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개 낮은산 어린이 5
박기범 지음, 유동훈 그림 / 낮은산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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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이라는 작가를 처음 안 것은 지난 여름이었다.

(사)행복한 아침독서의 아침독서 학교 강사이신 강승숙 선생님께서 읽어 올 책 목록으로 박기범의 <<문제아>>를 정해 두셔서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조금 읽다가 아이들에게 읽히기엔 조금 무겁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덮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지난 추석 특집으로 권정생 선생님 이야기를 다룬 특집극을 TV로 보면서 작가의 얼굴을 만났다.

이후 만난 여러 책에서 작가를 높이 평하는 글을 또 여럿 만났다.

그래서 그의 책 <<문제아>>와 <<새끼개>>를 샀다.

그리고 이 책을 읽었다.

아! 짧지만, 긴 여운!

말 못하는 동물에게 행하는 우리 인간들의 사랑이 두려움이 될 수 있구나 싶으면서 어릴 때 키운 고양이를 귀엽다고 참 많이도 못살게 굴었던 기억이 나기도 했다.

말이 통하지 않아 주인에게 버림 받고(?) 그리고 잊혀져 간 새끼개. 개장을 빠져 나와 돌아다니다 발길 닿은 곳이 옛 주인과 함께 살던 동네였고, 그 동네에서 옛 주인만을 보고 달리느라 달려오는 차도 보지 못하고 그 차에 치여 죽는 새끼개와 대비되어 두 아이는 새로운 개의 주인이 되어 어떤 일이 벌어진 지도 모른 채 새끼개가 아닌 그들의 개를 안고 아파트 계단을 오르고 있다. 눈을 뜬 채 죽은 새끼개는 그래도 마지막까지 누구를 향한 몸짓인지 모를 꼬리를 흔든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아이들, 개를 키워 본 아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는 마음이 남다를 것 같다. 동물을 많이 키워 보지도 않았고, 동물에 대한 애정도 크지 않은 나같은 사람이 읽어도 찡하니 말이다. 아이들에게 한 번 읽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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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꽃만큼 아름답고 밥만큼 소중하다 - 한 교사의 학교도서관 40년 분투기
이혜화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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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사의 학교 도서관 40년 분투기라는 말이 그대로 팍팍 실감나는 책이었다.

책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분이기에 고민할 수 있었고, 그리고 성공할 수 있었고, 이러한 사례 자료집을 낼 수 있었으리라. 감히 따라하기에는 버겁지만, 선생님께서 앞서 실천하신 일들은 무척이나 감동적이었고, 하나하나 옳으신 말씀이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가신 일들이 하나하나 놀라움으로 다가오며, 입이 쩍 벌어지니 책을 읽는 마음이 부담스럽기도 하였지만, 이렇게 고민하는 분이 계셨음이 참 반갑다.

초등학생부터 아니, 아주 어린 아이들부터 시작해서 좋은 대학가기라는 하나의 목표에 이제는 독서가 도구가 되어 버린 시점에서 주객이 전도되지 않은 독서 교육을 고민한 이야기는 가슴 깊이 남는다.

