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배송된 책들 중 먼저 목수정 작가의 책을 시작했다. 어제 낮에 두 번이나 외출을 한 탓인지 저녁엔 너무 힘들어서 책을 시작만 하고 9시쯤 잠들었다. 아침에 거울 안엔 퉁퉁 불은 만두가 있더라. 봉쥬르, 마담 만두. 꼬멍 싸바? 파티게, 압쏠루멍.
아이를 재촉해서 등교 시키고 아침을 먹는다. 프랑스 교육 책이라고 바겟트 꺼낸 거 보소. 어른이니까 에스쁘레소. 다시 한 번, 봉쥬르.
목 작가의 딸 칼리는 이제 중2 나이 2005년 봄에 태어난 아이다. 프랑스의 대입 경험담이 궁금해서 샀는데 (우리나라도 프랑스식 철학 교육도 들여오고 - 이 이야기는 내가 대학 다니던 지난 세기 부터 떠들고 있다만 - 바칼로레아도 검토한다고 해서) 생각보단 목 작가나 아이가 어리다. 아이의 유아원, 유치원, 초등과 중학교 경험담과 저자가 인터뷰와 자료 조사로 그후 고등 대입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아직 책의 초반, 저자가 임신 사실을 받아들이고 겪은 휴직 신청, 프랑스로 이주, 출산, 산후 조리 이야기 까지 읽었는데. 벌써 놀람의 연속이다. 피임, 출산, 산후 건강 관리와 임신중절도 의사의 권한, 보건의 영역이라는 말. 임신중절이 합법이고 보험으로 처리되며 (우리나라는 임신중절이 불법이라 아예 의대에서 교육도 안해서 산부인과 의사라도 중절수술을 제대로 훈련받지 않았다고 한다. 내가 뉴스에서 읽은 무서운 리얼리티) 그 역시 여성과 의사의 의견을 존중하고 제왕절개 여부는 의학적 판단으로 결정된다는 이 당연한 말들이 놀라움과 부러움으로 읽힌다. 그에 더해 뜨거운 미역국과 땀 빼며 지지는 대신 수영과 운동으로 '재활'하는 프랑스 산모들이라니! 그것도 의사의 처방전으로 보건보험으로 커버된다. 부럽습니다. 이제 책은 문제의 출생율을 거론하고 있다. 어느 나라 출생율이 높은지 안봐도 알겠고요.
목 작가는 기쁨과 사랑으로 아이 칼리를 만났고 아이를 대하며 '지금 이 순간'을 중요시 한다고 적었다. 어제 읽은 제니퍼 시니어의 책을 다시 떠올렸다. 그렇다. 지금 잘 해줘야지. 우리 군돌이랑 초딩이, 잘 해줘야지. 내가 그 녀석들 이 삼복더위에 낳느라 ... 에어컨도 못 켜고 긴팔옷 입고 미역국 먹기 싫어서 얼마나 울었는데, 아 이쁜것들. 스릉헌다.
요즘 들어 난 고삐 풀린 기분이다. 날이 더워서 짜증도 많이 나고 (갱ㄴ....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날씨 탓) 에라이, 하는 심정으로 책을 사 버린다. 실은 이것도 많이 재고 참고 도서관 책으로 읽으면서 덜 산다고 한겁니다만, 우리구 상위 1프로 안에 든다고. 아이고, 재력이 그만큼이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남편 옷을 다림질 하려고 보니 다림판 위에 책탑이 .... 택배 상자 뜯고 저렇게 쌓아뒀구나, 유월의 나님아. 오늘 하루도 잘 견뎌봅시다, 마담. 쿠하주 Cour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