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나무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35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봄봄출판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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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세상에 사라졌을 때 나를 사람들은 어떻게 기억할까?

좋은 기억으로 더 오랜 시간 살기 위해서는 지금을 잘 살아야 할 것이다.

영원한 잠에 빠져 든 여우를 숲속 동물 친구들이 기억 속에서 추억한다.

가을이면 떨어지는 나뭇잎을 누가 많이 잡나 내기했다는 부엉이

해 지는 광경을 좋아하던 여우 옆에서 함께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는 생쥐

아기 곰들을 돌봐준 여우를 생각하는 곰

술래잡기를 기억하는 토끼

눈을 파체히며 도토리 찾는 것을 도와준 것을 기억하는 다람쥐...

그들이 가진 참 좋은 기억 속에 여우는 오래오래 살아 있다.

그렇게 추억하는 동안 여우가 누워 있던 자리에 조그만 새싹이 자라고

밤새 이야기 나누는 동물들 사이에서 조그만 나무로 자라고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 나무가 커다란 나무가 되어

또 다시 동물들의 쉼터가 되어 주었다.

살아서 여우가 모두의 위안이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죽어서도 여전히 살고 있는 여우 이야기를 읽는 동안 나도 그런 사람 되어야겠다 하고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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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곰인 채로 있고 싶은데... 비룡소의 그림동화 40
요르크 슈타이너 글, 요르크 뮐러 그림, 고영아 옮김 / 비룡소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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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한낱 부속품인 듯한 나 자신이 초라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곰이 한 마리 있다.

겨울잠 자고 일어나니 굴을 막고 공장이 세워져 있다.

굴에서 나온 곰은 공장의 부속품이 되어 버렸다.

곰이 나타나도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

곰이 곰인 것을 인정하지도 않는다.

곰이 자신은 곰이라고 말해도 아무도 곰이라고 하지 않는다.

공장 감독도,  인사과장도, 전무도, 부사장도, 사장도!

곰은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가 보지만 모두 다른 사람에게 보내 버린다.

자기가 해결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다 미루어 버리는 것도 우리네 삶을 닮았다.

사장은 곰이 서커스단이나 동물원에 있지 않아 곰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도 곰만큼은 자신이 곰이라는 것을 안다.

모두가 곰이 아니라 했기에

곰은 면도를 하고 옷을 입고, 출근 도장을 찍는다.

기계 앞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일을 하고 있는 곰.

나뭇잎이 물들어 갈 무렵 곰은 자꾸 잠이 오는 것을 느낀다.

곰이 재주를 넘지 못해도 동물원에 있지 않아도 곰인 이유다.

게으름뱅이라는 이유로 쫓겨난 곰은 잠이 와 모텔을 찾아가 보지만,

모텔 직원이 공장일꾼이나 곰에게는 방을 줄 수 없다는 말에 모텔을 나선다.

모두에게 부정당하던 자신의 존재가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곰은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눈은 날리고, 곰은 생각한다.

아무래도 깜박한 것 같은 중요한 무언가를.

눈은 쌓인다.

잠이 오는 곰은 동굴앞에서 생각한다.

'그게 뭐더라?'

그리고...

이 책 읽으니 마음이 조금 복잡해진다.

난 무엇으로 있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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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놀이 - 재미있으면 절로 읽는다 행복한 독서교육 6
권일한 지음 / 행복한아침독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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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한 선생님은 아이가 책을 읽게 하려면 책으로 추억을 선물하라고 한다. 새 학년이 되면서 교실을 옮길 때마다 책 짐이 많아 고생하였기에 올해는 학급문고의 책을 조금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때 묻은 책을 한 권 한 권 닦다 보니 책 속에서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아이들의 얼굴이 나타나 말을 건다. 용돈을 모아 자기도 끝없는 이야기(비룡소)를 샀다며 자랑하던 A군도 생각나고 하루에 한 번씩은 꼭꼭 양심 팬티(꿈터)를 읽던 B군도 생각난다. , 책이 이렇게 추억이 되는구나 싶다. 낡고 오래된 책은 버려야겠다는 처음 마음과 달리 테이프와 목공풀을 찾아 어느새 책 수선을 하고 있다.

