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 1 
안녕하세요~
날이 훨씬 누그러진 아침이네요.
다름이 아니라, 선생님께서 전에 추천해주신 '아트앤스터디'란 사이트를 '학교경영지혜나눔터'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괜찮겠지요? 예전에 들어가 보니 좋더라고요.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유용한 사이트를 추천해야 하는 보고가 있는데,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니 그 사이트가 좋겠더라고요. 다른 학교에서 다들 하는 뻔한 사이트랑 그다지 중복도 안 될 것 같고 말이죠.
그냥 추천해도 되겠지만 좋은 곳 소개해 주신 *** 쌤께 감사 말씀 드리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요~ ^^
좋은 사이트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쿨1에 대한 답장
이것을 내가 된다 안 된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사이트 소개자로서 개인 의견을 말씀 드린다면 (그것을 물으신 것 맞지요?) [아트앤스터디]는 평소에는 유료로 운영되는 강좌사이트이고, 그 이벤트에 신청하여 당첨된 것이라 샘들께 알려드린 것인데 이것을 교육청 보고자료에 그대로 올린다는 것은 그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물어봐야할 것 같네요. (샘들께 소개드린 무료 강좌는 제한적인 내용을 한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뿐입니다)
지적소유권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 번 알아보심이 어떠실지... 

그리고 아트앤스터디에 올린 글
  수고 많으십니다.
  저는 부산 **여고에 근무하는 ***라고 합니다.
귀 사이트에서 인문학의 저변 확대를 위해 지난 가을 마련한 이벤트 [학교에서 만나는 인문학]을 신청하여 활용하면서 늘 고마운 마음 가지고 있습니다. 이벤트의 취지대로 학교 교사들에게 홍보하여 교사 자신의 공부는 물론 수업에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도 해드렸구요.
  문의할 내용은 우리 학교의 교무부에서 이것을 '학교경영지혜나눔터'라는 자료와 사이트에 소개하려고 하는데 가능한가 하는 것입니다. '학교경영지혜나눔터'란 아마도 부산시 교육청에서 학교 경영 우수 사례를 모집하기 위해 올 해부터 추진하는 프로젝트인 듯하고, 평가와 포상이 주어진다고 합니다.
  학교 측에서는 소개만 하기 때문에 별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짐작하여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이트'로 보고 하겠다고 하지만 두세 분의 매니아 교사들이 열심히 이용하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무관심한데(대부분의 교사들은 아트앤스터디가의 이름이나 이것이 유료사이트라는 것도 모르고 계십니다) 이것이 마치 우리 학교 교사들이 귀 사이트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전달되어 학교 관리자들의 평가와 우수 학교 선정에 영향을 주게 되어 불합리한 평가와 포상이 생기게 되지 않을까 저어되기도 합니다. 또한 이 일이 일반 교사들에게 강제성을 띈 '억압'으로 작용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귀 사이트를 좋아하여 [학교에서 만나는 인문학]을 신청하고 홍보한 제 입장에서는 문의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인 듯 하여 글을 남깁니다. 답글을 올려주시면 학교 측에 전달하겠습니다. (학교에서 바로 문의 전화를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산 **여자고등학교 교사 *** 

쿨2
  아, 그런 용도의 보고가 아니고요, 그냥 좋은 사이트 소개 차원이거든요.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수업과 관련하여, 혹은 학생 지도와 관련하여 어떤 사이트를 많이들 활용하고 있는지 보고하는 차원이라서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로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선생님 덕분에 많이들 보고 계실테니 많이 이용하는 사이트 맞기도 하고요.
그쪽에 다른 부담을 주는 건 아니니 괜찮...겠죠?^^; 단순히 사이트 이름, 주소, 성격 정도만 소개하는 거랍니다.
(유무료 제한은 없었으니 상관 없을테고요. 뭐 교육청이 나서서 돈 내주면 고맙겠죠? 그럴리는 없겠지만...;)
  늘 소개되는 식상한^^; 교육관련 사이트 보다 훨씬 신선하고 좋으리라 생각되어서요. 저는 사실 ***선생님께서 걱정하시는 것보다 좀 진보적인^^; 사이트라 교육청이 놀랄까 그게 걱정이지 말입니다? ^^

