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올까? 사계절 저학년문고 70
이반디 지음, 김혜원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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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덮으면서 든 생각은

'아, 따뜻해!'였다.

표지 그림에 나오는 세 마리의 동물이 전하는 그 마음을 만나 보자.

여우, 고양이, 너구리와 함께 책 속 여행을 떠나 보자.

그림도, 이야기도 아기자기 동글동글한 그 곳으로 가 보자.

 

<여우 목도리>

의사 선생님 고야 씨는 아내 생일 선물로 백화점에 들러 눈여겨 보아둔 여우 목도리를 사려 한다.

그 날은 무섭게 비가 퍼부었다.

진료실로 걸려 온 전화 한 통.

동생이 아프니 제발 와서 치료를 해 달라고 한다.

고야 씨는 썩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길을 나선다.

고야 씨가 도착한 곳에는 어린 여우가 있다.

동생이 아파서 전화를 했다는 어린 여우는 치료를 끝내고 돌아가는 고야 씨에게 보답하고자 선물을 건넨다.

건성건성 임했던 고야 씨를 부끄럽게 만든 어린 여우의 진심을 만나면 왜 이 이야기가 따뜻한 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의 수프>

동네 놀이터에서 놀던 아라는 텅 빈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며 주문을 외운다.

"아무나 와라. 아무나 와라."(심심하다는 뜻이다.)

그 말을 듣고 나타난 '아무나'는  흰 고양이와 얼룩 고양이.

아라가 든 솜사탕이 궁금한 고양이들은 솜사탕을 맛 보고 싶어 한다.

어린이는 너그럽다.

아라는 기꺼이 솜사탕을 건넨다.

아라의 선의에 대한 보답으로 고양이들은 아라를 초대한다.

아라는 그렇게 고양이 학교 에 초대 받아 간다.

아라를 위한 고양이들의 보답. 노래하고 춤추고,

그리고 고양이 수프를 대접한다.

아주 귀한 손님이 올 때만 대접한다는 생선 대가리가 담긴 고양이 수프는 아라가 먹고 싶은 음식이 아니다.

아라를 위하는 그 마음을 무시할 수 없어 아라는 용기내어 수프를 먹는다. 그리고 한 마디!

"우아!"(감탄스러운 맛이다.)

그리고 아기자기한 선물을 받아 온다. 엄마는 왜 이런 더러운 것들을 가지고 왔냐고 핀잔을 주었지만.

아라는 알게 되었다. 고양이들은 더럽지도 않고 재수없지도 않다는 것을.

고양이들의 진심과 아라의 진심이 만나 아름다운 꽃이 피어난 느낌.

 

<봄 손님>

할아버지의 국숫집에 배고픈 너구리가 찾아온다.

문 닫을 시간이라 내쫓으려던 할아버지는 너구리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를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국물이 먹고 싶다는 너구리를 위해 맛있는 국수 한 그릇을 준비한다. 그림을 보면 할아버지의 정성을 읽을 수 있다.

할아버지의 정성을 너구리가 어떻게 갚았을까?

그 부분을 읽는다면 또 다시 이야기 하게 될 거다.

"아, 정말 따뜻한 동화구나."하고 말이다.

그렇게 말하면서 책을 덮게 될 거다.

 

저학년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함으로 가득 채워 줄 동화책으로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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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너마이트 사계절 아동문고 101
김민령 외 지음, 이윤희 그림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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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아동 문고 101번

 

<<나의 사촌 세라>>(읽지 않음)의 김민령

<<최기봉을 찾아라>>의 김선정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김중미

<<제후의 선택>>(읽지 않음)의 김태호

<<도깨비폰을 개통하시겠습니까?>>의 박하익

<<일기 도서관>>의 박효미

<<유진과 유진>>의 이금이

님이 참여한 작품집이다.

 

<고양이가 한 마리도 오지 않던 날>(김민령)

계속되는 비로 학교가 물에 잠기기 시작하면서 휴교령이 내리고

피난을 가는 중에 새끼 길고양이 한 마리도 몰래 데리고 가는 이야기다.

엄마는 고양이는 절대 안 된다고 했지만, 살짝 눈감아 주신 거 보고 다행이라 생각했다.

무사히 차가 물에 잠기지 않고 피난에 성공하기를 빌며 읽었다. 조마조마해 하면서.

 

<구멍 >(이금이)

판타지 동화를 보면 현실세계에서 판타지의 세계로 나아갈 때 특별한 문을 거치게 되어 있다. .

그것은 새롭게 나타난 문(한밤중 톰의 정원에서)이 되기도 하고, 책(끝없는 이야기)이 되기도 하고, 옷장(사자와 마녀와 옷장)이 되기도 한다.

