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무리한 탓에 월요일엔 아이들 보내놓고 하루종일 쉬었다. 하루를 마음대로 푹 쉬고나니 집안은 온통 엉망이었다. (어제도 문화센터 다녀와서 오후 내내 쉬었다.) 3일만에 집안의 먼지를 털어내고 모아둔 빨래를 했다. 

그리고 쉬는내내 정미경의 <아프리카의 별>을 읽었다. 

아프리카, 막연하게나마 낭만적일거라 생각했다. '아프리카의 별'이라는 제목만 보아도 낭만적이지 않은가 말이다. 

사막, 모래와 바람 그리고 강렬한 태양을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낭만적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낭만은 없다. 

살아보니 현실은 그렇다. 낭만을 꿈꾸지만 실제로 낭만적인 순간은 거의 없다. 마치 사막에서 만나는 신기루처럼 말이다. 

승이 아프리카를 찾을 수밖에 없던 사연, 혼자 남겨진 보라가 메디나 거리를 헤매일 수밖에 없던 사연, 낯선 이국의 여자의 아름다움에 끌리는 바바, 늘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아 헤매는 로랑,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서보다 더 오랜 시간을 아프리카에서 살고 있는 나오미. 어느 누구 하나 사연없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 삶이란 그런 것이라고 쓸쓸해하고 있다. 

입 밖으로 말이 되어 나오는 순간 모든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뼈아픈 상처인지를 생각한다. 짭조름한 검은 종이, 김, 입 속에 넣으면 입 안에 달라 붙지만 어느새 사르르 녹아 목구멍 안으로 넘어가는 그것을 중독처럼 먹는 보라, 자신의 입을 통해 말해야하지만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는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한다. 입 천장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면서도 차파티를 먹는 승, 그들 속에서 나오지 못하는 분노와 증오. 그것들을 견뎌내기에 더없이 적당한 장소가 아프리카가 아닐런지. 

밤 하늘 무수히 떨어지는 별을 받기 위해 광주리 하나씩 준비하라던 그, 그 별들은 과연 어디로 사라져 갔을까?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도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도 모든 것이 다 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걸 다시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300쪽도 안되는 소설책을 며칠 끌어 안고 있었던 건 그들의 사연이 구구절절 가슴 아팠기 때문이었지도 모른다. 우린 도대체 무얼 위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누군가를 배신하고 또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렇게 누군가를 버리고 다른 누군가를 선택하는 끝없는 욕망을 어떻게 조절하며 살고 있는 것일까? 모든 것이 존재했던 것처럼 모든 것은 사라지기 마련일테고 우린 그 어떤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일까를 내내 생각했다.  

가볍지 않은 소설이다. 뜨겁게 내려쬐는 태양같은 강렬함은 없지만 사막의 모래 바람이 어느새 날아들 것 같은 그런 소설이다. 

------------------------------------------------------------------------ 

아이들은 월요일 하루 피곤해하고 말았는데 난 여전히 피곤해 하고 있다. 사실 엄살도 약간 있다. 싱크대 정리며 냉장고 정리 그리고 끝없는 걸레질...정말 많이 피곤했다. 

새 집에 이사가서 밥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시부모님. 새 집도 살다보면 더이상 새집은 아니건만. 그래도 부럽긴 하다. 바닥엔 대동마루 깔고 새 싱크대에 실크벽지, 화사한 조명까지. 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내 집이 제일 좋다.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철나무꾼 2010-11-10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휴식일때도 있지만,책이 무거운 짐일때도 있죠.
이 책이 님에게는 휴식이어서 잘 떨고 일어나셨으면 좋겠습니다~^^

꿈꾸는섬 2010-11-10 17:29   좋아요 0 | URL
나무꾼님 언제 오셨다 가셨어요?
아~~너무 좋아요. 부비부비~~~쪽~~~(저도 이런 거 해보고 싶었어요.ㅎㅎ)

지금은 저녁밥을 해야하니 다음에 서재에 놀러 갈게요. 보고 싶은 나무꾼님.