쿨2에 대한 답장
  글쎄... 제 생각은 좀 다른데요.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수업과 관련하여, 혹은 학생 지도와 관련하여 어떤 사이트를 많이들 활용하고 있는지 보고하는 차원이'라면 실제로 샘들께 어떤 사이트를 많이 활용하시는지 물어보시는 게 좋을 듯 싶네요. 몇몇 샘들께 활용도를 여쭤보니 [아트&스터디]는 사실 좀 어렵고 번거로워서 저를 포함한 거의 대다수의 샘들이 거의 활용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거든요. 대부분의 샘들은 제가 소개해드렸을 때 한 번 접속해보시고 그 후로는 거의 이용 안 하시구요, ###만 열심히 활용하시는 중 ^^;)
  그리고 그저 소개만 하는 사이트라 하더라도 교육청에서 어떤 후속 조치가 있을지도 모르니 소개한 제 입장으로는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구요. 하긴.. 샘 말대로 교육청에서 돈 대주고 [아트&스터디]에서 공부하게 하면 좋겠지만 샘 말처럼 이 사이트는 청에서 좋아할 성격은 아니니 애써 소개한다 하더라도 별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쿨3
  선생님이 딱히 부담스러우시면 결재 받은 것 취소할까요? 결재만 받고 발송은 안 했거든요.
저도 아는 사이트였고(물론 이용은 안 했었지만요) 이런 저런 경로로 아시는 분들은 아시는 사이트일테고, 교육청에서 그 사이트에 어떤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닌 이상(사실 제 생각은 교육청은 아무 생각없이; 접속도 안 해보고 좋은 사이트로 소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한 표!) 별 상관없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사실 ***선생님께서 소개하신 그 사이트를 먼저 떠올린 것도 @@@부장선생님이셨는데, 아마도 부장 선생님도 사이트 접속은 안 해보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덕분에 그런 쪽에 관심 있던 분들이 더 알게 된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사심;을 가득 담아서 부장선생님이 말씀하시기에 냉큼 그러겠노라 했는데....나중에 곤란할 일이 생기려나요? 음...고민되는군요(-_-)a 딱히 그리 문제될 사이트는 아니지 싶었는데, 교육청과는 그리 친해보이지 않는 사이트지만 유해 사이트는 아니니 살짝 낑겨서 소개해 볼까 싶었는데....
+
전체 선생님들께 여쭤봐도 항상 답변 해주시는 분들은 극소수이고, 그분들이 이용하는 몇몇 사이트가 전체를 대표하는 것도 아니라서 그 역시 대표성은 없지 않을까 싶어서 전체로 여쭤보는 건 생략했더랬는데; 성급한 판단이었나 봅니다.
선생님 생각에 아니신 것 같다면 전체로 다시 의견 묻고 다시 할게요.
++
그래도 전 그 사이트가 좋아서 소개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쿨3에 대한 답장
  맞죠? 사실 공부는 안해도 그 사이트가 좋긴해요.
  그래도 샘들께 조사 과정은 필요한 것 같구요 (늦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그 과정에서 공문 보고는 무리없이 될 것 같은데요. 답변한 샘들이 소개한 사이트 이름만 모아서 보고해도 될 것 같아서요. 예를 들면 000샘의 들꽃사이트라던가 제가 들어가는 인권운동사랑방이나 각 신문의 한자 설명 코너, QQQ샘이나 $$$샘께서도 아마 좋은 사이트 많이 아실 듯...
  제가 걱정하는 건 그 사이트가 사실 좀 '까칠한' 사람들이 모여서 운영하는 것이라 교육청에서 암것도 모르고 링크를 걸거나 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것. 유료 사이트라서 좀 더 걱정이 되요.
  취소할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취소하고 간단하게 조사한 후 다시 보고하는 게 어떨까 싶긴 해요. 

쿨4
넵! 그렇게 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해요~ ^^

쿨5
  교무기획1입니다.
  우리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학교경영지혜나눔터'에서 좋은 사이트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려 합니다.
선생님들께서 평소 교과 학습 및 학생 지도와 관련하여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유용한 사이트가 있으시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쿨5에 대한 답장
  흐흐흐 접니다.. 제가 자유 이용하는 사이트는 EBS의 지식채널e, 전국한문교사모임, 각 신문의 한자/한문관련 글과 기사, 국가인권위원회입니다. ^^
  수고 많으십니다.
 

쿨6
역시~! 고맙습니다~ 

쿨6에 대한 답장
에잉... 자기는... 이거 짜고 치는 고스톱이잖아.. 쑥쓰쑥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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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도바람꽃. 천마산에서 가장 일찍 피는 들꽃의 하나로 북방계 식물이다.
 




얼음 풀린 산
낙엽이불 사이
여린 몸 간들간들

디카 물결 타고
꽃산행꾼도 줄줄

“밟지 말고
꺾지 말고
캐지 말고
그 자리서 살게”


“복수초 보셨어요?” “노루귀는 아직 안 나왔죠?”

