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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호 ㅣ 창비아동문고 56
신연숙 지음 / 창비 / 1987년 12월
평점 :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고흐는 왜 자기 귀를 잘랐을까?" 하는 거다. 해바라기의 화가 고흐에 얽힌 중대 사건은 그의 권총 자살과 더불어 어린 아이들에게도 충격적이다.
친하게 지냈으나 많은 갈등을 겪었던 고갱이 자신의 자화상에 대해서 왼쪽 귀가 잘못 그려진 것 같다고 비난의 말을 하자, 그 귀를 잘라 그림에 직접 대어 보았다고 한다. 고갱은 더 이상 고흐와의 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아를을 떠나고 고흐의 광기는 정상과 비정상 사이를 줄타기 한다.
살아서 그의 작품에 대한 진가를 알아보는 이들은 거의 없었지만, 죽어서 유명한 화가로서 서럽지 않을 만큼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동생 테오의 헌신적인 사랑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위대한 고흐의 걸작 뒤에는 평생에 걸친 동생 테오의 따뜻한 마음이 숨어있다. 형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앓다가 반 년 후 형의 뒤를 따라 죽었다니 참으로 가슴 아픈 대목이었다. 형과 주고받은 편지도 잘 보관되어 있다고 하니 그 내용 또한 책을 찾아보면 만날 수 있을 듯하다.
고흐는 어린 시절부터 괴팍하고 신경질적이며 남과 어울리지 못했다. 그 때문에 부모님은 많은 마음 고생을 하셨으리라. 그림은 팔리지 않았으나 오로지 한 일이라고는 그림 그리는 일이었으니 더군다나 제대로 된 직업없이 방황하느라 보낸 많은 시간들은 나 또한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그 모든 시간들은 고흐를 채우는 시간이었으리라.
37의 어느 날 맑은 정신일 때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심장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1890년 7월 27일)
위대한 화가의 가슴 아픈 생애는 그의 그림을 더욱 빛나게 한다. 아니, 그의 그림 속에서 슬픔을 읽게 한다. 이 책을 통해 아주 조금이기는 하지만, 인간 고흐의 고뇌를 읽을 수 있었다.
아이들이 잘못 알고 있었던 대목 : 나도 잘 몰라서 제대로 이야기 못 해 주었는데, 이제는 이야기 해 줄 수 있겠다.
*고갱이 자기를 떠나서 귀를 잘랐다.---귀를 자른 후 고갱이 떠났다.
*살아 생전 그림은 단 한 점 팔렸다---적은 수이긴 하지만 몇 점 팔렸다.
*병원에서 죽었다.---오베르의 언덕, 자신이 좋아하던 올리브 나무를 거쳐 보리밭에서 심장을 향해 권총을 쏘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 와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