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
김살로메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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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첫 소설집 <라요하네의 우산>을 출간하고 세종도서 문학나눔 도서로도 지정된 김살로메 작가의 에세이집이다. 스무살 시절 뭔가 쓰고 있다는 걸 안 친구는 저자에게 미스 마플 같다고 말했단다. 미스 마플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만든 제인 마플, 노파 탐정이다. 그녀의 첫 에세이집이자 두번째 책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형식도 내용도 참하다. 한눈에 반하여 마음에 쏘옥 들어온다. 새벽에 깨어 눈물 젖은 눈으로 매일 일천 자를 써놓은 저자에게 사랑과 감탄을 보내며...


뚜렷한 경계를 지키면서도 소박한 품성을 유지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꽃 본연의 모습을 살리면서도 담백함을 잃지 않는 꽃. 봄이면 나는 데이지를 만나러 꽃집 나들이를 한다.
- 데이지의 노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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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5-24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잘 지내셨어요. ^^
김살로메 작가님의 신간 소식 저도 얼마전에 들었어요.
곧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중입니다.
오늘 바깥에 날씨가 괜찮은 것 같은데요.
편안한 하루 되세요.^^

프레이야 2018-05-24 15:56   좋아요 1 | URL
네. 좋은 하루~~. 오늘은 정말 오월답네요. 계속 비가 왔었는데 말이죠. 미스 마플은 무척이나 매력적인 책입니다. 곧 만나보시길요.

2018-05-24 1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4 1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4 1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5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4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5 0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기저기 꽃세상이다. 철 모르고 좀 당겨서 온 배꽃들이 얼어죽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앞다투어 피고지는 꽃들도 눈물나게 애잔하기는 마찬가지다. 바람의 손길을 기다리며 바람끼를 실컷 드러내고 있는 고 예쁜것들이라니.

누군가 보내준 꽃 사진을 보다, 하늘이 없다면 저 꽃이 저리 예쁘게 보이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은 또 하얀 구름이 없다면 덜 예쁘겠지.

우리는 서로 알게 모르게 배경이 되어주기도 배경이기도 하면서 살아간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그 배경이 좀 살갑지 않아도 믿음으로 구축된 거라면 견딜 만할까. 그래 그렇다고 생각된다. 그러기를 바라며 3월이 흘렀고 4월도 삼분의 일이 지났다. 아시아 옛이야기를 주제로 시각장애인들과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하고 낭독녹음도 여전히 하고 있다. 올해 들어 결석이 잦았던 두 달을 보충하려고 좀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고마워 영화>를 점자도서관 측에서 녹음도서로 지정하여 시작하였다. 나로선 지루하기도 유용하기도 고맙기도 한 제의다. 다시 읽으며 오자가 또 눈에 들어온다. 문장의 흐름과 리듬도 낭독하며 짚어 볼 수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도서로도 작업중이라고 들었다. (그분들을 위한 특별한 기기가 있다) 아무튼 두 개 파일 정도 녹음하는 중에 급한 책 요청이 들어와 내 책은 잠시 쉬고 먼저 녹음하였다. 손원평 장편소설 <아몬드>다.

 

 

 아몬드 / 손원평 / 창비 (총 263쪽)

녹음시작 2018. 3.28 - 4. 11 완료 (총 11파일)

 

 2018 '원북원부산 ' 후보도서로 지정된 책이다. 등장인물 곤이의 설정 상 욕설이 거침없이 나오는 부분이 제법 있다. 그래도 귀여운 정도라 시원하게 내뱉었다. 대리만족이랄까. 내 안에 욕쟁이가 훅 튀어나온다.ㅎㅎ

어덜트 소설이라는 이름을 달아 두 주인공도 10대의 남학생이다. 결핍을 타고난 아이들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주변인물과 상황이 나아가는데 약간은 억지스러운 설정도 있지만 따뜻한 결말을 맺고 싶어한 작가의 의도로 읽힌다. <아몬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공감의 부재를 짚는다. 공감에도 능력이라는 이름을 다는 게 불편하지만 당연한 느낌을 갖지 못하거나 두려워하는 우리들의 비겁한 내면에 돋보기를 댄다. 역시 가슴이 머리를 지배할 수 있다고 나도 믿는다. 아몬드는 왜 아몬드인지 여기선 비밀.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2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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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4-12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날씨가 참 좋아요. 어제처럼 바람도 세게 불지 않고요.
바깥에 벚꽃이 예쁘게 피고 있어요.
<고마워 영화>가 전자책으로도 출간된다는 반가운 소식도 듣고 갑니다.
프레이야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프레이야 2018-04-12 13:44   좋아요 1 | URL
앗 오해가 ㅎㅎ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방식의 전자도서에요. 본문 수정 나중에 해야겠어요. 이곳도 제법 따스한 기온이에요. 주말에 또 비가 온다고 하죠. 변덕스러운 봄날입니다^^ 봄날 안부 고마워요.