순오기 2010-11-10 18:52   좋아요 0 | URL
'쪽'은 마고님 전용인가요?ㅋㅋ
고생하셨네요~ 몸이 원할 때 푹 쉬는 게 최고에요.^^
대한민국에서 며느리로 산다는 건 참 힘든 일이죠. 토닥토닥~

꿈꾸는섬 2010-11-11 12:02   좋아요 0 | URL
ㅎㅎㅎ마고님 전용 쪽~~ 그랬나요? ㅎㅎ
이사하시고나니 마음이 편해요.^^

소나무집 2010-11-10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느리 노릇 잘 하고 있는 님이 기특하고 대견하고 그래요. ^^

꿈꾸는섬 2010-11-11 12:02   좋아요 0 | URL
소나무집님 전 늘 어설픈걸요.ㅜㅜ
그래도 예쁘게 봐주시니 너무 좋아요.^^

감은빛 2010-11-10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볍지 않은 소설이라니, 오히려 관심이 갑니다.

이사를 하셨나봐요.
이사 후에는 참 지치고 힘들죠. 할일도 너무 많고!
푹 쉬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꿈꾸는섬 2010-11-11 12:03   좋아요 0 | URL
생각할게 참 많은 소설이었어요. 사람마다 다르게 읽히겠지만요.^^

시부모님이 이사하셨어요.^^

마녀고양이 2010-11-11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얘기를 하니까,,,

몇년 전에 혼자 어떻해서든 해외 여행을 가고 싶은거예요.
스트레스가 극단으로 치밀어서, 이것저것 알아보는데,
인도 사막 여행 5박6일이 눈에 띄어요... 사막에서
밤새 별을 볼 수 있대요, 너무나 끝내준다고 하더군요. 머...
결국 못 갔지만............. 아, 갑자기 그 생각이 나요.

리뷰와 전혀 상관없는 단상, 죄송해여~ 아하하.
글구.. 시댁 이사 고생하셨어요! 쪽!

꿈꾸는섬 2010-11-11 12:05   좋아요 0 | URL
전 늙어가나봐요. 사막에서 떨어지는 별들을 한 광주리 담아가라는 글이 있었는데 별 감흥이 없더라구요. 별 보러 사막까지 가야한다니...뭐하러?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 이제 낭만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나봐요.ㅜㅜ
리뷰라기보단 그저 사는 이야기였기에 마고님의 댓글 좋아요.^^

2010-11-12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같네요. (잘 소개해 주셔서 땡깁니다.^^)

모두 낭만을 꿈꾸지만 실제로 낭만적인 순간은 거의 없다, 입을 떠나 말이 되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되는 것의 상처, 이 말들이 특히 와닿았어요. -우리는 모두 길가의 풀과 같다. 난 자리에서 그냥 살아가면 된다,는 달력에서 본 말도 생각이 나고요. (정토회 달력이었어요.)

꿈꾸는섬 2010-11-12 20:08   좋아요 0 | URL
우리는 모두 길가의 풀과 같다. 난 자리에서 그냥 살아가면 된다는 말도 참 좋네요.^^

실비 2010-11-13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멋있어욤...
나중에 한번읽어봐야할듯^^
집안일은 끝도 없어요. ㅠ

꿈꾸는섬 2010-11-15 14:39   좋아요 0 | URL
네, 한번 읽어보셔요. 생각거리가 많더라구요.^^

비로그인 2010-11-14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볍지 않은 소설.

쓰신 글을 보니 딱 그 느낌이 전해져 옵니다. 요새 가볍지 않은 소설에 자꾸 빠져서 좀 힘들지만,, 기억해 두겠습니다 !!

꿈꾸는섬 2010-11-15 14:40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요새 잘 지내시죠? 자주 못 들려서 늘 궁금해요.^^
바람이 차가워요. 감기 조심하세요.^^

아이리시스 2010-11-17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너무 멋있지 않아요?^^
꼭 읽고 싶었던 책인데 놓쳤다가 이 페이퍼 보고나서 다시 막 끌리고 있어요.
저는 사막여행이 로망이거든요.
사막에서 별볼 수 있으면 더 좋겠네요. 히히.

