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 크림봉봉 (리커버) 신나는 새싹 37
에밀리 젠킨스 지음, 소피 블래콜 그림, 길상효 옮김 / 씨드북(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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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흐림 속에 아주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다.

한 번 읽고 별 네 개 했댜가 다른 리뷰 읽고 책을 다시 천천히 읽었다.

책은, 특히 그림책은 빨리 휘리릭 읽으면 안 되는데, 자꾸 그렇게 읽고 있다. 반성!

300년 전, 영국 라임이라는 마을

200년 전, 미국 찰스턴이라는 도시 변두리

100년 전, 미국 보스턴이라는 도시

가까운 몇 년 전, 미국 샌디에고

각각의 시대에서 만들어졌던 디저트 '산딸기 크림봉봉'의 이야기다.

시대별로 도구도 바뀌었고, 요리의 주체도 바뀌었지만,

기본 요리법은 바뀌지 않았고, 마지막 남은 것을 핥아먹는 모습도 그대로다.

뒤에 소개된 산딸기 크림봉봉 레시피까지.

양성평등, 인권... 을 소재로 이야기해 볼 수도 있겠다.

반복되는 말들이 있어 노래하는 느낌이 든다.

나누어 먹는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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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유치원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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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으면서 나혼자 이런저런 상상을 하는 것은 나의 몫이니까...

나는 안녕달의 작품을 만날 때 마다 내가 작가가 된다면 어떤 필명을 지으면 좋을까 하고 한 번씩 생각해 보곤 한다.

아직까지 딱히 이거야! 하는 것을 정하지 못해서 글을 쓰지 못하는 건가? ㅎㅎ~

 

면지를 펼치면 딱 당근이 생각난다. 주황색이다.

빨간 아이는 토끼 같은데 온 몸이 뾰족뾰족하고 인상도 험하다.

그 아이는 이곳(당근 유치원이겠지?!)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복실복실 하얀 곰 원장 선생님은 덩치 크고 목소리 크고... 그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유치원도 재미없으니 가고 싶지 않다고 떼를 써 본다.

그런데, 원장 선생님이 내가 만든 작품을 멋있다고 하고

내가 한 실수를 살짝 덮어도 주셨다.

(그건 똥 아니고 흙이라는 '나'의 말을 인정해 주시다니!)

밥 많이 먹고 선생님처럼 크면 선생님과 결혼하고 싶다는 꿈을 품은 뾰족 토끼는 그렇게 유치원을 잘 다녔더란다.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선생님은 사랑 그 자체.

특히 유치원 선생님들은 무척 친절하신 거 같다.

그리고 유치원 아이들은 왜 그리 말을 잘 듣는 것 처럼 보이는 걸까?

나이도 어리신 유치원 선생님들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우리 아이들 어릴 적에 말이다.

유치원 아이들 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저학년 아이들은 사랑스럽다.

아니, 정이 든 우리 반 아이들은 모두 내 새끼들이라 다 사랑스럽다.

끝없이 속을 끓게 하는 아이들 몇 명은 오래도록 맘에 남는다.

올해의 뾰족이들도 새 학교 적응 하면서 하루하루 잘 해 내고 있겠지?!

올해는 담임을 맡지 않아, 코로나로 인해 안아주고 싶어도 안아 주지 못했던, 자주 보지 못해 마음 짠했던,

작년 반 아이들이 많이많이 생각이 난다.

뾰족이들 모두모두 힘내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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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하철입니다 (특별 한정판)
김효은 글.그림 / 문학동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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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하철이다.

지하철이 화자가 되어 손님 한 명 한 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손님 한 명 한 명의 직업에 대해서도 아주 간단하게 나마 살펴볼 수 있기에 저학년용 진로관련 도서로도 괜찮겠다.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을까? 하고 발문을 해 보는 것도...)

회사원 완주씨,

해녀 할머니,

엄마의 막내딸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주부 정유선,

구두 수선공 재성 아저씨,

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있는 학생 나윤이,

지하철에서 물건 파는 아저씨,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인 29세 이도영,

지하철에는 이 일곱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사연을 가진 사람 한 명 한 명이 있다.

그들만의 이야기를 품고 있을 것이다.

 

학생회의 요청으로 학내로 구두수선방을 옮겼던 어떤 이도 대학생들이 더 이상 구두를 선호하지 않아 일을 접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기사도 떠오르고,

취업을 위해 노력하지만, 원하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아픈 이 시대의 청춘들도 떠 오르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키우지만, 그 시간의 기쁨을 누리기보다 힘듦에 어쩔줄 몰라하는 젊은 엄마도 안쓰럽다.

 

우리네 세상 사는 이야기가 담긴 이 그림책이 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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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설홍주, 어둠 속 목소리를 찾아라 미래의 고전 23
정은숙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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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탐정 동화의 주인공은 여자 아이다.

그 이름 설홍주.

홍주의 아버지는 경찰이고,

홍주는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았는지, 사건의 현장에서 단서를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수집하여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이 책은 '아침독서신문'에서 추리 관련 동화로 소개 받아 읽어야지 마음 먹었던 책이다.

