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부를 못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
야마다 에이미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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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공부를 못해' 라는 책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앞부분을 읽으면서 대충 내용을 알것같았다.

사실은 책을 읽기 싫어서 대충 내용을 추측 한것이라고 할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그림이 없는 책을 절대로 좋아하지 않는다.

먼저 이책을 펼쳤을때 맨앞에 "야마다 에이미" 라는 이책의 지은이가 얼굴과 함께 있었다.

난 이책 지은이의 얼굴을 본다음 내용은 읽지 않고 나도 모르게 그녀가 출생지와 어떤작품을 썻는지만       자꾸 눈길이 갔다.

아마도 그녀의 얼굴이 책을 읽기 싫어 하는 나에게 책을 읽게 해줬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녀가 쓴 그책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얼른 책을 펴고 난  고개를 숙여 그 책을 읽어 나갔다.

난 이책을 읽는도중에  주인공인 도키다 히데미에게 관심이 갔다..

도키다 히데미 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무엇인가 가 다르다고 할까?

그렇다고 해서 도키다 히데미 가 보통 사람들보다 못하다거나 비도덕적 이란것은 아니다.

 하여튼 이글의 주인공인 도키다 히데미는 내가 관심이 가는 인물 이다.

도키다 히데미의 가족관계는 남자가 수시로 바뀌는 엄마 와 할머니들에게 맨날 차이기만 하는

외할아버지 와 자신 을 합해 3명이다. 도키다 히데미의 집안은 가난 하지만 가족들 끼리

사이가 좋고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수 있었다.. 

나는 도키다 히데미가 자신이 하고 싶은말은 당당히 하고 그것으로 인해 미움을 받아도

담담한 얼굴인 그가 부럽다.

난 아마 이렇게 살기는 힘들 것 같기 때문에 이글의 주인공인 도키다 히데미 가 부럽다. -끝-

 

2005. 6. 3. 01: 21 [고전강독부] 성장소설 독후감 by우에토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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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 창비아동문고 175
박기범 지음, 박경진 그림 / 창비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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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 책을 읽을때는 학교와 관련된 내요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다. 인간과 인간간의 대립? 갈등을 나타낸 글이였다.
그리고 또 신기한점은 책 하나의 여러가지 글이 올라온 것이였다..
첫번째 손가락 무덤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
두번째 아빠와 큰아빠에서는 아빠와 큰아빠의 갈등
세번째에서는 가난한집에서의 엄마와 딸의 갈등
그리고 그외 등등...

그중에서 나는 5번째 문제아에서 많은것을 느꼇다. 이 글에서는 문제아 XX와 선생님.그리고 주변사람들과의 심한 갈등관계를가진다. 원인은 지난 해 문제아인XX가 친구한명을 아주 잔인하게 두들겨 때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XX는 그 친구가 먼저시비를 걸었기 때문에 똑같이 때린것인데 모든 책임을 xx에게 물었고 세상은 그 아이에게 문제아라는 낙인을 찍게 된것이다.그일이 있은 후 친구들은 그 아이를 모두 피하게 되고 그아이는 점점더 세상에서 멀어저 가게 된다... 게다가 소년의 집이 가난하여 신문배달을 하게 되었는데 일이 너무 힘들어 오토바이를 타게 된다... 그리고 신문배달이 끝나면시간이 없어 학교에 오토바이를 타고 오게 되는데 사람들은 그아이를 더욱더 문제아로 낙인찍히게 된다. 그리고 6학년이 되던해 그아이는 작년보단 조금 나아질줄 알았지만 그 꿈으 깨진다... 소년을 보는 사람들이 모두 그를 문제아로 보게 되면 그 아이는 영원히 문제아가 된다. 하지만 그아이를 다른 평범한 아이처럼 생각한다면 그아이는 평범한 아이가 될것이다. 하지만 이아이가 왜 문제아가 되었을까? 그아이는 문제아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을것이다 세상이 그렇게 만든것이다.


