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강남영 샘의 수업은 그야말로 자료의 바다였다. 수업에 대한 그 분의 열정은 정말 대단한 것이어서 우리들에게 풀어먹이시려고 가지고 온 자료는 대단했다. 10년 동안 모으고 정리하고 그걸 다시 사용하기 편리하게 각종 컴터 기능을 활용해서 프로그램을 아예 만드셨다. 흠... 몇 가지 자료 가지고 금쪽처럼 아끼던 내 모습이 계속 부끄러워졌다.

다양한 방법의 수행평가를 하신다는데 솔직히 시간이 넘 짧아 이해하기 힘들었고 교과서를 버리고 推句로 하는 수업에 '삘'이 꽂힌다. 그렇지 않아도 [충남교육연구소]사이트에서 권정안 샘의 추구 강의 자료를 보았는데 둘을 같이 접목해서 수업한다면 한자, 한자어, 한문문장에 한시,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여러가지 철학적인 사유까지 한 방에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을 것도 같은데...

인상에 남는 몇 가지 내용 정리

1. 정기 지필 고사 때에는 시험범위를 누적적으로 적용하라.

2. 시험 문제는 절대로 '가'가 나오는 법이 없도록, 모든 학생이 기본 60점-양은 받도록 출제하라. 상위 학생들을 위해서는 한 두 문제만 어렵게.

3. 시험문제 은행을 만들어 공개하라. 유인가 확실하다.

4. 수행평가 - 학생들의 질문 횟수를 수행평가 점수에 반영하라. (학교 홈피의 쪽지/질문 기능 활용)

5. 학년 초 진단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들의 수준을 제대로 알아야한다.

6. 아이들의 수준에 따라, 실천 가능한 과제를 내어주어야한다. (과제는 아이들과의 끊임없는 communication이다.)

7. 항상 생각하라. "나 때문에 학생들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변화되었는가"

8. 학생평가=교사평가. 아이들이 받는 점수는 곧 나의 수업점수이다.

9. 우리 선조들의 초학 교재를 만만히 보지말고 꼭 한번 되짚어보라.

 

* 추구를 활용한 수업 방법*

1. 자전이용 뜻음찾기

짝이랑 함께 필순에 맞게 한자 정확하게 쓰기 시험

2. 번역 시키기 (한자의 뜻을 조사/어미로 연결하기. 고학년일 경우 숨은 뜻 찾기)

3. 성독을 통한 암기

4. 외워쓰기

5.  한시 지어보기-모둠별 활동 (2.3으로 의미단락 끊어서/압운/대구/기승전결 등등에 따라 가산점 부여)

6. 한 구 주고 대구 지어보기

7. 풀이 주고 문장 지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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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과의 약속 시간 5시 반, 박정자삼거리 (주1) 박정자상회(편의점이었는데...) 앞! 새벽 4시10분에 알람 맞춰놓고 스스로 못 미더워 20분에 모닝콜 맞춰놓고 잠~. 선풍기가 작동하지 않아 푹푹 찌고, 옥상 위의 그 분(주2)이 가끔 천장으로 내려와 잠을 방해했으나 12시 반에는 잠든 것 같은.

4시 10분! 퍼뜩 눈이 떠졌다. 씻고 배낭에 이것 저것-사과 네 개, 떡 두 개, 양갱 두 개, 물 두병, 모자, 수건 등- 챙겨넣고 등산화 끈 조이고 5시에 숙소를  나섰다. "박정자 삼거리까지 얼마면 될까요?" "미터기 꺽으면 만오천 원 나와요" 한 10분쯤 쌩쌩 달리니 두 개의 큰 느티나무가 보인다. 그 아래 평상에서 할아버지께서 뭔가 열심히 다듬으시고. 조금씩 조금씩 밝아오는 여명. 멋진걸... 5시 32분쯤? "해콩님이시죠?" 앗, 멋진 * 님 등장. 아니 이렇게 젊은?? !그랬었군!!  -.,-

무작정 따라갔다. 장군봉이라했는데 거의 암벽등반 수준. 그 긴 다리로 성큼성큼 앞서 가시니 내 짧은 다리로는 부지런히 움직일 수 밖에. 천천히 천천히.. 힘들까봐 배려해주시는 게 느껴졌다. 사과 안 알씩 베어먹고. 정상에 올랐는데 겨우 500m! --;; 정상인데? 이렇게 열심히 올라왔는데? 너무하네.. 조금만 더 쓰시지. 흠흠...

