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비 - 장영수
우리는 고무신으로 찝차를
만들었다. 미군 찝차가
달려왔다. 네가
내리고.
미군들이 쑤왈거리다가 메이비,
하고 떠나고. 그리하여 너는
메이비가 되었다.
미제 껌을 씹는 메이비. 종아리 맞는
메이비.
흑판에 밀감을 냅다 던지는
메이비. 으깨진 조각을 주으려고
아이들은 밀려 닥치고.
그 뒤에, 허리에 손을 얹고 섰는
미군 같은 메이비.
남자보다 뚝심 센 여자애보다
뚝심 센 메이비. 여자애를 발길로
걷어 차는 메이비.
지금은 비가 내리고.
어느 틈엔지 미군들을 따라
떠나 버린 메이비.
바다 건너 가 소식도 모를
제 이름도 모르던 메이비. 어차피
어른이 되어서는 모두가 고아였다.
메이비. 다시는 너를
메이비라고 부르지 않을 메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