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소개받고 몇 묶음들을 읽으니 아껴 읽어야겠다 싶어. 그러는 사이 친구가 아들과 함께 동해안 도로를 내려오고 있단 소식. 잔여작품과 과정들을 보고싶단 말. 책*을 한권 더 사서 챙기고 스물한 둘의 청춘은 궁금한 것들도 많아, 바삐 여기저기 보여주다나니 시간이 훌쩍 가. 수학공부를 하고 싶단 그 청춘. 훗날 아름다움으로 다시 만날 것 같은 친구가 대견해 보였어.

바르다. 뒤샹. 김용준. 존버거. 글렌굴드. 호크니. 로스코. 칸딘스키.

‘패터슨‘

그렇게 다시 만나

시인의 중력이 뒤트는 예술비평의 세계는 빛이 휘고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또 다른 길을 놓았어. 마지막 두세쪽을 애써 남겨놓으면서 선물을 잘해주었구나 싶었어. 소개받은 이를 만나며 마저 읽고 이 마음을 전해주어야겠지.

* 나희덕,《예술의 주름들》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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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 자본 세트 - 전12권 - 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 수상 북클럽 자본 시리즈
고병권 지음 / 천년의상상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봉우리‘

10권에서야 비로소 조망권을 얻는다. 숨가쁘게 거슬러 올라온 길들과 막다른 숲들 사이사이. 그 맥락들이 넓게 펼쳐진다. 그제서야 호흡을 가다듬고 그 이력을 살핀다. 그렇게 마지막 ‘책을 마쳤네.‘ *

* 고병권, 북클럽《자본》1~12권

발.

어쩌다보니 1일 1책. 여름이 오기 전 맑스를 따라 읽는다. 문학도이자 철학자. 어쩌면 역사학자이자 경제학자.섣부른 수식이 필요치 않는 대부. 아이러니하게 자본가를 위한 책이기도 하다.

‘노동‘을 유난히 금기시하는 사회. 그것이 양지바른 볕에 드러나지 않고서는 사회는 한 걸음도 제대로 걸을 수 없다. 소중한 출발. 5여년에 걸친 고병권님의 노고에 경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사회적 독서‘의 시작점으로 의미있는 반향이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50주년 김민기의 봉우리, 길에 대한 노래가 더 듣고싶어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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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슈 2021-06-10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대단한 책이있었군요

여울 2021-06-10 13:11   좋아요 0 | URL
네 대단한 책이죠!!
 

‘욕망‘

생각은 할수록 좋다. 거기엔 자유가 슬몃 들어있다. 무지하거나 주어진 것으로 여기거나 추방한다면 그것이 날 지배할 것이다. 빛이 잘 드는 운동장에 두라.* 그래야 자유가 꿈틀거릴 것이다.

* 웬디 브라운, 《남성됨과 정치》나무연필

볕뉘.

서구 정치 이론에 대한 페미니즘적 독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남성적 정치학을 넘어서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라는 마지막장에서 여성이 아니라 인간을 다시 불러낸다. 육체에 대한 멸시의 역사에서 너머설 것을 요구한다. 욕망의 재서술과 삶의 재결합을 가늠해보며, 자유를 일상으로 가져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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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페어 카페‘*

기술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며, 기술을 제대로 부릴 수 있어야 한다. 1)

누구나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 2)

*볼프강 M.헤클, 《리페어 컬처》양철북
1) Repair Manifesto 2009. 암스테르담
2) HUIJ: 카페와 오픈 공방, 상점을 겸한 뮌헨가게/FabLab

발.

1.‘행복은 작은 것들에 관심을 기울일 때 생겨난다.‘ 시작하는 책을 보다 나니 십년내로 제일 잘나가는 시민운동이 될 듯도 싶다. 과학상점 느낌도 들고 인문과학철학분야를 가리지 않고 마을에서 거점으로 마련할 수 있는 괜찮은 아이템인 듯도 싶다.