페크pek0501 2018-04-15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 라는 문장이 가슴에 쾅, 하고 치네요.

프레이야 2018-04-15 07:24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저 문장에서 한참 머물렀어요. 말은 공감한다면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지요.

2018-04-30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03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08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08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엇이 삶을 예술로 만드는가 / 프랑크 베르츠바흐 / 불광출판사(정지인 옮김)

 녹음시작 2017. 4. 5 ~ 녹음완료 2017. 12. 6 (총 254쪽)

 

보통 내가 책 한 권에 걸리는 녹음일자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 녹음 완료한 책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다른 책이 중간중간 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좀 바빴기 때문이기도 한데, 올해로 넘기지 않아서 좋다. 무엇이 삶을 예술로 만드는가는 내가 늘 고민하던 주제라 책제목을 보고 바로 녹음실 책꽂이에서 고른 책이다.

 

책의 부제 '일상을 창조적 순간들로 경험하는 기술'을 차근차근 풀어간다.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차를 마시는 순간을 오롯이 가져라는 말인데, 차나 커피를 마시며 다른 일을 하지 말라고 한다. 하루 두 번 정도 20분씩 과제에서 놓여나 차를 마시는 짧은 시간에 취하는 휴식에서 우리는 창조성을 키울 수 있다. 우리는 멈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일상이 행복하려면 창조적 순간들을 자주 경험해야 한다. 창조적인 삶의 첫걸음은 자기 자신에 대해 성찰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스위스 철학자 페터 비에리의 말을 빌려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 자신을 인식한다는 것은 자신에 대해 결정하는 또 하나의 형식이다. 자기 결정에는 가능한 것에 대한 감각, 즉 상상력과 공상이 필요하다. 자신이 하는 일로 자신을 표현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인식할 가능성 하나를 놓쳐버린다.

 

비에리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말을 적절히 인용하여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여 넓은 방향에서 보다 좁은 방향으로 전개한다. 행복하고 가치있는 삶을 위한 유용한 충고가 실린 이 책을 편집수정 작업을 하며 올해 한 번 읽을 것이다.

 

"창조를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지만 또한 기술로부터의 자유도 필요하다. 그러려면 기술이 무의식 수준으로까지 스며들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 연습은 예술에 필수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연습이 바로 예술이다."

 

 

 

라요하네의 우산 / 김살로메 / 문학의문학 (총 319쪽)

녹음 2017. 1. 25 ~ 2017. 3. 29

편집 2017. 12. 27 완료

 작년 1월에 포항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왼손엔 달강꽃'을 낭독하고 돌아온 후, 바로 녹음 시작해 두 달만에 끝내고 연말에 편집수정 작업까지 완료했다. 작년 1월에 이 책을 녹음하고 있던 중 mbc 라디오 '행복한 저녁길'에서 인터뷰 기자가 녹음실을 찾아와 인터뷰하고 방송되었는데 그 때 잠깐 읽어서 라디오에 나간 대목도 '왼손엔 달강꽃'의 일부다. 라요하네의 우산,이라는 책제목도 방송되었다.

"잘 지내지? 내일 오후에 그곳으로 내려갈 것 같아. 네 시쯤에 시간 돼?"

p는 짧게 요점만 말했다.(218쪽)

 

 

 

 

잠 1,2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녹음 & 편집 완료 2017 가을~겨울

상상력의 대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무한 상상력이 발동된 책으로 부산점자도서관 지정도서로 들어온 책을 팀장이 내게 요청하였다. 신간이 나오자마자 첫 낭독자로 읽게 되어 기분좋게 받아들이고 즐거이 읽었다. 이야기는 술술 잘 읽히고 인생에 필요한 제법 귀한 금언들도 눈에 든다.

