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자님을 비롯하여 알라딘의 젊은 주인장들이 설날 귀향기를 실어놓으셨다.  고향집, 늙은 부모, 오랜만에 눕는 내 방의 낯섦과 정처없는 마음......나 또한 이십대 후반에 극적으로 취직이 되어 서울에 상경, 근 10여 년을 추석과 설날 선물보따리를 손에 들고 고향 가는 열차에 올랐었다. 그리고 항상 혼자였다.

어느 해 설인가는 엄마와 싸우고 맨발에 슬리퍼 바람으로 뛰어나와 골목길에 서서 울고 있었다. 엄마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무슨 일로 싸웠던 것인지 기억도 못한다. 엄마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만......맨발보다도 그 마음이 더 나를 얼어붙게 했다는 것만 희미하게 기억한다.

어느 해 추석인가는 아버지와 엄마가 한판 붙으셨다. 찔끔찔끔 우는 엄마를 모시고 나와 동네 재개봉관에서 철이 지나도 한참 지난 영화 <자유부인>을 보았다. 내 딴에는 엄마를 위로한답시고 매점에서 먹을것도 사서 나르고 곰살맞게 굴었는데 어느 순간 이상해서 옆을 보니 코를 골고 주무시던 엄마. 엄마의 상심이 그리 깊지 않은 것에 안심이 되는 한편으로 같은 여성으로서 묘한 배신감도 느꼈다.

영화 <초록물고기>를 보면 가족이 모처럼 야유회에 가서 싸움이 붙는다. 이상하게 가족이란 게 그렇다. 모처럼 만나 그럭저럭 화기애애하게 잘 놀다가 그래서 아아, 오늘은 무사했구나 마음을 쓸어내리는 순간,  꼭 누군가가 상을 뒤엎는다.

어느 해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집으로 다시 내려와야겠다는 말을 하려고 했는데 부모님 앞에 차마 하지 못하고 새 이불만 하나 얻어 서울행 기차에 올랐다. 짐도 있고 하니 딴에는 머리를 써서 택시를 쉽게 잡아보겠다고 영등포역에 내렸는데 한 시간 동안 택시를 잡을 수가 없었다.  솜이불 보따리는 얼마나 무겁고 부피가 큰지 차라리 서울역에 내렸으면 순서대로 택시에 오를 수 있었는데......안 그래도 올라오기 싫었던 서울이 나를 막 가라고 밀쳐내는 것만 같았다.

겨우겨우 택시에 오른 나는 기사 아저씨에게 택시 잡느라고 한 시간을 길에서 떨었다고 하소연했다. 무거운 이불보따리를 보고는 차들이 다 피해 가더라고. 그런데 이 아저씨 한마디 대꾸도 안하시는 거다. 택시가 양화대교를 지날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막 흘러내렸다.  '내 다시는 세상에 대고 하소연 같은 것 하나봐라. 엄살은 여기서 끝이다. 썅!'

나는 정말 그 결심을 지켰다. 농담의 형식을 빌어 "저 고독해요!"라는 소리는 했지만 어느 질펀한 술자리에서도 아무리 힘들어도 나의 슬픔과 문제를 깊이 토로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잘한 짓인지 잘못한 짓인지 아무튼 친구들을 많이 잃었다. 어찌 생각하면 친구란 자신의 슬픔을 과장하여 하소연해야만 유지되는 관계인 것 같기도 하다.

나는 나를 그토록 민망하고 무참하게 했던 그 택시 기사를 잊을 수 없다. 심지어는 그를 만난 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엄살을 하루아침에 딱 끊게 했으니! 

명절 무렵 귀성 인파를 보여주는 역전만 보면 생각나는 그 아저씨.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런 생각이 드는 거다. 그 아저씨는 내가 모르는 무슨 힘든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이불보따리를 들고 택시를 잡지 못해 길에서 한 시간을 헤맨 아가씨의 하소연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고민이......

누가 알겠는가? 각 처소의 각자의 사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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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2-11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위로를 하고 싶지만,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을때가 있어요.. 글로 쓸 때는 그나마 시간을 두고 생각해서 뭐라고 써놓기도 하지만, 말로는 더 힘들어요.. 저같은 경우에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그냥 조용히 들어주기만 할 때가 많답니다.. 그 아저씨도 속으로는 "에구 저런...."이라고 하셨을지도 몰라요..
그렇게 생각하시고, 이제는 하소연을 마음껏 해 보시어요..^^* 혹, 위로의 말을 제대로 써 주지 못하는 경우라도, 마음으로 항상 위로를 전하는 저를 기억하시구요..ㅎㅎ

2005-02-11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완성 2005-02-11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다는 게 참, 사연이 있는 것도 슬픈 일이요 사연이 없는 것도 무미건조하여 슬픈 일인데, 생각해보면 사연이 없다는 것 또한 하나의 사연일테니 각자에게 사연 없는 사람 하나 없이 우리 모두 다른 냄새의 슬픔을 갖고 각자의 인생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거겠지요?
정말로, 그 택시기사 아저씨는 그날 무슨 일이 있으셨던 걸까요. 하지만 넓은 치마폭으로 이제는 그 아저씨의 숨겨진 사연까지 감싸 안는 로드무비님의 푸짐한 마음씨가 부러운걸요. 연륜이란 그런 건가 봅니다. 님은 엄살이라 생각하고 꾹 참으실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그 사연을 푹푹 떠서 두꺼운 사기그릇에 담아 나눠주셔요. 저희는 님이 엄살이라 생각하시는 그 사연조차 맛있고 감사하게 받아먹을테니까요. :)

Laika 2005-02-11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는데, 코끝이 찡해지네요....