응달진 골짜기는 얼어 있지만 봄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8일, 경기도 남양주시 천마산의 오남리 쪽 계곡에서 만난 등산객들은 낯선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배낭과 스틱 말고도 카메라와 삼각대를 갖추고 계곡 주변을 기웃거리는 품이 여느 등산객과 달랐다. ‘꽃산행’을 나선 이들은 정상을 향해 발길을 재촉하지 않는다. 낙엽을 헤치고 돋아난 앙증맞은 야생화의 사진을 찍고 바라보느라 시간을 보낸다. 이날 반나절 동안 이 계곡에서 만난 꽃산행꾼은 20여명에 이르러 보통 등산객보다 훨씬 많았다.







 

» 앉은부채. 주걱 모양의 포 속에 꽃이 피는 모습이 이채롭다.
 

■ 왜 야생화인가 동네 화단이나 공원에 가도 화려한 봄꽃은 널렸다. 들이나 산에 핀 야생화는 대체로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고 수수한 편이다. 그렇지만 들꽃을 몇 년 찾아다닌 이들은 이런 은근하고 싫증나지 않는 아름다움에 푹 빠진다고 입을 모은다.



 

» 노랑앉은부채. 앉은부채의 변이종으로 천마산 등에서 드물게 볼 수 있다(맨위). 새끼노루귀. 제주도와 남해 섬에 분포한다(가운데). <한겨레> 자료사진. 앵초와 할미꽃(맨아래).
 
10년째 들꽃 사진을 찍고 있는 고재응(52·서울 서대문구 남가좌2동)씨는 “보면 볼수록 수줍으면서 화사한 모습을 발견한다”며 “무얼 찍는지 궁금해하던 등산객들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 ‘이렇게 고운 꽃이 숨어 있었냐’며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자연 속에서 꽃과 사귀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천마산에서 만난 김낙호(62·경기도 분당)씨에게 야생화 탐사는 항암치료의 하나다. 그는 “한 주에 한두 번 들꽃을 찾아다니다 보면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시인 김춘수는 <꽃>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노래했다. 들꽃의 이름을 외고 생태를 알아가는 과정은 커다란 성취이자 희열이다.

대관령의 꽃이 좋아 아예 그곳에서 일자리를 잡은 박대문(60)씨는 “야생화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눈이 열리는 쾌감을 맛본다”고 말했다. 환경부 공무원, 수도권매립지공사와 강원풍력발전 사장을 지낸 그는 최근 식물분류기사 자격증을 따는 등 본격적으로 식물 연구에 빠져들고 있다.



 

» 큰괭이밥.
 

■ 늘어난 동호인 현진오 동북아식물연구소장이 ‘꽃산행’이란 말을 만든 1990년대 중반께만 해도 야생화 탐사는 고상한 취미 정도였다. 최근 디지털카메라의 보급과 인터넷이 상승작용을 하면서 야생화 동호인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촬영한 들꽃 사진을 인터넷 동호회 사이트에 올려 품평을 하고 정보를 나누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다른 분야에 비해 중년 이후의 동호인이 많은 것도 두드러진 현상이다. 의정부 정보도서관에서 6년째 야생화 강좌를 운영하고 있는 이명호(52)씨는 “수강생은 40대 이후의 여성이 다수이고 숲해설가 등 퇴직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강좌를 듣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 복수초.
 

■ 주의사항 급증한 동호인으로 인한 부작용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천마산에서 발에 밟혀 싹이 뭉개진 앉은부채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고재응씨는 촬영이 끝난 야생화에 낙엽을 덮어 숨겼다. “모르고 밟기도 하지만, 다른 이들이 좋은 사진을 찍지 못하도록 일부러 훼손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일부 동호회를 중심으로 자정 노력도 벌어진다. ‘인디카’는 최근 ‘꽃의 낙원’으로 입소문을 탄 서해 풍도의 야생화 훼손을 막기 위해 단체출사 계획을 취소했다. 야생화클럽 등 많은 동호회가 인터넷에 사진을 올릴 때 구체적인 장소를 명기하지 않는 불문율을 세워두고 있다.

이진동 인디카 회장은 “좋은 야생화 사진을 찍기 위해 낙엽을 걷어내는 것은 날씨 변동이 큰 봄에 이불을 걷어내는 것과 같다”며 “사진기부터 들이대지 말고 꽃과 대화를 해보라”고 조언했다. 사진은 결과물일 뿐 목적이 돼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 큰괭이눈과 노루귀.
 


■ 관찰요령 화려한 접사 사진만 보고 산에 간다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대부분의 야생화는 작고 낙엽에 가려 있다. 따라서 산을 천천히 올라가며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천마산 등 꽃산행으로 유명한 곳에서는 다른 이들의 발자국을 따라가 보는 것도 요령이다. 전문가나 경험 많은 이들과 동행하는 것도 좋다. 최은경 한국교사식물연구회 회장은 “도감을 휴대해 현장에서 확인하고 돌아와선 찍은 사진과 참고자료를 비교하는 등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식물 지식을 늘리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 얼레지.
 

