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폴리스 1 -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김대중 옮김 / 새만화책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장래 희망이 '선지자'인 이란의 한 소녀가 있다. 이름은 마르잔, 나이는 막 열 살이 되었다.
소녀는 자신만의 경전을 만든다.
그런데 그 계명들이 참 마음에 든다.
아빠는 캐딜락을 모는데 주변에는 차 없는 사람이 너무 많고,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정성껏 돌보아준
가정부가 한 식탁에서 식사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지은 계명이다.

--제 6계명, 모든 사람이 차를 가져야 한다.
--제 7계명, 모든 가정부들은 주인과 한 테이블에서 식사해야 한다.

'어떤 노인도 아파서는 안된다'는 제 8계명에 감복한 할머니가 소녀의 첫 제자가 되어준다.
마르잔은 이렇듯 다정다감하고, 총명하고 정의로운 소녀이다.
이슬람 혁명이 일어난 다음 해(1980년), 학교에서는 베일을 써야 한다는 명령이 내려졌다.
혁명이 나던 해 소녀는 선지자로서의 운명을 잠시 밀어놓고 이마에 띠를 두르고 친구들과 마당에서
시위를 벌였으니,  생각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가이기도 하다.

<페르세폴리스>의 소녀는 이란에서 열네 살 때까지 살다가  오스트리아로 떠나 혼자 살게 된다.
소녀의 부모는 자유분방하고 정의에 기초하여 거침없이 말하고 행동하는 어린 딸의 신변에
위험이 닥치는 걸 더이상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청재킷과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좋아하는 가수의 포스터를 사서 자신의 방 벽에 붙여놓을 수
있는 그 정도의 자유가 허용되지 않았던 것이다.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 정도면 괜찮게, 청재킷을 입고 거리에 나갔던 소녀는 큰 봉변을 당할 뻔한다.
입바른 소리를 했다가 학교에서는 퇴학 당하고.

미래의 제국주의자들을 길러내는 구실을 할 뿐이라고 대학을 폐쇄하는 나라에서
무슨 꿈을 꾸고 어떤 공부를 할 수 있겠는가!
여성이 베일을 쓰고 다니지 않는다고 거리에서 끔찍한 공격을 일삼는
근본주의자들이 활개치는 나라에서......

그런데 어린 소녀 마르잔의 눈에 비친 1980년대 이란이라는 나라의 이모저모가
뭐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는 느낌이다.
'베일'로 상징되는 여성에 대한 구속과 억압만은 상상을 불허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변증법적 유물론에 관한 만화를 제일 좋아하던 소녀 마르잔은  그렇게 부모와 헤어져
타국에서 혼자 성장,  잊을 수 없는 조국 이란의 초상을 <페르세폴리스>라는 만화로 완성했다.

마르잔이  짝사랑했으나 어느 날 갑자기 미국으로 가족과 함께 이민 가버린 소년,
소녀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고 따랐던 아누쉬 삼촌,  또 옆집 총각과 창을 통해 서로를 바라보고
마르잔의 대필 편지로 사랑을 키워나가다가 가정부임이 밝혀져 사랑을 잃는 메흐리라는 처녀 등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이나 에피소드들도 흥미롭다.

참, 소녀의 따뜻하면서도, 쿨하면서도, 너무 인간적인 부모를 빠트릴 수 없다.
 이라크전 때문에 생필품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슈퍼마켓에서 사재기 소동이 일어나는데
머리 끄뎅이를 잡고 싸우는 두 여인을  보자 그 앞에서 있는 대로 경멸해놓곤
슬그머니 쌀을 한 봉지 더 사러 가는 엄마나, 역시 차에 기름을 꽉꽉 채우지 못해 조바심을 내는
아빠를 보고 있으니 웃음이 나왔다.

흑백의 단순하지만 강렬한 느낌을 주는 그림들이  몇몇 장면에서는 판화작품과 같이
묵직하게 다가오는 것도 이 만화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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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6-03-06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을 딱 보는 순간, 페르세폴리스인줄 알았지 뭐에요.
헤헤. 이제 리뷰 읽어야지.

로드무비 2006-03-06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읽고 한 말씀 남겨주세유. 수단님, 비굴비굴~~

sudan 2006-03-06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인들이 어떻게 하면 안 아플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 "금지하면 돼요"라고 대답하는 주인공 소녀는 정말 귀여웠어요. 이 귀여운 소녀가 주인공이 아니었으면, 아주 끔찍하고 우울한 얘기였을텐데 말이에요.(주인공이 바뀐다고 '사실'이 바뀔리는 없지만요. ^^)

Mephistopheles 2006-03-06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봤던 뉴스가 생각나네요..
아프카니스탄인가 중동 어느 나라에서 평상복을 입고 나와 여성인권에 대해 역설을 하는 여성앵커를 자기 오빠와 아빠가 살해하고 자신들은 명예롭다고 떠드는 뉴스요.. 에고에고에고..

sudan 2006-03-06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리뷰 읽고 댓글 적고 있었어요. 로드무비님의 저 댓글은 대체. (우하핫)

로드무비 2006-03-06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님, 감사!
제가 님께는 좀 엉겨붙는 경향이 있지요?ㅎㅎ
소녀의 시점으로 끌고가는 이야기여서 어쩌면 더욱 가슴 아프면서
또 뭔가 상큼한 구석이 있었지요.^^

메피스토님, 자신이 믿고 있는 것 외에는 아무 관심도 없고
바늘구멍만큼의 변화도 미리부터 봉쇄된 그런 곳, 그런 사람들이
더러 있더군요. 생각하면 가슴 답답합니다.

mong 2006-03-06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이책이 장바구니에 담겼다가 나가기를 몇번
이제 사야할 때가 온것 같습니다 ^^
오늘 서재의 달인 된 기념으로....이제는 저도 포기할래요~

로드무비 2006-03-06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 이 만화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더군요.
서재 달인 되신 것 축하드려요.
무지 진도가 빠르십니다.
그럴만하시고요.^^

urblue 2006-03-06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가서 보려고 했는데, 없더라구요. 흑흑.