꿈꾸는섬 2010-11-19 19:26   좋아요 0 | URL
네, 제목 정말 멋져요.
얼마전 어린왕자도 보았지요.
사막에 쏟아져 내리는 별...전 왜 낭만이 사라졌을까요? 이젠 그립지가 않아요.ㅜㅜ

같은하늘 2010-11-18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집안일이 그래요. 해도 티 안나고 안하면 티나고...ㅜㅜ
그런데 어디 안좋으신가요? 오랫동안 안 보이시네...

꿈꾸는섬 2010-11-19 19:26   좋아요 0 | URL
집안일...정말 힘들어요.ㅜㅜ

2010-11-18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9 1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화로 보아서 아는 내용인데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녀고양이 2010-10-21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알라가 요즘 해리포터 책에 빠졌어요.
DVD도 있는데, 모두 세번 이상 섭렵하더니.. ^^
맹렬한 속도로 읽던데, 벌써 2부 끝내고 3부 들어가려 해요.
꿈섬님과 누가 먼저 끝나나봐야겠어요. 아하하.

꿈꾸는섬 2010-10-21 20:47   좋아요 0 | URL
ㅎㅎㅎ마고님 코알라와 저를 경쟁에 붙이시는군요. 이 글을 진작 보았다면 오늘 해리포터를 읽었을텐데 말이죠. 오늘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먼저 보았는데 ㅋㅋ분발해서 읽어야겠어요.^^

순오기 2010-10-21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애들은 수시로 특히 시험때는 반드시 해리포터를 읽어요.
10년도 넘게 사랑받아서 정말 닳아졌어요.ㅋㅋ

꿈꾸는섬 2010-10-21 20:48   좋아요 0 | URL
ㅎㅎㅎ시험때 해리포터를 읽는 이유는 뭐지요? 긴장감 완화인가요? 영화도 재밌었는데 책은 더 재밌네요.^^

순오기 2010-10-21 23:34   좋아요 0 | URL
시험이란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필수래요.ㅋㅋ
영화는 나오는대로 봤는데, 앞으로 한 편이 더 나오지 않을까...

전호인 2010-10-21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는 몰입하는 녀석들이었는데 이제 커서 그런가 전같지 않아요. ㅎㅎ

꿈꾸는섬 2010-10-21 20:48   좋아요 0 | URL
ㅎㅎ전 이제야 읽어요. 근데 너무 재밌어요.^^

후애(厚愛) 2010-10-22 0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리포터를 책으로 읽어야 하는데...
영화로 재밌게 본 해리포터에요^^
어릴 적 해리포터가 참 좋았는데...

꿈꾸는섬 2010-10-22 09:36   좋아요 0 | URL
후애님도 해리포터 좋아하시는군요. 전 개봉영화 다 본건 아니지만, 앞에 몇편 봤거든요. 정말 재밌어요. 책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2010-10-22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 책은 못 읽어 봤네요. 영화만 봐도 왠지 족하단 느낌이어서..
저도 후애님처럼 1편의 해리포터를 참 좋아합니다. 까만 망또의 조그만 해리포터가 하얀 눈 내리는 광장에 딱 나설 때의 장면과 그때 울려퍼진 주제 음악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이거, 기억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문학동네에서 사랑스러운 이벤트를 열었다. 장바구니에 담은 문학동네 책을 10명에게 선물로 보내준단다. 5만원 상당의 읽고 싶은 책이라니 이 책들을 고르면서부터 설레임은 시작되었다. 어떤책을 골라야할까? 어떤책을 담아야할까? 요새 문학동네에서 나오는 흥미롭고 재미난 책들이 어디 한둘인가 말이다. 문학동네에서 나온 책 중 읽고 싶었지만 미루고 있던 몇권의 책을 장바구니에 담아 본다. 

1. 무라카미 하루키 <1Q84> 전권 (40,860원)

알라딘 서재에서 블로거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던 <1Q84> 이 책이 나올때부터 하루키에 대한 기대감에 설레였었다. 