■ 어디로 갈까 중부지역에선 2월 말부터 변산바람꽃을 시작으로 들꽃이 피어나지만, 본격적으로 많은 들꽃이 피어나는 것은 4~5월이다. 현재 중부지역의 천마산, 화야산, 수리산 등에서 가장 이른 야생화인 너도바람꽃과 앉은부채가 한창이고 복수초, 노루귀 등이 피어나고 있다. 4월부터는 꿩의바람꽃, 만주바람꽃, 생강나무, 현호색, 얼레지, 큰괭이밥 등이 앞다퉈 피어난다.

천마산은 도심에서 가까운데다 희귀한 북방계 식물이 많아 유명하다. 4월에 절정을 맞는다. 수도권에선 광덕산, 명지산, 청계산, 관악산, 북한산 등에서도 많은 야생화를 볼 수 있다. 초보자라면 꼭 희귀종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곰배령 등 점봉산 진동계곡 일대에서는 4월 말부터 한계령풀 등 희귀 야생화를 볼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사계절 꽃산행>(현진오 지음/ 궁리·2만2천원)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 산까지 가지 않아도 야생화 관찰이 가능하다. 식물원이나 수목원에서는 깊은 산에나 있는 희귀식물을 비롯해 다양한 야생화를 볼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경기도 용인의 한택식물원을 비롯해, 오대산의 한국자생식물원, 경기도 양평의 유명산식물원, 경기도 포천의 평강식물원 등이 알려져 있다.

또 인천의 수도권매립지에서는 4월30일~5월10일 동안 멸종위기식물, 향기식물, 텃밭식물 등 800여종 3천여점을 선보이는 야생식물 전시회를 연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도 4월24일~5월20일 열린다.

글·사진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오늘 못 찍으면 내년에 찍지
 

야생화 촬영법

오늘 못 찍으면 내년에 찍지


키가 작은 봄꽃을 찍으려면 소형 삼각대가 필요하다. 요즘 렌즈 교환식 디지털카메라(DSLR)가 많이 보급돼 있지만 초보자라면 소형 콤팩트 카메라부터 시작해도 괜찮다. 봄꽃 촬영에는 렌즈 교환식이라면 접사용 마크로 렌즈를 많이 쓰는데, 콤팩트 카메라에도 대부분 접사 기능이 있다.

날씨가 쉽게 바뀌는 봄철에 야생화를 찍으려면 끈기와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기온과 빛의 양에 따라 꽃의 상태도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적당한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야생화의 섬모 등 섬세한 모습과 아름다운 색감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인물사진과는 달리 역광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다음은 동북아식물연구소가 식물분류 준전문가를 양성할 때 가르치는 식물 접사촬영의 기본 원칙이다.


화면을 가르는 선은 가급적 피한다. 특히 나뭇가지나 커다란 잎이 화면을 가로로 가르지 않도록 한다.

잡광이 들어오지 않도록 한다. 광선이 나뭇잎이나 돌, 흙에 부딪히며 화면에 퍼지지 않도록 한다.

③ 자연 그대로를 보여줄 때 의미가 있다. 광선이 나쁘다고 식물을 옮겨서 찍어서는 안 된다.

오늘 못 찍으면 내년에 다시 와 찍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느긋하게 찍어라.



 

» 현호색. <한겨레> 자료사진.
 


 


야생화 인터넷 사이트


▶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인디카

www.indica.or.kr 10년의 연륜을 지닌 대표적 야생화사이트. 회원 수 5천명이며, 해마다 선출된 회원이 운영을 맡고 후원금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 야생화클럽

wildflower.kr 갤러리 외에도 웹 식물도감과 사진교실, 야생화교실 등이 마련돼 있다.

▶ 풀꽃나라

cafe.daum.net/wildflowerland 회원 수 1만4천명의 다음 카페. 답사 정보 교환과 갤러리 활동이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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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는 음식을 화나게 한다 [2008.11.21 제736호]
 
[안병수의 바르게 먹자]
영양분 파괴, 성분 변화, 발암물질, 전자파… 지식인들이 폭로하는 전자레인지의 치부
 
 
 
 


   
 
 

‘문명의 이기’ 하면 뭐가 떠오르시는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이는 자동차를 생각할 것이고, 어떤 이는 TV나 휴대전화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식품 전문가에게 묻는다면 한 가지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 ‘전자레인지’라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문명의 이기가 있기에.