줄리 2005-02-11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속의 장면처럼 살아 펼쳐지는 로드무비님의 회상같네요. 사연과 회상은 늘 함께 동반하는것 같아요. 현재의 우리를 이루는 사연들에 대해서 따뜻하게 바라볼수 있는 로드무비님은 지금 행복하신 분이시라구요. 안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 택시 기사 아저씨도 이제 남의 작은 어려움에 따뜻한 말한마디를 건넬 만큼의 온화함이 생기셨으면 좋겠네요.

비연 2005-02-1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 찡한 글이네요...그 아저씨, 지금쯤 어디에서 무얼 할까요..
로드무비님. 각 처소에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는 말씀, 잊지 않으렵니다..

숨은아이 2005-02-11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도 엄살 많이 부리는데요... ^^ "용서하지 않겠어"란 말을 보니 생각나네요. 결혼하고 얼마 안 되어서였는데, 옆지기랑 싸우고 "오늘 일 절대 잊지 않을 거야"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무슨 일이었는지 지금은 전혀 기억 안 납니다. +_+ "절대 잊지 않을 거야" 하고 내가 뇌었던 것만 기억나고. 하핫.

플레져 2005-02-11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안에 아픔이 제일 클 수 밖에 없지요.
그 무심한 택시운전사 아저씨를 이해하게 된 로드무비님처럼,
그 아저씨도 어느날의 아가씨를 떠올리며 무심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을 마음속으로나마 변명하고 계실 것 같아요... 찡해요.

urblue 2005-02-12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녁에 돌아왔습니다.
이번 설은, 엄마가 몸이 안 좋으셔서 차례도 안 지내고, 실컷 놀기만 했네요.
오늘은 늦잠자려고 했는데, 어쩐 일인지 8시에 깨버렸습니다.
피곤하기는한데 다시 잠은 안 오고, 뭘 해야 할까 궁리중이에요.
여러 페이퍼 보니 잘 지내신 듯 합니다. ^^

조선인 2005-02-12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한참 멀었군요. 용서하지 않겠어, 절대 잊지 않을 거야, 라고 내뱉었던 날들을 너무나 또록이 기억하고 있는걸요. -.ㅜ

2005-02-12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2-12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분이 추천 누르고 댓글 달아주셨네요.
제가 어제오늘 바쁘게 일하는 게 있어 조금 전에야 들어왔습니다.
알라딘 청년들 귀향기 읽고 문득 생각나서 쓴 글인데 좋아해주시니 고맙습니다.
다정한 댓글 남겨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귓속말 남겨주신 청년 두 분, 감격입니다.^^

2005-02-14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2-14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님도 그 우울한 추억 중 한 개 털어놓아보시죠.^^

하루(春) 2005-02-15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머칠 전 저도(?) 집에서 스트레스 왕창 받아서 우울하게 있는데, 친구가 나오라고 전화하는 바람에 술 마시며 서로 화난 얘기 다 풀었는데... 전 집에서 화나는 일 생기면 친구한테 말하고 풀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제 얘기를 하면 그 친구도 자기집 얘기를 하니까 더 친해지는 것 같아요. 며칠 전 일로 인해 저 스스로 이제는 마음을 좀 키워야 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렇게 하니까 확실히 맘이 편한 것 같아요. 어젠 제가 엄마한테 '말아톤' 보고 엄청 울었다고 하니까 엄마가 "넌 착한 거니? 바보니?" 하시길래 제가 "난 바보야. 그런 것 같아."라고 했어요. ^^; 어쩔 땐 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서 서로의 관계를 최악으로 만들 수도 있는 말을 내뱉기도 하지만, 결국 돌아갈 곳은 집이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어요.

하루(春) 2005-02-15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댓글질을 하니 참 할 말이 많군요. ^^ 이창동 감독의 영화에는 주인공의 주변인물들이 다 모이는 장면이 꼭 있습니다. 초록물고기에서는 가족들의 야유회, 박하사탕에서는 옛 직장 동료들과의 야유회, 오아시스에서는 부모님의 회갑잔치. 하지만,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이창동은 꼭 싸움을 붙이죠. 제가 심심해서 생각해 봤는데, 너무 오랜만에 만났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종종 연락은 하지만, 이미 처소는 다 달리 하고 있고 따라서 서로의 맘을 예전처럼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의 거리를 포용하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로드무비 2005-02-15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엄마와 딸, 참 묘한 관계죠?
이창동 감독의 영화에는 정말 님 말씀처럼 잔치 끝에 싸움박질하는
광경이 꼭 나오네요.
잘해보겠다고 어색한 노력을 기울이다가 문득 폭발하는 화.
그 속에 짠한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쎈연필 2005-03-16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 일인지 이 글을 이제야 읽었네요. 히잉...

검둥개 2005-08-07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이렇게 저를 울리시는군요. ㅠ.ㅠ (추천은 그래도 절대 잊지 않고 꾸욱.)
 