비로그인 2006-03-06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친하게 지냈던 이란애가 생각나네요.
저 비슷한 환경이었던 거 같았는데..^^
어쨌든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생각할 수록 암담해요
지인들중에도 몇 있었는데 정말 머리 아팠죠..ㅜㅜ
그리고 가정부는 아니었지만 파티하면서 청소부랑 같이 밥먹으려다 걔랑 저랑 둘만 부엌에서 밥먹은 아픈(?) 기억이 있어요.
하긴 뭐 저라도 남편회사 전무이사 이런 사람들과 밥먹은 걸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히피드림~ 2006-03-06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같은 나라도 조금씩 변화하는데, 왜 중동쪽은 변화의 바람이 이렇게 더디죠? 이슬람문화권에서 요즘도 가끔 가족에 의한 '명예살인'같은 뉴스가 흘러나오면 참 씁쓸해요... 무엇보다 종교와 일상이 너무 밀착되어 있어서 그쪽 문화의 장점이나 우수성이 그만큼 가려지는 듯 하죠?

날개 2006-03-06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넘 귀엽더군요..^^일단 보관함에~

로드무비 2006-03-06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그림도 내용도 아주 독특한 만화네요.^^

펑크님, 그러니까요.
여자들을 자기 물건 다루듯이 하는 나라에 태어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 이상한 믿음과 확신 때문에 사람 여럿 잡습니다. 에고.=3
마르잔 사트라피는 이란을 이상한 나라로만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좀 바꿔보려고 이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네요.

로드무비 2006-03-06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님, ㅎㅎ 댓글 또 놓칠 뻔.
이란 친구도 있어요?
정말 다양하시군요.
저도 마르잔 같은 의문을 품은 적이 있어요.
어느 소설가가 기사님이 모는 차를 타고 다니며
점심 값 따로 손에 쥐어주고 우리는 고급 식당에서 밥먹고 할 때
기분이 너무 이상하더라고요.

블루님, 어느 서점에 가셨길래.....

비로그인 2006-03-06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그게 너무 이상하셨다니 좀 뜻밖인데요? ^^;;
아 이란 애는 친구가 아니라 한동안 만났던 아이예요(마유미 수준이 절대 아닌..^^)
저처럼 떠돌면 누군들 못 만나겠어요.ㅎㅎ

로드무비 2006-03-07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님, 그게 뜻밖이라고요?
전 너무 이상하던데.
아, 물론 이해는 되는데 그게 올바르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는 말이죠.
그리고 떠돌다 만난 다양한 친구들, 부럽습니다.^^

2006-03-07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6-03-07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화, 같다는 말씀에 동감 ^^
사회를 알고, 깨닫고, 부딪치며 성장한다는 건 귀한 일 같아요.
스무 살이 되서야 사회를 알려고 했으니... 부딪치는 것들이 죄다 벽이더라구요.

로드무비 2006-03-07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저는 서른 살이 넘어서......
아직도 세상이 거대한 벽으로 느껴지죠?
저도 그렇습니다.

2006-03-07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3-07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3-08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판님, 에구, 괜한 말을 해가지고서리!=3=3=3
제 입으로 한 말 기억할게요. 건망증이 워낙 심하지만.....
그리고 책은 바로 주문했습니다.
메모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2006-03-10 0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DJ뽀스 2007-02-02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딱 반 읽고 왔는데 좋았어요. 무지한 저에게 많은 정보도 주었고, 흑백의 강렬한 그림체도 좋더군요. 나머지 반이 무지 기대되는 걸요? ^^
 
약동이와 영팔이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애니메이션총서 10
방영진 지음 / 새만화책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지난주,  1963년에 나온 이래 전설로만 떠돌던 이 만화의 출간 소식을 뒤늦게 알고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책을 주문했다.
10여 년 전 부천 만화박물관이 처음 생겼을 때 이 만화를 전시해 놓았다는 소식을 듣고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었으니 1초 만의 책 주문은 사실 이야깃거리도 못된다.

교복치마 단이  튿어지면 옷핀 같은 걸로 대강 처리해놓고 시치미 뗀 얼굴로 학교에 다니던 나는
칠칠치 못한 것이 이 만화의 주인공 약동이보다는 영팔이 쪽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그러고 보니 임창의 만화 주인공 땡이와  칠칠이도 생각나는구나.

언젠가 선인장님께 '미스 부산' 후보에 나가 박수부대로 나를 동원하려고 졸업하고 연락 끊긴 지
몇 년 만에 전화를 걸어왔던 어느 친구 이야기를 페이퍼로 올리겠다 약속했었다.
<약동이와 영팔이>를 읽고 있자니 문득 그 친구가 생각나고.
초등학교 문예반 시절 이야기 한 자락을 얼렁뚱땅 이 만화 리뷰와 함께 풀어봐야겠다.

초등학교 때 나는 문예반이었는데 '현희'라는 친구와 라이벌 관계에 놓여 있었다.
그 아이는 시 쪽을 주름잡고 있었고, 나는 산문 쪽의 강자였다.
그런데 규모가 꽤 큰 어느 백일장에 둘이 학교 대표로 출전했던 어느 날, 
현희의 시는 장원을 했는데 나의 산문은 등수 안에 들지도 못했다.
텅빈 운동장을 똥개가 천천히 가로질러간다는 초현실적(?)인 화풍을 도입한 글이었으니
이해받지 못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도 외우고 있는 현희가 상을 받은 시 클라이막스 부분은 이렇다.

--봄은 날아다니는 양탄자, 살아 있는 그림이다

멋진 그림과 함께 판넬로 장식된 그 아이의 시는 우리 학교 6학년 교실 복도 중앙에
몇 개월을 걸려 있었는데, 그 앞을 지날 때마다 나는 기분이 별로 안 좋았다.
그런데 얼마 후  현희의 판넬 작품이 복도 벽에서 끌어내려졌다.
어느 잡지 문예란에 실린 시를 베껴 쓴 것이 발각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나와는 달리 외모가 출중했던 현희라는 소녀는 그런 사실은 아랑곳없다는 듯이
같은 여중에 들어가서 거기서도 문예반을 주름잡았다. 
나는 문예반에 가입하지도 않고 글로 두각을 나타낼 기회조차 없이 그렇게 글을 쓰는 것과 멀어져 갔다.
그러면서도 남자애들과 몰려 다니는 게 전부로 보이는 시화전 같은 게 내 눈에는 우스워만 보였으니
나름대로 잘나고 시건방지기 짝이 없는 소녀였던 것.
그렇게 학교 대표로 백일장에 갈 때나 몇 마디 나눠본 것이 전부인 친구가 대학 3학년 때인가
전화를 걸어왔다.
미스 부산으로 출전했으니 시민회관에 와서 응원 좀 해달라고.

