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어찌 하여, 운 좋게 신간 리뷰어에 당첨이 되었다. 

첫 과제로 받은 책은 (것도 7월 9일 배송, 12일에야 받았으니 뜸은 있는대로 들어서 거진 누룽지가 된 마음으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 이다. 영문 합본이라 한쪽엔 영문이 또 다른 한 쪽엔 우리글이 있다. 예전에 시사영어사에서 나온 빨간 표지의 학생용 영문대역판이 생각났다.  아, 도스토엡프스키도 100쪽으로 끝냈던 (우리글은 50쪽이라는) 간단명료한 문학의 결정체!  

 어쨌거나, 

낯선 알라딘에서의 서재 글올리기에 나도 적잖이 긴장을 했던지, 리뷰쓰기가 수월치 않다.... 

 이 책의 첫인상은 700쪽에 육박하는 성경체 볼륨에 어째서 책갈피용 성경책 끈이 없느냐!!!! 는 것이다. 표지의 그림은 얼핏 꼬마 니콜라도 생각나게 하지만, 이 책은 Native American,  인디언 소년의 이야기다.  

 번역은 의역이 많고 부드러운 우리말 표현에 더 신경을 쓴 듯하고 쪽수가 딱 맞아 떨어지지도 않아서 굳이 영문을 대조해가며 읽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표지에 찍혀있는 MP3 CD 를 받지 못했기에 성우의 목소리나  분위기를 알 수 없어서 아쉽기도 하다.  

 그리고 나의 글 읽기 진도는 느리고, 느리고, 느리다.... 

헛, 그런데 오늘 또 택배 청년이 다녀갔다. 혹자의 말에 의하면 밀려드는 서평단 책에 숨이 조여왔다고 했는데. 바로 이런 느낌? 오옷~ 나쁘지 않아!  

            더군다나, 이 두 권의 책은 몇 주전, 신문의 신간 리뷰에서 보고 찜해두었던 것들이다. 신간 리뷰라해서 아직 신문 신간 소개편에도 실리지 않은 것들인줄 알았는데, 이렇게 내가 보와두었던 책을 받는 경우도 생기니, 가슴이 마구마구 뛴다.  

 특히, 이 책,<쓰리>라는 단어를 책 제목으로 떡하니 붙여놓다니, 얼마나 되바라진 태도인지!!! 만화책인지 소설인지, 아니면 이것이 책이라고 불러도 되는 건지 도발적인 표지에 막되먹은, 하지만 그런 적나라한 제목에 끌리는 내 자신이 어쩔 수 없는 보통 소비자의 마음이기도 하리라.....  

어쨌든, 이제 내 앞에 밀려든 세 권의 책, 나는 탐하여 읽어낼 수 밖에.  

옙, 자랑질이었습니다.-_-;;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의집 2010-07-30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권의 리뷰보고 이 페이퍼 읽으니....지금쯤 맘이 좀 식상했겠어요! 쓰리는 겐자부로상까지 탔는데 영 별로인가봐요. 일본도 작품의 수준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자주 가는 스컷님의방에서 미미의 고구레사진관이 신관으로 나왔다는 이야기 듣고 빨리 그런 작품이나 번역되어 나오길 학수고대하고 있어요.

아침부터 날씨가 선선하네요. 비가 더 오려나 싶은게.

유부만두 2010-07-30 18:03   좋아요 0 | URL
일본 문학상도 우리네 상처럼 그 편차가 큰가봐.
 
굿바이, 게으름 - 게으름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10가지 열쇠, 개정판
문요한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2월
장바구니담기


게으름을 판단할 때는 '삶에 방향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게으름은 위장의 천재다. 사실 게으름을 노골적으로 피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위장된 게으름은 대부분 '해야할 일을 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일에 매달리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 게으름은 행위 자체가 아니라 태도, 즉 능동성에 의해 구분된다. 아무런 물음이나 생각 없이 반복적인 일상을 바쁘게 사는 것도 삶에 대한 근본적인 게으름이다.-30쪽

병적으로 게으른 사람들은 비관주의자가 되지 않고는 자신을 지키기가 힘들다. 그러나 이 역시 튼튼한 보호막은 아니다. 비관주의라는 보호막 속에 숨어만 있기에는 게으름으로 인한 현실적 피해들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게으른 사람들의 자기방어는 늘 불완전하다. 병적 게으름에 빠진 사람들은 비관주의라는 비가 새는 집에서 쪼그려 잠을 잔다. 그리고 그 현실을 잊고 마음을 달래기 위해 쉽게 중독에 빠진다. 점차 현실을 떠나고, 관계를 떠나고, 심지어 자기 자신과도 이별하게 되는 것이다. -49-5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굿바이, 게으름 - 게으름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10가지 열쇠, 개정판
문요한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게으르다. 그래서 이런 확실한 제목의 책을 골라 읽었다. 게으름을 떨칠 수 있길 바라면서, 용기를 좀 얻을까 싶어서.  