13,4년  전 현대문학에 실린 한 신인작가의 단편 제목이 생각난다. <쓸쓸함, 그 지랄같은>.  제목도 작품도 너무 좋아서 읽고 친구에게 복사를 해줬더니 행동파인 이 친구 그 작가에게 연락을 취해 떠억하니 약속을 잡아놓았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날 밤, 신촌의 한 카페에서 만났는데 그는 40대 초반의 우아한 여성이었다.

그 후 뭐가 별로 안 맞았는지 친구는 슬쩍 빠지고 우리는 가끔 전화통화도 하고 만나게 되었다. 내 결혼식날, 이분은 몸도 영혼도 피폐할 대로 피폐할 때였는데 검은색 바바리코트를 입고 오셔서는 식장과 로비를 들락날락 줄담배를 피우고 계셨다. 나중에는 담배가 떨어져 내 후배 남자아이들에게 담배를 빌려달라고 하셔서 피우고......나는 멀찌감치서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사는 것도 유복하고, 인간성좋고 유능한 남편에, 재주있고 착한 오누이까지 두신 분이 왜 저러시나...하고 의아해했었다. 더구나 소설가로 등단까지 하셨으면서......그리고 저 나이에 방황이라니 조금 웃긴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인생은 알 수 없다. 저마다의 사연과 고뇌가 있다. 세상 다 산 듯 시니컬한 얼굴로 살던 그때 사실 나는 얼마나 젊었던가. 그때 내가 무지무지 젊었고 좋았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그리고 10년 뒤, 나는 오늘을 또 그렇게 기억하리라. 소고기국밥 사진을 찍어 올리고 아구아구 국밥을 먹고  일감을 밀쳐둔 채 알라딘 방에서 오전내내 노닥거리던 그때가 좋았다고......


'영화 '파니 핑크'를 혼자 보세요. 이 영화는 혼자 보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김광석의 테이프를 데크에 걸고 <사랑,고통, 그리고 빌어먹을 것들>을 읽으세요. 함박눈 펄펄 내리는 날 구매하시면 반값에 드립니다.' (이상한 가게 주인장 백)

가끔 가는 인터넷가게가 있는데 어제 이런 광고문안과 함께 상품을 내놓았다. <사랑, 고통, 그리고 빌어먹을 것들>은 영화  '파니 핑크'의 감독 도리스 되리의 장편소설. 함박눈 내릴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 그냥 내놓은 가격에 사고 말았다.  이 소설 때문에 오늘 아침 <쓸쓸함, 그 지랄같은>이라는 제목의 단편을 오랜만에 떠올렸다. ...그리고 그분은 지금 잘 살고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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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care 2005-02-01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 말이 많아서 오히려 못 쓰겠는데요.
도리스 되리가 쓴 그림책도 있거든요. '엄마, 공주옷 입을래요'던가? 아이가 무척 좋아하는 책인데 지금 어디 숨어버렸어요.그림은 다른 사람이 그렸는데 웃기지만 당연한 것은 그 그림책의 모녀가 도리스 되리가 아니라 일러스트레이터모녀를 빼박은 점이었어요. 그리고 그 가게, 어딘지 궁금하네요.이상한 가게라...이상은의 외롭고 웃긴 가게도 떠오르고 뜬금없이 꿈을 찍는 사진관도 떠오르고.,,,너무 알려지는 게 싫기도 하실 것 같구.다소 마이너하지만 완전 딴 세상취향은 아닌 본인으로서는 우수고객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음.
(헐리우드 영화도 재미없고 지나치게 매니아적인 영화도 별로.)
흔해빠진 자아실현의 피라미드인가 뭔가 하는 거 있쟎아요. 안전의 욕구 사랑받으려는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그 다음엔 허무 그 다음엔 도통일지 원...내가 알게 뭐람.^^;
>추신; 시험 앞두고 재밌는 책에 티비프로그램이 눈앞을 가리듯 일감 쌓아놓으면 왜 이리 딴짓하고 노닥거리고만 싶은지...제 버릇 개주기 어려운가 봅니다.
>추신 한 개 더; 옛날에 채팅방에서 잠깐 부딪친 왕재수인간이 떠오르는군요.좋아하는 영화로 파니 핑크랑 기타 등등을 댔더니 하는 말- 완전 쌈마이로군. 적어도 차례로 익사시키기 아길레라 신의 분노,,,정도는 대야지 하며 끝없이 경망스럽고 길게 이어지던 영화제목들. 게름뱅이 난 책으로만 본 영화 그넘은 시네마테크에서 자만심에 떨며 본 영화들의 행렬.에잇 아직도 재수없는 놈일세.알량한 지식(?)나부랭이가 천박한 자의 주머니에 들어가면 더불어 얼마나 재수없어지는지 훌륭한 견본이 되었던.

로드무비 2005-02-01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저 심각한 얘기 가볍게 참 잘 쓰죠?ㅎㅎ
저는 댓글도 저 좋은 대로 해석합니다. 말리지 마셔요.^^
하니케어님, 님께 갑자기 뜨거운 우정을 느낍니다.
파니핑크 영화 얘기 하나 따로 쓸까봐요.
쓸 건 무궁무진 많은데 필이 꽂혀야 쓰게 되니...참.
싸구려 감수성 휘감고 살기도 참 어렵습니다.
그 이상한 가게 궁금하시다고요? ㅎㅎ

2005-02-01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2-01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접수했습니다.
그 비화 기대하고 말고요.^^

하이드 2005-02-01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eine liebt mich...
je ne regrette pas... 아, 쓸쓸하다. 그 영화 해피앤딩 맞아요? 전 항상 해피앤딩 영화에서, 앤딩을 쉬이 잊는 버릇이 있어서요.