이상이 선인장님께 언젠가 내가 페이퍼로 올리겠다고 한 문예반 친구와 관련된 글이다.
<약동이와 영팔이>라는 만화를 보면서 왜 갑자기 현희라는 친구가 생각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1960년대 초를 배경으로 약동이와 영팔이, 뚱뚱이와 갈비 등의 중학생 친구들과 함께
영팔이가 마음속으로 좋아하는 약동이 동생 약분이의 새초롬하면서도 수더분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봄'을 소재로 글을 쓰는데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똥개의 그림자가 어쩌고 저쩌고 쓰고 앉았던
몇십 년 전 어린 날의 내 모습이 문득 떠오르는 것이다.

'생활 속의 자연스런 유머를 그려낸 작가'라는 제목으로 박재동 화백의 애정 넘치는 긴 소개글이
책 뒤에 실려 있다.

자기들끼리는 웃고 까불고 우당탕하다가 선생님의 한 마디에 아무 대꾸없이 우르르 몰려나가
나무를 심고 옮기는 어려운 과업을 수행하는 까까머리 단발머리들의 모습을 보니
가슴 한켠이 더워왔다.
총 40권 중 앞의 세 권을 한 권으로 묶은 거라는데 앞으로도 부디 이 작업이 계속되어
그들이 서울의 학교로 옮겨  펼치는 학창 생활과 자췻방의 꾀죄죄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  바란다.
우리나라 만화 중 거의 처음으로 '현재, 이곳을 있는 그대로' 그려 나갔다는
<약동이와 영팔이> 만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은,  내게는 조금도 빛바랜 풍경이 아니었으니......

구두쇠 아버지가 졸업여행비를 안 주실 것 같으니까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내는
소년소녀들의 모습이 정다우면서도 너무 그리워서 눈물이 다 난다. 찔끔,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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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3-04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과 친구분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아마데우스라는 영화가 생각나네요.. 모짜르트와 살리에르....=3=3=3=3=3

Mephistopheles 2006-03-04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 만화가 복원된다는 것 참 좋은 의미 같아요..이젠 만화도 비주류가 아닌 주류의 입장에서 떳떳하게 문화라는 이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sudan 2006-03-04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찔끔! 헤헤. 공감해드리고 싶은데, 실은 저 표지가 별로 안 땡겨요. -_-

니르바나 2006-03-04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텅빈 운동장을 똥개가 천천히 가로질러가는 초현실적 표현은
작가 이상의 그것 처럼 지금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걸요.
앞서 가는 자의 비애라고 할까요. 그것도 초등학생이라니 ...ㅎㅎ

2006-03-04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3-04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일님, 메일 보내셨어요? 확인을 안해봤어요.
앗싸아, 가볼게요.^^

니르바나님, 앞서 가는 자의 비애 맞아요,
이르케 말할 줄 아셨죠?ㅎㅎ
아무튼 고독했던 소녀의 내면풍경이에요.
아무도 몰라줬지만......^^

endo님, 부천, 그러고보니 지명과 연관되어 떠오르는
굵직굵직한 사건도 있고요.
저도 제 1회 판타스틱영화제만 한 번 가봤을 뿐입니다.
아, 소설가 양귀자 선생께 원고를 받으러 간 적이 한 번 있었군요.
그런데 의경들이 "이 새끼!"할 만큼 젊으신가요?=3=3=3

sudan님, 별로 안 땡기는 걸 안 땡긴다고 말씀해 주셔서
고맙지 뭐유.^^

메피스토님, <악동이와 영팔이> 같은 만화는 열 권으로 나와도
살 용의가 있습니다.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의 시시콜콜한 생활의 만화.
그리고, 제가 모짜르트 쪽이죠?
그렇다고 말해줘요.^^

Mephistopheles 2006-03-04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것은..별들에게..물어봐 주십시요......^^

sudan 2006-03-04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땡스투 누르고 주문한 건 모르시는구나. 헤헤.

플레져 2006-03-04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현희님은 지금 모하세요?
베껴쓴 글로 상탔는데도 끔쩍않는 분이라면 뭘 해도 잘 하셨겠네요 ㅎㅎ
만화 캐릭터들이 아주 사랑스러워요.
제가 어렸을 때 사촌 오빠들이 시커먼 교복 입고 다녔는데
사촌 오빠들 떠올라요 ^^

mong 2006-03-04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렸을때 세들어 사는 주인집 오빠가 저런 교복을
입고 다녔던게 기억이 나요. ㅎㅎ
나중에 초등하교 들어가서 만났는데 모르는척 했다는...
(애가 도대체 왜 그모양이었을까요? ㅎㅎㅎ)

로드무비 2006-03-04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애가 조숙하고 깍쟁이였네요.ㅎㅎ
제가 바로 저런 교복 입고 머리 단발 하고 다녔던 세대입니다.^^

플레져님, 그 현희님과는 당연히 연락이 끊어졌죠.
제가 박수부대로 가는 걸 거부했거든요.
이 만화를 보면서 60년대 당시의 집 안팎 풍경, 소품들 보는 재미가
쏠쏠했답니다. 말투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요.^^

수단님, 이런이런, 수단님 깍쟁이!!^^

메피스토님, 묻고 자시고 할 것도 없어요.
제가 그렇다면 그런 거죠, 뭐. 호호~~

urblue 2006-03-05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를 초등학교 때인가 봤던 기억이 나는 것도 같고...
어릴 때 할아버지 집 한켠에 세든 분이 만화가게를 했었어요. 문도 열지 않은 이른 시각에 혼자 뒷문으로 들어가 만화책을 공짜로(!) 실컷 보곤 했지요. 이 만화를 보니까 그때 생각이 나는군요. ^^

로드무비 2006-03-05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환경의 수혜자였군요.
할아버지 빽으로 만화를 공짜로!
부럽습니다요.^^

비로그인 2006-03-05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윗 글을 읽다 생각났는데 산문으로 주름잡던 때가 있긴 있었어요..ㅎㅎ

로드무비 2006-03-06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님, 우리 둘이 붙었으면 재미났겠어요.ㅎㅎ
 
실버들을 위한 유쾌한 수다 - 고광애의 실버 상담실
고광애 지음 / 바다출판사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지난해에 칠순을 맞은 엄마에게 선물하기 위해 이 책을 골랐다.
그리고 이번에도 보내드리기 전에 내가 먼저 읽었다.
얼마 전 인간극장에도 나온 홍영녀 할머니의 수필집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신간 소식을 보자마자
사무실에서 하던 일(신문 스크랩)을 덮어버리고 태평서적으로 달려갔다.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다.