한 고개 넘고 두 고개 넘고... 헉헉..  홈빡 젖었다. 한 바위 넘고 두 바위 넘고... 할딱할딱.. 흠뻑 젖었다. 거의 암벽등반 수준이군! 그러나 내가 누군가! 1950m 한라산을 두 번이나 오른 보무도 당당한 나! 겨우 500m남짓, 우습지. 캬캬~  실은 *님께서 잘 이끌어 주셨다. ^^;; 평소 축구와 마라톤으로 다진 기초체력이 있으시어 성큼성큼 앞서 나갈 수 있었을텐데 뒤에서 깔딱깔딱 쫓아가려 애쓰는 내가 안쓰러우셨을거다. ㅋㅋ

남매탑은 사진에서 본 것보다 훨씬 이뻤다. 특히 누이탑은 소담스럽고 아기자기한 것이 맛깔스러웠는데 오빠탑은 흠.. 권위가 있으려다가 만 것처럼 약간 퉁명스러워 보였다. 푹~ 쉬다가 동학사 쪽으로 내려왔다. 길은 길었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물도 거의 잦아든 계곡에서 사람들이 퐁당퐁당 피서하는 모습이 안쓰럽고 귀여웠다.

버스를 타고 *님 주차해두신 곳에서 님의 차로 바꿔타고 이미 몇 차례나 자랑한 '내가 발견'한 그 집 '토속식당'으로 갔다. 오늘따라 손님이 정말 많다. 내 사랑이 헛 것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어서 뿌듯~ 뿌듯! 제일 구석진 큰 방으로 들어가 주문하지 않았음에도 알아서 나온 우렁된장비빔밥을 맛나게 먹었다. 아침 굶고 먹는 늦은 점심이라 그런지 지난 번 보다 훨씬 맛나다. *님도! 역시 찐 호박잎, 그걸 된장에 푹 적셔먹는 맛, 일품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밥집에서 자리를 옮겨 공주대앞 커피숍 -케니G에서 또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4시쯤 *님은 돌아가시고 나도 숙소로 돌아와 씻고 빨래하고 밥먹고.. 조불며 일기를 쓰고 있다. 아차차 님이 빌려주신 수건을 까먹었다. 우짜지?

계룡산을 6시간 걸었다. 물론 천천히 걸었지만 무릎이 조금 땡긴다. 내일 모레부터 시험 일정에 들어가지만 오늘은 이렇게 困한 몸, 便한 마음으로.. 일찍 자야겠다.

그나저나 야스쿠니는 어떻게 되었을까? 고이즈미는 결국 신사를 참배했을까? 일요스페셜에서 잠시 본 이희자씨(주3)와 한 일본여성의 대담은 정말 갑갑한 것이었는데. 우경화가 점점 심해지는 일본은 보면 가슴이 턱턱 막힌다. 유치한 자기중심성도 짜증난다. 폭력적인 우익세력 속에서 신사참배의 부당함을 외치고 합사취하를 요구하고 있을 그들이 무척 걱정된다. 그 곳에 있을 열정적인 한 친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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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6-08-15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지런하신 해콩님! 전 토요일부터 3박4일 휴가동안 공부고 숙제고 뭐고 오랫만에 지인들 만나고 다녔는데, 다들 저보고 방학중에 살쪘다고^^ 종일 앉아있고, 집에 와서는 저녁먹고 그냥 자고 스트레스도 별로 안 받고 하니까 이렇게 되었나봐요^^;;

2006-08-16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콩 2006-08-16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젠 8시에 잠들어서 오늘 아침 6시까지.. 10시간 동안 내쳐 잤답니다. 쿨쿨~ 더운 날씨에 이렇게 싸돌아다니는데 살 하나 안 빠진 걸 보면 전 역시 '노는 체질'인가봐요. 아니다!! 평소에 엄청 먹어줘서 그런가? 암튼... 브리니님은 언제 연수 끝나시나요? 저는 내일부터 셤 하나 둘 치기 시작해서 21일 상황 종료. 실제로는 22일까지 일정 잡혀있는데 이날은 그저 살랑살랑 오전수업만 하면 된답니다. 그러고나서도 바로 집으로 안 가려구요. 뭐 할꺼냐면요~ 서울 가서 친구 만나 놀아요. 국립중앙박물관, 피카소전도 같이 둘러보고 23일 오후 쯤 집으로! 집에 가서도 또 놀아야하는 일정이~ ㅋㅋ 가족들이랑 휴양림 가기로 했답니다. 부럽죠? 정말 알찬 방학이예욤 *_*

속삭여주신 *님... 감사합니다. 풀꽃들 너무 예뻐요. 아, 그리고 수건은 서울 가서 놀 때 유용할 것 같아요. 이 고마움을 어떻게 갚지요? ㅠ.ㅠ

해콩 2006-08-16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1) 박정자 삼거리.. 처음 공주로 들어가던 7월 18일, 이 곳을 지나며 '박정자가 누구람?' 했다. 박세리, 박찬호의 고향이라는 공주에서 그들을 기리는 조형물이나 어린이 야구교실 등을 본 후엔 그런 '훌륭한' 사람 중의 한 분이려니 생각했다.