하루(春) 2005-02-01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게 비디오 테이프군요. 다시 자세히 읽어보고 알아챘네요. 파니 핑크.. 정말 느낌 확~ 와닿는 독특한 영화로 기억하고 있는데... 좋으시겠어요. 소장의 영광을 누리셔서요. ^^ 그런데 이 가게가 어딘가요? 좀 가르쳐 주시면 고맙겠어요. (__)

낯선바람 2005-02-01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니핑크'라는 말에 냉큼 들어와봤습니다. 길거리에서 비디오테잎 팔고 있으면 이 영화 없나 찾아보는데 아직까지 못 찾았어요^^; 그건 그렇고, 지랄같은, 빌어먹을 것들이라는 말...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요즘 밤에 잠이 잘 안 오는데(뭐 그리 머릿속이 복잡한지!) 자기 전에 이 말 내뱉으면 잠이 잘 올 것 같은 이상한 예감이 드네요.ㅋㅋㅋ

2005-02-01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숨은아이 2005-02-01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10년째 이 노래로 버티고 있습니다. --;)

2005-02-01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ika 2005-02-01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on! Rien de rien ...
Non ! Je ne regrette rien...
"파니핑크" 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에디뜨 피아프 노래가 생각나네요...오늘 집에 가서 한번 다시 음악을 들어봐야겠습니다.

로드무비 2005-02-01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이카님, 미스 하이드님 그렇죠?
파니핑크 하면 이 음악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하는 가사가 어쩌면 그리도 감미롭게 느껴졌는지......
숨은 아이님, 이상은의 노래 저도 18번이었는데.^^
사수자리님, 그 두 개에다 하나 더 가르쳐드릴까요?
썅~이라고 해보세요.
속이 시원해져요.^^
하루님, 소장의 영광 씩이나......
님도 어지간히 파니핑크를 좋아하시는군요.
'이상한 가게'가 어디냐 하면요.^^

비발~* 2005-02-01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기분에 걸맞게 삐죽이빼쭉이합니다?! 하.하.하.

로드무비 2005-02-01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잉? 비발님?

kleinsusun 2005-02-02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h bin klug.
Ich bin stark.
Ich liebe und Ich bin geliebt.
파니핑크가 매일매일 나는 영리하고,강하고, 나는 사랑하고 사랑 받는다. 외우는 장면 기억나세요? Ich liebe und Ich bin geliebt를 매일매일 외우면서도, 사랑을 받고 싶어서 사진 찢은거 까지 먹으면서 사랑을 하지 못했던, 사랑을 받지 못했던 파니핑크. 제목이 멋있네요,<사랑,고통,그리고 빌어먹을 것들>

낯선바람 2005-02-02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캬캬^^ 잘 배우고 갑니다.

하이드 2005-02-02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아무래도, 불작한게 아리송해서, 다시 확인하고, 맞는거 올리러 왔는데, 라이카님께서 이미 올려주셨군요;;

2005-02-02 0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2-02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그 장면 참 좋았어요.
나는 영리하고 나는 강하고 나는 사랑받기에 충분한 사람이다.
우리 매일 아침 저 주문을 외워볼까요?^^
사수자리님, 어젯밤 해보셨나요? 썅~이라고.^^
미스 하이드님, 서재 사진이 바뀌었네요.
저번 것도 좋았는데...히이웨이 표지판.^^
속삭이신 님, 찾는 게 있었다니 그게 뭔데요?궁금^^

2005-02-02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2-02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파니핑크 모임에 드실 거죠?^^
(귓속말인 줄 몰랐어요.^^;;)

플레져 2005-02-02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니핑크.....!!! 제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 영화에요.
영화 만든 도리스 되리 감독의 소설도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하구요. 헥헥...^^
나중에 꼭 빌려주세요! 주셔도 좋아요. =3 =3 아, 추천 하고 갈게요. =3 =3

로드무비 2005-02-02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바쁜 일 이제 끝나셨어요?
역시 우리는 쿵짝이 맞군요.
숨이 턱에 닿도록. ㅎㅎ
당근이죠.
그리고...파니핑크 테이프 혹시 파는 거 보면 플레져님 것도 사드릴게요.^^
 

오늘 새벽 다섯 시에   컴퓨터 앞에 앉아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는 메일을 쓰고 앉아 있었다. 그런데 더 웃긴 건 약속을 사흘째 지키지 못하고 있는 건 바로 나인데 그런 상황에 막 화를 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내가 지금 이 나이에 이러고 있어야 해?' 아니 누가 그러랬나? 지나가는 멍멍이가 웃을 일이다. 가해자의 뻔뻔한 자기연민.

어제는 정말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마음은 부산의 어느 대학병원 수술실에 가 있었다. 밤 열 시, 갑자기 컴퓨터가 다운되었다. 마우스를 아무리 움직여도 화면은 요지부동. 마음 한구석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어 섬찟했다. '요 며칠 내가 한 일 다 날아가버리면 좋겠다. 그래서 새로 시작할 수 있었으면......'  뭔지 헝클어져버린 일들. 하고 있던 그 일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어쩌까나. 내가 망쳐버린 일들, 관계들. 어떻게 수습해야 하지? 이런 느낌은 살다가 또 처음이었다.

