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사를 했다.
학부모님들이 교실 짐이 많다고 도와주시겠다고 여러 분이 말씀하셨지만,
그래서 맘이 많이 흔들렸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혼자 짐을 옮겼다.
새학년까지 학반공개 비밀도 지켜야겠고, 힘든 일이라 도저히...
학교의 수레를 오래 써야겠기에 지난 토요일 오후부터 짐을 옮겼는데,
1시부터 저녁 7시까지 한 교실에서 다른 교실로 상자를 던져두는 일만 겨우 끝냈다.
그 다음 날 책을 다 정리하기로 맘을 먹었는데, 책 정리만 이틀,
내 개인 사물 정리가 또 하루.
그래도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책꽂이에 들어가지 못한 책이 3상자 남았고(책꽂이가 부족해요ㅜㅜ),
사물함과 책상을 깨끗이 닦아야 할 일이 남았다.
2. 바쁘다.
날마다 퇴근은 기본 6시!
나만 이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학교에 나와 이런 저런 일을 하고 있고,
특히 학년 교육과정을 많은 샘들은 집에서도 많은 일을 하고 있으리라.
올해는 유난히 봄방학이 길어서 경사 났구나~ 했는데,
더 눈코뜰새가 없으니, 학교는 더더 바빠지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오늘은 학년 교육과정 관련 연수로 교육청에 출장을 가야하고,
오늘까지 업무파일을 완성해서 내야 한다.
월요일은 업무보고를 위한 전교사 출근이고,
화요일은 업무 인수인계를 위하여 하루를 잡아 두었다.
수요일은 현장답사 갈 일이 있어 하루 온종일을 잡아 두었다.
아, 바쁘다.
새학년 첫날 시나리오나 제대로 짤 수 있을까?
3.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다.
경기도에 있는 동기가 연수 가면서 어린 두 딸에게 도시락을 싸 주고 챙겨 먹으라 한다고 할 때 깜짝 놀랐었는데
내가 그렇게 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그나마 컸으니...
지난 수요일은 동기가 5학년 교육과정 연수가 있는데 쌍둥이를 맡길 데가 도저히 없다고 하길래,
학교 가는 길 내가 데리고 가서 희망이 보고 돌보겠다고 저희들끼리 잘 놀거라고 걱정말라 이야기 했다.
그래도 그렇지 그 아이들 쳐다보고 말 한마디 할 시간이 없었으니...
잘못 처리한 일이 하나 있어 그거 해결하느라 반나절을 뛰어다니는 바람에 아이들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돌봐줘서 고맙다는 전화에 미안했다는 말만 덧붙였다.
그래도 뭐, 저희들끼리 재미있게 논 것만은 확실하다. 이제는 커서 두면 알아서들 노니 말이다.
우리 아이들이 요즘 뭐하고 사는지 헤아리질 못하고 있다. 하루는 삼각김밥을, 하루는 유부초밥을, 하루는 비비밥을, 하루는 김밥을 만들어 주었고, 어제는 언니 집에 보내 버렸다. 오늘 점심은 어떻게 해결해 주어야 하나? 겨우 먹는 것만 해결해 주고는 나몰라라 하는 나쁜 엄마가 되고 있는 중. 그래도 힘들게 점심은 만들어 줬잖아~ 하면서 스스로 위로하는 중
그래도 이 모든 것, 더 잘 해보자고 하는 일이니 아자~
엄마들 모임 간다는 언니에게 "언니야, 교사들이 방학 많아서 펑펑 논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어디가서 말 좀 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