그 아이는 자신이 하고싶은것을 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그것을 크게 다루어 그아이를 문제아를 만든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에 따라서 그 시선을 받는 사람의 성격이 결정 되는것 같다. 이아이처럼 사람들이 문제아로 낙인 찍어버리니 그아이는 자기가 문제아구나 하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문제아로 낙인 찍어버리고 싶지 않은 아이도 그아이는 그것도 모르고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 내 주변이 그렇다... 그걸 안다면 그 아이도 이 아이처럼 결국 사람들의 눈과 세상은 그아이를 문제아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 그 아이도 정신을 차려야할텐데...

 

2005. 6. 22. 23:19  [고전강독부] 성장소설 독후감 by천사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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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 사계절 1318 문고 2 사계절 1318 교양문고 2
로버트 뉴턴 펙 지음, 김옥수 옮김 / 사계절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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펙은 학교도 가지않고 동산에서 놀다가 행주치마라는 암소가 송아지를 낳기위해 힘들어하는것을 보고 펙은 돕기위해 나서지만 오히려 다치기만 했다. 하지만 테너아저씨는 쌍둥이 송아지 낳는것을 도와주었다고 돼지 한마리를 준다. 그래서 펙은 그 돼지를 핑키라고 이름 붙인다. 펙은 핑키를 키우면서 농장 일도 배우고 아버지에게서도 많은 것을 배운다. 아버지는 도살장에서 일하시는 분이시다. 펙은 핑키를 데리고 산책을 시킨다 그 곳에서 핑키와 돌아다니면서 개구리,토끼,까마귀,독수리,다람쥐그리고 연못의 가재를 본다. 가재를 잡아서 핑키한테 주지만 가재는 핑키 코를 잡았다. 그래서 핑키는 소리를 지르면서 도망친다.

핑키는 무럭무럭 자란다. 핑키는 테너 아저씨와 함께 런던에 가기로 했다. 왜냐하면 런던에서 러트랜드 전시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러트랜드 전시회는 가축들을 전시하는 것이다.) 그래서 펙은 전시회에 핑키를 데리고 가려고 한다. 펙은 행주치마가 낳은 비브와 보브를 돌보기로 했다. 펙은 런던을 간다는 생각에 들떴다. 드디어 런던에 간 펙은 처음 와 보는  도시에서 사방을 둘러보고 신기해 한다. 그리고 가축을 전시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 먼저 테너 아저씨의 송아지 비브와 보브를 전시하는데 펙이 대신해서 전시장으로 끌고 갔다. 실수도 하지않고 잘 실행 했다. 그리고 그 다음은 핑키 차례가 왔다.핑키 몸에 더러운 것이 묻어서 닦아야 하는데 비누가 없었다. 그래서 펙은 이모가 준 돈으로 비누를 사고 핑키를 닦아서 전시회에 갔다.전시회에 드러간 펙은 무사히 성공했고 '가장 예절바른 돼지에게 주는 일 등  상'도 받았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아빠에게 자랑을 한다.

그리고 겨울이 찾아왔다. 핑키가 다 자라고 나서 짝짓기를 해주려고 한다.그러나 혹독한 추위와 병 때문에 핑키는 새끼를 가질수 없게 된다. 그래서 아버지는 결국 핑키를 죽이기로 한다. 펙은 할수없이 핑키를 죽이게 된다. 얼마지나 아버지는 펙을 불러 자신은 이제 늙어서 더이상 살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아버지는 펙에게 가장 노릇을 제대로 하라고 한다. 그리고 몇 일 지나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펙은 아버지가 일하시던 도살장에 가서 아버지가 했던일이 무엇인가 둘러보고 아버지가 훌륭했다는것을 깨닫게 된다.....