자정 무렵 돌아온 남편이 안타깝게도(?) 컴퓨터를 고쳐놓았다. 바탕화면에 깔려 있던 일감은 멀쩡했고 그러니 나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마무리를 해서 오늘 아침 담당자에게 보내야만 했다. 그런데 새벽 다섯 시에 나는 또 항복을 하고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사과 메일을 쓰고 있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아침부터 참치깡통을 들고 온 네 살짜리가 뚜껑을 열어달라고 하도 졸라서 뚜껑을 따다가 손을 베었다. 대단치 않은 상처였지만 손가락을 베이던 순간의 서늘한 느낌은 지금까지 남아 있다.  대일밴드를 붙이고 앉아 이 글을 쓰는데 마음이 조금 진정이 된다. 어젯밤엔, 아니 오늘 새벽엔  정말 죽을 것만 같더니! 나에게 만정이 떨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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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5-01-27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이 아주 힘드시군요.
'禍不單行'
어려운 일이 닥칠 때는 왜 그런지 이 사자성어가 꼭 들어맞아서 더 우리를 지치게 하지요.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을 해보니 힘든 일을 쭉 이어놓는다면 더 고통스러울 것이니 한꺼번에 치르고 일어나라는 뜻이 숨어 있는 것이 아닐까요.
로드무비님 힘내시라고 니르바나가 응원합니다.

비로그인 2005-01-27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고, 로드무비님. 거 많이 아프실텐데..작은 상처가 오히려 더 아프게 느껴지는 법이거덩요. 생활도 많이 불편해지고. 힘 내십쇼..화이륑!

숨은아이 2005-01-27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의 어느 대학병원 수술실... 누가 아프신가요? 시간에 쫓겨 일할 땐 팔 다리 어깨 허리 얼굴 근육까지 안 아픈 데가 없고, 그러다 보면 자기 자신을 비롯해 걸리적거리는 모든 것에 다 화가 나고... 저 그럴 때 있어요. 그럴 때 차라리 한숨 자고 스트레칭이라도 한판 하면서 산소 공급도 하고 그러면 해결책이 보이던데... 일, 며칠 늦어진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거 아니잖아요.

비로그인 2005-01-27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그래요??? 힘내요.

반딧불,, 2005-01-27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으세요??
무슨 일인지 뫼르지만, 빨리 해결되었으면..^^

어룸 2005-01-27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치캔이 미안하대요, 반성의 여행을 하고 오겠답니다^^
그래, 참치캔! 넌 반성좀 해야됏!!


릴케 현상 2005-01-27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힘내세요" 주하가 노래불러 주던가요^^

플레져 2005-01-27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치캔에 베이고 나서의 로드무비님이,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서늘...해요. 산다는 게...

깍두기 2005-01-27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자신이 싫어지는 거, 그거 진짜 힘든데. 남 탓 할 수도 없고 말이에요. 걱정되는 일도 있으신가 보네. 뭔 일들은 꼭 겹친다니까요. 빨리 해결되고 한 숨 돌리시길...

starrysky 2005-01-27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감이 연이어 펑크날 꼬라지에 처해 있는데도 이렇게 알라딘을 기웃거리고 쓰잘데기 없는 게임을 하고 하는 저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화가 나 죽겠습니다. 아호, 이걸 확 패줄 수도 없고 어쩌죠? (패면 아푸니까 시려.. ㅠㅠ)
사랑하는 로드무비님, 빨리 일 마무리하시고 요즘 로드무비님을 뒤덮고 있는 우울함도 확 날려버리시고 주하와 즐겁게 까르르~ 웃으며 하루하루 보내시어요. 아자아자!! ^-^

2005-01-27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발~* 2005-01-27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말 할 것 없이 한잔 하입시더!

비발~* 2005-01-27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질나서 안되겠네요. 일루 갑시다!


로드무비 2005-01-29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발~*님, 투풀님 사진 너무 웃겨요.ㅎㅎ
오늘 꼼짝없이 일했습니다.
다행히 오늘은 집중이 되네요.
어제 여동생이 꽤 큰 수술을 받았거든요.
오늘 전화로나마 짱짱한 목소리도 확인하고 하니 한결 낫네요.
머리가 너무 아프고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서 이러다 뇌출혈?
혹은 심장마비? 하는 걱정까지 하다보니 그만......
어제, 오늘 새벽은 정말 지랄맞았습니다.
함께 걱정해주시고 따뜻한 말씀 남겨주신 분들 고마워요.
오늘은 작정하고 신세타령을 해보자, 하고 한 거거든요.^^
그 정도로 괴롭긴 정말 괴로웠답니다.
사는 건 정말 장난이 아닌 것 같아요.
그런 것을 내 모르는 바는 아니었으나......^^;;;

kleinsusun 2005-01-28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많은 분들이 로드무비님을 걱정하고 또 사랑해요. 힘내세요!
만약 내일 또 힘드시면( 내일은 기분 좋으시길 바라지만), 만약 그러시면 또 쓰세요.사방에서 에너지를 보내 드릴껍니다. 제 장풍은 쫌 약하지만서도...ㅋㅋ

2005-01-28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냐 2005-01-28 0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동생분, 짱짱한 목소리라니...제가 다 반갑습니다. 로드무비님, 참치캔에 베인 손만큼이나 동생분도 빨리 완쾌하시길 바랍니다.

