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고달픈 나의 아내여! 사랑으로 A/S 해드릴게요
아내의 명절증후군 퇴치 위한 남편들의 애프터서비스!
추석이다. 모두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며 추석 반기는 건 아니다. 주부들은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과도한 가사, 가족 간의 갈등 등으로 신체ㆍ정신적 장애를 겪는 명절증후군 때문. ‘그래서’ 대한민국 소문난 애처가 5인이 모였다. 평소 ‘착한 남편’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자들. 요리사, 한의사, 재테크전문가, 샐러리맨, 여행칼럼니스트 등 자신의 직업적 특성 살려 명절증후군 퇴치와 아내를 행복하게 만드는 비법을 마련했단다. 그들의 아내 행복 비법에 귀 기울여 볼까?
문영숙(29)씨 위한 남편 정신우(37ㆍ요리사, 아시안웍대표)씨의 ‘행복 쿠킹!’
“나의 아내, 영숙씨. 지난 5월 결혼했으니 지금 신혼 4개월 차. 남들은 깨가 쏟아질 만한 시기라는데 내가 가게일로 너무 바빠 신경 많이 못 써 미안해요. 올해 처음으로 시집에서 추석 제사상을 차리게 됩니다. 많이 힘들 거예요. 그래서 연휴가 끝나는 주말, 당신만을 위해 요리할 생각입니다. 제사상 차리기는 시댁의 가풍 따라 요리 하는 것. 거꾸로 내가 처갓댁의 가풍 따라 맛있는 요리 만들게요. 장인어른의 고향이 제주도죠. 그래서 ‘전복갈비찜’을 준비했어요. 제 정성과 손길 듬뿍 넣을 겁니다. 추석 지나면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겠죠. 갈비찜에 생 전복과 은행, 밤, 대추 등을 넣어 건강에도 좋은 요리. 맛나게 드세요. 나랑 결혼해줘 정말 고마워요. 앞으로도 맛있는 요리 많이 해줄게요. 이다음에 생의 마지막 순간이 올 때도 저와 같이 맛있는 요리를 먹어요!”
김미경(39)씨 위한 남편 강봉석(42ㆍ조은한의원 원장)의 ‘아내 기 살려주는 사랑지압’
“결혼한 지 벌써 16년이 되었네요. 성질 급한 경상도 남자와 사느라 그간 고생 많았어요. 내가 무뚝뚝해서 마음 표현을 잘못 했죠. 하지만 매년 제사상 차리느라 고생하는 당신 모습 볼 때마다 내 마음도 편친 않았어요. 새삼스럽지만(웃음) 올해 당신 위해 선물 하나 준비했어요. 당신의 기를 ‘팍팍’ 살려주는 사랑지압. 스트레스와 가사노동 때문에 간이 많이 손상돼 있을 겁니다. 기 순환도 잘 안되겠죠. 척추 중심, 양쪽으로 약 2cm정도 되는 부위를 엄지손가락으로 지압해드릴게요. 척추 위부터 아래로 쓸어 내리듯이 10분 정도 지긋이 누릅니다. 그리고 처음 지압한 부위에서 바깥쪽으로 다시 2cm정도 되는 부위를 한번 더 지압합니다. 이 부위를 ‘방광경락’이라 부르죠. 오장육부가 모두 연결돼 있어 이곳을 자극하면 전신의 피로가 풀리고 기 순환이 잘 됩니다. 그 동안 좋은 아내, 두 아이의 좋은 엄마로 정말 수고 많았어요. 이제부터 힘들 때마다 사랑 실은 지압으로 기 살려 드릴게요.”