문제아들의 집단소가 되어 지역 주민들로부터 냉대받던 학교를 평생교육과 도서관이라는 두 축을 세워 주민들에게 다가가서 우리의 학교가 되도록 만들고, 꺼리는 학교 대상 1호에서 보내도 좋을 학교, 혹은 가고 싶은 학교로 만들기까지 모든 길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며, 많은 고민도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교감으로서 혹은 교장으로서 선생님께서 하신 일도 많으시겠지만, 교사로서 뜻을 같이 하신 많은 분들의 선생님이 계셨기에 화수고등학교 도서관이 전국적인 모델이 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책 안 읽는 머리 다 큰 학생들을 도서관으로 부르기 위해 내민 막대사탕, 늦은 시간의 컵라면, 그들이 좋아하는 만화책, 무협지 등을 갖추어 유인하는 작전 등은 한 해를 돌이켜 결산 해 보아 낙관적인 결과는 없었다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책이라는 것을 조금은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단초는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도서구성은 참 모험적이었으며 용기있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케케묵은 도서를 버리지 못해 안고 있는 묵은 도서관이 아니라 끊임없이 장서를 공급 해 주고, 분실의 아픔을 감수하면서까지 끊임없이 지원할 수 있었던 그런 여건이 저절로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준비된 작업에 의해 주어진 선물이었음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딱 들어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을 위해 학교의 가장 좋은 명당 자리(교무실)를 도서관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면서 그 넓은 공간을 바라보며 좋아 어쩔 줄 몰랐었다는 대목에서 그 마음이 참 와 닿았다. 모든 일에 불평 불만 없을 수 없었겠지만, 뜻을 세우니 많은 도움의 운까지 닿아 큰 재정적 어려움없이 풍부한 지원 속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하니 뜻이 있는 곳에 길이 함께 하나 보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은 힘이 들더라도 즐거우리라. 선생님께서 하신 많은 일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이렇게 접하면서 참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그리고 책, 꽃만큼 아름답고 밥만큼 소중하다는 말을 가슴 깊이 꼭 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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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숲에 남산제비꽃이 피었어요 아이세움 자연학교 2
김순한 지음, 백은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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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 권 들면 남산숲 탐험은 참 재미난 숲체험이 되겠다.

남산숲에서 만날 나무들, 동물들, 새들, 풀꽃들...

숲의 천이와 극상이라는 오래 된 낱말을 이 책을 읽으며 머리에서 끄집에 내게 된다. 

귀화종으로 인해 숲은 그 모습이 많이도 바뀌었단다.

과학책에서 소개 되었던 콩의 가족에 아까시나무가 있어 참 의아했는데, 나무와 열매와 뿌리혹박테리아까지 잘 설명해 두어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신갈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 등의 참나무들의 잎모양과 열매 모양도 잘 비교 해 두었다.

도시 속의 숲! 가꾸고 보호해 줌으로써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줄 것이다. 하지만, 지리산 산자락의 숲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아쉬운 점도 많지만, 그나마 이러한 숲으로 인해 서울의 숨통이 트이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으로 만난 남산숲과 실제로 만나보는 남산숲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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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작은도서관 1
이금이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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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 큰돌이(대석이)와 영미가 내게 해 준 이야기이다.

어머니는 집을 나가고 아버지는 술로 세월을 보내고 귀가 안 들리는 할아버지와 힘겨운 세월을 사는 두 아이.

집에 올 차비로 쭈쭈바를 물고 걸어 오면서 기다릴 동생을 생각하며 동생의 쭈쭈바도 함께 사 오지만, 먼 길을 걸어오는 동안 다 녹아 흘러 가방을 적시고, 무언가를 기대하던 영미는 그만 으앙 하고 울어 버린다. (영화 <마음이>에도 이런 장면이 나오는데...)

줄넘기를 사라고 주신 돈으로 군것질을 하고 학교에서는 준비물이 없어 야단 맞고...

술 취한 아버지에게 쫓겨 쑥골 할머니네 소 없는 외양간에서 한데 잠이 드는 두 아이, 아버지가 잠 드시면 집에 들어가야지 하고 생각하다 밀려오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쪼그리고 앉아 추운 곳에서 잠이 들다니, 참으로 가슴 아프다.

쑥골 할머니의 주선으로 영미는 좋은 집에 양녀로 들어가게 되지만, 오빠를 잊지 못해 오빠 만나면 주려고 유치원에서 친구들 학용품을 하나하나 가져다 보물 상자에 숨겨둔다.

오빠는 영미가 간 이후로 외롭기만 한데, 팥쥐 닮은 웬 아줌마가 나타나 집안을 이리저리 치우고, 자신의 방도 만들어 주고, 자신을 씻겨 주기도 하고... 절대로 엄마라 부르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팥쥐 엄마로 인해 아버지도 이제 더 이상 술만 먹는 그런 아버지가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아버지같은 모습이 되어 기쁘기만하다. 더구나 떠나 보내었던 영미도 새엄마 덕에 다시 집으로 와 함께 살 수 있게 되었으니 팥쥐 엄마는 이제 더 이상 팥쥐 엄마가 아닌 것이다.

