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무가 된다면 - 2010년 제16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비룡소 창작그림책 37
김진철 글.그림 / 비룡소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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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무가 된다면,
진짜 나무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씨앗에서 방금 태어난 새싹 

아직 무언가가 되지 않았다. 

그 새싹이 가지는 꿈 이야기 

떡갈나무처럼 키가 컸으면...
외로운 사슴에게 살며시 어깨를 내밀어 주고 싶고...
둥지가 필요한 새들에게 겨드랑이를 살짝 벌려 주고 싶고...
알록달록 향기 나는 꽃을 피워 멀리 여행을 보내고 싶고...
아이들에게 한여름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 주고 싶고...
두 팔을 벌려 다른 나무 친구들과 어깨동무 하고 싶고...
새벽이슬과 노래하고 밤하늘의 별님들과 속삭이고 싶고...
탐스런 열매를 맘껏 맺고 싶고...
가을이 되면 바스락바스락 재미있는 소리를 내고 싶고...
겨울엔 하얀 눈을 덮고 잠시 사라지고 싶고... 
봄이 되면 움츠렸던 몸을 곧게 세우고 기지개를 활짝 펴서 파릇파릇 새순을 틔우고 싶은... 

그런 멋진 꿈을 가진 나무의 이야기다. 아직 무엇도 아닌 작은 새싹의 이야기 

위로, 아래로, 옆으로 펼쳐지는 그림들. 개인적으로는 겨울의 눈을 덮고 잠시 사라진 나무가 너무 근사했고,  

이 나무가 바로 우리 아이들이라 생각하니 희망을 읽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우리나라판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고나 할까? 

작은 새싹아, 너는 진짜 나무가 되었으면 좋겠다. 너의 소망이 하늘에 닿아 진짜 나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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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 지원이와 병관이 7
김영진 그림, 고대영 글 / 길벗어린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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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먹는 것 때문에 속 안 썩이는 것도 큰 복이 아닐까 싶다.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할 때는 밥을 엄청 잘 먹을 때다.  

"너무 맛있어요. 엄마 추가 밥~" 하는 희망이와 찬이를 보면서 내가 조금만 더 부지런하였다면 날마다날마다 잘 먹게 해 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아이들을 보면서 항상 감사한데, 그 비결이 어릴 때 이유식을 손수 만들어 먹인 덕분이라 생각하며 참 잘했다 지금껏 칭찬하고 있다.  

우리 찬이는 돌이 지나면서 땡초(청량고추)를 넣은 된장국에 밥을 말아서 줘도 맵다 않고 먹었고...(우리 엄니는 된장국에 땡초를 넣고 끓였는데, 거기에 밥을 말아주니 찬이가 잘 받아 먹는다며 신기해 하셨다.-탈 안나냐고 걱정하는 분 계셨지만... 뭐, 맨날 그리 먹은 것은 아니니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희망이는 김치가 없으면 절대로 안 되고, 희망이 덕분에 이모도 꼭 새 김치를 썰어 주신다. (얻어 먹는 것이 생활화된 우리 가족! 밥을 먹으면서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르겠다고 이야기 해 주는 것은 기본 센스다.) 

급식을 하다 보면 매운 것 절대로 못 먹는 아이, 김치 못 먹는 아이, 오이를 죽어라 싫어하는 아이... 그리고 최근에는 김치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아이까지!(영양사 선생님은 김치를 네댓번 받아 먹는 아이를 보면서 어린 아이가 너무 매운 것을 많이 먹는다 걱정하신다. 어머님께 특별히 전화까지 드렸었다. "어머니, 아이가 김치를 너무 많이 먹는데 괜찮을까요?") 별의별 아이가 다 있다.  

지원이, 병관이의 먹는 이야기라니~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읽기 전부터 기대만땅이다.  

밥을 너무 안 먹는 아이, 간식이 뭐냐 물으니 학원 가기 전 컵라면을 먹는단다. 요즘은 어머님들도 아이들의 먹거리에 많은 신경을 쓰셔서 몸에 좋지 않다고 피자나 햄버거류도 아주 가끔 사 주시는 것 같다. 바람직한 발전이다.  

토종 음식보다,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입맛과 끊임없이 투쟁하는 엄마들~ 엄마들이여, 승리하라! 

지원이, 병관이 과자 고르는 모습에서 풋~ 하고 웃고 말았다. 우리집 모습과 너무 비슷해서 말이다.  