 

나로선 베르베르의 <웃음>보다는 덜 재미있었던 <잠>은 인간의 미개척지 수면 6단계에 대한 이야기다. 안과 밖이 통하는 클라인의 병을 들어 시간의 안과 밖이 있다면, 이라는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시간을 가로질러 그 어느 지점으로 바로 가닿을 수 있다면 과거의 어느 지점으로 돌아가고 싶을까. 바꿀 수도 있는 어떠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누군가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만 나는 돌아갈 수 있다면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어디에선가 전국의 시각장애인들이 무의식 저 아래에 있는 꿈의 영역 어딘가에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재미나게 들으면 좋겠다. 우리는 잠재된 능력을 얼마나 펼치고 살다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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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8-01-10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참 좋아요. 마음이 행복해져요.

프레이야 2018-01-10 20:17   좋아요 0 | URL
울마고 님 오늘하루도 수고 많았지요. 그곳엔 눈이 많이 왔나요? 오늘 이곳에는 아침에 진눈깨비 조금 날리더니 멎었어요. 그 정도에도 좋다고 기뻐서 톡 날려주는 영혼이 있어 참 순수하구나 생각했어요. 전 왠지 무감각 ㅎㅎ 언제 어디서든 행복하기에요. ^^

라로 2018-01-11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책도 시각장애인들께서 많이 기다리실 것 같아요. 더구나 영화를 볼 수 없는 분들이라 얼마나 영화에 대한 얘기가 궁금할까요. 이렇게 꾸준히 뭔가를 하는 님을 보면 참 표현할 말을 못찾겠어요!!!❤️

프레이야 2018-01-11 08:26   좋아요 0 | URL
그분들 중 영화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베리어프리 영화로 감상해요. 나도 몇 번 본 적이 있다우. 내 책 중 ‘유리정원’ 이야기에도 나와요. 우리가 우리 눈으로 보고 우리 귀로 듣고 우리 다리로 어디든 다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생각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어요. 새해 들어 열흘이 지났는데 지지부진 게으름 피우고 있다우.
 
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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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꿈꾸는 사람은 밤에만 꿈꾸는 사람에게는 찾아오지 않는 많은 것을 알게 된다. 흐릿한 시야에서 영원의 틈들을 포착한 그는 깨어나는 순간 위대한 비밀의 문턱에 잠시 머물다 왔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전율한다.
- 에드거 앨런 포 (잠1. 32p)

신간이라, 하던 걸 제쳐두고 먼저 시작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부산점자도서관에서 이 책의
녹음도서가 나오면 좋겠다는 새 팀장의 말과 함께.
1권은 어제 녹음완료하고 편집 수정 작업 시작했고
동시에 다음주부터 2권을 녹음 시작한다.
2권에서는 본격적으로 주인공 자크 클라인의
수면 제6단계가 펼쳐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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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7-12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앞부분 조금 읽었는데, 프레이야님은 녹음중이시는군요.
더운 여름 건강하게 보내세요.^^

프레이야 2017-07-12 22:39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도 건강히 여름 나시길요. 녹음실은 아주 시원해요 ^^

2017-07-13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13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alummii 2017-08-06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녹음도서 ..는 첨 들어봤어요 암튼 좋은 일 하시는군요^^

프레이야 2017-08-06 21:0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제가 좋아 하는 일이니 즐겁구요. 오디오북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어요.

秀映 2017-12-13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책읽고 실망ㅜㅜ
베르나르씨 예전같지 않은 느낌적 느낌
제3인류도 읽다보니 느낌이 안와서 4권까지 읽고 5 6은 사놓고 방치중이예요

프레이야 2017-12-13 16:51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 그다지 매력적이진 않았어요. 점자도서관에서 신간도서로 추천되어 제가 녹음하게 되었지요. ^^
 

게으른 기록에 대한 변명으로, 작년 내내 이러저러한 일들로 좀 바빴다고나 할까. 좋은 일들이었고 기쁜 일들이었다. 그럴수록 기록을 건너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녹음봉사를 해온 점자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문학독서강좌를 맡아 그분들과 대면할 수 있는, 나로선 의미 깊고 신선한 만남을 시작했고, 여기저기 매체에서 낭독관련 인터뷰를 하여 소개되기도 하였다. 그 중, 월드컬쳐오픈에서 매해 발굴하는 컬쳐디자이너로 선정되어 조촐한 기념행사에 갔던 12월, 구서울역사를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줄 그때 알았다. 단체에서 맡은 일도 있어서 진행형이고, 멀리 가까이 잊지 못할 여행을 포함해 가족의 일로 행복했고 고마웠다.

 

낭독봉사는 꾸준히 했고, 기록이 많이 밀렸다. 최근 것부터 역순으로 남겨둔다.

