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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 ㅣ 지원이와 병관이 7
김영진 그림, 고대영 글 / 길벗어린이 / 2011년 7월
평점 :
아이를 키우면서 먹는 것 때문에 속 안 썩이는 것도 큰 복이 아닐까 싶다.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할 때는 밥을 엄청 잘 먹을 때다.
"너무 맛있어요. 엄마 추가 밥~" 하는 희망이와 찬이를 보면서 내가 조금만 더 부지런하였다면 날마다날마다 잘 먹게 해 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아이들을 보면서 항상 감사한데, 그 비결이 어릴 때 이유식을 손수 만들어 먹인 덕분이라 생각하며 참 잘했다 지금껏 칭찬하고 있다.
우리 찬이는 돌이 지나면서 땡초(청량고추)를 넣은 된장국에 밥을 말아서 줘도 맵다 않고 먹었고...(우리 엄니는 된장국에 땡초를 넣고 끓였는데, 거기에 밥을 말아주니 찬이가 잘 받아 먹는다며 신기해 하셨다.-탈 안나냐고 걱정하는 분 계셨지만... 뭐, 맨날 그리 먹은 것은 아니니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희망이는 김치가 없으면 절대로 안 되고, 희망이 덕분에 이모도 꼭 새 김치를 썰어 주신다. (얻어 먹는 것이 생활화된 우리 가족! 밥을 먹으면서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르겠다고 이야기 해 주는 것은 기본 센스다.)
급식을 하다 보면 매운 것 절대로 못 먹는 아이, 김치 못 먹는 아이, 오이를 죽어라 싫어하는 아이... 그리고 최근에는 김치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아이까지!(영양사 선생님은 김치를 네댓번 받아 먹는 아이를 보면서 어린 아이가 너무 매운 것을 많이 먹는다 걱정하신다. 어머님께 특별히 전화까지 드렸었다. "어머니, 아이가 김치를 너무 많이 먹는데 괜찮을까요?") 별의별 아이가 다 있다.
지원이, 병관이의 먹는 이야기라니~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읽기 전부터 기대만땅이다.
밥을 너무 안 먹는 아이, 간식이 뭐냐 물으니 학원 가기 전 컵라면을 먹는단다. 요즘은 어머님들도 아이들의 먹거리에 많은 신경을 쓰셔서 몸에 좋지 않다고 피자나 햄버거류도 아주 가끔 사 주시는 것 같다. 바람직한 발전이다.
토종 음식보다,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입맛과 끊임없이 투쟁하는 엄마들~ 엄마들이여, 승리하라!
지원이, 병관이 과자 고르는 모습에서 풋~ 하고 웃고 말았다. 우리집 모습과 너무 비슷해서 말이다.
희망이와 달리 찬이는 과자를 사면서 고민이 많다. 체험학습을 갈 때 과자를 하나 골라라 하면, 이것도 사고 싶고, 저것도 사고 싶다며 자리를 뜨지 못 한다. 두 개 사 달라는 말은 차마 안 하는 아이를 보면서 이럴 때 엄마, 아빠는 큰 인심을 쓴다. 그래, 기분이다, 하나 더 골라라~ 하면서 말이다. 여러 개의 과자 속에서 고민하느라 과자를 와르르 쏟아 엎은 병관이. 씩 웃으니 밉지 않다.
날마다 먹는 게 걱정인 엄마! 엄마들도 자유롭고 싶다. 얘들아, 아무 거나 잘 먹고 무럭무럭 자라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