전자레인지의 고향은 당연히 패스트푸드의 나라 미국이다. 가정용으로 정식 출생신고를 한 것이 1960년대 후반께. 태어나자마자 ‘편리함’이라는 찬사를 자양분으로 무럭무럭 자랐다. 미국 가정 내 보급률이 1970년대 초에 1%였던 것이 1980년대 중반 들어 25%로 크게 는다. 오늘날엔 몇%나 될까. 거의 100%? 예상과는 달리 9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10% 가까운 가정엔 전자레인지가 없다는 이야기다. 얼마나 궁핍하기에 그 흔한 것 하나 들여놓지 못할까.


 
 


» 전자레인지는 음식을 화나게 한다. <한겨레21> 윤운식 기자
 
 
 

그러나 그렇게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미국에서 전자레인지를 쓰지 않는 가정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빈곤 때문이 아닐 터여서다. 그들은 오히려 고소득층일 가능성이 크다. 지식인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자레인지가 숨기고 싶은 치부가 들어 있다.

일설에 따르면 전자레인지의 원래 고향은 미국이 아니라고 한다. 처음 아이디어가 태동한 곳은 나치 치하의 독일이었다는 것이다. 나치가 전쟁에 패함에 따라 이 아이디어는 옛 소련 쪽으로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소련은 전자레인지를 만들지 않았다. 이유는 소련의 과학자들이 극구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들이 전자레인지 제작을 반대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훗날 미국의 과학자인 윌리엄 코프가 해준다.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가열하면 우선 발암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각종 성분들이 비정상적으로 변하기 때문이죠. 또 여러 유용한 영양분들이 파괴되고 음식으로서 생명력을 잃게 됩니다. 이런 음식을 자주 먹게 되면 병약한 체질로 변하게 되죠. 굳이 음식 문제가 아니더라도 이와 같은 기계를 부엌에 놓고 돌리는 건 재고해야 합니다. 새어나오는 전자파에 의해 인체 세포가 직접 손상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처럼 전자레인지의 유해성에 경종을 울리는 학자들은 그 밖에도 많다. 스위스의 한스 허텔 박사는 “전자레인지로 가열한 음식을 먹으면 혈액의 헤모글로빈이 감소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이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은 “전자레인지에 의해 인체 면역력이 약화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주장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나오고 있어 흥미를 끈다. 물 연구가로 유명한 김현원 연세대 교수는 자신이 만든 알칼리수를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하지 말도록 주문한다. 전자파에 의해 물의 치유 효능이 손상된다는 것이다.

전자레인지는 그야말로 생필품 중의 생필품이다. 그런 기계에 웬 황당한 잡음인가? 가열 방식을 알면 납득이 간다. 전자레인지는 열을 이용해 음식을 조리하는 일반 가열 방식과 전혀 다르다. 1초에 수십억 회 운동 방향을 바꾸는 강력한 전자파를 발생시킴으로써 음식의 구성분자들을 마구 뒤흔든다. 이때 순간적으로 열이 발생하고 온도가 빠르게 오르는 것이다. 음식이 만일 생명체라면 난데없이 몰매를 맞고 화병에 걸려 있는 꼴이라고 할까.  


전자레인지는 음식을 가열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물품이다. 그런 것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일은 자연의 섭리에 위배되는 행위다. ‘슬로푸드’니 ‘로컬푸드’니 하는 말들이 더 자주 등장하는 요즘, ‘먹는다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그것은 단지 음식을 먹는 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음식을 만드는 일도 중요한 일부분이다. ‘만드는 일’도 즐겨보자.



 



◎ 전자파도 자연의 것은 괜찮아

전자파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자연이 만드는 전자파는 오히려 더 좋다. 그 유명한 원적외선이 바로 그것이다. 음식을 조리할 때 원적외선을 많이 쬐어주면 속까지 고루 익을뿐더러 맛이 훨씬 좋아진다. 음식 성분들이 이상적인 조건에서 익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손쉽게 원적외선을 제공하는 것은 숯불이다. 흔히 사용하는 가스불에는 원적외선이 그다지 많지 않다. 가스불에서는 음식이 쉽게 타지만 숯불에서는 여간해서 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의 요리 전문가인 하토리 유키오의 실험이 원적외선의 효과를 잘 설명한다. 생선을 가스불에 구울 때 생선 표면의 온도가 400~500℃였고 중심부는 44℃였던 데 반해, 숯불에 구울 때는 생선 표면이 280℃였고 중심부는 98℃였다는 것이다. 원적외선은 인위적으로도 만들 수 있다. 세라믹 소재를 뜨겁게 달구면 나온다. 돌솥구이 고기가 덜 타고 더 맛있는 것이 그래서다. 중요한 것은 전자파에까지 ‘자연’과 ‘비자연’의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안병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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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한 자연주의자여 그대는 MB
[매거진 esc]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
 
 
한겨레  
 








 

» 순결한 자연주의자여 그대는 MB. 일러스트레이션/ 양시호
 

 
 
Q 좌파·우파가 뭔가요?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말한 이명박 대통령은 그럼 좌파인가요?