의식을 잃은 할아버지와 관련한 오래 된 일들까지 하나하나 되짚어 보는 놀라운 추리력까지 발휘한다.

할아버지를 위험에 빠뜨린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몇몇 용의자를 두고,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함께 긴장하며

완식, 은정, 홍주와 함께 문제를 해결해 보면서 책읽는 맛을 알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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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처럼 나도 내 아들에게
백영현.백이든 지음 / 신생(전망)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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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다리만 건너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이라는

'케빈 베이컨 게임'이라는 말을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에서 만난 적이 있다.

가끔, 모르는 누군가가 나를 안다고 할 때 묘한 기분을 느끼면서 이 말을 한 번 더 떠올리곤 한다.

 

어느 날, 교장선생님께서 교장실에 손님을 맞으시고는, 나를 소개해 주고 싶다고 부르셨다.

'책'이라는 매개로 처음 보는 분(퇴직교장선생님이셨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또 얼마 후 이 책의 저자 사인본을 주셨다.

손님으로 오셨던 분께서 이러저러한 선생님과 만나 이야기 나누었노라 하시니 나도 그이(바로, 나!)를 안다고 하시며

(어떻게 나를 아시는지는 조금 궁금한 대목이다.)

이번에 내신 책에 저자 사인을 해 전해 주셨다고 한다.

방문오신 교장선생님과 우리 교장선생님과 이 책의 저자이신 백영현 선생님은 모두 꽤 친분이 있다고 하셨다. 

열심히 독서 지도 하는 후배가 기특하다고 하시며,

얼굴도 모르는데 친히 저자 사인본을 챙겨 주신 거다. 

 

그리고 저자 이력을 보는데...

아, 난 이미 백영현 선생님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 책벌레 모임 선생님들은 자녀 교육에 대한 마인드가 나랑은 많이 달라

이야기 나누는 중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나는 아이가 잘 하길 바라며 끊임없는 잔소리로 억압(?)하는 형인데 반해

선생님들은 아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맏고 기다려 주시는 참교육자와 참부모의 면모를 보여 주셨다. 

대안학교에 자녀를 보내면서 그곳에서 아이가 보고 느끼는 세계를 온전히 인정하시고,

마음 느긋하게 기다려 주시는 모습을 뵈며, 나는 왜 그리 되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보통 사람들은 다들 나같지 않을까 생각하며 부족한 내 마음을 위로했었다. 

입시에서도 조바심 내지 않고 조금 기다려 주니 스스로 좋은 성과를 내었다고도 이야기 하시던 선생님들.

그 선생님들의 말씀 중에서 나는 백영현 선생님을 만났었고 '민들레 해보기학교'라는 말을 들었더랬다.

백영현 선생님은 원래는 초등교사였는데, 학교를 떠나 제도 밖 교육권에서 활동을 하셨다고 한다. 

해보기 학교는 태양을 바라본다는 의미가 아니라 (무엇이든) 한 번 해 보는 학교를 의미한다고 했다.

(이 책 읽으면서 알았다.)

믿고 기다려주던 우리 책벌레 선생님들의 모습과 해보기학교를 운영하신 백영현 선생님의 모습이 겹쳐져

무한 존경의 마음이 일었다.

 

이 책은 자녀와 함께 여행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여러 에피소드들이 펼쳐지고 있다.

두 명의 저자 중 백영현 선생님은 아버지이고, 백이든 님은 아들이다.

백이든 님은 책읽는 아이가 책 읽는 어른으로 잘 자라 대학 도서관에서 일하고 계시고,

아버지의 자랑임이 분명하다는 것이 책 속에 녹아 있다.

글의 대부분은 백영현 선생님이 쓰셨고, 백이든 님의 이야기가 드문드문 나온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만들어낸 책이라니, 정말 멋지다.

이 책을 읽으면 잘 가르친 아버지와 잘 자란 자녀 이야기를 보며 한없는 부러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사실, 나는 정말 많이 부러웠다.

나도 나름으로 열심히 자녀를 사랑하고 보살피는데, 자녀와의 코드 맞추기가 쉽지 않아 힘들어 더욱 그런 거 같다.

'사춘기 때는 다 그렇다!'는 말들을 위로 삼아 그냥 조금 더 기다리면 될지,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을지 고민스러운 시간이라

부러움의 마음이 더 강하게 일었나 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들과 자유여행으로 해외 여행을 다녀온 아버지의 이야기는

시작부터 부러운 마음이 가득 생기게 만들었다. 

어린 자녀와 그의 친구들의 보호자가 되어

여행을 기획하게 하고, 조언하면서 함께 다녀온 길 속에서도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제자들과 나눈 따뜻한 정들도 어찌나 아름다운지!

어린 아들이 자라 대학에 가고, 군대에 가고, 그리고 결혼을 해 또 아이를 낳았다.

그렇게 자식을, 제자를, 손자를 키우면서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시는 백영현 선생님의 이야기가 전하는 따뜻함 덕분에

책읽는 시간 동안 행복했다.

간접적으로나마 교육계의 선배님이신 백영현 선생님의 인간적인 면모를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 드린다.

나도...

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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