 

이책을 읽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다. 펙이 핑키를 키우면서 세상에 대해 알게 되고 핑키와 했던 많

은 추억을 한번에 날려 보내는 펙의 마음은 얼마나 슬펐을까.

특히 마지막 부분이 감동 깊었다.

나도 커서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어떻게 해야 될까 그래서 지금 가족에게 지금 효도해야 겠다고 생각 했다.

정말 감동 깊은 이야기 였다.

 

2005. 7.7. 22:48  [고전강독부] 성장소설 독후감 by역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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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거짓말 같을 때
공선옥 지음 / 당대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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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세상을 보는 따뜻하고 아프고 화나고 억울하고 답답한 심사가 그대로 느껴진다. 자신과 또 남을 위해 이렇게 자주 울고 울게되는 사람.. 또한 자신을 감추지 않고 이렇게 고스란히 드러내보이는 '용기'를 지닌 사람은 작가라해도 드물던데...

해서 그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그가 감동받았다는 아래의 책들도 시간이 닿는다면 읽어보기로 한다. 물론 공선옥이 쓴 다른 글들도....

 

[無序錄]-이태준

"무서록의 산문들에는 가난하지만 아니 가난해야만 지닐 수 있는 어떤 품위가 배어 있다. 내가 지닌 것 없지만 결코 비루하지 않다는 의미로서의 품위 말이다."

"선생의 산문집은 읽고 있어도 위안이 되고 옆구리에 끼고만 있어도 흙탕물로 솟구쳐 오르던 심사가 은근히 가라앉는다"

 

[퐁경의 상처]-김훈

"상처를 통해서만 풍경을 볼 수밖에 없다"

 

[침묵의 뿌리]-조세희 사진 산문집

작가가, 예술가가 해야 할 일 중에는 풍경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기록하는 일도 포함된다. 어떻게? 한없이 정직하게. 자기가 사는 시대에, 그 시대의 상처에 한없이 정직했던 작가의 작품을 보면 눈물난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비롯한 조세희의 많은 작품들은그것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없이 정직하게 자신과 자신이 사는 시대를 응시하게 하는 힘이 있다.

 

[나의 주장]-서준식

나는 그것을 까맣게 몰랐다. 그들은 늘 저쪽에 있는, 유황불에 던져넣어도 상관없는 간첩일 뿐이므로 그같은 이들이 웃음이 있고 눈물이 있고 사랑도 미움도 욕심도 호기심도 있는 연약한 한 사람의 인간임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간첩은 인간이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인간이어서는 안되는 간첩들이 있는 한, 피묻은 손을 감춘 이들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다는 사실을 나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내가 몰랐던 죄 때문에 나는 그의 책 [나의 주장]을 읽으며 아니 '그의 절규'를 들으며 그가 감옥 안에서 그랬던 것처럼 가슴을 쥐어뜯는 고통을, 넘쳐나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죄인은 그리하여 죄인을 고문하는 형리들이 아니라, 형리들에 속았던 이들이기도 한 것이니.

 

[역사 앞에서]-김성칠

"말로나 글로나 수다를 떨지 말 일."

"겸손하고 너그러우며 제 잘한 일을 입 밖에 내거나 붓끝에 올리지 말 일."

"쓰기보다 읽기에, 읽기보다 생각하기에."

 

[교육일기] - 이오덕

 

[백석 시 전집] - 백석

옛성의 돌담에 달이 올랐다.

묵은 초가지붕에 박이

또 하나 달같이 하이얗게 빛난다.