안녕하세요, 형님. 저는 올해 고3이 되는 학생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용산 철거민 사망 사건을 접하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정부 대응을 비판하자 한 친구가 그건 전형적인 좌빨 주장이라고 하면서 촉발된 논쟁에 결론을 보지 못해 형님에게 질문을 드리려구요. 평소 언론에서 좌파, 우파 할 때도 솔직히 뭐가 뭔지 잘 모르겠고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은 매우 진보적이라는 발언도 했고 또 얼마 전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고도 했더군요. 그럼 이명박 대통령이 좌파라는 말인 건가요. 그리고 군사시설보다 롯데월드를 우선하는 건 뭔가요. 친구들이랑 논쟁할 때도 사실 좌파, 우파가 뭔지도 모르면서 좌빨 어쩌고 하게 되는데 뭔지 잘 모르니까 딱히 반박할 말도 없고. 그렇다고 그런 게 알기 쉽게 정리된 책도 없고. 해서 묻습니다. 좌파, 우파가 뭔가요.


A 0. 호, 이런 질문, 고3이. 좋아. 먼저 난 몸으로 직접 겪어 그 원리를 오감으로 체득하기 전엔 책에 뭐라 쓰여 있든 관심 접는, 경험주의자라는 것부터 밝혀두자. 뭐 자랑 아니라 내 답변의 한계 지점부터 자백해 두는 거다. 이제, 가자.

1. 일단, 책 덮어라. 잡소리만 많다. 상식으로 족하다. 자, 초원의 유인원이 가장 두려워한 게 뭐였을까. 사자. 아니다. 보이는 사자는 대처할 수 있다. 언제, 뭐가 튀어나올지를 모르는 거, 불확실성, 그게 가장 두려운 거다. 우린 신이 아니니까. 내일 모르니까. 해서 굿도 벌이고 십자가도 걸고 염주도 찬다. 그거 좀 어떻게 해보려고. 오늘 식량 있다고 내일도 식량이 보장되는 건 아니던 그 시절부터, 삶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공포에 인간은 근본적으로 다른 두 방식으로 대처해 왔다. 그러니까 공포와 대면하는 서로 다른 두 태도, 그게 바로 좌우라.

어떻게 다르냐. 우는 세계를 약육강식 정글로 본다. 그 두려움, 스스로 포식자가 되어 해결하려 한다. 더 많은 자원 독점해 자기는, 살아남는 게다. 획득한 자원의 사유 보장과 그 질서유지 위한 위계, 매우, 중요해진다. 그로 인한 불평등은 자연의 이치. 뒤처지는 자, 남 탓할 거 없다. 약한 건, 제 탓이니까. 하여 우는 근본적으로 혼자된 자의, 공포 리액션. 키워드는 경쟁이요 그 엔진은 욕망이라. 자기도 무서운 거 감추려고 혹은 스스로 너무 대견해, 엄숙하고 비장한 표정이 그 트레이드마크.

반면 좌는 정글 자체를 문제 삼는다. 개인이 아니라 결국 정글 탓인 게라. 정글의 공포는 잘게 나눠 각자가 감당할 공포의 규모를 줄여 대처하려 한다. 제한된 자원을 비슷하게 분배해 각자 공포의 크기를 균등하게 만드는 게 중요할밖에. 균형 깨지면 결속도 깨지니까. 그래서 평등에 민감한 수평적 관계지향성은 좌의 생존법. 하여 좌의 키워드는 연대, 그 엔진은 염치. 도덕적 우월의식과 지적 오만은 그 콜래트럴 데미지.

그런 전차로, 우는 지 다 처먹고 흘린 떡고물을 경제라고 하고, 좌는 생산도 전에 나눌 계획부터 이미 경제라 친다. 좌의 이념이 정교해진 건, 근대 들어서. 우는, 이념 아니고. 자극에 대한 반응이지. 그럼 뭐가 그 둘을 나눈 거냐. 이념 이전에 기질. 이념은 그 주석일 뿐. 정보를 처리하고 그에 대한 해법 내는 기질의 작동이, 환경에 대처하는 나름의 적응이 서로 다른 게라. (적어도 난, 그리 생각한다. 살아보니, 그렇더라. 양육 중요하나, 기질부터다.) 다 커서 좌에서 우로 전향, 그래 나온다. 학습으로 좌연한 자들, 애초 기질이 우면, 결국 욕망이 염치에 승하는 시점에, 우 된다. 그러니 그거 변절 아니라 복귀. 여기까지가 직관의 좌우다.