그때는 7순인가 8순에 한글을 깨치고 자신의 일기와 시를 써서 책으로 묶은 할머니를 보고
우리 엄마도 좀 자극을 받아 일기든 뭐든  써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모녀관계가 썩 돈독한 편이 아닌데도 간단한 메모와 함께 책선물은 가끔 해드린 편이다.
엄마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딸에게 격려차 편지를 써서 보내온 일이 있었는데
첫 문장이 이랬다.

--로드무비야,  너의 편지는 멍멍이가 먼저 개봉하여 잘 읽었다.

그때 우리집 대문 앞에는 찌그러진 개집과 함께 엄청나게 큰 똥개가 한 마리 버티고 있다가
식구들이 들어오면 좋아서 달려들었는데, 새침떼기 처녀였던 내 여동생은 그런 짓을 질색해서
부모님께 그 개와 자기 둘 중에 선택하라고, 안 그러면 가출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었다.
이 소식도 그때 엄마의  편지에 들어 있었던가?
아무튼 개가 먼저 내 편지를 물어뜯었다는 걸 '개봉했다'고 멋지게 표현했던 우리 엄마였으니
내가 느끼기에 그의 문장력은 끝내줬고, 혹시 일기나 글을 좀 쓰시게 되면
홍영녀 할머니보다 더 잘 쓰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었다.

각설하고,
노년을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리고 노년이 뭐 그리 먼 미래의 일도 아니지만,
스스로 '신중년'이라 부르는 60대 중반 지은이의 글들이 내게는 이 책 제목처럼 아주 가볍고 유쾌한
수다나 참견 정도로 느껴졌다.
노인 대상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고 여사의 실버 상담실'을 진행한다는 저자는 70대의 남편과 
90대의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으며,  내가 좋아하는 영화감독 임상수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자신도 엄연히 노인이고 그 모든 노인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털어놓고 나서
저자는 노인의 마음가짐과 행동수칙,  건강 문제, 나아가서는 죽음 준비의 필요성 등에 대해
조근조근 이야기하고 있는데 사실 어떤 말들은 꽤 경청할 만했다.
한마디로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심플하게 살며 죽음을 준비하라는 거다.

하지만 내가 이 책에서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은 '시어머니의 혀'라는 잎사귀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뾰족뾰족한 식물이 있다는 정도. (그 이름이 절묘하다!)
나의 도(道)가 일정 부분에 이르른 것인가, 하는 의심을 슬쩍 하게 될 정도로
이 책의 모든 글들이 내겐 너무 무난하고 상식적으로 느껴졌다.
늙음과 죽음에 대한 고민이라면, 내 이미 서른 살 무렵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에도
기웃거린 전력이 있으니  너무나 당연한 사실인가?

--우리는 내 집 찾아준 손님이 아무리 나와 여러모로 다르고 개성이 독특하다고 해서
그걸 고치라거나 나무라지는 않는다. 나와는 아무리 달라도 그것 모두 저 손님의 개성이려니 하고
봐넘긴다.  며느리들 역시 초대받아간 주인에게 왜 그리 구식으로 사느냐고 따져가면서 미워한다면
초대한 주인이 뭐가 되겠나. 그보다는 나를 초대해준 어르신들이 어려움에 처하면
도와드리고 위로해 드리는 게 젊은 손님의 도리다.(96쪽)

이런 대목을 읽고 엄마가 관계에 대해 좀더 여유로운 태도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연필로 희미하게 밑줄을 쳤다.

아무튼 '보청기 사용도 담담하게' 하는 제목으로 노화 현상을 순순하게 받아들이라는
요지의 글도 있고,  너무 구체적으로 노년의 삶을 다루고 있는 글들이어서인지
다 읽고 난 느낌은 가벼운 멀미와 함께  막막함의 물결이......

우리 엄마는 이 책을 어떻게 읽으실지 그것이 궁금하다.

--------------------
***리뷰 제목은 본문 속의 한 문장에서 따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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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3-01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지금 막 들어왔는데 아 딱 절묘한 타이밍인가 했더만 아니네요
다들 제가 글 올리길 기다리고 계셨나? ㅎㅎ
로드무비님
어머니에게 책도 선물하시는 군요.
아 막막함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로드무비 2006-03-01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걸 제가 알 리가 있겠어요?
나중에라도 뾰족한 수 알게 되면 제일 먼저 사야님께 달려갈게요.ㅎㅎ

Mephistopheles 2006-03-01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이 중년들을 위한 수다도 내주세요.....라고 하면..무리일까요..

2006-03-01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3-01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메일님, 메일을 보내신 것도 아니면서 왜 갑자기 메일 타령인가요?
가보니 0통이던데.^^;

메피스토님, 전 아직 청년이라!=3=3=3
마음이 그렇다는 거죠. 헤헤~~)

Mephistopheles 2006-03-01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랍쇼..오류가 났나 보군요 다시 한번 확인해 보세요 그럼..

kleinsusun 2006-03-01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인생 9단>하고 비슷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ㅎㅎ
"훈화" 목적으로 쓴 책들은 다 비슷비슷한거 같아요.
이 책 보다, 로드무비님의 위트 넘치는 어머니가 훨~씬 더 인생을 많이 아실 것 같은데요.^^

mong 2006-03-01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빠한테 속어, 비어 가르쳐 드리는게 큰 기쁨인데요 ㅎㅎㅎ
아빠가 젊은 시절 군 생활을 오래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저 때문에 군인들을 '군바리'라 부르기 시작하셨고,
요즘은 안 그러시지만 60대 후반 때 전철에서 누가 자리 양보하는게
'쪽팔려서' 문가에 바짝 서계시고 그러셨다는~ 풉

sudan 2006-03-01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 없이 키우는 개라 멍멍이었던거에요? 아니면, 이름이 멍멍이였을려나. 사람 보고 좋아서 달려드는 몸집 큰 똥개는 생각만해도 귀여워요. 이름도 예쁘고.
어떤 리뷰는요, 절대로 이 책 읽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해요. 죽음은 몰라도 늙음에 대한 고민에는 그냥 눈돌리고 싶어서 그런가봐요.

