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Astrology 2 크리스천 점성술 지혜를 품은 책 5
윌리엄 릴리 지음, 김고은 옮김 / 좋은글방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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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하우스부터 12하우스까지 설명이 꼼꼼하게 되어있는 저서이다.행성과 별자리의 속성도 물론 나오지만 책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듯이 어디까지나 천궁도를 그릴 줄 알아야 실생활에 써먹을 수 있는 책이다 ㅋ본인은 중세 영국 시대의 지식을 들여다보기 위해 읽고 있지만... 알고보면 상당히 의학적인 저서이기도 하다. 음양에 관한 설명이 있으며 상황따라 몸에 좋은 약초에 대해서도 열거되어있다. 서양 약초에 대해서 알고 싶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의학 코너만 들여다봐도 상관없을 듯. 단 좀 더 길게 쓰셨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시와 같이 실제 점을 칠 때 사용한 당시의 천궁도를 제시한 점이 흥미로웠다. 그러나 매우 조그마해서 맨 뒤에 컴퓨터로 정리한 천궁도를 참조하시던가 두 눈을 크게 뜨고 보셔야 할 듯. 별 희한한 내용까지도 점성술로 볼 수 있다고 하니, 그 점도 매우 신기했다 ㅋ 간단한 동종주술도 나와있으며, 선대 세계 방방곡곡의 주술사들이 기록한 것을 참조했다고도 한다. 윌리엄 자신의 입으로는 객관적으로 미신 없이 점성술을 한다고 자신있게 말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주술성은 들어갈 수밖에 없는 듯. 중세 책에서 응당 있을 수밖에 없는 오류가 있지만, 주석에서 설명되어있기 때문에 읽으면서 대충 넘어가도 된다. 읽으면 읽을수록 참으로 탄복할 만한 번역솜씨가 아닐 수 없다. 문맥의 이상함을 지적하면서 점성술에 관한 소견을 표현하는 베짱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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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마게 푸딩 -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 파티시에의 특별한 이야기
아라키 켄 지음, 오유리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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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사무라이가 시대를 넘나들어 현대에서 푸딩과 케이크 등을 만들게 되었다는 다소 4차원적인 내용이다. 그러므로 소설의 전개와 현실감을 따지시는 분이라면 일단 기대를 버리고 보시길. 책으로 요리를 알고 싶어하시는 분도 포함. 여기에서 요리에 대한 교훈을 굳이 얻자면, '뭐든지 처음 시작하는 느낌으로 음식을 만들어라' 정도? 여담이지만 본인이 아르바이트했던 가게에선, 사장님이 일을 팽개치셨다. 음식을 만들던가 서빙을 하던가 뭐 하나라도 해야 하는데 손도 안 댄다. 그저 팔짱 끼고 가만히 아르바이트하시는 분들을 지켜보시다가 뭐라도 실수하려고 하면 잔소리잔소리... 당연히 그 가게는 얼마 안 가서 망했다. 스포일러일 듯한 발언이지만, 야스베도 계속 그런 식으로 가게를 운영했으면 거지꼴이 되었을 듯. 
 내가 이 소설에서 가장 주목한 요소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였다. 사실 학교에서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주제로 강의를 들어왔었기 때문에 그 점에 주의한 요소도 있다. 소설 <아웃오브아프리카>의 저자 아이작 디넨센은 어떤 선언문에서 바느질을 예로 들어 여자와 남자의 차이를 설명한다. 여자는 바느질을 해서 아이들의 옷을 고쳐주지만, 남자는 그에 만족하지 않고 바느질 솜씨를 숙련시켜 성공하려 한다고. 현 시대에도 남자와 여자의 속성이 그닥 다르지 않다는 데에 놀랐다. 아무렴 히로코가 야스베보다 요리를 잘 하지 못했을까? 인스턴트식품만 좋아하는 아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잘 몰랐을 뿐, 그녀도 음식을 만든다. 오로지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나중에는 야스베가 자신의 성공에 여념이 없어 집을 떠나고 아이를 소홀히 하는 데 분개한다. 그러나 야스베는 신세를 갚기 위해서 집안일을 시작하고, 유독 케이크를 잘 만드는 데 정신을 집중하다가, 대회에도 출전하고, TV에 출연하고, 레스토랑을 차리기 시작했다. 여성의 인권을 신장한다지만 세계는 아직도 아직도 성취를 중요시하는 남자중심의 사회인지라 당연히 성공한 남자는 인기가 있다. 만일 야스베가 계속 집안에서만 음식을 만들었다면 사람들에게, 심지어 히로코에게도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유독 케이크 류의 빵을 잘 만드는 남자 "셰프"가 인기있지 않은가? 
 그러나 계속 이런 흐름을 탔으면 이 소설도 양성평등주의의 비난을 면치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야스베는 180년의 시대를 거슬러 2006년으로 타임슬립해버린 사무라이, 즉 졸지에 직업이 사라진 남자이다. 히로코는 아들 한 명을 두고 사회에서 일하고 있는 싱글맘, 즉 혼자 생계를 꾸리는 여자이다. 둘의 의견 차이는 책 중간중간에 등장한다. 뭐 야스베의 시대에는 여자는 집안일만 해야 했고 히로코의 시대에서는 여자도 일을 해야 하니까. 나는 이 대결(?)이 사소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야스베는 현대여성이 에너지와 의욕이 없다고 비난하고, 히로코는 그 말을 듣고서 놀랄만큼 그의 말을 잘 받아들인다. 히로코는 성공한 야스베에게 음식을 직접 만들지도 못하고 집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야스베는 처음엔 화를 내지만 나중에 어떤 사건을 계기로 변화한다. 서로 완벽하게 상호작용하는 남성과 여성의 예시라고 할 수 있다. 
