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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려 보아요! ㅣ 보아요 아기 그림책 10
안나 클라라 티돌름 글 그림 / 사계절 / 2007년 4월
평점 :
아이에게 책을 읽히고 싶은 마음. 그런데 어떤 책이 좋은 지 모르겠어요.
고가의 전집보다는 단행본으로 가자는 맘으로 알라딘 연령별 도서를 검색하여 책을 한창 샀더랬어요. 물론 단행본도 따지고 보면 전집의 권 수 만큼 모으려면 더 많은 돈이 들겠지요. 하나 그 가치를 따져 볼 때 여러 책 중에 맘에 드는 책 안 드는 책이 섞여 있는 전집보다는 맘에 드는 입맛에 맞는 이러한 책을 고르는 것이 더욱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산 책들은 모두 그 가치가 검증되었다고도 할 수 있으니 말이예요.
이 책을 집에 들여놓은진 제법 되었지요. 누나가 신나게 읽고, 또 동생이 신나게 읽고... 그러다가 요즘 제법 뒤로 제쳐진 책 중 하나랍니다.
그런데, 어제 이 책의 가치를 다시 만났어요.
저는 우리 아이에게 이왕이면 글을 늦게 가르치리라 맘 먹었습니다. 글을 빨리 배운 아이들은 그림을 잘 보지 않고, 그것은 아이의 상상력에 치명적인 피햬(?)를 줄 지도 모른다는 어디선가 주워들은 풍월에! 그런데, 아이가 나이가 드니, 그리고 비슷한 아이들이 글을 줄줄 읽는다고 하니 맘이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천재교육에서 교재를 사서 3단계까지 집에서 공부(?)를 시켰습니다. 동화를 읽고, 스티커를 붙이고, 그리고 CD를 이용해서 게임도 하고, 학습문제도 풀고... 나름대로 아이가 잘 따라 와 주더라구요.
독서 영재라는 말이 있던데요.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따로 글자를 가르치지 않아도 저절로 글자를 깨친다면서요? 그래서 저도 제 아이가 그렇게 되길 간절히 희망하면서, 더 이상 단계를 나가지 않고, 책을 통해 글자를 확장시켜 나가려고 하였습니다. 어릴 적 읽었던 한두줄만 있는 책들은 혼자 소리내어 읽어 보라고 시켰지요. 그런데, 중간중간 막히는 글자를 만나는 것이 난감했던지, 아이는 혼자 책 읽기를 싫어합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책을 만나니 혼자서 시키지 않아도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가령 <<해골이 딸꾹>> 같은 책 말입니다. 물론 글도 쉽긴 하지만, 아이가 그 책을 혼자 읽으면서 느낄 자신감까지 생각한다면 참 책의 힘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다 읽으면 책에 스티커를 하나씩 붙여 줍니다. 여러 번 읽은 책은 스티커도 여러 개!
그런데, 어제 우리 아이가 이 책을 들고서는 혼자 읽는 겁니다. 그리고는 다음 그림에서 무슨 색깔의 문이 나올지 이전 그림에 표시가 되어 있다는 것도 이야기 하고(예전부터 알았지만, 마치 처음 알게 된 사실이라는 둣!) 또 다음 장면에는 누가 나오는가 퀴즈도 내면서 동생에게 책을 읽어주는 다섯 살 누나의 모습! 서툴지만, 누나가 읽는 책에 귀를 쫑긋 세우며 듣는 네 살 동생의 모습~ 정말 기분좋은 저녁 풍경이지요?
이 책은 어릴 때 아이에게 책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해 주고, 그리고 또 커서는 혼자읽기의 즐거움도 주면서, 아이와 함께 책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