 

 

무엇이 삶을 예술로 만드는가 / 프랑크 메르츠바흐 / 불광출판사(총 253쪽)

녹음시작 2017년 4월 5일, 1번 파일까지 완료

 

'일상을 창조적 순간들로 경험하는 기술'은 이 책의 부제다. "우리는 어떻게 살고자 하는가"라고 자문해보면 스스로 답이 나올 것이다.

 

니체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에서 "일단 한 번 선택한 길을 끈질기게 고수하는 사람은 많지만, 목표를 끈질기게 추구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나는 창조적 삶이라는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해줄 새로운 길들을 알려주려고 한다. 사실 그 길들은 안타깝게도 사람들이 잘 잊어버리는 오래된 길들이다. 창조성을 위해서는 잠시 멈추는 것이 중요하다. ...... 삶과 노동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펼쳐지는 일이다. 그러니 디자인할 공간은 충분히 넓다. 어쩌면 프란츠 카프카의 말이 맞았는지도 모른다. "목적지는 있지만 길은 없다.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것은 머뭇거림일 뿐이다."  - 들어가는 말, 중

 

 

 

라요하네의 우산 / 김살로메 / 문학의문학(총 319쪽)

녹음시작 2017년 1월 25일 -  녹음완료 3월 29일(총 16개 파일)

 

가까이서 본 작가의 눈빛처럼 총기 담긴 열정이 느껴지는 10편의 소설. 다소 몽환적인 느낌의 표지와는 달리 이야기는 집요하고 강하다. 시니컬하면서도 인간에 대한 무한애정과 정한을 담고 좀더 행복한 미래를 그려보게 한다. 그것은 사람과 일상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겠다는 결연한 다짐으로 읽혔다. 특히 '암흑식당'과 '라요하네의 우산'은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소설가로서 작가가 나아가는 길이 환하고 탄탄하길 바란다.

 

에세이를 쓰고 있으면 거짓말쟁이가 되는 기분이지만, 소설을 쓰고 있으면 어쩐지 솔직해지는 감정이 몰려왔다. 아마 내 안의 위선과 진실, 내 안의 악마성과 순진성 사이에 소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겉으로 위악적이고 속으로 따스한 본성을 버리지 못하는 우리에게 소설은 무엇보다 필요한 문학이다. 삶에 대한 복습어이며 반성어로, 사람에 대한 희망어이며 감동어로 소설보다 나은 위로는 없다. - 작가의 말, 중

 

 

 

종의 기원 / 정유정 / 은행나무(총 383쪽)

녹음시작 2016년 8월10일 녹음완료 2017년 1월 11일(총 25개 파일)

편집시작 2017년 2월 8일 ~ 현재 12파일까지

 

글을 다 써놓고 아름다운 문장은 지워버린다는 작가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종의 기원>은 인간의 내면에 잠재한 악의 기원에 좀더 바짝 다가가기 위해 주인공을 화자로 하여 감정이입한다. 작가의 분신이라고까지 했다. '피 냄새가 잠을 깨웠다'로 시작하는 이 소설을 쓴 작가는 자기 이름을 걸고 글을 쓰는 한 두려움과 타협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정유정이 인간의 악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평범한 비둘기라 믿는 우리의 본성 안에도 매의 어두운 숲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똑바로 응시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지 못한다면 우리 내면의 악, 타인의 악, 나아가 삶을 위협하는 포식자의 악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작가의 말)"

 

 

 

 

나를 찾아줘Gone Girl / 길리언 플린 / 푸른숲 (총 639쪽)

녹음시작 2015년 4월 15일 녹음완료 2015년 12월 24일(총 41개 파일)

 

에이미와 닉의 진술이 교차하며 장을 바꾸어 나간다. 충격적인 영상미의 영화에서 다 보여지지 못한 세부 심리와 그 배경이 잘 드러난다. 인간을 이토록 예리하게 들여다보는 매력적인 작가라니. 영화보다 책을 권하고 싶다.

 

에이미는 사람들이 자기가 정말 완벽하다고 믿기를 원했던 것 같아요. 난 그애와 친구가 되면서 그애를 알게 됐죠. 그 앤 완벽하지 않았어요. 아시죠? 에이미는 독똑하고 매력적이지만 또한 권위적이고 강박장애가 있고 과장이 심하고 약간 거짓말쟁이였어요. 전 그래도 괜찮았지만 그 앤 괜찮지 않았던 거죠. 그 애가 날 없애버린 건 내가 그 애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난 당신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저에 대해서요, 어째서죠?"

