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됩니다 - 파울루 프레이리 양철북 인물 이야기 4
강무홍 글, 김효은 그림 / 양철북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년 초 아이들에게 한 약속 중 하나가 매주 수요일 책을 읽어주겠다는 거였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바쁘면 깜박할 수 있으니 기억했다가 꼭 읽어달라고 이야기 하라고 했다.

처음에 열심히 읽어주다가, 요일 상관없이 읽어주다 보니 아이들도 나도 잊고 지냈다.

그러다 최근에 한 아이에게 왜 안 읽어주냐고 한 소리 들었다.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면 마음이 간질간질해진다는 아이.

그러면서도 아침독서 시간에 열심히 책을 읽지는 않는 아이.

아침독서 잘 하면 읽어주겠다고 하고, 아이들을 위해 책을 10권 정도 사서 매주 수요일 읽어주었다.

교실의 책들은 아이들이 이미 다 읽어서 새 책이 조금 필요했다.

오늘 아침은 이 책을 읽어주기 위해 아침독서 시간에 먼저 읽었다.

글밥이 정말 많아 읽어주려면 힘이 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 읽어주었다.

프레이리는 대학 때 선배들과 독서토론을 하면서 만났던 기억이 있다.

성당 교사회를 하는 선배들이 해방신학에 대해 공부해 보자고 했다.

이제 갓 대학에 들어간 내게는 선배들이 선택한 책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어려웠다.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 이야기에 참여할 수 없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읽었던 책 중 파울로 프레이리의 <<페다고지>>가 있었다.

읽었던 여러 책 중 다른 책은 제목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지만,

이 책만큼은 제목이 또렷이 기억난다.

이 다음에 머리 조금 더 크면 꼭 읽어 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아직 다시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오늘 이 책을 읽고 보니 집에서 한 번 책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유, 투쟁, 민주와 같은 단어가 넘쳐나던 억압받던 시절, 80년대 말이었으니 이 책은 아주 조심스러웠다. 

그 때 선배들은 <<페다고지>>를 통해 새로운 길을 만들고 싶었을까?

프레이리가 살던 시대는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아도 낯설지 않다.

프레이리와 같은 삶을 산 우리나라의 지식인, 대학생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함께 걸어 길을 만들기 위해 그 길의 길잡이가 되어준 앞선 이들의 희생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참으로 많이 누리고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배우지 못해 무식하다는 생각을 스스로도 했던 농민들에게

프레이리는 아는 분야가 다를 뿐이지 당신들은 무식하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들이 배움을 통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한다.

농부는 어떤 사람인지?

농부들은 왜 가진 것이 없는지?

부자들이 가진 것을 내놓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자신의 권리를 가난한 자들이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일깨운다.

게으르니까 가난하다는 프레임에 갇혀 자신을 찾지 못하는 농부들을 각성하게 한다.

가진 자들의 억압으로 브라질을 떠날 수 밖에 없었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저버리지 않고 한 길을 끝까지 간 프레이리는

<<억눌린 사람들을 위한 교육학-페다고지->>이라는 책을 펴내어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의 짓눌린 정신을 일깨워

갇힌 마음을 자유롭게 하고

돈과 권력, 총과 칼을 앞세운 지배계급에 맞설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프레이리는 말한다.

"우리가 걸으면 길이 됩니다."

그 길은 감동의 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주신, 조왕신, 측신 그림책과 함께 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가 전기를 훔쳐 갔지? - 지구를 살리는 환경 이야기 푸른숲 새싹 도서관 7
선자은 지음, 강혜숙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 쓰는 전자제품 플러그 뽑기,

냉장고 문 열어두지 않기,

더울 때는 에어컨 대신 선풍기나 부채 사용하기,

두어 층 오를 때는 계단 이용하기,

한 달에 한 번 불끄는 날 두기!

 

마음 먹으면 그렇게 어렵지 않을 에너지 절약 방안이다.

무한하지 않은 에너지를 펑펑 써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또비에게 배우면서

에너지 절약에 대한 다짐을 어린 친구들이 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익살스런 그림을 보면서 에너지 절약의 마음을 다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엄마 강금순 - 강제동원과 군함도 그리고 일제 강점기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 도토리숲 평화책 3
강이경 지음, 김금숙 그림, 이재갑 사진 / 도토리숲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제 징용보다 더 넓은 의미의 강제 동원에 관한 이야기.
그 시절 모든 이야기들은 가슴 아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할아버지 집에는 귀신이 산다 꿈꾸는 그림책 5
이영아 지음 / 평화를품은책(꿈교출판사)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작가 강연회 이야기 하려 합니다.