2. 이제 이명박으로 점프하자. 우리네 우가 왜 비정상인지부터 학벌강박은 공포의 우파적 해결 시도가 낳은 사회병리란 이야기까지 무지 많은 할 말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그대 고민, 대통령에만 집중하자. 대체 대통령의 이념적 정체성이 뭐냐.

복잡하게 생각할 거 하나 없다. 키워드만 보라. 용산 사건, 에스비에스(SBS) 원탁대화에서 키워드 하나 내놨다. 법질서. 그래, 맞다. 저 윗줄에 있던 유인원의 질서유지와 위계, 그거와 같은 뜻. 사람 살리라고 있는 법질서가 사람 죽였는데 여전히 법질서다. 좀 더 볼까. 종부세, 우씨 이미 획득한 사유는 건들지 말라니까. 복지 삭감, 불평등은 자연의 이치니까 뭐. 부동산은 그럼. 욕망이지. 영어는, 경쟁이고. 표정은, 비장하잖아.

그렇다면 롯데월드는. 우는 혼자된 자의 공포 반응이라 했다. 하여, 우는 자위와 국방에 대단히 예민하다. 미국 봐라. 총기 소지에 대한 입장으로 좌우 나눈다. 우야 당연히 소지 허용. 정글에선 제 몸 스스로 지킬 무한권리 있는 게, 우에 맞는 세계관이니까. 그런데 군사기지보다 빌딩 건축이 우선이다. 왜. 돈 벌라고.



 

»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
 
여기서 우 일반과 갈린다. 대통령의 모든 반응은 전부 하나로 귀결된다. 삶의 모든 불확실성을, 오로지 먹고사는 문제만으로 환원시키기. 이명박이 불편한 건 그래서다. 인류가 유사 이래 축적해 온 정신의 성과물과 자산들, 그 흔적이 없다. 이건 뭐 유인원 세계로의 온전한 회귀라. 하여 난, 이명박 대통령을, 순결한, 자연주의자라 부른다. 우왕, 멋져.


PS - 이명박과 오바마의 공통점. 하나 있다. 둘 다, 한국말을 못 알아듣는다는 거. 이상.

김어준 딴지 종신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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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연민의 연애학적 고찰
[매거진 esc]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
 
 
한겨레  
 

Q 스스로를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다 여기는 애인한테 지쳤어요


1) 남친은 섬세하고 취향도 비슷하고 말도 잘 통합니다. 처음 만났을 때, 그의 시니컬한 태도와 예술적 심미안, 그리고 뭔가 비극적인 분위기에 많이 끌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우울한 태도에 저도 같이 지쳐가는데다 특히 그의 생활력이 문젭니다. 서른이 넘었는데 저한테 용돈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곧 일자리 구하겠지, 괴로울 텐데 아무 말 말아야지 했습니다. 하지만 벌써 1년 넘었네요. 이젠 저한테 용돈 받는다는 사실을 괴로워하긴 하는 건지조차 의심이 갑니다. 이 사람, 과연 바뀔 수 있을까요.


2) 제 애인은 너무 비관적입니다. 제가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그게 얼마나 자신에게 상처를 준 줄 아느냐며 북받쳐하는데, 환장합니다. 처음엔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빌었습니다. 여린 그녀를 제가 상처 입혔단 죄책감에 어쩔 줄 몰라 했죠. 하지만 자신이 얼마나 처참한지 설명하는 걸 들으면 들을수록, 더 이해가 안 갑니다. 가정 형편이 나쁜 것도 아니고 외모, 학벌이 빠지는 것도 아닌데, 그녀는 항상 슬퍼합니다. 제가 진이 다 빠져버립니다. 대체 그녀는 왜 그러는 걸까요.



A 0. 오, 재밌다. 첫 사연만 왔더라면, 그냥 몇 대 쥐어박고 헤어져, 했을 게다. 근데 두 번째 사연의 답지로, 남녀가 그 감정을 어떻게 연애 전략으로 삼는가, 그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할 좋은 쾌다 싶어, 오늘은 이걸루다가 가 보련다.