이사온 집 안에 알지 못했던 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곳이 새로운  세계를 여는 문이 아닐까 생각하는 다은이. 

다은이에게는 판타지 동화를 좋아했던 친구 해송이가 있었다. 시와 분이 일치하는 순간 판타지의 문이 열릴 거라고 하는 소녀. 그 해송이가 어느 날 이사를 갔다. 전학을 가게 된 것. 다은이는 이사간 해송이를 그리워 하면서 계속 연락을 주고 받는다.

그런 해송이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긴다. 그것도 남자 친구. 판타지를 꿈꾸던 소녀는 마법의 시간을 이야기 하는 다은이에게 그건 순 뻥이라고 이야기한다. 좋아하는 남자 친구가 생기면서 판타지의 세상이랑 안녕~을 한 듯. 다은이는 해송이의 말에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새벽 2시 2분, 다은이는 구멍이 빛나는 걸 보고 그 속의 세계를 만난다. 코로나도 보지 못했던 친구들과 교실에서 만나 이야기 나누는 다은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다은이에게 판타지의 셰계는 곧 현실의 세계가 된다. 

 

<나의 탄두리 치킨>(박효미)

남학생들만의 운동인 경우가 대부분인 축구 경기장에 뛰어든 정영주. 영주가 신은 빨간 양말에 동완이는 마음을 빼앗긴다. 여자라고 몸을 사리지 않고 대등하게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영주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런 정영주가 학폭위에 휘말린다. 남자 아이의 급소를 공격한 것. 그런데 사실을 조금 더 들여다 보면 그 아이가 영주의 몸을 함부로 만졌다는 사실. 영주는 이 일에 대해 사과를 받으려 한다. 그 과정에서 동완은 누구의 편도 들지 못한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대충 덮어 버리려 하는 이들 속에서 영주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친구들 앞에서 사과를 받아낸다. 영주와 사귀기로 했지만 이 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미적지근한 태도는 영주와 멀어지게 만들어 버렸다. 어른들의 세계가 아이들의 세계에 겹쳐 보여 마음이 씁쓸해진다.

 

<상병차포마>(김선정)

3월은 교사나 학생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아이들은 그 어려움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아이도 학교에 가기 싫다고 투덜거린다. 이모는 그런 아이에게 자기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모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으려면 장기를 좀 둘 줄 아는 게 좋고 장기를 두지 못하더라도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장기를 배우고 싶을 거라 했다.

학교가 가기 싫었던 이모는 멀리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그 길은 징검다리를 딛고 개천을 건너야 한다. 어느 날, 징겅다리를 건너려 하는데 넓은 바위가 새로 생긴 걸 발견하게 된다. 그곳에선 할아버지 한 분이 혼자 장기를 두고 있다. 할아버지가 둔 장기 말처럼 징검다리의 모양이 변한다. 그 징검다리 모양과 관계한 일이 학교에서도 일어난다. 이모는 학교 가는 길이 더 이상 지겹지 않다. 오늘은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기다려지게 되었다.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 장기말인 상병차포마와 관련 있었던 것. 진짜 장기를 둘 줄 안다면 이게 조금 더 잘 이해될지도 모르겠다. (나는 장기를 둘 줄 모른다.)

이모는 이런 거짓말(?) 같은 이야기로 조카의 3월을 응원하고 있다.

 

 <다이너마이트>(김중미)

이 이야기는 다름에 대해 어떤 시선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 한다.

다문화 아이들이 받는 차별, 그 아이들은 때로 왕따의 아픔을 겪기도 한다.

남자 아이지만 귀를 뚫고 화장을 하는 도훈이를 보는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 성향이 다름으로 인해 받는 따가운 시선을 꿋꿋하게 이겨내길 바란다.

이 이야기에는 괜찮은(멋진) 어른이 나온다. 김현아 선생님은 도훈이가 기죽지 않게 진심어린 마음으로 응원한다.

편견은 저 멀리 가 버려라.

 

<멍한 하늘>(김태호)

이 이야기는 아동학대 관련 이야기다. 이웃이 관심을 가지면 어느 정도는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해 주고 있다. 하늘이의 아픈 마음을 마음으로나마 다독거려 주고 싶다.

 

<5학년 1반 연애편지 사건> (박하익)

형준이는 좋아하는 아이(서주영)에게 쪽지를 보내고 답장을 받았다. 그 답장을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읽고 싶어 방문까지 걸어 잠근다. 그런데 있어야 할 자리에 편지가 없다. 좋다고 했을까, 싫다고 했을까? 편지는 누구의 손을 탄 것일까? 이 아이, 저 아이를 의심해 본다.

편지를 잃어버린 걸 서주영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주영이는 답장에 적은 말이 좋아도 싫어도 아니라고 이야기 했다.