"친구들은 서로의 단점을 거의 다 알게 되죠. 배우자들은 밑바닥까지 보게 돼요. 에이미가 몇 달간 친구였던 사람을 자기를 계단에서 민 사람으로 만들어 벌했다면, 자신과 결혼할 만큼 벙청한 남자에게는 무슨 짓을 할까요?" (446쪽)

 

 

 

 

저지대 / 줌파 라히리 / 마음산책 (총 543쪽)

녹음시작 2014년 7월23일 녹음완료 2015년 3월 4일(총 29개 파일)

편집시작 2016년 5월11일 편집완료 2017년 1월25일

 

오래 걸린 만큼 목소리톤이 일관되게 녹음되지 못한 게 아쉽다. 편집하며 다시 들어보니, 어느 날은 감기가 들었던지 목이 좀 잠긴 소리가 나고 있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도저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무게감을 둔 톤이다. 인도의 험난한 역사를 서사의 기저에 두고 형제와 한 여자 가우리 그리고 그의 딸 벨라에 이르기까지, 저지대에 고여 있는 아픈 가족사가 현재와 미래를 향해 슬프지만은 않은 손짓을 하길 희망한다. "신들의 영혼, 이 모든 세상의 씨앗. 거미는 자신의 실로써 공간의 자유에 이른다(466쪽)"는 소설 속 작가의 문장이다. 언어의 실을 잣는 글 쓰기의 즐거움과 지난함을 생각하며.

 

미래는 뇌리를 떠나지 않고 불안ㄴ감을 안겨주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녀를 살아있게 했다. 미래는 자양분이면서 동시에 약탈자였다. 매번 새해는 새 일기장과 함께 시작했다. 일기장은 인쇄되고 제본된 형태의 시계라 할 수 있었다.......어렸을 때조차도 일기장의 아직 펼치지 않은 각 페이지에는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운, 아직 경험하지 않은 사건들이 들어 있었다. 어둠 속에서 계단을 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12월이 다시 온다는 증거가 어디 있어? 같은 의문이 일기도 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미래가 자신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펼쳐질 거라고 여기며 미래를 신뢰했다. 맹목적으로 미래를 설계하며, 실상과는 다르게 앞일를 그렸다. 이것은 의지의 작용이었다. 세상에 목적과 방향성을 부여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없는 것이었다. (242,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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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4-12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의 글 반갑네요, 프레이야님 :)

프레이야 2017-04-13 23:07   좋아요 0 | URL
저도 반가워요 다락방님^^
잘 지내나요? 하고 진즉에 물었어야 할 사람들의 얼굴이 스칩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단발머리 2017-04-12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하세요~~~ 낭독봉사라니~~
근사하고 보람된 일인것 같아요.
멋지세요, 프레이야님!

프레이야 2017-04-13 23:0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단발머리님^^
보람되고 즐거운 일이에요.
더욱 열심히 할게요. ㅎㅎ 오월엔 낭독봉사자들을 위한 특별수업이
점자도서관에서 있어요. 성우를 모셔서 작년에도 했는데 유익했어요.

서니데이 2017-04-12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목소리 참 예쁘셔서, 듣는 분들은 좋으실거예요. ^^
꽃이 피고 따뜻한 봄입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프레이야 2017-04-13 23:10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행복한 봄날 보내고 계신지요.
목소리는 가다듬고 낼 때랑 그냥 쏟아낼 때가 좀 달라서요.ㅎㅎ
봄꽃같은 날들이 지나갑니다.

순오기 2017-04-13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가지 일을 꾸준히 하는 것, 그것이 봉사로 하는 일이면 더더욱 대단해요~프레이야님!!
그간 좋은 일이 많았다니 축하하고 언제 만나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야겠어요!^♥^

프레이야 2017-04-13 23:12   좋아요 0 | URL
늘 응원 아끼지 않으시는 순오기님 고맙습니다.
숲해설가로 꾸준히 에너지 발산하시는 언니에 비하면 모자라지요.
한번 모여야되는데 말에요.ㅎㅎ 조만간 ^^

나와같다면 2017-04-13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의 목소리가 궁금하고 듣고 싶어요..

프레이야 2017-04-13 23:14   좋아요 0 | URL
에구...그저 관심에 감사 드려요.
제가 얻는 게 더 많은 일입니다.^^
목소리는 그저 그래요. 그냥 편안하고 명료하게
좋은 책을 읽어드리려고 노력하는 정도에요.

2018-05-09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09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