플레져 2006-03-01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멍멍이와 개봉은 한 편의 영화를 연상시키는데요? 게다가 어머님의 한 줄은 명대사에 속하니... 영화 한편이라 해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
그냥... 젊은 사람 늙은 사람 안따지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로드무비 2006-03-01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님, 개 이름이 생각 안 나서요.ㅎㅎ
저도 개 별로였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개가 좋더군요.
주하 비염 증상만 아니라면 조그만 놈으로 키워보고 싶은 생각도.....
이 책은 평이 좋아 엄마 드리려고 산 거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mong님, 아빠도 몽님도 너무 귀여우세요.
전철 안에서 자리 양보 받는 자세도 책에 나와요.
왜 참 얄미운 노인분들도 많잖아요.^^

수선님, 그 리뷰 기억나네요.
사실 그 책도 제가 사드릴까 망설였던 거였는데
님이 하도 단호하게 말씀하셔서......
그런데 이 책은 훈화까지는 아니고 '잔소리' 쪽에 가까워요.^^

메피스토님, 적극적인 땡스투 마케팅의 일환이든
배려이든 우정이든 뭐든 너무 고마워요.^^

이누아 2006-03-01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버이야기가 나오니 저번 주 토요일의 대화 한토막이 생각나네요.
나: "서른다섯살이 되니까 쉰살이 되는 게 받아들여져. 스물살엔 서른이 그렇게 받아들이기 힘든 나이였는데 그 스물살에서 15년이 지났고, 15년만 더 있으면 쉰살이네. 흰머리가 탓일까? 나이드는 게 받아들여져.
큰언니: 마흔이 넘으면 죽음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게 돼.
이 대화를 듣던 저보다 한 살 어린 새언니: 난 절대 쉰살을 받아들일 수 없어!
근데 전 지금에야 안 받아들여도 상관없지만 그 나이가 되면 안 받아들이고 어쩔건가 싶습니다.^^ 이변이 없다면 모두 쉰살이 될건데. 요즘은 쉰살은 노인도 아닌데..

2006-03-02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03-02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구..사회는 점점 고령화되어 가는데 복지정책은 엉망이구..게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지는 궁뎅이랑 뱃살을 좀 보라죠. 이완 정 반대로 의식은 또 을매나 강팍하고 보수적이게 변화할런지..크어엉~ 골골거릴 미래를 생각하자니, 제 인생이 좀 쩝스럽네요. 기냥 짧고 굵게 살다 가야겠어요, 훌쩍.

blowup 2006-03-0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홍영녀 할머니 책 사서 읽었어요. 그때...그러니까 홍영녀 할머니가 아직 건강하게 살아계시는거군요.^^
저희 엄마는 추리 소설 읽는 거 참 좋아하세요. 저보다 꼼꼼하게 읽으시고, 범인도 잘 알아맞히시고.^^ 눈이 침침해지셔서 오래 보기 힘드시지만, 엄마가 소설 읽고 있는 모습이 참 예뻐요.

로드무비 2006-03-03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님, 가슴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죠?
제목에도 끌렸어요.
몇 달 전 인간극장에서 다시 홍영녀 할머니를 찍어서 방영했어요.
시골에서 텃밭 가꾸며 혼자 사시는데 정정하시더군요.
나무님 어머니가 건강하시고 눈도 괜찮아서
좋아하시는 추리소설 많이 읽으시기를......^^

복돌이님, 제 대사를 고대로 읊으시다니!=3
아니 사랑하는 님이랑 천년만년 사셔야지 무신 말씀입니까!
분홍 모드 다 알고 있는데 괜한 푸념이시넹.=3=

교무실님, ㅎㅎ 내일쯤 전화할게요.^^

이누아님, 이 책에 의하면 요즘은 65세에서 75세가 젊은 노인이래요.
65세까지가 중년이고요.
하긴 생물학적으로 나눈 나이가 뭐 그리 큰 대수이겠습니까만,
그래도 걸리는 게 있죠.
전 서른 살 이후의 삶을 상상해 보지 못하고 살았는데
이젠 나이에 대한 구체적인 자각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어느 날 눈을 뜨니 쉰, 예순, 이러면 좀 허무할 것 같아서요.^^

2006-03-04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3-04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대담 -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 대담 시리즈 1
도정일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날 '생명이란 무엇인가' 정의를 내리기 위해 사전 등을 수십 권 뒤졌지만
마음에 드는 답을 못 찾아 쩔쩔 매던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는  아이들이 보는
주니어 옥스포드 사전에서  해답을 얻는다.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기간, 그것이 생명이다.'

가장 중요하고 심오한 말들은 이렇듯 간명하다.

'대한민국 지성사 최초의 프로젝트'라는 문안과 함께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 라는
부제가 붙은 책 <대담>은 우리나라 대표 인문학자 도정일 교수와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의 
지난 4년 동안의 대담과  인터뷰를 열세 꼭지로 나누어 정리한 것이다.
그런데 주니어 옥스포드 사전의 '생명'에 대한 정의처럼 그들의 이야기는 쉽고 재미있어 술술 읽힌다.

"인문학적 소양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능력"이라며 두터운 세계, 즉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열린 세계를 말하는 도정일 교수나, 생물학 중에서도 "진화론의 핵심은 생명의 다양성"이며, "올바른
진화생물학자는 생물의 우열을 가리는 기만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최재천 교수의 견해는
많은 부분 지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기분좋게 만나고 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소설인가 과학인가' 하는 주제의 대담에서는  "프로이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구라를 푼 사람"이라는 최재천 교수의  의견과, 일정 부분은 최 교수의 말을
인정하면서도  "인간의 자기 이해방식에 도움을 준 건 틀림없다"고 프로이트를 옹호하는
도정일 교수의 입장이 약간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내가 제일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DNA는 영혼을 복제할 수 있는가' 하는 꼭지의 대담이었다.
영혼도 DNA의 산물이며 그것조차 유전자와 환경의 합작품이라고 생각한다는 최재천 교수는
"영혼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자신의 질문에 도정일 교수가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자 끈질기게 묻는다.
"영혼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은 어떤 겁니까?"하고.
그리하여,  "...혹독한 소리 같지만, 죽음이라는 현실 원칙 앞에서 인간이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고안해낸 일종의 자기기만이 영혼이라는 얘기가 되죠. 이 위대한 기만이 우리를 다독이고 위로합니다."
라는 대답을 이끌어낸다.
"유일성, 단독성, 독자성으로서의 마음 혹은 영혼은 복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언뜻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도정일 교수의 화려한 언변에 눌리는 것 같지만 최재천 교수도
기죽는 법 없이 할 말은 다 하고 있다.