어제 *님과의 산행 약속으로 택시를 타고 가면서 기사어저씨게 여쭤봤더니 갸우뚱 하시더니 '이 곳에 오래 전부터 '박정자'라는 사람이 가게를 하고 있어서 그렇게 불렀을 것'이라고 하셨다. *님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어슬렁거리다 큰 느티나무 옆에 세워진 비석을 보게됐는데... 그 유래가 적혀있었다. 대충 이런 내용이다.

300년쯤 전에 이곳엔 밀양 박씨들이 많이 살았더랬다. 그 중의 한 분인 朴守文(이건 정확한 이름이다. 박문수 거꾸로 외웠거든 ㅋㅋ)이라는 분이 이 곳에 느티나무 두 그루를 심고 亭子를 제워 지나가는 사람들을 쉴 수 있게 해주었단다. 느티나무는 300여년이 지난 지금 아름드리로 컸고 정자는 없어졌지만 처음 나무를 심어 그 그늘을 이웃에게 나눠주려한 넉넉한 마음을 기려 '박정자 삼거리'로 부른다고 한다.

그늘을 이웃에게 나눠주려는 마음. 한 뼘의 그늘이 절실한 여름은 물론, 파릇파릇 올라오는 새순이 정말 고운 봄이나, 그 잎이 알록달록 예쁘게 물들어가는 가을에도 참으로 고마운 마음이다. '박정자 삼거리'에 가시면 삼거리에 씩씩하게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 두 그루를 확인하시고 박수문님께 감사하는 마음 잠시 가지시길... ^^

해콩 2006-08-16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2) 옥상 위의 그 분 : 공주대학교 비전하우스는 새 건물로 작년 5월부터 운영된 여학생 기숙사! 이 곳에 온 첫 주, 방 짝지 샘이 그 '정보'를 가지고 왔다. 옆 방 샘 두 분까지 모인 자리였는데... 불과 몇 달 전 옥상 위에서 일어난 일을 말해주었다. 그녀는 자살을 했단다. 이유, 모른다. 방법, 모른다. 방 짝지 샘이 "목을 맸나요? 약인가요? 그것도 아니면 추락?" 등등으로 유도 질문을 했으나 사무실에 계신 분들이 깊이 알려고 하지 말랬다나 뭐라나.. 그러면서 긴 생머리였다는 건 왜 말해주는 거야~
암튼... 비 오는 밤이나 혼자 잠들어야 하는 밤엔... 자꾸 그 분이 생각난다.
근데... 오늘 밤, 갑자기 비가 오고 있다. 이럴 땐 일기예보도 잘 맞는단 말야. --;;

해콩 2006-08-17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3) 이희자씨 : 한일 공동 다큐멘터리로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상영된 [안녕, 사요나라]의 주인공. [함께 읽기]에 긴 자료 있습니다. 관심있으시면 찾아읽으시길..


해콩 2006-08-17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3-2) 야스쿠니 합사와 관련된 KBS스페셜도 강추합니다.

http://www.kbs.co.kr/1tv/sisa/kbsspecial/vod/1411072_11686.html

815기획 야스쿠니와의 전쟁 제1편-야스쿠니와 세 여자

◎ 방송일시 : 2006년 8월 13일 (일) 밤 8시, KBS 1TV

815기획 야스쿠니와의 전쟁 제2편-국제공동투쟁의 기록

◎ 방송일시 : 2006년 8월 20일 (일) 밤 8시, KBS 1TV

 

11일 금요일 : 한시-시경강독-철학사 수업을 차례로 마치고 5시 20분 헐레벌떡 달려달려 시외버스터미널로. 40분 대전서부터미널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맑은 창밖 풍경에 넋을 잃었다가 대전 용두동 터미널에서 내려 100m 정도를 걸어서 오룡 지하철역 도착! 대전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대전역으로. 은ㅈ의 철도카드로 예약해둔 7시21분 구포행 무궁화호 티켓을 받고 나니 7시! 뭐라도 요기를 해야지 싶어 파리바게트에서 소보로 하나를 삼키고 정확하게 5번 플랫폼으로. 약간 연착한 열차를 탔다. 점심 먹으면서 은ㅈ는 물었다. "왜 KTX를 타지 안 타냐? 무궁화는 늦잖아?" 흠... 자꾸 이렇게 물어오니 후배들에게는 몰라도 은ㅈ에게는 답을 해야겠다. 막상 말을 하려니 조금 부끄러워져서 웃으면 안 된다는 연막을 친 뒤에 "무분별한 개발에 반대하거든. 그리고 그렇게 급한 일도 없고"라고 말해줬다. 표정이 요상했을거다. 묘한 뿌듯함에 또 묘한 부끄러움까지 겹쳤겠지. 은ㅈ는 내 신념을 인정한다고 했다. 사람마다 신념은 다 다른 거라며. 여승무원들 이야기를 잊은 것이 안타깝다. 내게 세상은 너무 빠르다. 아름다운 경치의 변화를 놓치고 싶지 않은 내겐 새마을도 빠르다.  자리가 별로다. 2호차 58번. 짝수는 통로쪽이 좌석이군. 기억해둬야지. 창가에 앉아야 지는 해를 볼 수 있을텐데... 식당칸도 만원이라 헛걸음하고 돌아와서 연신 두리번거렸다. 옆자리 사람의 어깨너머로 쪼가리 풍경이라도 즐기려고. 그러나 순식간에 어두워진다. 깜깜해지면 잠밖에 안오는데... 쩝! 그러나 대구쯤 와서 발견했다. 달이다! 그것도 보름달이다!! 아니 솔직히 조금 이지러진 것으로 보아 보름이 하루 이틀 지났나보다. 잠자느라 그 어여쁜 달을 그냥 보내는 창가 자리  사람들을 괜히 원망하며... 삼랑진역에 와서 드뎌 빈자리 발견! 앉아 남은 달을 실컷 즐겼다. KTX탄 사람들은 9시쯤 도착한다고 했던가? 내가 구포역에 내린 시간은 10시 40분. 피곤하긴 하다. 그러나 그렇게 아낀 시간으로 집에 갔어도 잠잤을 거다. 어린 왕자는 말했다. "나라면 그 시간에 우물까지 천천히 걸어갔을텐데"