hanicare 2005-01-28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일상에 잠복하고 있는 투명한 덫.뭐라 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엉크러진 실타래,산발한 마음, 못마땅한 자기자신이 연주하는 불협화음. 그냥 그대로 이불 속에 쏙 들어가 만사 잊고 자고 나면 우렁각시가 나타나 깨끗이 정리해주면 좋을텐데요.후훗.어른이란 건 결국 자기가 해결해야한다는 것의 동의어인듯.어른에게도 방학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soulkitchen 2005-01-28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분 목소리가 괜찮으시다니 수술도 잘 되신 걸 꺼라 생각하고 안심합니다. 요샌 저도 웬 일인지 제 모든 일을 깽판쳐 버리고 싶어요. 아예 바닥을 쳐버리면 다시 훅~솟아오를 것 같은 그런 기분 있잖아요. 컴퓨터가 다시 고쳐졌을 때의 안타까움, 좀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아요. 흐흣..

숨은아이 2005-01-28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분이 얼른 쾌유되시기를... 그리고 때로는, 엄청 고민스럽던 일도 한숨 자고 나니 별거 아니더라구요. 그럴 때는 "잠"이 바로 우렁각시이겠지요?

기다림으로 2005-01-29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걱정해야 하는 순간은, 머리의 복잡함보다는 가슴의 답답함이 더 크지요. 아마, 그 사람을 위해 가슴 한 구석을 내어줘야 하기 때문인가봅니다. 동생분의 쾌유를 바라는 이 착한 분들의 마음씀씀이로 로드무비님을 좀 달래드리면 안될까요..? ^^ 힘내세요.

2005-01-29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1-29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은 경과가 좋아 다음주 퇴원한답니다.
저는 어제 하던 일 마무리해서 일단 넘겼고요.
걱정해주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제가 너무 호들갑을 떤 것 같아 죄송하네요.^^
 

몇 년 전 말도 안되는 원고를 한 달 동안 꼬박 주물러 그래도 기본 꼴을 갖춰 세상에 내보낸 적이 있다. 그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저술가이고 유명강사이다. 세상에 그렇게 횡설수설 말도 안되는 원고는 또 처음 보았는데 그래도 그 책은 저자의 명성과 편집자의 교통정리와 교열 아르바이트생의  노고에 기대어 가벼운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대한민국에서의 그의 입지는 더욱 확실해졌고......

일본에 있는 친구의 남편이  인생의 전기를 맞아 참고하기 위해그 책을 어렵사리 구해 읽었다는 말을 듣고 나는 깜짝 놀랐다. "비단은 나하고 편집자가 짜고 비단옷은 그 사람이 입고......" 하고 투덜댔더니 남편이 아서라 말아라  한다. 그게 그렇게도 원통하면 책을 직접 쓰라고......

나는 책을 낼 만큼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없다. 정리된 생각도 없다. 그런데 그에게는 그것이 있었던 것이다. 횡설수설 별것 아닌 걸 부풀려 말하는 재주도......아아,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그렇고, 허울 좋은 책들이 세상엔 너무 많다.

(조금 짜증스러운 내용의 글이라 제목으로 장난을 좀 쳐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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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1-25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도 책을 내세요.. 제가 1번 독자가 되어드리지요..^^*
이리저리 쓰신 글 다 모아도 책 한권일텐데.. 아까와요..

숨은아이 2005-01-25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문제는 그거죠,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과 없는 것. 허울의 움직이는 책, 정말 죽이는 말씀이에요!

로드무비 2005-01-25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아까워하실 것 없어요.
이렇게 읽는 게 더 생생하고 재미나요.^^
숨은아이님, 문제는 그거예요.
할 말이 있는 것과 없는 것. 그런데 할 말은 언제 생기는 걸까요?^^

파란여우 2005-01-25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님! 책 내시면 반드시 저에게 제일 먼저 주셔야 합니다.(압박을 조이며..^^)

비발~* 2005-01-25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비로그인 2005-01-2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 사진 너무 이쁘게 나왔네요. ^^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동문서답하는 폭스)

어룸 2005-01-25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넘 훌령해서 저도 모르게 추천을~!! ^^

로드무비 2005-01-25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그럴게요.^^
비발~*님, ^^*
폭스바겐님, 매력적이세요.^^
투풀님, 제목이 넘 훌령해서......고마워요. 흑흑.

하얀마녀 2005-01-25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전 로드무비님이 더 좋아요. ^^

미누리 2005-01-25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짜는 언젠가 들통나기 마련! 무엇보다도 자기자신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 그에게는 짐이 아닐까요? 스스로도 양심의 상처를 안고 있을 거예요.

플레져 2005-01-25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싸인해서 주세요.
근데, 책은 책이고, 매일 맛난 페이퍼만 하나씩 올려주세요.
제목 죽입니다!! ㅋㅋ

nugool 2005-01-25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내세요!! 여기에 있는 글을 다 모아도 멋진 책이 될텐데요? 저도 열혈독자할래요!!!

깍두기 2005-01-25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말도 안되는 원고를 써서 로드무비님에게 준 사람은 도대체 누굴까....이런 것만 궁금해 하는 깍두기....^^
그리고 님, 책 내세요. 저도 저자 사인있는 책 좀 소장해 보게...(설마...싸인 안해 주시겠다는 건....???)