언젠가 마을에서 수절과부 하나가 목을 매여 죽은 밤도 이러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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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5-09-10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공선옥이 쓴 글 읽다 보면 왠지 시원해 지고, 같이 눈물 찔끔거려지거든요. 즐건 주말 보내세요~~~

해콩 2005-09-10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끔 목덜미가 서늘해지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고.. 슬퍼지기도 하고.. 좋은 소설 소개해주세요~
 
 전출처 : 감각의 박물학 > 그리움의 다양한 표정들
바다 호수 - 이시영 시집
이시영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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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다양한 표정들

 


어제 낮의 나의 패배
어쩌면 오래 전부터 예정되어 왔던 그것을
이제는 아무 두려움 없이 솔직히 인정하자
뉘우침 속에서 이렇게 밤의 고독과 마주하고 있는 것이
오랜만의 나의 참모습 아니냐

그래,나는 패배했다
그리고 그것은 건너뛸 수 없는 사실이다
밤이여, 커다란 밤이여
네가 나를 밟고서 가라
어둠은 나의 오랜 친구였다
그 속의 쓰라린 빛도!
-이시영,「나의 패배」

대체로 文明은 고통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흘러 갑니다. 나날이 우리의 삶은 산뜻해져 가고 모든 퀴퀴한 것들은 자취를 감춥니다. 문명의 광택제는 모든 낡은 것들을 코팅시켜가고 있습니다. 여름이면 악취를 풍겨대던 쓰레기의 땅 난지도에도 얼마 있으면 첨단의 인텔리전트 빌딩들이 들어선다고들 하더군요. 따개비 같이 덕지덕지하던 봉천동의 하꼬방 동네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지는 이미 오랩니다. 아, 낡은 것들도 이렇게 근사하게 一家를 이루어낼 수도 있는 것이구나, 했던 황학동 벼룩시장도 조만간 개발의 바람에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군요. 머지않아 도시는 깨끗하게 위생처리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살균등처럼 가로등이 환하게 밤의 도시를 비추고 있을 테지요. 그러나 이렇게 의기양양한 도시의 어딘가에도 조명이 닿지 않는 곳은 있습니다.

어떤 싸움에서 패배는 반드시 치욕만은 아닙니다. 떳떳하지 못한 승리보다는 차라리 깨끗한 패배가 아름답다는 것은 구차한 설명이 따로 필요없을 듯합니다. 하나의 승리가 한 인간의 분투와 각고의 산물일진대 우린 그 사람의 승리에 응당 박수를 보내야 하겠지요. 그러나 공정하지 못한 게임의 승리자에게까지 우리가 환호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명이란 일종의 싸움이었습니다. 거대한 해일과 폭풍우와의 싸움이기도 했고, 죽음, 질병, 어둠을 물리치기 위한 싸움이기도 했습니다. 나무꾼이 선녀의 날개옷을 감추던 시절, 인간은 자연과의 싸움에서 오늘처럼 늘 의기양양한 승리자일 수만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를 목전에 앞둔 오늘, 사정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인간 복제의 가능성이 운위되기도 하고, 불치의 병을 정복하고 노화 억제물질을 개발해낼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다고들 합니다. 불로초의 꿈이 이제 현실화되기에 이른 것이지요. 과학기술을 등에 업은 인간의 막강한 힘은 지구를 향하는 혜성의 돌진을 무산시켜 버리기도 합니다. 물론 영화에서의 일이긴 합니다만 영화에서의 일이라고 해서 이제 헛된 망상이라고 일축해버릴 수만도 없는 현실입니다.