 어려운 말로 리뷰가 길어졌다. 아직도 칼과 총과 전쟁이 최고라 생각하는 남자들이 세상에 많다. 한 입 만으로 그들의 마음을 녹여주는 '천상의 푸딩'이 절찬리에 팔렸으면 한다. 

 P.S 영화도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소설에서 보면 야스베는 못생긴 40대 중년인데 니시카도 료가 주인공을 맡는다고 한다.....욕해봤자 료 팬들에게 역공당할테고. 차라리 안 보는게 낫지. 때려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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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집단심리치료
어빈 얄롬 지음, 이혜성.최윤미 옮김 / 시그마프레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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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개인심리치료보다 집단심리치료가 아주 좋은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위험상황이 많고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단점때문에 그 가치가 가려진다고 해야 할까. 뭐어 그건 일대일심리치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지만. 사실 어빈 얄롬의 ’카우치에 누워서’라는 심리학 책을 노리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처음 집게 된 책은 이것이었다. 쇼펜하우어와 집단심리치료의 만남은 사실 쇼펜하우어의 저서를 한 번도 읽어 본 적이 없는 나에게조차도 너무나 키워드가 안 맞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전형적인 소설 방식을 따라가고 있지만 심리치료라는 가상현실과 쇼펜하우어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를 조합시켰다. 또한 줄리어스라는 유대감 높은 심리상담가와 필립이라는 감정이 결핍된 철학상담가의 대립도 주목할 만했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도 흥미가 있었던 장면은 팸과 필립의 만남이었다. 여기까지는 스포일러이므로 생략. 여성과 남성에게 얽혀있는 감정을 매우 잘 표현했다. 무엇보다도 내가 이겨내려 노력하는 남성에 대한 편견이 팸과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 아무튼, 심리치료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그동안 쇼펜하우어를 부정적으로만 보았었는데, 프로이트가 그의 이론과 관련이 있다고 하니 일단 ’의지와 표상으로부터의 세계’부터 정독해봐야겠다. 쇼펜하우어에게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파격적이라고 생각한다 ㅋ 하지만 그가 치료되었다면 과연 지금 허무주의라는 개념이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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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그네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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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살은 네 것이 되어버렸어. 하지만 나는 내 살이 아니야. 나는 내 살과는 다른 무엇이야.- 98p.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고.
 수용소에 갖힌 한 아이의 이야기지만 그다지 스펙트럼하지는 못하다. 무엇보다도 수용소에 갖힌 이유가 좀 어이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아직까지 사람들이 경멸하는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 이유가 뭘까?  아무튼 범상치 않은 소설인 것은 확실하다. 어조도 매우 단조롭다. 물론 죽을 뻔한 상황이라던가 죽임을 당할 뻔한 상황들이 여럿 나오지만, 수용소에 있는 인간들이 난 가장 섬찟했다. 인간이 아닌 생활을 했으니 당연히 짐승으로 변해갈 수밖에 없었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가족들이 사흘만 굶어도 아버지가 담을 넘는다 하지 않던가. 아무튼 이 소설은 수용소에 갖혀서 러시아를 위해 일했는지 독일을 위해 일했는지도 분간못한 채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쓰고 있다. 그 사람들을 경멸하지는 않지만 동정하지도 않는다. 그저 묵묵히 써갈 뿐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물질이 얼마나 위대한지, 그리고 화자가 수용소 안에서 어떻게 미쳐가는지. 적어도 위에 있는 명언을 할 때 까지는 그럭저럭 소년같았는데 말이다.
  바닥 먼지구덩이에 떨어진 딱딱한 건포도와 춤을 추다가 덥석 집어먹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문득 주인공이 투어 프리쿨리치를 죽인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판옵티콘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본다. 우리는 어떤 수용소에 갖혀있을까. 책 표지에 그려진 눈 먼 소녀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면서 문득 등골이 오싹해진다...
 그러나 살아가려면 차라리 모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었다. 그 느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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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대
헤르타 뮐러 지음, 김인순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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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같은 범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로 쓰여져 있는 책이었다. 척 봐도 여자가 쓴 것 같은 냄새가 나는 책이다. 아니, 여자가 아니라 굳이 말하자면 마녀의 냄새? 의미를 매우 분명히 알 수 있는 ’독일 콧수염’을 제외하고는 책에 쓰여져 있는 한 문장 한 문장이 마법주문같이 느껴졌다. 감정을 느끼도록 허락해주기보다는 소설 속 으로 들어가도록 압도시킨다. 소설 속에 있는 잔인함은 어떻고? 여기 쓰여있는 소설 중 그나마 가장 긴 저지대도 대충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이해가 가지만, 어느 누구도 자연을 이렇게 공포스럽게 그릴 순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 속에서 살고 있는 마냥, 자신이 아직도 소녀인 마냥 쓰여진 소설은 시골마을에 대한 모든 고정관념적 환상을 깨뜨리기에, 그리고 또 다른 환상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 그로테스크함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난 어느 정도의 레벨에 도달해야 저 수준의 소설을 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착잡하기도 했지만. 이 소설을 보자 헤르타 뮐러의 다른 소설에도 급 호기심이 생겼다. 개인적으로는 ’그 당시 5월에는’이라는 소설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나로서도 익숙치 않은 기이한 분위기 중에서도 그나마 다소 서정적인 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단편소설이라고 해서 그닥 기대는 안 했는데 엄청난 수확을 얻은 듯하다. 조경란씨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은 특히 읽어보길 권한다. 또다른 잔인한 여성성이 깃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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