 "유전자 결정론으로 오해를 받은 것은 사회생물학이 자기를 소개할 때 실수한 거죠."

라는 도정일 교수의 따끔한 일침에 대해,

"꼭 실수만은 아닙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런 설명이 무척 섹시했기 때문에,
그리고 굉장히 좋은 도구였기 때문에 휘두르다가 그것에 말려든 경향이 있어요."

하는 식으로 경쾌하게 넘어간다.

단일민족, 우리나라의 순수혈통신화에 대한 막연한 자부심이 있었는데 그들의 대담을 듣고
얼굴이 붉어졌다. (그러고 보면 아무 의심 없이 어릴 때부터 습득하여 고수하고 있는 것들이 꽤 있다.)
과학과 인문학, 나아가 예술과 인생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두 사람의 대담을 통해 나의 생각을 
중얼중얼 혼자 정리해 볼 수 있었던 것도  드문 독서 경험이었고.

마지막 장에서 두 사람은 '세계화의 그늘에서 말라죽는 대표적인 문화의 꽃이 언어'라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는데,  도정일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로 내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북미 인디언의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제 단 한 사람만 남은 언어도 있습니다.
그 영감이 죽으면 그 언어는 영원히 사라지는 거죠.

그게 무어든 이 세상에 하나밖에 남지 않은 것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건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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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6-02-26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대담이었어요
^^

로드무비 2006-02-26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몽님처럼 저 역시 <통섭>을 다음 책으로 읽을까봐요.ㅎㅎ
(아니, <통섭>과 <대담> 순서가 바뀌었나?)

니르바나 2006-02-26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교수님이 저에게 물어보시면 이렇게 생명을 말했을텐데요.
"들숨과 날숨 사이에 생명이 있다고요."
물론 이 말씀은 부처님 말씀이지요.

하루(春) 2006-02-26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의 보람을 크게 느끼셨군요. 기뻐요. 괜히...

로드무비 2006-02-27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 생명이 한 호흡 같음을 생각하라,는 말은 전도서에 나왔나요?
부처님과 예수님의 말씀이 같은 말이죠?^^

로드무비 2006-02-26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보람보다는 재미 쪽에!ㅎㅎ
아무튼 기뻐해 주셔서 감사!^^

sudan 2006-02-26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의점에서 방금 찾아온 책이에요. 상자도 뜯기전인데 마침 리뷰가.
(얼른 읽어야지)

로드무비 2006-02-26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님, 그때 바로 주문하셨군요.
만족하실 거예요.^^

2006-02-26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2-26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획에서 부터 철거까지....생명은 이런 겁니다...(지독한 직업병)
(쓰고 보니 엄청 있어 보이네요..진짜 별거 없는데...)
물론 이말은 일요일날도 나와서 일하면서 악쓰는 직장인이 하는 소리랍니다.

2006-02-26 1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2-26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이런 일이'님, 두 분 사이에서의 고민인가요?
어쩌면 지금이 가장 중요한 순간인지 몰라요.
차분하게 시간을 좀 더 갖고.
나중에 님 방에 갈게요.^^

메피스토님, 계획에서부터 철거까지, 그거 말 되네요.ㅎㅎ
아니 그런데 오늘도 출근하셨단 말입니까! 버럭=3
휴식은 언제 취하세요?
심심한 위로를!^^;

네이버 블로거님, 님 방에 잠깐 가봤습니다.
급히 쓰느라 좀 허술한 것 같은데 좋다고 해주시니 무지 기쁘네요.
나중에 놀러 가서 글도 읽고 인사도 남길게요.
지금은 좀 정신이 없어서...^^

2006-02-26 2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2-26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여쁜 님, 파이팅!^^

urblue 2006-02-27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다 읽고 리뷰까지 쓰셨군요. 훌륭하십니다~ ^^

로드무비 2006-02-27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의욕은 만땅이었는데 역시 이런 쪽의 책은 리뷰 쓰기가 쉽지 않군요.
블루님이 좀 쓰시잖고.ㅎㅎ

비로그인 2006-02-2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마지막 문장이 없어서 그거 기다렸어요..ㅎㅎ
안그래도 조카가 통섭과 대담 다 읽고 너무 좋았다고 멜을 보냈던데.
섹시한 설명이란 건 뭘까요? ㅎㅎ

2006-02-27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2-2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사연이 뭔지 궁금하네요.ㅎㅎ
이 리뷰는 올려놓고 나중에도 들여다보며 좀 끙끙댔어요.
그런데 그걸 아시다니! 역시!!
님의 활동재개가 무지 반갑습니다.^^

<총.균.쇠>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책이라고 최재천 교수가 말하더군요.
그것도 추가!

2006-03-05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3-06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제가 그의 저작을 거의 읽어보지 않아서,
그리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다보니 그에 대해 잘 몰라요.
이 책에서도 황 교수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데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더군요.
도정일 교수의 우려하는 발언과는 달리.
그 부분을 보고 사람은 좋은지 모르나
'사람 보는 눈은 좀 없나보구나, 그렇게 가까이서 보고...'
하는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

마태우스 2006-06-19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잘 읽었습니다. 님의 리뷰를 보고나서 이 책을 학생들이 읽어야 할 책의 목록에 포함시켰습니다^^

마태우스 2006-06-19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게나마 추천두요^^

종이달 2022-05-09 0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희망의 밥상
제인 구달 외 지음, 김은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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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학교에서 급식을 하게 되었다.
1학년 때는 일주일에 하루 도시락을 싸갔는데 반찬이 걱정이었다.
달걀말이와 미니돈가스가 제일 간단한데, 아이가 싫증을 내어 나중에는 초간단 꼬마김밥이나
조그맣게 주먹밥을 뭉쳐 싸주는 일이 많았다.
그러니 학교에서의 급식 소식이 얼마나 반가웠겠는가.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하니 마냥 좋아할 일만도 아니다.
학교급식, 얼마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지......