이런 승리에도 불구하고 신촌과 강남역 부근의 자정은 그리 유쾌해 보이지 않습니다. 나날이 그 기종을 고급화시켜가는 첨단 통신기기를 동원해 타인들과 쉼없이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도 자정 무렵, 신촌과 강남역의 얼굴들은 그렇게 화평해보이지 않습니다. 토악질을 해대는 한 여자의 등을 두드려주면서 한 청년은 연신 상소리를 지껄이기도 하고, 이제 마악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법한 소녀가 제 또래의 사내아이들과 담배를 물고 있는 광경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심야의 폭주족에 그리 크게 놀라지 않게 된 것도 이미 오래 전의 일입니다. 고막을 찢는 기타와 드럼의 굉음 속에서 연신 치렁치렁한 머리를 흔드는 청년들, 땀으로 범벅을 한 그들의 얼굴에서 이 시대의 문명의 승리를 읽어낼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분명 승리자의 얼굴이 아닙니다. 문명은 그러나 이런 풍경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칙칙하기만 했던 건물들도 이제는 칼라풀하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의상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순대국집에도 이젠 화장이 필요한 시대이니까요. 한 사내가 버스에 올라, 이게 그 유명한 나이롱 양말이다면서 송곳니로 물어뜯으며 나이롱 양말의 견고성과 제 이빨의 튼튼함을 동시에 자랑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실체와 내용보다는 포장과 형식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오늘날의 패배는 실체와 내용의 패배이기 전에 포장과 형식의 패배입니다. 어떠한 분위기나 상표로 자신을 포장하고 감싸는 데에 실패하면 실체와 내용은 제 목소리를 가지기가 힘든 시대가 되었습니다
.
사정이 이쯤 되면 우린 두 가지의 패배자를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하나, 아무리 열심히 스스로를 포장해도 제가 가진 능력으로는 포장 실력이 뒤쳐질 수밖에 없는 자, 둘, 아예 스스로를 포장하길 거부하는 자. 만약 시(詩)에도 절망과 패배가 있다면 포장하길 거부하는 자의 패배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인이 베스트드레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시인이 근사한 서재(書齋)로 남의 부러움을 살 수도 있습니다. 멋진 차와 품위 있는 주택으로서 히야, 하는 탄성을 유발할 수도 있겠습니다. 굳이 시인들이라고 해서 우중충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아무리 양보해도 시인의 시인으로서의 위의와 품격은 어떠한 포장이나 화장술에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물론 성직자들의 위의와 품격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비단의 승려복이나 사제복으로 하늘나라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는 없겠습니다.

우수에 찬 눈빛, 폭발적 에네르기를 간직한 듯한 표정의 스타들처럼 시인들도 실체야 어쨌든 어떤 상품적 이미지를 자꾸만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요? 내용이야 어쨌든 일단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보자는 식으로 목소리를 높이든지, 그럴싸한 포장으로 자신을 감싸야 하는 것인지요. 외국에서 수입된 논리를 충분히 자신의 심장으로 녹여내지도 못하고 단지 자신의 빈약한 상상력을 메꾸지 위한 소품으로 도배를 해야 하는 것인지요?

모든 시인들이 있어야 할 곳은 결핍의 땅입니다.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것은 무언가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이 도시의 문명이 인간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인간의 편익을 증진시켜주는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해도 어떠한 결핍은 반드시 있게 마련입니다. 피와 살을 가진 인간인 이상 형언할 수 없는 어떤 그리움은 반드시 있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자정 무렵의 신촌이나 강남역의 자정 무렵에 젊은이들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는 것도 바로 그런 그리움은 아닐는지요. 어떠한 물질적 풍요도 마음 한 구석에 있는 공허를 메꿔줄 수 없다면 우리는 그 결핍을 어디에서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일까요. 시가, 음악이, 더 나아가 모든 예술이 그 그리움의 다양한 표정들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시로 글을 접겠습니다.

가질 수 없는 건 다 상처랬죠?
닿지 않는 하늘 닿지 않는 바다
돈이 없어 닿지 않는 외투
빌릴 수 없는 방 두 칸짜리 집
닿지 않는 사랑

절망의 아들인 포기가 가장 편하겠죠
아니, 그냥 흘러가는 거죠
뼈처럼 흰구름이 되는 거죠

가다보면 흰구름이 진흙더미가 되기도 하고
흰구름이 배가 되어 풍랑을 만나고
흰구름 외투를 입고
길가에 쓰러진 나를 발견하겠죠

나는 나를 깨워 이렇게 말하겠죠
<내가 나를 가질 수 없는데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져서 뭐하냐>구요
-신현림, 「가질 수 없는 건 상처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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