12일 토요일 : 집에만 오면 늦잠이다. 8시에 일어나 이리 저리 꼼지락거리다가 씻고 도서실 도착한 시간이 2시. 과제과제과제...권정안샘 과제는 재미있다. 즐거우니 자꾸 들여다보게된다. 사실 오늘은 정말 중요한 과제가 있다. 성독tape 녹음해보기!  집에 카셋트가 없어서 학교까지 가야한다. 6시반 학교 도착! 경비아저씨께 늘 죄송스럽다. 휴일 자주 학교에 가서 문 열어달라 하니 얼마나 귀찮으실까? 복숭아를 좀 사서 가져다드렸다. 찜통같은 교무실에서 카셋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하느라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씨름하고 있는데 시원한 바람이 솔솔~ 에어컨이다. 센스있으신 경비아저씨 ^^; 8시! 창밖이 캄캄하다. 커다란 카셋트 들고 발아픈 샌달끌고 집까지 갈 생각하니 암담하던 차에... 반가운 목소리! 강ㅅ원샘이시다. 휴일날 학교에 오면 늘 샘이 계신다. 오늘은 샘께 차를 얻어타야지. 가뿐하게 집근처까지 도착! 씻지도 않고 카세트 들고 앉아서는 새벽2시까지 성독 과제 녹음했다. ㅋㅋㅋ 진짜 웃긴다. 언제 또 쓰일지 모르니까 과제 하나 끝내고 연분으로 내것도 하나 녹음해뒀다. 씻고 누운 시간, 2시반 @@ 으이그..내가 무슨 영화보자고... 미쳐미쳐

13일 일요일 : 늦게 잠들었는데도 (아니 일찍 잠든 건가?) 왠일로 일찍 눈이 떠졌다. 집 청소를 다 끝내니 9시. 샤워하고 밥먹고... 도서관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서둘러도 --;; 과제물..작문작문작문.... 대충 끝내고 카세트를 들고 일어섰다. 제자리에 갖다 둬야지. 국도극장의 '친밀한 타인들' 을 볼까 고민도 했지만 무리다. 무리한 계획은 피곤하다. 다음에 보지 뭐. 시네마테크에서 하는 '티켓'은 꼭 한 번 더 봐야겠다. 켄로치의 따뜻함.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 23일 한다는 그 감독의 다른 영화도 꼭 보고 싶지만 그날은 서울 가서 놀기로 했으니... 아깝다. 아니 아쉽다. 경비아저씨를 또 귀찮게 해서 교무실에 들어가 끝낸 과제를 프린트 해서 왔다. 8시 반. 밥 먹고 개콘 보고... 과제 마무리하고 CSI  마지막회 다 보고.. 잠들었다. 아마 한 시쯤?

14일 월요일 : 8시 눈떴다. 과제 조금 남았다. 그걸 다시 공주까지 가서 들여다보고 싶진 않다. 9시반쯤 대충 대충 끝내고 이불 개고 설걷이 하고 찬물에 풍덩풍덩 샤워하고! 어제 고속버스 표를 끊어두었는데 박ㄷ수샘께 전화가 왔다. 오늘 금강걷기팀에 합류할건데 같이 가자고. 고속버스표를 취소하고 샘차로 가게 되었다. 12시 샘과 함께 출발~ 꼬불꼬불... 길고 긴 길.. 달리고 달려 6시 부여도착. 일명 <강강걸을래>팀에게 전화해서 합류한 시간 6시 30분. 부여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공주가는 마지막 차표를 끊고 샘들의 짐을 모텔에 풀고 식당에 앉았다. 메뉴는 삼겹살. 황ㄱ철샘 살이 쏘옥 빠졌다. 노ㅇ민샘은 늘 젊으시고... 또 다른 한 샘은 잘 모르는 분. 다섯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하며 삼겹살, 된장으로 저녁을 푸지게 먹었다. 계산하고 7시 반에 일어섰다. 이름 모르겠는 샘이 바래다 주네? 괜찮은데... ^^; 40분에 차를 타고 50분을 달려 공주 도착! 내일 산행에 필요한 것들을 좀 사고 비전하우스 도착.