희망이와 달리 찬이는 과자를 사면서 고민이 많다. 체험학습을 갈 때 과자를 하나 골라라 하면, 이것도 사고 싶고, 저것도 사고 싶다며 자리를 뜨지 못 한다. 두 개 사 달라는 말은 차마 안 하는 아이를 보면서 이럴 때 엄마, 아빠는 큰 인심을 쓴다. 그래, 기분이다, 하나 더 골라라~ 하면서 말이다. 여러 개의 과자 속에서 고민하느라 과자를 와르르 쏟아 엎은 병관이. 씩 웃으니 밉지 않다.  

날마다 먹는 게 걱정인 엄마! 엄마들도 자유롭고 싶다. 얘들아, 아무 거나 잘 먹고 무럭무럭 자라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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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8-10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시리즈는 과자 이야기군요. 이 책 읽으면 우리도 동화작가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게 해요. ㅎㅎ
우린 평소엔 과자를 사지 않다가 한번에 한 보따리를 사서 책보는 내내 먹어요. 주말 같은 때요.
가끔 과자가 땡기더라구요~~~

희망찬샘 2011-08-10 19:06   좋아요 0 | URL
과자에 너무 뽀인트가 갔나요? 오만가지 먹는 이야기랍니다. 야채를 싫어하는 지원이. 소시지 반찬 해달라고 투정 부리는 이야기도 나오고... 피자를 맛있게 먹는 이야기도 나오고. 급식실도 나오고...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도 과자 별로 안 좋아하지만, 아주 가끔 땡겨서 산답니다. 그러곤 후회하지요.

수퍼남매맘 2011-08-10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당첨되어 받았어요. <딱 우리 집 이야기네!>라는 느낌이 팍팍 전해집니다.수퍼남매도 숨은그림 찾기 하면서 무지 좋아합니다. 포토리뷰 올려야죠.

희망찬샘 2011-08-10 19:04   좋아요 0 | URL
맞아요. 딱 그 느낌. 바로 우리집 이야기야! 하는 거지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은 남이 해 주는 밥이라는 대한민국의 엄마들에게 바쳐야 할 책! 재미있게 읽었어요.
 
손님 느림보 그림책 17
윤재인 지음, 민소애 그림 / 느림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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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아이가 바라 본 한국 아이 수진이. 

수진이는 아빠의 나라 한국을 떠나 엄마의 나라 필리핀에 가 있다. 돈 벌러 한국에 간 아빠를 기다리는 본본은 고양이 피키가 세수를 하는 걸 보고 엄마가 들려주신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뜻'을 생각해 본다. 이제 드디어 아빠가 오려나 보다 하고 말이다.  

그런데, 그 아빠 대신 수진이라는 아이가 나타난다. 아빠 대신 온 수진이가 밉기만 하다. 수진이 때문에 아빠가 오지 않은 것만 같아서 말이다.  

수진이는 그 곳에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울면서 힘겹게 생활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본본은 수진이를 바라보는 마음이 미움에서 동정으로 바뀐다. 이제 그 동정이 친밀감으로 바뀌어 가겠지! 

사실감이 느껴지는 그림이 인상적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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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병아리
한해숙 글, 장호 그림 / 한림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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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두 마리의 병아리가 있다.  

이름은 노랑이와 퉁실이다. 두 녀석은 합쳐 1000원이었고, 거둬 먹이느라 돈이 제법 많이 들었다. (먹인 거 생각하면 닭 한 마리 값은 정말이지 거저다.)  

처음에는 이 이야기처럼 어린 시절에 병아리 며칠 키우다 죽어 맘 아팠던 기억 때문에 우리 아이들에게는 학교 앞에서 파는 며칠짜리 목숨을 가진 병아리를 키우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얼결에 그만 두 병아리를 우리 가족으로 맞이하고 말았다.  

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노래하는 희망이를 애써 외면하다가 병아리를 키우면서 그 슬픔을 느끼고 나서는 다시 키우자는 말 하지 않겠지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그 시간이 벌써 4개월 흘렀다. 4개월 키웠으면 제법 많이 키웠으니까 이제는 튼튼하게 잘 자라리라 생각했는데, 요녀석 중 하나가 (노랑이)  며칠 전부터 상태가 거시기 하다. 며칠 키우다 죽는 것과 4개월 키우다 죽는 것은 얼마나 다른가.  

친구는 어린 시절 병아리 키워서 닭이 되었고, 그 닭을 잡아 먹었는데, 어린 형제들과 사촌끼리 절대로 자기들은 그거 먹지 말자고 약속을 했는데, 엄마가 끓여주신 닭죽이 너무 맛있어서 자꾸 먹었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자기 사촌은 그 때부터 지금까지 그 충격으로 닭을 절대로 먹지 않는다고! 