로드무비 2005-01-26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마녀님을 사이에 두고 깍두기님과 쟁탈전을 벌여야 할 듯.
에잉? 이미 끝났다고요?ㅎㅎ
(말씀이 어찌 그리 다정하신지......)
미누리님, 가짜 뭐 그렇게 얘기할 건 아니고요.^^;;;
아이디어는 나름대로 많은데 그걸 글로 잘 못 쓰는 사람 있잖아요.
출판사마다 그의 책을 내고 싶어하는 걸 보면 뭐가 있긴 하나봐요.
(제가 좀 심술을 부린 거랍니다. 어제도 비슷한 성격의 일을 하다가
신경질이 나서 그만......)
플레져님, 마음에 드는 제목이 머리에 떠오르면 무지 즐겁답니다.
책은 플레져님이 내셔야죠.^^;;;
너굴님, 말씀이라도 감격. 흑흑.
되도록 재미있는 소재로다 페이퍼 부지런히 올릴게요.^^
깍두기님, 저라도 그럴 거라오.
책은 님이 출판사 차려서 내주실래요?ㅎㅎ

icaru 2005-01-26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댓글을 종합하건데...아~~ 그럼..로드무비 님 책 내시는 일만 남은 건가요?? ( 너무 앞서갔는감요..) 그나저나 님이 작업하셨다는 몇년 전 ..그 책...어떤 책인지 궁금하네요!!!

제목에 장난 자주 쳐주세요...재밌어요 흐흐...

2005-01-26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1-27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언니님, 이 페이퍼 뺄까 생각하다가 그냥 둡니다.
제가 읽어봐도 좀 재수가 없네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것도 저인걸요.
(제목에 장난치는 건 저도 아주 재밌어요.^^)
 

지난주 코를 빠트리며 일한 일감을 오늘아침 출근하는 남편 편에 부쳐야 하는데 깜빡했다. 알라딘 서재에만 안 들어왔어도 목요일까지 너끈히 마칠 수 있는 일이었는데 말이다. 금요일까지 어떻게 안되겠느냐고 담당 편집자가 사정사정하는 걸 하루에도 몇 번씩 서재에 들어와 노느라 어젯밤까지 붙잡고 있었던 것이다. 알라딘 서재활동은 이렇게 생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할 수 없이 조금 전 퀵서비스 아저씨를 불렀다. 내 사는 동네에서 서울 신당동까지 2만 5천 원. 이것도 아주 싼 가격이다. 그런데 이 아저씨는 아무래도 노느니 소일삼아 집에서 아르바이트로 퀵서비스를 하시는 분같다. 나는 보통 일감을 출근하는 남편 편에 보내어 퀵으로 보내고, 남편이 일터에서 전해 받은 일감을 퇴근과 동시에 전해 받는다. 그런데 어쩌다 남편 출근시간까지 일을 못 마치면 퀵서비스 편으로라도 보낼 수밖에 없다. 비싼 요금을 치르고서라도.

그런데 이 아저씨 정말 퀵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분이 맞는 건지......나는 최근 약속시간을 못 지키는 이상한 병에 걸려버렸다. 그러니 거짓말(?)을 밥먹듯 하게 되고 언제나 약속시간에 쫓겨 쩔쩔매는 편이다. 심지어는 퀵서비스 아저씨를 불러놓고는 소파에 잠시 앉아 기다려 달라 하고 30분 가까이나 남은 일을 해치울 때도 있다. 정신없이 일하는 와중에 "아저씨 커피 한잔 드릴까요?" 하면 이 아저씨 마다하는 법이 없다. 보면서 기다리시라고 신문을 갖다드렸더니 "한겨레신문 보시네!" 하면서 좋아하는 기색에서 그의 성향을 약간 짐작하고 반가웠전 적도 있다. 또 알고봤더니 그는 내 고향(부산) 까마귀였다. 나이도 엇비슷, 얼굴도 호탕, 그러다 보니약간 마음이 설레이려고까지. (퀵서비스 아저씨랑 이렇게 느긋하게 우정 비슷한 걸 나누는 분 또 계신가요?)

오늘 아침은 마음이 두 갈래였다.

(1)퀵 요금이면 책 두 권 내걸고 이벤트도 벌일 수 있는데......

(2) 일이 없어 몇 달 못 봤는데 퀵 아저씨 잘 지내시는가?

새해들어 처음 받은 일이니 퀵 요금 아까워하지 말고 일감을 보내기로 했다. 그리하여 조금 전 아저씨는 내 전화를 받고 아주 반가워하며 득달같이 달려오셨다. 그리고 벨을 두 번 눌렀다. 아아, 저 소탈한 웃음이라니!

그런데 아저씨에게 일감을 주어 보내고 문을 닫으면서 나는 깨달았던 것이다. 오늘 아침 나는 세수도 양치질도 하지 않았다. 사흘째 감지 않은 떡진 머리의 흉악한 몰골이라니! 그리하여 나는 비호같이 컴퓨터 앞으로 달려와 이 페이퍼를 쓴다. 무슨 경사가 났다고, 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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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5-01-17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설레일려고까지..흐미 부럽슴돠..그아저씨 여기까지 와주시나요??
일거리를 만들어볼까요??
그런데 세수도 양치도 머리 안감은것도 그 아저씨는 모르실걸요^^ 걱정마세요..