희안하게도 집에서는 일기가 써지질 않는다. 비전하우스 컴실에서만 일기를 쓸 버릇했더니... 하긴 평소엔 일기 잘 쓰지 않으니. 이번 기회에 매일 일기 쓰는 습관을 확실하게 들이는 게 좋을까? .... 글 쓰는 것, 생각보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일이라.. 글쎄... 암튼 내일은 새벽같이 일어나 계룡산 가야한다. 빨리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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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6-08-14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여에 신동엽 생가와 시비가 있다는데... 두 번이나 갔건만 실패했다. 보고싶은데... 시비에는 그의 시 가운데 가장 서정적이라는 시 ‘산에 언덕에’ 가 새겨져 있단다.

              - 산에 언덕에 -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 시인연혁

☞ 1930 8월 18일 부여읍 동남리에서 태어남.
☞ 1942 부여초등학교 졸업.
☞ 1948 전주사범학교 졸업.
☞ 1953 단국대 사학과 졸업.
☞ 1957 인병선 여사와 결혼.
☞ 1958 충남 주산농고에서 교편을 잡음.
☞ 1959 長詩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가 石林이라는 필명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입선.
☞ 1961 명성여고 국어교사로 취임(작고시까지 재직).
☞ 1963 「산에 언덕에」, [아니오」등을 담은 시집 '아사녀' 출간.
☞ 1966 詩劇 「그 입술에 파인 그늘」을 최일수 연출로 국립극장에서 상연.
☞ 1967 펜클럽 작가기금으로 장편서사시 「錦江」 발표.
☞ 1968 오페라타 「석가탑」을 드라마센터에서 상연. 김수영 시인을 위한 조사 「지맥속의 분수」를 발표.
☞ 1969 4월 7일 간암으로 별세. 경기도 파주군 월롱산 기슭에 안장.
☞ 1970 4월 18일 부여읍 동남리 백마강 기슭에 詩碑를 세움.
☞ 1975 『申東曄 全集』이 창작과 비평사에서 간행됨. 책 내용이 긴급조치 9호 위반이라는 이유로 당국에 의해 판매금지.
☞ 1979 시선집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가 창작과 비평사에서 간행됨.
☞ 1980 『증보판 신동엽 전집』이 창작과 비평사에서 간행됨.
☞ 1982 유족과 창작과비평사가 공동으로 '신동엽 창작기금'을 제정, 첫 지원대상자로 소설가 이문구씨가 선정 된 이후 98년 현재 16회에 이름.
☞ 1983 『신동엽-그의 삶과 문학』(구중서 편)이 온누리사에서 간행됨.
☞ 1984 시인의 15주기를 맞이하여 문인 60여 명이 그의 시비를 찾아 추모행사를 가짐.
『껍데기는 가라-신동엽 평전.시선집』(성민엽 편저)이 문학세계사에서 간행됨.
☞ 1985 5월 유족과 문인들에 의해 申東曄 生家 복원.
☞ 1988 미발표 시집 『꽃같이 그대 쓰러진』, 미발표 시집 『젊은 시인의 사랑』이 실천문학사에서 간행됨.
☞ 1989 시 「산에 언덕에」가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
☞ 1993 11월 20일 부여읍 능산리 왕릉 앞 산으로 묘소 이전.