1. 누구나 갖는 근원적 연애 공포가 있다. 수컷은 거절 공포, 암컷은 유기 공포가 그것이다. 수컷에게 거절은, 자신의 생물학적 남성성 자체가 거부당하는 경험이다. 수컷으로서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는 거다. 이거, 자존심이 상하는 게 아니라, 무서운 거라고. 여자들, 이해 못한다. 반면, 암컷에게 있어 버림받을지도 모른단 공포는, 흡사 아무 증빙도 없이 전 재산을 치른 후 오로지 상인의 양심에만 맡겨진 소비자의 불안과 그 속성이 유사하달까. 더구나 경제적 불안보다 근본적인 존재론 차원의 공포. 하여 이거, 남자들, 이해 못한다. 암컷의 절대화폐인 섹스와 애정을 완불하고도 정서적 쪽박은 물론 아무런 부양 없이 임신한 채, 유기될지 모른다는 기저 공포는, 수컷의 거절 공포만큼이나 생물학적이기도 하다. 하여 그 공포, 양자 모두 진화적으로 축적된 공포라 보는 게 옳을 게다.

2. 이제 사례 보자. 두 사례 공히 키워드는 자기 연민. 지가 지를 긍휼히 여기는 거지. 이거 심리적 치유와 방어 기능, 분명 있다. 비루하느니 차라리 비극적이면, 조소나 힐난 대신 동정과 연민, 얻으니까. 게다가 희생자는 자신이기에 비난할 권리, 오로지 자신에게만 귀속된다. 얼마나 안전한가. 그렇게 지가 주인공인 비극 한 편 쓰는 거다. 하여 자기 연민은 필연적으로 무대와 관객을 필요로 한다. 저도 사실은 저 혼자 만든 감정이라는 걸 의식, 무의식으로 인지하기에. 그거 실제라는 거, 입증해야 한다. 하여 그들은, 그들이 선정한 관객 앞에서, 스스로 장치한 무대에 올라, 세상으로부터 고통 받는 가련한 주연이 됨으로써, 모든 잘못과 책임의 면책권을, 마침내 획득해낸다. 고로 본인, 그거 나르시시즘으로 친다. 지 혼자 생쑈니까. 본인 언어로는, 비련의 딸딸이, 되시겠다. 여기까진 남녀, 같다.

3. 차이는 그로 해결코자 하는 공포의 속성이 다른 데서 기인한다. 남자들의 자기 연민, 통상 능력과 유관하다. 다른 수컷들과의 경쟁 우회하며 거절 공포 타개하는, 하나의 생존기법인 게라. 하여 그들의 비탄은 스타일이요, 고독은 패션. 수컷 공작의 슬픈, 꼬리라. 남자들의 자기 연민, 그렇게 섬세하게 찌질한, 일부 수컷들의 필살기.

반면 여자들, 능력과 무관하다. 정도 차이 있을 뿐, 대다수 여자들, 본능적으로 구사한다. 예를 들어 그들, 혼자 울며 거울 본다. 거울에 비친 자신에게조차 스스로 관객이 된다. 어떻게 비칠 것인가. 그렇게 남자의 눈으로, 자신을 본다. 하여 예쁘게 슬플수록, 만족스럽다. 때로 울며 웃는 건, 그래서. 모든 연애하는 여자들, 그렇게, 배우다. 마치 탑에 갇혀 구출 기다리는 공주처럼, 스스로를 연약하고 가련한 존재로 설정함으로써, 도저히 버림받아선 안 되는 희생자이자 보호받아 마땅한 소녀가 되어, 그들의 근원적 불안-유기 공포에 대처하는 거라.



 

»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
 
4. 결론이다. 수컷들 자기 연민이 모성 본능에 기대는 기만적 구애 행위라면, 암컷들 자기 연민은 버림받지 않으려는 방어적 자구 행위다. 그런 전차로 본인은 전자를 사기로, 후자를 연기로 친다. 대처, 다를밖에. 먼저 우울한 남자. 그가 바뀔 것이냐. 안 바뀐다. 왜냐. 통하니까. 그건 그가 나름대로 개발해 온 생존술. 그걸 바꾸라는 건, 건축노동자에게 근육을 포기하라는 거다. 둘 중 하나다. 부양하거나, 떠나거나.

슬픈 여자. 왜 그런지는 말했다. 여자들 모두, 일정 정도, 그러하단 것도. 그녀 케이스는 과잉일 뿐. 그럼 남는 건 하나. 어디까지 받아줄 거냐. 그 기준, 자신밖에 못 세운다. 그렇게 선 그어 상대에게 인지시키는 수밖에. 참고로 그 수용의 한계선 이어붙이면, 자신이 타고난 본연의 남성성이, 제 크기를 드러낸다. 참으로, 재밌게도. 하여, 선은 제 그릇대로, 긋는 거다. 그건 죄가 아닌 거다. 그 이상 하단, 말라 죽으니까. 인샬라.


PS - 자기 연민 없는 자들, 사이코패스거나, 자기객관화 됐거나 혹은 돼지거나.

김어준 딴지 종신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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