비로그인 2005-01-17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시카 무비님, ㅎㅎ^^재미난 글 덕분에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생활하면서 마주치게 되는 이런 소소한 우정들은
지친 얼굴에도 미소를 반짝반짝 심어주네요^^

바람구두 2005-01-17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야한...

nemuko 2005-01-17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도 일어나는 일상적인 일들이 늘 로드무비님 손에서는 이렇게 재미난 글들로 변신하게 되는군요. 오늘도 님 덕분에 푸하하 웃고 갑니다^^

물만두 2005-01-17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퀵스비스를 이해를 못했답니다. 그거랑 택배가 같은 줄 알았는데 장난 아니게 비싸네요 ㅠ.ㅠ

진주 2005-01-1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인연이네요!
그리고, 퀵서비스 아자찌는 두 번 울리는군요..택배 아자찌는 한 번 울리던데 핫하 ^^*

잉크냄새 2005-01-17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글이라면 어둠속에서 벨이 울린답니다.

kleinsusun 2005-01-17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하하.넘 웃겨요.
바쁜 와중에 "커피 한잔 드릴까요?" 푸하하.
지난번 조기축구 사건 때(실종 사건) 남편을 찾으러 나가면서도 마실 커피 타고,
꼬마 만두 사진 찍었다는 글 읽고도 많이 웃었거든요.
로드무비님은 에세이집을 하나 내셔도 좋을 것 같아요.넘 재미있어요!!!

로드무비 2005-01-17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저도 언젠가 에세이집 한 권쯤 내게 될까요?ㅎㅎ
(전 사실 이런 시시껄렁한 글 쓸 때가 제일 즐거워요.)
제 글 읽고 수선님이 웃으셨다니 이렇게 좋을 수가!^^
잉크냄새님, 어둠 속에 벨~ 어쩌고 하시니 시드니 포에티에가 생각 나잖아요.^^
박찬미님, 전 택배 아저씨들과도 친해요.(언젠가 글 하나 써서 올릴까요?^^)

로드무비 2005-01-17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다른 데는 3만 5천원을 부르더군요.
운좋게 이 아저씨와 인연이 닿았답니다.(퀵 요금 좀 비싸죠?)
네무코님, 아침부터 저 때문에 푸하하 웃으셨다니 행복합니다.
마치 착한 일이라도 한 것처럼.^^
바람구두님, 야하다니, 도대체 무신 생각을 하신 겁니까?^^
난니님, 제시카 무비라니 너무 근사하네요.
앞으로도 꼭 그렇게 불러주세요.^^
(소소한 일들에서 미소를 짓게 되죠.)
수니나라님, 전화번호 알려드릴까요? ㅎㅎ
오늘은 만남의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웠답니다.
그나저나 몰골이 정말 최악이었어요.ㅠ.ㅠ

숨은아이 2005-01-17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유만만 퀵 아저씨! *.* 멋져요. 서울 퀵서비스 아저씨들은 살벌하던데... 미처 포장 못해놔서 잠시만 기다리라 하면 안절부절못하며 서성대고... 수익은 떨어지고 고객들은 "빨리빨리"만 외치니까 그렇겠지만요.

날개 2005-01-17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세이집 내라는 말에 적극 찬성입니다.. 꼭 사볼께요.. 호호~^^

깍두기 2005-01-17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작년인가 친정아버지가 심심하시다고 실버퀵을 하신 적 있는데(실버퀵은 전철, 버스로만 왔다갔다 해요) 아마 우리 아버지도 이렇게 멋진 퀵서비스 할아버지 였을 듯.(기다려도 주시고 한겨레신문도 보시고 ㅎㅎ)

urblue 2005-01-17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아니면 절대 쓸 수 없는 글. ㅎㅎ 너무 재미있다니까요.

조선인 2005-01-17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하여 나는 비호같이 컴퓨터 앞으로 달려와 이 페이퍼를 쓴다. 무슨 경사가 났다고, 내 참!"
->서재폐인다운 자세입니다. 추천 한 방!

로드무비 2005-01-17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퀵 요금이 무지 올랐다네요.
가까운 거리도 7, 8천원이라니, 택배가 최고예요.^^
따우님, 사실 얼마나 한심해 보이겠습니까!
퀵을 불러놓고 그제야 일을 하고 앉았다니!ㅋㅋ
그러고보니 한번도 세수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네요.^^;;;
조선인님, 저 서재 폐인 벗어나려고 얼마전 몸부림쳐봤거든요.
그런데 그게 안 되더라고요. 닷새 만에 항복!^^
블루님, 제가 아니면 누가 퀵아저씨 30분씩 붙잡아놓고 일을 하겠습니까!
참 한심한데 그래도 조금 귀엽죠?ㅎㅎ
깍두기님, 실버퀵 참 좋아보이던데요.
아버지께서는 건강 회복하셨습니까?
(그런데 제가 언제 퀵아저씨가 할아버지라고 했나요? 흥=3)

로드무비 2005-01-17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님의 응원에 힘입어 언젠가 꼭 에세이집 한 권 내볼게요. 불끈=3
숨은아이님, 그렇죠? 서울이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겠죠?
어리숙한 퀵아저씨와 뻔뻔한 고객이 참 잘 만났습니다.^^

하얀마녀 2005-01-18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일만 생기면, 무슨 생각만 떠오르면 서재에 올리고야 마는 이 기쁨... ^^

로드무비 2005-01-18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마녀님, 님도 그 기쁨과 보람을 아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