◆ 주요내용

  진달래꽃 산천에 피는 1969년 4월 7일. 시인, 우리의 시인인 신동엽은 향년 38세의 젊은 나이로 아픈 조국을 앓고 갔다. 
  1959년, 『조선일보』신춘문예에서 나는 시부 예선을 보았다. 그때 사에서 응모작품 천여 편을 전부 넘기면서 백 편만 엄선하여 달라고 했다. 나는 혼자 3,4일 동안을 엄선, 또 엄선하여 좋은 시를 위하여 몰두하였다. 그리고 기쁨을 참을 수 없었다. 그것은 무릎을 치고 싶도록 좋은 시를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신동엽의 장시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다. 그 당시 문화부에서 문화면을 맡고 있던 평론가인 C씨는 예선 결과를 물었다. 그 때 나는 서슴지 않고 '좋은 장시가 들어왔는데요'하고 흥분하였다. 그런 일이 어제 같은데, 우리의 시인 신동엽은 김수영 시인이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진달래꽃 피는 4월의 무덤에 엄숙히 잠들고 말았다. 조국의 현실을 앓다가 영영 가고 말았다.
  『조선일보』 사장댁에서 영광의 수상식을 하는 날, 나는 시인 신동엽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는 에서 조끼가 달린 조선옷을 입고 올라왔다. 나는 신동엽을 데리고 그 당시 조병옥 박사의 사택 부근에 있었던 안암동의 초라한 나의 하숙으로 안내하여 서로간의 문학관과 역사관을 털어 놓으면서 한 밤에 한 형제보다 더 친한 벗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10여년 동안을 변함없는 우정 속에서 단 둘이의 밤을 무수히 보냈다. 오로지 조국과 시와 인간과 생활을 이야기하며서 눈물로 가슴을 달래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우리는 만나면 너절한 소리는 하나도 안했다.
단둘이서 겨울에 백운대를 오르며, 이른 봄에는 수락산과 도봉을 오르면서 내일의 조국을 염려한 죄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
  참으로 시를 위한 죄 밖에는 없다.
  이 땅의 가장 애국자인 듯한 사람이 덤벼든다면 나는 시인으로서 피를 각오하고 4천만 우리 민족에게 "광화문 네거리에서 나를 총살시켜 다오"하고 서슴지 않고 고발할 굳은 각오를 갖고 있다. 무수한 회색분자들, 그리고 사이비들 속에서 기필코 우리는 멸망하지 않고 대(竹)와 같이 꼿꼿하게 피어 갈 것이다. 시인의 양심과 조국과 민족의 양심을 지키며.....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 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시인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는 시다. 구질구질한 설명이 필요없는 시다.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으면 된다. 평론가 조동일은 다음과 같이 진지하게 비평했다.

·······현실참여란 모든 것을 회의하고 부정해 버리는 맹목적인 반발과는 크게 구별될 필요가 있다. 무엇에 대항해서, 어떠한 비난에도 넘어가지 않고 민족의 가치를, 힘을, 전통을 시인의 것으로, 모든 사람의 것으로 확보해 나가는 작업이 없이는 언제나 현실밖에 서게 되는 것이다. 현실이란 눈 앞에 주어진 대상이 아니고 적당히 설명해 넘기면 시인의 일은 끝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시인은 시로써 현실을 변모시키고 발전시키고 창조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시의 최고 경지이고 시인을 위대하다고 할 수 있는 최종적인 근거이다. 의 라는 말 속에는 많은 것이 포함되어 있고 오랜 분노가 서려 있다. 우리는 언제나 이 민족의 때문에 희생을 당해 왔다. 그러나 모든 라고 노래한 시인을 이제 새삼스레 발견한다. 그러한 시인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면면하게 내려왔으나 충분히 빛을 내지 못하고 사라지거나 억압되어 꺾였고 부당하게 문학사에서 제외되거나 낮게 평가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제 일어나고 모든 사이비 문학을 이 땅에서 추방해야 한다.
엔 이제 희망적인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부정정치, 부정경제에도 우리는 도전할 것이다.
특히 지성을 자처하는 문학인의 하잘 것 없는 언동에는 고소를 금할 수 없다.
과 과 가 우리의 맥박에 뛰고 있다.
삼가 사이비 문학인은 문학적인 양심의 호소에 의해 스스로 붓을 꺾어야 할 줄 안다.
나는 지금 「시인 김수영론」과 「시인 신동엽론」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내일의 보다 평화로운 자주와 독립, 그리고 우리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위한 거시적인 안목으로 한 세기 하나 얻어지는 시인의 영광을 위하여 조소하는 동키호테다. 춘향이다, 논개다. 바보 온달이다.
시인 신동엽에게는 진실과 가 있다. 5년 전 내가 도봉산에서 2,3개월 수양하며 작품을 구상하고 있을 때 그는 밤에 학교를 가기 때문에 낮에는 마른 굴비나 오이 장아치를 들고 그 먼 길을 말없이 와서 말없이 갔다. 돈암동 집에서 말이다.
그는 진실하다. 우리 민족이 충분히 자랑해도 좋은 시인이다. 부끄러움 없는 시인이다.
시인 신동엽은 「선우휘씨와 홍두깨」란 에세이를 마지막으로 한 많은 조국을 생각하며 무지개빛 평화를 노래하면서 갔다.

신동엽의 선우휘에 대한 첫 구절이다.

석가와 한 사람의 시인이 세상을 주유하고 있었다.
어느 날, 월남땅을 지나다 얼굴이 앳띤 한 미국병사의 주검과 그리고 그 옆에 나란히 누워 있는 한 여자 베트콩의 주검을 보았다.
석가와 시인은 가던 길을 멈추고 서서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두 손을 합장하고 앉아 그 두 주검의 이마 위에 명복의 기도와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 그들은 일어나 길을 떠났다······


그러면서 시인 신동엽은 선우휘에 대해서 시인적인 충고를 했다.