아프리카 오지에서의 침팬지 연구로 명성을 얻고 일흔 살을 넘긴 지금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야생동물 보호와 자연환경 보존에 앞장서고 있는 제인 구달 박사,
그리고  게리 매커보이, 게일 허드슨 공저의 <희망의 밥상>을 읽었다.
그동안 하마하마  짐작만 하고 있었지 애써 외면하고 있던 문제들과 대면하고 말았다.
콜라를 마시지 않는 것과 패스트푸드점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것을 알량한 위안으로 삼고 있었는데
사실 그 정도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건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잘 알고 있었다.
내 개인이나 가족의 건강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는 먹거리, 그리고 그것이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환경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

<희망의 밥상>에 의하면 대형마트에서 사온 신선한 채소나 과일, 최근 건강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등푸른 생선이며 새우 등의 해산물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바다는 썩었고, 도축장의 내막과  풍경을 알고 나면 이 세상 사람들은 전부 채식주의자로 전환해야 한다.

평소 나는 마트를 이용하면서 시든 채소 앞에서의 주인 할아버지의 상심이 안쓰러워
동네 노점에서 채소를 많이 사는 편인데,  그렇다면 그 시들시들하고 울퉁불퉁한 야채들이
유기농에 가까운 것이었던 걸까?
중간소매상들의 농간으로 산지에서는 거의 똥값인 배추며 작물들 때문에 시름에 잠긴 농민들을 보면
어떻게 저 농민들과 직접 연결하여 좋은 농작물을 값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곤 했는데
제인 구달 박사 역시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내 고장에서 나는 식품을 먹자'고.
농가와 소비자의 직거래, 찬성이다!

침팬지며 사슴이며 돼지들의 경우 유기농 야채와 유전자 조작 야채를 함께 코앞에 들이대면
귀신같이 유기농만 골라서 먹는다니, 겉만 번지르르하고 깨끗한 것에 손이 가는 사람들보다
몇 배나 낫다는 생각도 든다.

환경의식이 투철하지 못한 나는 유기농에 대해 막연히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100프로 유기농만 고집할 수 있겠어!  좀 농약을 덜 친 것, 될 수 있으면 유전자 조작을
안한 것,  비교적 친환경적인 정도에서 만족해야지!'

그런데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잔도 열대우림의 보호를 생각하며 '셰이드그로운'인지
'페어 트레이드'인지 유기농 표시를 확인하고 마시라는 것이 아닌가!
골치 아프게 생겼다.
채식으로의 완전전환도 어렵겠다는 생각이다.
무분별하게 먹지 말고 되도록 횟수를 줄이고, 감사하며 맛나게 먹어야지. 이왕 먹는 것......

리뷰 맨 앞에서도 썼지만 딸아이의 학교 급식이 코앞의 일이다 보니 이 책에서도
'에더블 스쿨야드 프로그램'이라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학교의 정원을 텃밭으로 만들어 학생들이 직접 심고 가꾸어 그 수확물을 가지고
학생들이 직접 조리하여 점심을 먹는 프로그램!
고급식기나 전자레인지도 없이, 가장 소박하고 간단한 식탁에서.
그런 꿈같은 일이 실현되고 있는 곳이 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지구의 환경을 해치지 않는 음식들을 먹고, 더 많은 자원을 재활용하며,
땅에 남을 자신의 흔적을 가능한 한 적게 한다.(350쪽)

우리 아이들과 지구를 위해서라도 이 이상 좋은 교육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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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2-20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그런데 흥~은 왜 들어가나유?^^

urblue 2006-02-20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대체 뭘 먹어요~

2006-02-20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2-20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요즘 식자재의 문제가 크지요..이대로 가다간
텃밭의 의무화, 내가 직접 키운 농작물과 축산물만이 믿고
먹을 수 밖에 없는 세상이 올꺼 같아요..

커피우유 2006-02-20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사서 보려고 생각중이었는데...정말 따져보니 먹을게 없네요.
어제 뉴스에서 본 도축장의 비위생적인 환경을 보니, 정말 고기먹을 기분이 싹 가시더만요.
배불리 먹는 단계에서 업그레이드해서 이젠 안전하게 먹는 것도 더더욱 신경써야 할듯 싶어요. 1인당 1텃밭 가꾸기 운동이라도 해야할덧.

혜덕화 2006-02-20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기가 나오는 날은 언제나 반찬이 동이 나고, 야채나 나물이 나오면 거의 선생님께 잔소리 듣지 않기 위해 한줄기 정도 받아오는 아이들의 가난한 식판이 떠오릅니다.
채식은 어릴때부터 습관들이기 나름인데, 이미 입맛이 고기에 길들여진 아이들을 바꾸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_()_

mong 2006-02-20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손바닥만한 텃밭이라도 가꾸어야지...
먹을게 없네요 에효~
임신 캘린더 보다 무서운 내용은 따로 있군요

로드무비 2006-02-20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그러니까요.
님의 댓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혜덕화님, 그래도 부모 역할이 제일 큰데,
저부터도 자신이 없어요. 우선 잘 먹는 것 위주로 해주고
아이가 한번 맛있다고 하면 그걸로 뽕을 빼고......^^;;

커피우유님, 이 책은 한 번 읽으실만합니다.
도축장, 그러니까요. 양계장도 마찬가지고.
주말농장 그런 걸로 성에 안 차고 귀농을 해야할까요?

로드무비 2006-02-20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땅이 깊이 병들면 내가 직접 농사 짓는 것도 크게 의미가 없겠지요.
텃밭, 그거 정말 탐나네요.
새싹야채 세트라도 주문해 길러볼까요?^^

블루님, 찬찬히 생각해 보자고요.^^

새벽별님, '대충 먹고 살자' 어찌 보면 멋진 말 같기도 하고.
저도 가리는 게 많아요. 어울리지 않게......^^

코마개 2006-02-20 16: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간단한 일부터 하죠. 육식 줄이기. 제가 항상 식구들에게 "세계평화를 위해서 육식을 자제해야해"라고 말하면 다들 콧방귀를 뀌던데.
다함께 합시다. 육식 줄이기.
그리고 다국적 회사의 제품 사용 자제하기. 뭐 이런 쉬운것 부터.

마태우스 2006-02-2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식물이 오염되었다는 애기는 일부러 안들으려고 합니다. 콜레스테롤이 많다는 얘기두요....식도락은 제가 추구하는 몇 안되는 즐거움인지라... 구달이 침팬지에만 조예가 있는 게 아니군요. 추천은 접니다.