새로운 가족을 이루면서 또 알콩달콩 살기도 하겠지만, 티격태격 다툼도 있을 수 있으리라. 하지만, 누군가의 아픔이 나의 아픔으로 느껴지면서 그들은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리라 생각한다.

밤티마을 큰돌이네집은 이제 불쌍하고 불쌍한 아이들이 사는 곳이 아니라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의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었다. 그 속에서 큰돌이와 영미는 무럭무럭 잘 자라겠지? 진한 형제애를 느끼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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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하늘말나리야 - 아동용,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1
이금이 글, 송진헌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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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에 이금이 작가의 사인이 든 책이 두 권이 있다.

<<김치는 영어로 해도 김치>>와 <<내 친구 재덕이>>가 그것인데, 반 아이 하나가 저자의 사인행사에 간다고 자랑하길래 교실 책에 사인 하나 받아달라고 했더니 덤으로 책을 하나 더 사서 선물로 주는 것이다. (기특하기도 하여라.)

그 이후 <<유진과 유진>>, <<밤티마을 큰돌이네집>>, 그리고 이 책을 들였다.

국어 교과서에서 <송아지 내기>를 만나던 날, 아이들이 책을 들고 나에게로 와 (수업 시작 전) "선생님, 보세요. 이금이 작가가 지은 거래요." 한다. 그 글의 첫 부분에 고샅이라는 말이 나와 낱말찾기를 아이들과 했는데, 이 책에도 이 단어가 두 번이나 나와서 <송아지 내기>를 떠올리게 했다.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세 아이-미르, 소희, 바우-가 각각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 나가고, 이들의 상처는 서로를 어루만져 주어 그들을 성장하게 한다. 부모의 이혼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사춘기 입문 소녀 미르와 아빠와의 추억이 있어 아빠를 미워할 수 있음을 부러워하는 어른같은 아이, 소희(소희는 너무나도 가진 것이 없지만, 그로인해 소희는 빨리 자라 철이 남보다 더 일찍 들고 그 환경으로 인해 자신을 가꾸어 나간 듯하다.)와 사랑하는 엄마의 죽음으로 어릴 때부터 말을 잃은 아이가 되어 버린 바우! 서로에게 다가가는 시간은 길었지만, 그들의 관계는 그래서 가볍지 않다.

아이들은 자란다. 몇 년 전 5학년을 할 때였다. 우리반 아이 하나는 항상 행복했다. 일기장에 보면 사랑하는 가족의 이야기가 넘쳐 났고, 그리고 표정도 언제나 신이 나 보였다. 나는 그 아이가 참으로 부러웠다.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 하고, 성격도 좋고, 주변 환경도 너무너무 좋아 행복해 어쩔 줄 몰라하는 아이를 보면서 세상에는 참으로 많이 가지고 행복하게 지내는 아이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좀 더 생각해 보니 그 아이의 가장 큰 보물은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인 것 같았다. 똑같은 환경 속에서도 행복한지 모르고 지내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그 아이는 자신이 언제나 행복하다며 생글거리며 웃고 다녔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힘이 자신을 더욱 더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겠지?

또 세상 불행은 언제나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아이도 만났다. 하긴 아이가 처한 상황이 굉장히 가슴 아프고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을 만나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런데, 학년이 끝나 갈 무렵인 지금 이 불행한 아이의 영혼의 상처는 책을 통해 많이 치유가 된 듯하다. 책에서 만난 나보다 더 불행한 아이를 통해 내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가를 뼈저리게 느꼈다는 아이의 고백을 통해 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그런 책이라 생각된다. 아이들은 책을 통해 자라난다.

**너도 하늘말라리야라는 책 제목이 가지는 의미는 책 속에서 만나보면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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