이제 많이 키워 중닭이 되어 언니는 병아리 대신 닭아리라 부르지만, 아직 삐약삐약 하고 울고 있으니 여전히 아가야들이다.  

걷지도 못 하고 쓰러져 있으면서 다리가 뻗뻗해지는 것이 내일 곧 일을 치를 것 같았던 것이 지난 주 초였다. 희망이는 병아리 엄마답게 나는 무서워서 만지지도 못 하겠는데, 끌어 안고, 약물을 먹이고, 음식을 먹이고, 쓰다듬어 주면서 따뜻한 말을 한다.  

지금 우리 노랑이는? 

먹이를 주면 힘차게 쪼아 먹고, 날개를 파다닥 거리고, 그리고 힘차게 운다.  

어떤 분은 닭은 흙을 밟고 자라야 하는데, 타일을 밟고 있으니 발가락이 기형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그런다.  

나는 검색을 해 보지 않았지만, 우리 가족 검색 정보에 의하면 목욕을 함부로 시켜주다 눈에 물이 들어가면 눈이 멀 수 있으니 목욕을 시켜주지 말 것. 계란 노른자를 영양간식으로 주면 좋으며 잡식성이라서 상추, 당근 등도 잘 먹는다는 것. 따뜻한 곳에서 잘 자란다는 것... 

병아리 키우는데 필요한 정보 있으면 댓글 환영~  

희망이와 둘이서 병아리 키운 이야기 지어볼까 생각도 했는데, 우리 맘을 아는지 아이들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이런 책이 있구나. 이런 책을 읽게 된 것만으로도 반가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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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1-08-08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시에도 풀벌레가 사니까 메뚜기나 여치 베짱이를 잡아 주면 닭이 좋아할 거에요.

희망찬샘 2011-08-09 12:48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지렁이를 좀 잡으러 나갈까 하더만요. 당장 곤충 잡으러 간다고 나설 것 같은데요.
 
준치 가시 우리시 그림책 8
백석 지음, 김세현 그림 / 창비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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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치가 뭐야? 썩어도 준치라는데 도대체 어떤 생선일까 궁금하여 인터넷 뒤적뒤적~
준치 : 몸길이 50cm 정도이고 모양이 밴댕이와 비슷하다. 바닥이 모래나 개펄로 된 얕은 바다의 중층에 살며, 새우나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산란기는 4-6월이며, 강 하구에 올라와 산란한다. 맛이 좋아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으며,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생겨났다. 한국 황해와 남해, 일본·중국·타이완·동인도제도·싱가포르·인도 등지에 분포한다. [위키 백과] 

가시 얘길 하니 준치에 관한 재밌는 설화가 하나 생각나는데 옛날 준치는 맛도 좋고 가시가 없어 사람들이 준치만 먹어 멸족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이에 용왕이 모임을 소집해 모든 어류들과 의논을 한 결과 가시를 많도록 해 주자는 의견이었습니다. 결국 모든 물고기가 자기의 가시를 한개 씩 뽑아 준치 몸에 꽂아주니 너무 많은 가시를 꽂혀 아파 준치는 달아났다고 합니다. 이에 달아나는 준치를 뒤 쫓아가 가시를 꽂으니 그 꽁지 부근에까지 가시가 많다는 것입니다. http://blog.daum.net/mohara/16142617

백석의 시는 이미 여러 권의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태어났다. 이 책도 그 중 하나인데, 백석은 우리에게 다른 물고기들의 아름다운 사연이 담긴 물고기이니 준치를 먹으면서 가시가 많다고 투덜대지 말라 한다.  

준치를 먹을 때엔  
나물지 말자. 
가시가 많다고
나물지 말자.
크고 작은 고기들의
아름다운 마음인
준치 가시를
나물지 말자.

준치의 맛은 어떤 맛일꼬? 이 아름다운 그림책을 보면서 침을 꼴딱 삼키고 있는 아이러니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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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8-08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썩어도 준치라는 말의 의미를 나는 알지요~~~~
충청도 산골에 살때 '준치'를 먹어봤어요. 심지어 나랑 동갑인 사촌은 별명이 준치였어요.ㅋㅋ
하지만, 아직 백석의 준치는 못 봤어요.ㅜㅜ

희망찬샘 2011-08-09 12:48   좋아요 0 | URL
백석의 글은 착착 감기는 멋이 남다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