작가 섭외가 어려워 고민하던 중 인근학교 사서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신 이영아 선생님을 모시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작가 초청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책 제목을 이야기 했더니 "그 책 봤어요." 합니다.

나도 몰랐던 작가를 알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책과아이들 한반나들이 때 봤어요." 합니다.

그리고 그 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원래 우리 반만 데리고 작가 강연회 하려고 했는데, 힘들게 모신 작가니 2학년 아이들과 함께 만나고 싶었습니다.

작가님들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많아지면 안 좋으니, 살짝 부탁을 드렸습니다.

작가님이 허락하셔서 두 반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작가님과의 만남을 기다렸습니다.

책의 느낌이나 작가님께 드리고 싶은 말이나 질문등을 종이에 적어 예쁘게 포장하여 작가 선생님께 드렸습니다.

아이들 보고 책 사오면 작가 사인 받을 수 있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는데,

00이가 늦은 시간 서점에 달려 가서 작가님 책 2권을 사왔습니다.

한 권은 자기 것으로 한 권은 동생 것으로 사인을 받으니 친구들이 "좋겠다, 부럽다." 이야기 합니다.

 이런 아이들 마음 아시고, 선생님께서 미리 아이들 이름이 담긴 메모를

예쁜 작품 속 그림에 담아 사인을 해 오셨습니다.

사인을 받아 든 아이들이 그림의 표정이 다 다르다며 어찌나 좋아하던지,

작가님께 감사한 마음이 다시 모락모락 피어 올랐습니다.

원래 만화가가 되고 싶었다는 작가님께서는 이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취재 과정을

하나하나하 사진으로 담아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인물 설정에 대해서도 차근차근 이야기 해 주셨고,

캐릭터를 다양하게 그려서 어떤 인물을 정할까 고민했던 과정도

하나하나 알려 주셨습니다.

그림책을 보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그림 속 장면들의 숨김 내용도 다 알려 주셨어요.

방 안에 층이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알려 주셨고,

비석이 집안 곳곳의 일부분이 된 장면들도 보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우리나라 할아버지가 일본 귀신 할아버지의 비석을 찾았을까요?" 하고 물었습니다.

아이들이 힘차게 말했습니다. "찾았어요." 하고요.

엥? 아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알았던 걸까요?

저는 몰랐는데 말입니다.

일본 귀신 할아버지의 비석을 찾기 위해 온 마을을 다 돌아다니던 두 할아버지가

하루를 마감하면서 내일 또 찾아보자고 이야기 하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

할아버지 방으로 들어가기 전 댓돌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귀신 할아버지의 비석이라는 거예요.

눈 앞에 두고 힘들게 온 마을을 다 뒤진 격이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이제 귀신 할아버지가 주신 은화를 받아들고 행복하게 사실 수 있겠죠?

이렇게 작가는 이야기 뒤의 여운까지 어여쁘게 아이들에게 남겨 주었습니다.

 

작가 강연회가 끝난 다음 주, 작가님 사인을 받겠노라 책을 사왔던 00이가

어머니랑 함께 아미동 비석 마을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작가님이 취재했던 장소를 따라 인증샷도 찍었답니다. 

어머니가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이기도 해서 00에게는 인상깊은 체험이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어렸을 때 **슈퍼에서 과자도 사 먹고 그랬다고 했어요." 합니다.

책 속 장면에서 슈퍼 이름 발견하고 이렇게 이야기 해 주니 더욱 이야기가 실감이 납니다.

선생님께서 일본 귀신 할아버지 이름은 토자에몽이라고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

작가 강연회를 한지 한참이 지났지만 아직도 아이들 입에서 토자에몽과 이영아 작가님의 이름이 오르내립니다.

작가를 마음에 담은 아주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시면서 선생님께서 자신의 다른 작품을 교실 아이들이랑 돌려 읽으라며 주고 가셨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한 시간이 무척 가슴 따뜻한 시간이 되어 제게도 좋은 기억으로 오래 남을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