나는 독서 연수를 제법 많이 쫓아다녔고, 독서지도 책도 제법 읽었다. 도서관 업무를 오래 맡아서 다양한 독서 행사 기획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을 뿐만 아니라, 반 친구들과 학교 친구들의 행복한 책읽기를 위해 나름대로 연구하고 궁리하였기에 , 책 좀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권일한 선생님은 이 책을 통해 이런 오만한 마음을 겸손하게 만들어주었다. ‘이분의 열정을 쫓아가기에 나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아이들과 함께한 선생님의 책놀이 이야기를 꼼꼼하게 밑줄 그어가며 열심히 읽었다. ‘어떻게 하면 내가 만나는 아이들과 이 좋은 것을 함께할 수 있을까하며 말이다.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학교 현장에 도입되면서 앞서 연구한 이들의 이야기가 책이 되었다. 많은 책이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고, 어떤 책은 가볍기도 해서 실망스럽기도 했다. 이 책은 그렇게 만나는 많고 많은 책과는 차별화된 느낌이다. 실제로 아이들을 만나고 겪은 열정 넘치는, 살아있는 이야기를 녹였기 때문이다. 실제 활동들을 눈으로 보면 금방 이해가 될 텐데 설명으로만 접하니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 여러 번 읽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가치 있는 노력이 되리라 믿는다.

이 책을 만났을 때 제목에서 책놀이라는 단어를 보고 무척 설렜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요즘 아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려면 참으로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 책이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아이들은 책을 읽는다. 그러려면 독서 동기 강화가 중요한데, 책놀이에 그 답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전교생이 열 명인 산골 학교에서도 책놀이를 하고 도시 아이들과 함께한 독서캠프에서도 책놀이를 한 선생님은 나아가 가족 독서캠프도 책놀이로 구성하였다. 그 상세한 활동 결과의 공유를 통해 책놀이야말로 책을 읽지 않는 현세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 줄 실마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캠프를 통해 책 한 권을 만나면서 그 책을 가지고 책놀이를 하고, 새로운 놀이를 만들고, 요리와 토론을 하면서 즐거움을 만나고, 인생을 만나는 아이들. 그 속에서 캠프에 함께했던 교사들도 성장하고 있었다. 권일한 선생님이 소개하는 책 한 권 읽기로 진행하는 책놀이는 책읽기가 얼마나 깊고 심오한 세계를 만나는 것인지를 알게 해준다. 책놀이를 통해 책을 찾아보게 된 아이들은 자발적인 독자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된다.

책 속에 소개된 책놀이 관련 책과,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었다는 여러 책을 학교도서관 도서 구입 목록에 넣어보면서, 새로운 책들을 더 알게 해준 이 책이 참으로 고마웠다.

우리 학교는 해마다 4학년에서 도서관에서의 하룻밤이라는 독서캠프를 진행한다. 독서교육에 열의를 가진 교사에게도 12일 캠프는 힘든 일인데, 보통의 담임교사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라 해마다 담임선생님들이 안 하겠다고 하면 어쩌나 하고 마음을 졸인다. 나는 담당자로서 열심히 지원할 거지만, 이 활동을 강제할 수는 없다. 그런데 막상 활동을 했을 때, 아이들이 얼마나 성장하는지를 맛본 중임 교사들이 강력히 주장해서 올해도 어려움 없이 행사를 계획해 볼 수 있었다. 올해 우리 학교 독서캠프의 내용을 조금 더 발전시키는 데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많은 선생님이 책놀이의 매력을 느끼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면 좋겠다. 책놀이! 해보면 그 매력에 반드시 빠져들게 될 것이다. (교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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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쥐다! 이야기 별사탕 3
한태희 글.그림 / 키다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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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아파트에서 사는 요즘 아이들, 이 그림책 이해할 수 있을까?