김은순(36)씨 위한 남편 서기수(36ㆍ재테크전문가)의 ‘펀드 통장’
“장남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었죠. 재산도 변변치 않았죠. 그런 나와 당신은 흔쾌히 결혼해 주었어요. 고마워요. 주말도 없이 지난 몇 년 동안 재테크 강의와 회사일로 바쁘게 뛰다 보니 벌써 결혼 8년 차. 당신도 부동산 컨설턴트로 일하니 우리는 정말 ‘천생연분’인가 봅니다. 올해도 추석에 고생할 당신 위해 깜짝 선물 하나 준비했어요. 바로 펀드 가입통장! 가입 상품은 ‘한국삼성그룹 적립식 펀드 시리즈’. 최근 1년 수익률은 33.7%로 같은 유형의 평균 수익률 12.2%를 훌쩍 넘긴 상품이에요. 당신을 더욱 기쁘게 만들기 위해 약간의 목돈까지 넣었어요. 내년 추석 전까지 재테크 하며 재산증식의 기쁨도 이어가 봅시다. 물론 운용에 관해서는 언제든지 상담 요청하세요. 내 당신만은 무료 상담해주리다. 그리고 올 11월엔 당신에게 ‘유럽 여행’ 선물도 안겨드릴 겁니다. 이 약속, 꼭 지키겠어요.”
김기정(30)씨 위한 남편 맹태수(30 금강제화 제품기획실)의 ‘건강 신발’
“대학시절 소개팅 통해 당신을 만났죠. 이후 8년의 연애기간 무사통과하고 결혼으로 골인! 특히 군복무시절 고무신을 거꾸로 신지 않아준 당신. 정말 고마워요. 직업이 임상병리사라 매일 새벽에 일어나 출근하는 당신 보면 마음이 아파요. 항상 웃는 낯으로 우리 부모님을 모셔 ‘내가 결혼 하나는 잘했구나’ 싶네요. 올해로 당신은 시집에서 세 번째 명절을 맞게 되네요. 당신을 위해 소박한 선물 마련합니다. 좋은 신발제품을 설계하고 기획하는 것이 내 전문! 그래서 가장 편한 신발을 골랐어요. 편한 신발은 일단 가죽이 부드러워야 합니다. 그리고 굽이 낮고, 밑창 부분에 쿠션이 적당하게 들어있는 신발이 좋죠. 항상 서서 일하는 당신에게 그만입니다. 그리고 회사동료에게 발 마사지하는 방법도 배웠어요. 올해 당신의 명절증후군은 내가 완벽히 날려줄게요.”
설희정(32)씨 위한 남편 이태훈(36ㆍ여행전문 칼럼니스트)의 ‘간이역 여행’
“결혼한 지 7년 만에 첫 임신한 나의 아내, 희정씨. 그 동안 아이 안 생겨 노심초사했죠. 이제 마음 푹 놓고 함께 출산 준비해요. 나는 여행전문칼럼니스트, 당신은 스튜어디스. 일주일에 잘해야 하루 이틀 정도 얼굴 보며 살아왔죠. 서로 자주 볼 수 없으니 아직까지 신혼 기분 낼 수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올 추석에는 당신을 위해 1박2일의 짧은 여행을 가려 합니다. 친척들로 북적대는(?) 한가위 잔치를 뒤로하고 한적한 간이역을 향해 떠나요. 영화 ‘편지’의 무대가 되었던 ‘경강역’.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경춘선에 몸 싣고 대성리와 청평 지나면 경강역이 기다립니다. 역사(驛舍)가 참 아름답죠. 사람 사는 정이 은근히 묻어나는 그곳에서 연애시절의 추억 떠 올리며 철길을 함께 걸어요. 하루 푹 쉬고 오면 명절후유증이 말끔히 가실 거예요. 열심히 일한 당신, 함께 떠나요~”
애처가 5인의 추석맞이 아내 위한 행복 5계명
* 아내를 위해, 문제가 생길 때 한발 짝 물러나 양보하겠습니다. 더 많은 여지가 보여요.
* 아내를 위해, 하루에 적어도 30분씩 함께할 수 있는 취미를 갖겠어요.
* 아내를 위해, 게으름 피지 말고 운동 열심히 해 S라인 만들겠어요.
* 아내를 위해, 하루에 3번 이상 전화하겠어요.
* 아내를 위해, 매달 1번씩 세상에 둘도 없는 특선 요리를 만들겠어요.
행복플러스
글 전범준기자 jbj@chosun.com
사진 허재성기자 heophot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