내가 하는 짓꺼리들과 갖다 대는 핑계들이 모두 다 게으름이 만들어 낸 것들이었고, 더 놓아두었다가는 위험할 수도 있단다. 그리고, 성과에 급급해서 살아온 내 습관이 그 원인이기도 하단다. 우선 내가 변할 수 있다는 점을 믿고, 행복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단다.  

책은 쉽게 잘 읽히고, 설득력도 있다. 그런데, 40에 접어든 게으른 아줌마가 실천할 수 있는 게으름 떨치기 방법은 잘 생각나지 않는다. 집안을 깨끗하고 예쁘게 꾸미기, 가족에게 영양가 풍부한 식사 준비하기, 뿐은 아닐텐데. 아이 전교 1등 만들기, 뭐 이런것도 아닐테고. 

요즘 우울하다고 칭얼거렸었는데, 실은 "나 게을러요" 라고 광고를 하고 다녔던 꼴이다. 부끄럽기도 하고, 진짜 우울해 지기도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의집 2010-07-30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으르면 좀 어때서요. 게을다고 아니고 여유로움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유부만두 2010-07-30 18:04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저자가 꼬집은 말 중에 하나가, 여유로움과 게으름은 다르다는 점이야. ...나로선 변명의 여지가 없어. ㅜ ㅜ
 
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제본으로 묶여 나온 <강남몽>을 먼저 만났다. 복사된 대학교 교재같이 생긴 책을 처음 보기도 했지만, 남보다 먼저 (이른바 '어얼리 어댑터' 라고나 할까. 하지만 이미 인터넷 연재가 된 소설이기는 하다) 읽는다는 것에 흥분했다. 그리고 하루 만에 읽어냈다. 광복전 만주에서부터 1995년 6월 강남의 백화점 지하실까지, 한숨에 내리 달려가면서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가, 실은 소설이나 가짜가 아니라 진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서웠다.  

강남 싸모님 박선녀는 이름 마냥 하늘거리면서 시골 식당집에서 대그룹 회장님 부인으로 신분 상승을 이루고, 김회장님은 광복과 동란, 쿠테타와 군정들을 살아내면서 돈과 힘의 냄새를 기막히게 좇았다. 양태는 깡으로 서울에서 삼대 주먹 중 하나가 되고, 심남수는 젊은 시절의 씁슬한 강남 땅장사의 업을 덮고 교수가 된다. 그리고, 우리의 정아양은 이 모든 것들이 욕심과 허영으로 무너져 내린 백화점 지하실에서 아름답게 '희망'으로 피어난다.  

작위적으로 희망을 이야기하는 마지막 장이 아쉽긴 하지만, 이 책은 1971년광주 대단지 사건을, 제주 4.3 사건을, 중간중간 나오는 현대사의 이름들은 한글자 차이로 실존 인물들을 떠오르게 한다. (조양은, 장영자, 이준, 등등)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숨찰 만큼 나를 다그쳤고, 내가 읽는 것이 소설인지 아니면 현대사 교과서나 신문 기사인지, 그도 아니면 김훈 선생의 글인지, 헷갈렸다. 중간 중간 생각하면서 숨을 고를 여유를 주지 않는 건조하고 무서운 문장이, 황석영 작가의 전작 "개밥바라기 별"과 달라서 당혹스럽지만, 읽는 재미가 있다.  

제목마냥, 이런 지저분한 우리들의 과거사들이 다 꿈이었다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 시작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 그러나, 삼풍 백화점 자리에 화려하게 서 있는 새 건물을, 그 근방에 장성마냥 늘어선 부촌 아파트들을 생각하면, 우리네는 아직도 그 꿈에서 못 깨어나고 계속 허우적 대는 게 아닌가 싶다. 정아양은 지금쯤 어디서 뭘할까. 그녀는 가족들과 행복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동안 게으름으로 블로그도 안 하고, 책도 잘 안 읽었는데,
뭐, 야구랑 축구 핑계도 대기엔 나의 게으름이 찐하긴 했다. 

그래도 체면을 살려주는 활동도 있었다.
출판사 독자 모니터에 참가해서 어여쁜 책 두 권이 나오기 직전
마지막 교정에 참여했다는 거!!!! ^^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매지 2010-06-14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덩달아 저도 등장 ㅎㅎ

유부만두 2010-06-23 18:13   좋아요 0 | URL
주인공은 이매지님이시면성~ ^^

기억의집 2010-06-15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책 받은 기분은 어떠셨어요? 오늘은 운전은 없는데 아들친구 엄마들하고 만나 점심 먹기로 했어요. 장어 먹으러 갈까봐요. 하핫. 침 나오죠?

유부만두 2010-06-23 18:13   좋아요 0 | URL
장어! 장어! 장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