그럼 어떤 말이?

 

학교에서 일어날 만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이야기 속에는 친구도 있고, 우정도 있고, 간질간질한 사랑도 있다. 아이들의 마음 속에서 그 이야기가 새롭게 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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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은재 사계절 아동문고 100
강경수 외 지음, 모예진 그림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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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아동문고 100번이다.

일종의 기획도서다.

이름은 잘 몰라도 작품명을 들으면, 아하! 할 만한 분들이 모여 100번, 101번 동화집을 만들었나 보다.

 

이 책에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의 강경수

<<순재와 키완>>(읽지 않음)의 오하림

<<잃어버린 일기장>>의 전성현

<<기호 3번 안석뽕>>, <<사랑이 훅>>(요즘 이 도서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인 듯)의 진형민

<<걱정쟁이 열세 살>>의 최나미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님의 작품이 실려 있다.

 

<정의로운 은재>에서는 하루 세 번 쓸 수 있는 투명 양동이가 나온다.

누군가 정의롭지 못한 일을 하는 이를 발견하면 두 손을 브이로 만든 후 겹쳐서 #을 만들어 악당에게 물바가지를 쏟아 붓는 거다. 은재와 승연이는 단짝이 되어서 정의로운 일을 하며 우정을 가꾸어 가고 있는 중.

그러다가 은재가 친구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말을 하게 되고 그걸 본 승연이가 투명 양동이를 은재에게 퍼붓게 된다.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지만, 당하는 사람에게는 물이 끼얹어지는 느낌이 드는. 그렇게 해서 정신이 들기를 바라는.

은재는 자기보다 더 나쁜 이가 많은데, 왜 자기에게 이런 양동이를 퍼붓는지 억울하다 생각한다.

양동이는 불공평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한다.

정의로운 은재는 정의로웠던가?

<그날 밤, 홍이와 길동이>는 약간의 패러디 기법을 사용했다.

홍이와 길동이를 합치면 홍길동이 된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겠다는 호랑이도 나오고.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길동이도 나오고.

선녀의 날개옷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홍이 엄마는 홍이보고 하늘나라로 가자고 한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각오를 하고 말이다.

"싫어요." 말하는 홍이. 그리고 사슴도 만나고 호랑이도 만나고 길동이까지 만난다.

홍이와 길동이의 이야기가 어디로 튈지 일단 한 번 읽어보시길.

<골목이 열리는 순간>은 황선미님의 작품이다.

약간의 판타지 기법을 가미한 이야기다.

리나는 인터넷에 연재되는 조완 작가의 <아름다운 가면> 27편을 본다. 그런데 그게 순간 나타났다 사라지고 만다.

'27편은 사라진 게 아냐. 넌 이미 이야기 속에 있어.'

알쏭달쏭한 이 말을 한참 들여다 본다.

이 글을 읽는 나도 어쩜 이 이야기 속에 들어있는 지도 모른다.

<살아있는 맛>은 신종 바이러스 이야기다. 코로나-19 공포 속에서 살고 있는 오늘 이야기랑 닮아 있어서 조금은 무서웠다.

이 어두운 시대가 언제 끝나나 싶다가도 이게 끝나더라도 또 다른 비슷한 바이러스의 습격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우울해진다. 이런 우울함에 우울함을 더하는 이야기라 반갑지 않았다. 현실 세계를 잘 나타내서 더 그런 맘이 든 거 같다. 밖은 위험하니 밖에 나가지 말라고 하는 부모님. 밖에 나갔다 돌아오지 않고 있는 형. 새로운 바이러스의 숙주로 추측되는 다양한 동물들. 사람들이 동물들을 우리에 가두니 거꾸로 동물들이 사람들을 집에 가두었다는 표현. (동물들을 꺠끗한 사육장에 가두어 키우는 주인은) 고기의 살아있는 맛을 느끼도록 애썼다고 이야기 하는 장면이 나온다. 농장 주인의 말처럼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소독하면서 깨끗한 환경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살아있는 맛이 날까? 라고 책에서 묻고 있다.

<손톱 만큼의 이해>는 세대 간의 갈등을 이야기 한다. 정치 문제와 엮이면서 한창 지역 갈등이 있었던 때가 있었다. 그게 요즘은 세대 갈등으로 변하는 거 같다.

<바이, 바이>는 좀비 이야기다. 좀비가 된 아이 이야기다. 좀비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깨어있는 아이 이야기. 좀비 소년은 자기 옆의 강아지를 먹고 싶은 욕구를 느끼지만 그 마음을 이겨낸다. 좀비 이야기라니. 하핫^^;; 아이들이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이야기 마다에서 하고 싶은 말을 찾으려면 생각을 조금 길게 해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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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방학 숙제 조작단 사계절 아동문고 103
이진하 지음, 정진희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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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맞게 붙여진 건가? 약간 의문이 들었다.