로드무비 2006-02-20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저도 사실 그 비슷합니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쥐님, 옳은 말씀입니다.
고기 외식 절반으로 줄이려고요.
다국적 기업 제품 불매, 그것도 참고할게요.^^

sudan 2006-02-20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밥하기 싫어서 나간 김에 햄버거 사왔는데.(걍 안 읽은걸로 할래요.)

2006-02-20 1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6-02-20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맛있고, 내 입에 맞는 거 먹을래요.
환경을 생각해서 덜 기름지고 그런걸루다가...
설거지할 때, 좀 더 신경쓰겠습니다!

로드무비 2006-02-20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제 생각도 뭐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도 쬐끔 신경은 쓰려고요.
따로 결심할 필요가 없이 절로 신경 써질 듯......^^;;

속삭이신 님, 헤헤~ 맞아요.
제가 영어에 많이 약합니다.
님이 이 문제에 관심이 많으시단 건 이미 알고 있었고요.^^

수단님, 이왕 사온 햄버그는 맛있게 먹어주는 게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전 새우버거 좋아해요.
거의 안 사먹지만...흑.^^;

하루(春) 2006-02-20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 서평 쓰기로 하고 받으신 건가요? 되게 빨리 읽으시네요. 저도 읽기 시작했어요.

로드무비 2006-02-20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아니오.
며칠 전 어느 님께 선물 받았어요.^^

이누아 2006-02-20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결혼하고 유기농 먹어보겠다고 지방 생협에 가입했었어요. 근데 우리집은 식구가 둘이라 주문해서 먹는 게 적절하지 않아서 결국 관뒀어요. 4인 가족 정도 되면 그런 곳에 가입해서 주문해 먹는 것도 괜찮을 듯한데, 둘이 살면서 주문해서 뭘 먹을 양이 안 되더라구요. 유난떠는 것 같기도 했고.
근데 아는 한의사분 말씀이 아이들은 유기농 먹는 게 좋다고 해요. 우리야 덜 오염된 음식을 먹고 자란 일정 시기가 있어서 좀 쌓여도 괜찮은데 아이 때부터 오염된 물질이 쌓이면 나이 들어서 안 좋다고 하네요. 전 여름에 이사하는데 베란다에 흙놓을 자리가 있더라구요. 거기 상추 키울 생각이에요. 신랑이 워낙 좋아하는 메뉴고, 그냥 둬도 잘 자라는 류라. 근데 이렇게 적고 보니 대선 때 오염된 식품에 대한 질문에 "우리집에선 콩나물 키워 먹어요"하던 정몽준 씨의 대답이 생각나는군요.--;;

울보 2006-02-20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반성하고 반성합니다,,

사마천 2006-02-21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들었다고 꼭 유기농에 가까운 것은 아니겠죠 아마.. ^^

로드무비 2006-02-21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마천님 온, 농담도.
시든 건 팔리지 않아 오래 된 거라는 증거죠.
제가 좀 낙관적으로 몰고 가는 구석이 있습니다.^^

울보님, 아이고 알뜰살뜰하신 살림꾼 울보님이 왜요.
반성을 하려면 저야말로 10박 11일로 손 들고 있어야죠.^^

이누아님, 생선 많이 먹는 아이들에게서 다량의 수은이 검출됐다고 해요.
어제 신문을 보니.
우리 가족만 유기농 챙겨 먹고 싹 빠지는 걸로는
해결되지 않는 일인 것 같습니다.
생협 저도 이용해 본 적 있는데 된장이 너무 맛있었어요.
현미유도 잠시 먹어봤고.
아이들은 신경 써서 좀 덜 오염된 걸로 골라 먹여야죠.
먹거리에조차 안심할 수 없다니 새삼 사는 일이 암담하게 느껴집니다.


라주미힌 2006-02-21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식물 낭비만 줄여도 상당한 효과를 볼텐데요....
특히 음식점, 술집`!!!!

paviana 2006-02-21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성하고 또 반성은 하는데, 어떻게 몰 먹어야 될지는 정말 모르겠어요.ㅠㅠ

2006-02-21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2-21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사무실님, 님 방에 메모 남겼습니다.

파비아나님, 그러게 말입니다.
이왕 그렇다면 입맛 땡기는 대로 먹어버릴까, 하는
난폭한 생각도 듭니다.^^

라주미힌님, 음식물 남기는 게 아까워 전부
제 입속으로 넣어주다 보니 그 또한 문제점이 많습니다.;;;
식당과 술집들 남은 음식은 모아서 양돈업자 등에게 바로바로 넘기면 좋은데.
뭔 방법이 없나 몰러요.^^;


검둥개 2006-02-21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텃밭이 있으면 꼭 토마토를 키우고 싶어요. 줄기의 그 상쾌한 향기 때문에 ^.^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린지!!! =3=3=3)

비로그인 2006-02-22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구, 이거 강원도 두메 산골에 들어가 감자나 구워먹으면서 살아야 할래나..알면서도 사 먹고, 모르면서도 사 먹고..예전엔 말이죠. 밥상에 깰랑 간장 종지 한 그릇에 김치 몇 가닥 밥 우에 얹어 먹었어도 그럭저럭 큰 병 걸리지 않고 살았는데..
모든 무한경쟁, 이 주는 비극이 제 몸을, 삶을 파괴시키고 있다니깐요..

산사춘 2006-02-22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땅에 남을 자신의 흔적을 가능한 한 적게 한다...
뭘 새로 하려고 하지 말고 뭘 덜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게 어느 분야든 해당되는 듯 싶어요.

로드무비 2006-02-24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책부터 그만 사들여야 하는데.
책은 그나마 나을까요?^^;

복돌이님, 예전처럼 먹고 살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너무 구수하게 말씀하시니 간장종지만 놓고 김치 몇 가닥에
밥 먹고 싶은데요?^^

검둥개님, 방울토마토 키우는 마당 본 적이 있는데 참 신기하더라고요.
토마토의 소박한 향, 좋지요.^^

kleinsusun 2006-02-24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인구달, 헬렌 니어링 이런 책들 몇권이나 읽었는데요.
그래도.....고기를 포기할 수가 없어요. 고기가....좋아요.ㅎㅎ
나는 나는 meat lover.^^

로드무비 2006-02-25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그런 책을 100권을 읽더라도...
입맛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죠.
저도 1주일에 한 번은 꼭 고기를 먹어줘야 하는 체질로 바뀌었어요.
책장수님 때문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