2. 순돌이 아빠3) 생각이나서 SUNDORI ART(ISAN) 순도리아르티잔으로 이름 먼저 짓고 싶기도 하다.

3. 촉각의 시대다. 어쩌면 아날로그를 갈구하는 시대이기도 ㆍㆍ

3) 연식이 드러나 안타깝다.

4. 브라더 미싱을 갖고 싶다. 아 ‘부라더‘ 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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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그건 사실을 바로잡거나 레토릭으로부터 진실을 가려내는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들의 실존 조건을 바꾸는 문제이지요. 그것도 몇 명이 아니라 70억명의 실존 조건을요.  브루노 라투르.

1.

내 쪽에 앉은 임원들은 ‘왜 사람들이 환경 위기가 불거지는 가운데에도 행동하지 않는가‘에 대해 활기차게 대화를 나누고있었다. 바로 그때 스즈키가 나를 바라보더니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질문을 던졌다. “왜 우리가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는 증거가 이렇게 많은데도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걸까요? 그리고 정부에 행동을 촉구하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5

2.

다시 말해 우리는 실제로 이해하지도 못하는 사건을 설명하려고 이야기를 지어내느라, 그러고 나서 그 이야기를 변호하느라 정작 새로운지식을 배우지는 못한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 지어낸 이야기와 설명을확신하게 되며 이런 확신은 배움을 가로막는다. 데이비드 스즈키가 던진 중대한 의문에 대답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배움이 절실히 필요한데도 말이다. 17

3.

우리가 처한 상황이 불가피하거나 통제를 벗어난 상황이라고 단언하는 것은현명한 전략이 아니다. 이는 정치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불가피한 문제를 두고는 정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다른 가능성이 없다는 메시지, 너무 늦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도 할 수가 없다. 사람들의 정치적 관심을 자극하려면 라투르가 제안하듯이 곤경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의지를 꺾어버리는 메시지라면, 근거가 완벽한 메시지라 할지라도 결과적으로는 대중으로부터 어떤 반응도 이끌어내지못할 것이다. 이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다. 과학은 불가피하거나 불가항력적인 문제를 다루어서는 안 된다.107

4.

라투르는 말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과학을 사적으로 검토합니다. 사람들이 과학계를 신뢰하던 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요. 완전히 불가능한,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라투르가 사실을 버려야 한다고, 진실을 제쳐놓아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는 진실이 없다고 믿기 때문이 아니다. 라투르는 절대적 진리가 오직 실험실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으며 공적 영역에서는 진실이 여러 얼굴을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광장에서는 모두가 자신이 진실을 말한다고 공언하는데 과연 우리가 어떻게 진실을 판별할 수 있을까? 우리는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즉 서로의 의견 차이를 인정하고 싸우지 않기로 합의해야 한다.

˝진실은 상황을 왜곡합니다. 사실 진실은 그리 과학적인 용어도 아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진실은 우리로 하여금 대화에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도록 만듭니다. 그러니 진실이라는 개념을 버려야 합니다. 객관성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진실이 심판관 역할을, 논쟁의 결정권자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결정권자가 없으면 우리는 함께 모여서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다. 공통 기반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함께 논쟁을 벌일 수도 있다. 누군가 광장에 와서 “내게 소중한 가치가 있어. 이 가치는 누구도 짓밟아서는 안 돼” 라든가 “내가 사실들을 알고 있어. 이 사실들은 반박 불가야” 라고 말한다면 어떤 논의도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라투르는 우리가 문명이 변화하는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109

볕뉘.

바꿀 수가 없다. 객관이라는 잣대. 중립이라는 잣대 역시 그러하다. 회피하거나 도망가게 만들지 마라. 논쟁이라는 것은 애초에 성립되지 않으니 바꾸고 싶다면 궁금하게 만들어라. 그 길밖에 없다. 인간은 인지부조화의 편향된 존재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비단 환경문제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모든 문제를 사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시대이기에 조심스럽게 싸움을 걸어야 한다. 아니 정말 제대로 싸워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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