지성인들의 논쟁은 지성적인 논쟁에서 시작하여 지성적인 논쟁으로 끝내야 한다. 자기가 궁색한 입장에 몰렸다고 하여 금새 무슨 법조항을 들고 나와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 넣어 보려고 논리를 비약시켜 가면서 무고를 일삼는 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해석하려 해도 예술가의 행위라곤 도저히 인정할 수가 없다·····

그는 울분을 달래며 조용히 타이르고 이젠 그의 시, 「진달래 산천」에 영혼을 쉬고 있다.
시인, 우리 시인, 우리의 연인 신동엽. 나는 진달래 피는 한적한 너의 무덤을, 흙을--겨울 동안 백운에 묻혀 있을 너의 무덤을, 눈(雪)을 찾아 그 앞에 혼자 서서······.
우리의 딸들과 아들에 한 점 부끄러움 없는 내일의 밝은 아버지로서 시인으로서 굳건하게 조국과 민족을 지켜갈 것을 다짐하련다.
"우리를 단순히 중상해 보려고 하지만····"「휴전선」의 시인은 건재하고 있다. 모든 것을 증거하고 확인하련다. 지금 조용히 공부하고 있다.
동엽! 우리의 귀중한 동엽!
너를 사랑하는 벗들은, 또 알맹이들은, 안으로 안으로 울고 있다. 우리는 대(竹)와 같이 푸르게 줄곧하게 피어 가며 이 땅의 흙에 묻힐 것이다. 그리고 사랑할 것이다.
아, 동엽! 고요히 영혼을 잠시 쉬어라······.

( 박봉우 : 이 글은 1970년에 발표되었던 것임. )

<< 참고 >> http://my-cgi.dreamwiz.com/rahany/sdy-pro.htm


프레이야 2006-08-14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동엽시인의 안타까운 죽음이 생각납니다. 오랜만에 그의 유명한 시 둘을 보게 되네요..
 

사람이 자꾸 치사해진다.

같이 다니는 대학 동기 은ㅈ, 무지 부지런한 범생이다. 몸도 불편한데 연수 시작하던 그 날부터 도서실로 자료실로 돌아다니며 강의에 도움되는 자료 찾고 복사하고 예습하고 복습하고 무지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다. 또 한 분, 임명ㅎ 선생님,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계신 이 분도 참 바지런히 다니시며 다람쥐가 도토리 모으듯 번역본, 단행본 찾으셔서 읽으신다. 이 곳 저 곳 돌아다니며 콧구멍에 새로운 바람넣기 바쁜 나랑은 다른 두 사람. 꼬셔도 안넘어 온다.

두 분이 모은 자료를 나에게도 나눠준다. 그냥 힘 닿는 대로 열심히 해야지 생각하며 게으름 피우고 모셔두는 내가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기하고 무엇보다 챙겨주는 맘, 참 고맙다. 그런데... 고민이 생긴다. 엊그제 은ㅈ가 복사해준 [만복사저포기] 번역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후배들이 번역본을 찾을 때 모른척했다. 내가 찾은 자료라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은ㅈ가 준 것이니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겠다. 흠...

그리고 시험 때 제출해야할 과제물이 서넛 있는데... 후배가 이걸 보여달라고 하는데 망설여진다. 자신의 생각과 구체적인 상황을 써야하는 것인데 보여주면? 이런 과제물은 다른 사람 것을 보면 그것에 영향받게 되어있다... 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답이 없는 과제이기 때문에 스스로 고민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논리가 세워지는 것인데... 라는 자기 변명만 궁시렁거리고 있다.

시험과 점수에 목을 메고 노력하는 사람들... 그렇게 열심히 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려하기 보다는 '뭐 그렇게까지..'라며 약간의 시니컬함으로 대하면서 역시 그런 것들에 완전히 자유로와지지 않는 어정쩡한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참 보잘것 없고 초라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어쩔 수 없다.

내일은 집으로 간다. 네 가지 과제물을 다 하고 돌아오는 월요일엔 금강걷기 팀에게 저녁 사주며 응원하고, 화요일엔 계룡산 위에 우뚝 설 거다. 그리고 한 가지 작은 소망 더! 연미산 일출을 꼭 봐야겠다. 5시쯤 나서면 되려나? 눈 떴을 때 가장 날씨 좋은 날로 해야지. 앗! 그럼 매일 4시에는 눈을 떠야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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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6-08-10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권정안 선생님의 글을 올리기 위해 마이페이퍼 카테고리를 하나 더 만들었다. [한문관련]이라는 이름으로.

과제물도 전혀 안 하고, 일기도 안 쓰고 그 글 퍼다 붙이고 읽느라고 꼬박 두 시간을 보냈다. 꼭꼭 씹어가며 읽으니 선생님의 과제물에 대한 방향이 조금 보이는 것도 같다. 직접 들으면 더 좋은 수업이지만 이렇게 읽는 것만으로도 내 자잘한 수고에 충분히 갚하는 글들이다.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또 글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내 속에 있던 '유학/유교/한문'에 대한 묘한 컴플렉스에서 조금씩 놓여나는 느낌, 무엇보다 소중하다. 선생님의 말씀을 가끔 하종강씨의 강연에서 들은 것 같다고 느끼는 나는 또 오버하고 있는 걸까? 암튼 선생님처럼 학문으로, 수업으로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 대단한 내공이다. 나도 이런 수업, 할 수 있을까?