'조작'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부정적인 느낌이 있어서다.

이 책의 세 꼬마 아이는 여름 방학 숙제를 위해 참된 마음으로 노력했기에 더 그런 느낌이 든 거 같다.

방학 숙제! 생각하면 맘이 편치 않다.

시상식이 있는 경우, 방학 숙제를 하느라 저 아이의 방학은 즐거웠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방학 숙제를 위한 방학을 보낸 것 같은 아이들이 있어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 

어떤 경우에는 아이의 손은 하나도 가지 않은 부모가 한 숙제가 있어서 누가 했냐 물으니 엄마가 했다 하길래...

그럼 이건 전시하기 어렵겠다고, 아무리 못 해도 숙제는 스스로 해야 하는 거라고 돌려 보낸 적이 있었다.

아, 그 때 왜 그랬을까? 눈 딱 감고 받아 두었다 며칠 후 보냈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 어머니, 이 일을 맘에 꼭 담고 서운함을 어느 순간 폭발하셨다.

아이 일기까지 대신 써 주시길래, 그러시면 안 된다고 했는데...

내가 완전 이상한 사람인 것처럼 다다다 자기 말만 하고 전화를 '팍' 끊어서 아직도 안 좋은 맘으로 남아 있다.

주인공 오준보는 방학 숙제 상을 받으면 갖고 싶은 거 하나를 사 준다는 엄마의 말에 흥분한다.

준보로 말하자면, 모범생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다.

준보는 절친 구봉이와 방학 숙제에 도전하려 하지만, 상을 타야만 하니 좀 더 다른 대책이 필요했다.

공부만 잘하는 바보 경수와 손을 잡기로 한다.

모범생 경수가 말하는 숙제 잘하는 법은

아빠가 대신 해 주기, 사이트에서 돈 주고 사기 등이 있다.

어째 좀 이상하다. 이렇게 해서 상을 받는 게 맞나 싶다. 

수동적 인간 경수는 영 믿음이 안 간다.

요즘은 방학 숙제 시상식이 많이 없어졌고, 숙제를 위한 숙제도 많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학날 일기 한 편 써 오지 않는 아이들이 있어서 속을 끓일 때도 많다.

"다 썼는데 잃어버렸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이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구나 싶은 마음에 가슴이 답답해오기까지!

요즘은 인권 침해, 뭐 그런 문제 때문에 일기쓰기 숙제도 없는 경우가 많을 것도 같다.

준보는 여러 가지 숙제 중 3개를 골라서 하라는 방학안내문을 보고 친구들과 함께 어떤 숙제를 할까 궁리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설렁설렁 하는데, 그 과정에서 아름다운 성장을 한다.

대충하자는 말과는 달리,

세 아이가 방학 숙제를 해 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기특한 녀석들!'하고 마음 속으로 칭찬해 주게 된다.

친구간의 우정이 자라는 과정을 읽는 것도 이 책의 맛이다.

(공부를)잘 하는 아이는 잘 하는 아이 대로 (공부를) 못 하는 아이는 못 하는 아이 대로 방학 숙제를 사이에 두고 무럭무럭 자란다

재미있다,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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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곰 꼬리가 보이는 그림책 7
이기훈 글.그림 / 리잼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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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이라고 한다.

그림에 상당한 공이 들어갔다는 생각을 든다. 

좋은 그림책은 화첩, 도록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낸다.

미술관에 초대받은 느낌이다.

글자없는 그림책이라 그림을 더욱 꼼꼼히 들여다 보아야 한다.

이 책이 가지는 철학적 가치는 조금 어렵다. 다른 분들의 해석을 조금 살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열차를 타고 떠나려는 많은 사람들이 우주공항에 있다.

지구 환경은 무언가 인간이 살기에는 만만치 않은 곳이 되어 버린 모습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려는 많은 사람과 달리 한 아이는 양철곰에게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 싶어 한다.

자연이 죽어있는 도시에서, 양철곰 몸 속에 다람쥐들이 숨겨 둔 도토리들이 많이 있다.

아이는 양철곰에게서 이 도토리를 꺼내고, 그 도토리는 싹을 틔워 쇠붙이만 가득한 세상에 초록으로 다시 태어난다.

양철곰에서 시작된 초록이 회색 도시를 다시 자연의 모습으로 돌려 놓았다.

어두운 마음을 거둬 들이면서 책을 덮을 수 있어 다행이다.

<<나무를 심은 사람>>이 조금 겹쳐진다.

우리가 할 일은 벗어나는 일이 아니라 회복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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