과 두 여동생이 제인을 거두고, 또 덕도 보는 줄거리에 "아이고, 이 이야기는 소녀 이야기 고전이네~" 라고 느긋했던 내 마음이 화들짝 놀랐다. 사실 로체스터에게 반하고,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제인이 좀 밍밍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방금 샌 존에게 (조각같이 잘 생겼다매?!) 강하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 하는 제인은 이뻐 보인다. 잘했어! (줬던 돈을 다시 뺏는건 어떠니?) 이미 줄거리도 알고 읽고 있지만, 옛날 소설이라 뭔가 일이 하나 벌어지면 주저리주저리 말들을 참 많이도 하는 인물들이지만 이렇게 분노도, 감탄도 이끌어내니 역시 클래식이군요. 네, 저 소녀 취향입니다. 이미 끝 장면을 알아서 제인에게 미리 실망도 하지만 뭐, 1847년에 쓰여진 이야기에서 (조선은 헌종때, 천주교는 박해받고 외선들이 출현하기 직전) 이런 열아홉 처자라니, 긍정하고 애정해 주기로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이야기에서 샌 존은 계속 미운 짓을 하겠지요. 하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벚꽃은 보기로만 하자.
마시자니 화장품 맛에 묘한 향에 어지럽고 배부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표지의 눈이 어떤 의미인지 읽고 나서야 알았다. ..  그게 맞겠지?... 블랙 유머, 정치 풍자...의 소설이라는데 "블랙" 까지 밖에 모르겠다. 유머는 .... 웃을 수가 없어. 불편한 상황과, 욕, 비속어가 엄청 나오는데, 읽으면서 오물을 입에 넣는 기분이 들었다. 읽는 속도는 늦춰지지 않으니 신기할 따름.

 

프랑켄슈타인도 생각나고 얼마전 읽은 "당신 인생의 이야기"도 생각났다.

 

이리 저리 끊고 이어서 더 커다란 그림, 더 기괴한, 그래도 사실이었던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러니까, "블랙유머"가 넘치는 소설이네. 걸작은 걸작인데, 취향 탓인지 추천은 조심스럽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4-12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오물을 입에 넣는 기분>>완전 공감합니다
저도 이책 절판돼서 한창 인기 치솟았을 때 구판으로 읽었는데 기대에 미치지못해서 조금 실망했어요. 희소해서 인기였던건지 찬양글을 너무 많이봐서 제 기대치가 너무 올라갔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개정판에는 ˝그렇게 가는 거지˝, ˝짹짹?˝ 같은 펀치라인이 없다고 들었는데 전 이 부분 때문에 그나마 웃었던 독자라 좀 아쉽기도 해요

유부만두 2017-04-12 21:12   좋아요 0 | URL
말씀하신 추임새(?)는 ˝뭐 그런거지˝와 ˝지지배배뱃?˝으로 나오네요. 걸작의 아우라는 마지막 책을 덮으며 (쬐끔) 느꼈지만 힘든 독서였어요. 뭐 이렇게 한 작가를 알게되는거죠. 보니것 책을 또 찾아 읽을것 같진 않지만요. ^^;;

유부만두 2017-04-12 21:17   좋아요 0 | URL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만 힘들었던 게 아니라 위안이되네요.
 

나으리의 밀당 기교가 빛이 나는군.
긴장하지마, 제인. 그대가 주인공이야.
나으리에게 넘어가지마.....넘어갔구나....왜그랬어....

난 불닭 안먹는다, 안먹는다, 안먹...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17-04-05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기네스 불닭♡ 거기에 제인 에어를 원서로 읽으시니, 실로 샘나고 부럽습니당^^

유부만두 2017-04-05 23:21   좋아요 0 | URL
불닭 안 먹었어요~ ^^

낭만인생 2017-04-05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서는 출간 당시 영어를 그대로 사용하나요? 아니면 현대영어로 교정이 된 건가요?

유부만두 2017-04-05 23:23   좋아요 1 | URL
현대어 편집인듯해요. 평이한 단어와 문장이고요, 표현법과 불어 표기에는 주석이 있어요.

다락방 2017-04-06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너무나 아름다운 상차림이네요. 기네스 정말 잘 따르셨어요! >.<

유부만두 2017-04-10 08:46   좋아요 0 | URL
그쵸?! ㅎㅎ 거품이 천천히 올라오는 게 정말 예뻐서 사진 찍었어요!
(책은 그저 거들뿐)

단발머리 2017-04-24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할 말이 그것밖에 없어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워요.
주인공은 우리의 제인,
제인 에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유부만두 2017-04-24 10:16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제인 에어가 주인공이죠!!!
오늘 아침에 다 읽었어요! 역시 더 나쁜 놈을 겪으니 로체스터가 나아보였어요...
소녀 취향 줄거리인듯 아니듯 아주 재미있게 열심히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
아름다운건...역시 기네스죠!

단발머리 2017-04-24 10:18   좋아요 1 | URL
오늘 아침에 다 읽으셨다니...
정말 활기차고 아름다운 분홍분홍 아침이에요. 축하드려요.
저도.... 제인 에어 심히 애정합니다💜
 

동네 도서관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연작 소설로 펼쳐진다. 외로운 동네 꼬마, 키 작은 축구부 소년, 말을 더듬는 엄마, 자기 방을 갖고 싶어하는 아이, 소설이 막혀서 고민하는 소설가와 큰 덩치에 소심한 사서 까지. 근처에서 흔하게 만났을, 아니 지나쳤을 사람들 이야기가 평범하고 무난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사이사이 드러나는 작은 묘사 덕분에 이 책이 그저그런 동화와는 달라진다. 가정폭력과 차별, 그리고 남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 책 좋아하는 귀여운 사람들 이야기니 아이에게 권해야겠다. 하지만 삽화가 책 내용과 조금씩 어긋나서 신경이 쓰였다. 나도 바보라고 그림 옆에 써넣을 뻔했다. 수정이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