뭔가에 쉽게 빠지고 헤어날 줄 모르는 나, 그 병 또 도졌다.

BRINY 2006-08-10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는 분반이 2개인데, A반과 B반 분위기가 너무 달라요. 제가 있는 A반에선 절반은 뒷자리로 도망가서 강의시간에 과제하고 소설 보고 중간에 사라지기도 하고 졸리면 그냥 엎드려 자는 사람도 있고~~ 그러고 있는데, 옆반 얘기 들어보니 다들 열심히 필기하고 슬라이드에 나오는 글씨까지 짝과 분담해서 하나도 안 빠트리고 쓴다네요. 그래서 저와 제 짝인 선생님은 '슬라이드 빨리 넘어가면 그냥 안쓰고 말지. 그런데서 시험 내면 사람이 아니지~'이러고 말았는데. 반 분위기란게 이래서 중요한가봐요~~.

국경을넘어 2006-08-10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콩님은 한문이 전공이셨나 보군요. 권장안 선생, 백원철 교수 등등 이름이 나오는 걸 보니... 이전에 송석준 선생 강의르 한번 들은 적이 있습니다. 중국사상사. 저도 어그제까지 공주에 가서 열나게 자료 찾았는데... ^^* 일정 연수 받나 보군요. 너무 일정에 목매지 마세요. 점수 잘 받으면 앞으로 그거 아까워서 계속 신경쓰면서 살아야 하는데 힘들지 않나요? 그 점수가 교사 점수도 아니고(욕심이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제 기준에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 브리니님도 일정연수인가 봅니다. 얼마 전 어느 지역엔가 일정 연수 강의 다녀왔는데... 설마 거기서 뵙지는 않았을런지.... ^^*

해콩 2006-08-1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험에 목 매는 거 졸업했는데요, 그리고 그 점수따위 전혀 관심 없는 사람 중의 하나인데요.. 그런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제껏 살아온 관성처럼 자꾸 뭔가 어슬렁거리게 되어서 말예요. 습관, 정말 무서운 질병이예욤. 학교에서 교육받은 '무엇이든 무조건 열심히 하고보자'는 '주의'!! 이 정도면 저는 쇄뇌당한 걸까요? ㅋㅋ 폐인촌님 일정 끝나셨다니 부러워요~

hook-choi 2006-08-11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열심히 잘 살고 있구나...샘은. 난 휴가때 서울다녀온 것 빼곤 별로 한 일이 없는데... 오랫만에 온종일 혼자 집에 있는데 하루종일 에어컨 바람도 머리 아프고 해서 선풍기로 견디려니 너무 더워^^ 조금만 더 힘내.

BRINY 2006-08-11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며칠전에 저녁을 사주진 선배 선생님 왈, '그래도 선생님들이라서 다들 투덜투덜하면서도 과제 꼬박꼬박 내고 시험공부 다 하고 그러죠?'. 그렇죠 뭐~ 그런데, 어제는 전공중간고사 힌트 줄지도 모른다고 하는데도 수업 끝나자마자 가버리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호오~ 전 그렇게까지 용감하지는 못하네요. 결국은 힌트 줘도 단순 암기(유적지 지명) 문제는 두 문제 다 틀리고 말았지만요.
 

이 선생님의 수업이 너무 재밌다. 이런 식이다.

"아이들에게 우리가 따로 해줄 것이 있나요? 그저 그렇게 곁에서 지켜보는 것, 그것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게 있나요?"

"어떤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일까요? 약자의 아주 작은 요구도 받아들여지는 사회, 그런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죠. 장애인, 어린이들, 노인들... 여성들. 그런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충분한 사회가 평화롭고 풍요로은 사회이지요."

"그러나 갈등과 긴장이 벌어졌을 때는 강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정의입니다. 명백하게 사회적 양자라고 판단되면 언제나 약자의 손을 들어주어야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우리도 강자임을 나타내고 싶어서 거기에 빌붙고 싶어서 강자의 편을 듭니다."

경서강독 수업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오늘 이 수업이 네 시간 있었는데 작은 말 하나하나 다 받아쓰려고 노력했다. 알고 있다. 나 역시 그러하듯 사람의 말과 행동은 다를 수 있고 행동의 준거 역시 사안마다 달라질 수 있음을. 그런데 이 시간에 나는 행/복/하/다. 저렇게 당연한 말을 '학교'라는 공간에서 지금껏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신기하다. 대한민국의 학교는 "역시 만만치 않다." 노트 필기해둔 것, 까먹기 전에 꼭 따로 정리해둬야겠다.

가끔 연수 받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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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6-08-09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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