하긴~ 서울의 비싼 어느 아파트에서는 길냥이들을 다 없앴는데, 쥐들이 극성을 부려 골치가 아프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아파트값 떨어질까봐 어디 말도 못하고 쉬쉬 하면서 고통 받고 있다고 했던 그 기사를 보면서

아~ 이런 일도 있구나 생각한 적이 있다. 그 아파트 지금은 괜찮을까?

면지를 눈여겨 보고 있는데,

이 책의 앞면지는 우리 어린 시절 마당 있는 집이 그려져 있다.

수돗가에는 빨래판도 있고 바케쓰(양동이)도 있다.

장독대, 빨랫줄, 굴뚝의 연기도 정겹다.

그런데, 뒷면지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조금 더 먼 거리에서 풍경이 잡혔고,

그리고 부부고양이가 새끼를 거느리고 지붕 위를 걷는 모습도 보인다.

이 책은 작가가 어린 시절 쥐 때문에 힘들어 고양이를 키우던 시간의 추억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면서 만들어 졌다고 한다.

비슷한 경험이 있던 나는 이 책 보며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우리 집에 키우던 고양이도 쥐 잡으려고 놓아 둔 쥐약 먹은 적 있었고

(책 속의 고양이는 살아났는데, 우리 고양이는 아쉽게도...)

우리 집 고양이도 자라서 열어 둔 문을 박차고 나가 돌아오지 않았는데...

강아지 한 마리 키우자, 고양이 한 마리 키우자는 아이들 보면서

강아지, 고양이 키우면서 아이들 조금이라도 어릴 때 사주지 않은 게 몹시 후회된다는 선배님들 보면서

어릴 때 키우던 고양이 생각하면서 한 번씩 마음이 흔들리는데,

그래도 절대절대 노~~~를 외치는 한 사람 때문에 실행은 하지 못하지만,

이 책 보면서 또 한 번 맘 흔들리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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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이 사는 나라 스콜라 창작 그림책 11
윤여림 지음, 최미란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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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단 그림책에 많은 말이 나온다.

그런데, 이 말이 그 말이 아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무수한 말들에는 바르고 고운 말도 있지만

남을 속상하게 하고 해치는 말들도 있다.

바르고 고운 말들은 초록색으로 그려졌다. 말의 몸통에 말의 이름들이 주루룩 나온다.

바르고 고운 말 친구들 이름은

감사말, 인사말, 배려말, 동정말, 나눔말, 친절말, 용서말, 사과말, 신난말, 칭찬말, 도움말, 감탄말, 웃음말, 깜짝말, 기쁨말, 끄덕말, 놀이말, 용서말, 자장말이 있다.

하지만 말들의 나라에 이런 착한말들만 사는 것은 아니다.

하루 종일 투덜대는 투덜말,

하루 종일 심술을 부리는 심술말,

입만 열면 화를 내는 화난말까지 나쁜말 삼총사도 살고 있었던 것.

착한말들이 나쁜말 삼총사를 멀리 하니 기분 나빠진 나쁜말 삼총사는 말들이 사는 나라를 떠나게 된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났다면,

'그래, 바르고 고운말을 써야지. 나쁜 말 쓰니 친구들도 멀어지고!'

라는 상투적인 결론으로 마무리 되었을 것이다.

여기까지 였다면 이 책은 그리 특별한 책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뒤가 중요하다.

어디선가 나타난 구름 요정은 착한 말들의 똥가루를 먹고 싶다 한다.

착한 말들이니 당연히 '그까짓것 쯤이야!"

그런데 구름 요정은 그 똥가루를 금가루로 만들어 먹더니 점점 이상한 모습으로 변한다.

그리고 더 많은 똥가루를 요구하게 되고

나쁜말 하지 못하는 이 착한 말들은 똥가루를 만들기 위해 하루종일 일만하게 된다.

이 때 다시 나타나는 나쁜 말 삼총사!

짜잔~

나쁜 말은 나쁘지만, 그런데 그 나쁜 말이 꼭 필요할 때도 있다는 것.

싫은 것을 싫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것을

재미있는 말친구들에게서 배우게 된다.

그래도 말은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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