하루키를 만났던 건, 스무살이었다. 친하게 지내던 언니가 하루키의 광팬이었고, 그 언니를 통해 하루키의 대부분의 작품을 읽게 되었다. <상실의 시대> <댄스 댄스 댄스> <태엽 감는 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해변의 카프카>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 등 ......친한 사람이 좋아하는 작가는 나도 모르게 따라서 좋아하게 된다. 그 언니덕에 하루키를 알게 되고 그의 책을 읽고 참 많은 생각들을 했었다. 그의 문학관도 좋고, 그가 이야기하는 방식도 좋다. 그러니 이 책 <1Q84>가 궁금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듣고 있다. 그러니 직접 읽고 싶을뿐이다. 

2. 김훈 <공무도하> (9,900원)

 김훈의 독특한 문체가 때론 당황스러울때도 있지만 읽어본 그의 작품들은 모두 좋았다.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남한산성> <자전거여행> <밥벌이의 지겨움> 등...... 

읽었던 책이 기대처럼 좋은 작가의 책은 또다시 찾아 읽게 되는게 기본이다. 김훈의 <공무도하>는 또 어떤 책일까 궁금하다. 그의 글 읽기는 세상과의 소통이란 생각을 한다. 읽고 싶다. 

이렇게 4권을 담았더니 50,760원이란다. 담아놓고보니 <1Q84>가 비싼편이다. 이 책들을 받아볼 수 있다면 올 한 해를 더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겠단 생각을 해본다. 여하튼 책을 나눠주는 이벤트는 정말 사랑스럽다. 당첨의 여부를 떠나 생각만으로도 벌써 행복하다. 

문학동네, 너무 멋져요.^^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detail_book.aspx?pn=101013_moondong

 


댓글(8)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실 2010-10-18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책 많이 읽으셨네요. 전 달랑 달리기 에세이 한권. 상실의 시대 읽다 말았습니다. 요 책 참 땡기는데 아직도 안 읽은거 보면 우리도 대단하죠^*^

꿈꾸는섬 2010-10-18 01:13   좋아요 0 | URL
그가 낸 책들에 비하면 얼마 안되죠. 하긴 권수로 치면 많긴 하네요.ㅎㅎ

양철나무꾼 2010-10-18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저랑 찌지뽕이네요~
전 하루키나 김훈이나 소설보다는 수필이 더 좋은 것 같아요~^^

꿈꾸는섬 2010-10-18 01:18   좋아요 0 | URL
ㅎㅎ네 저도 깜짝 놀랐어요.^^
앗 그러시군요. 소설보다는 수필...하지만 전 둘다 좋아요.^^

후애(厚愛) 2010-10-18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좋아하시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화이팅~!!

꿈꾸는섬 2010-10-18 17:19   좋아요 0 | URL
하루키에 매료된 사람들은 하루키를 떠날 수 없을거에요. 아는 언니가 그런 사람이었죠. 저도 덩달아 좋아하게 되었어요.^^

마노아 2010-10-18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책이 두꺼워서 네 권이어도 다른 책들 다섯 권 분량보다 무거울 것 같아요.^^ㅎㅎ

꿈꾸는섬 2010-10-18 17:19   좋아요 0 | URL
ㅎㅎ비싼만큼 두꺼운 것이군요.ㅎㅎ
 
2010년 새해에는

2010년 새해를 열면서 올 한 해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리스트를 작성했던 기억이 난다. 알라딘에서 이벤트까지 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그때 당첨금으로 5만원의 적립금도 받았었다. 

읽은 책도 읽고 읽지 못한채 방치되어 있는 책들도 상당히 눈에 띈다. 

요새는 그저 재밌게 읽을거리가 좋다. 머리 아프고 골치 아픈 것들은 뒤로 제쳐두고 싶은 마음 때문인 것 같다. 

얼마전 언니네 집에 가서 조카가 열심히 읽었던 해리 포터 시리즈를 가져왔다. 가져 온지 벌써 두달 가까이 되었는데도 읽을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 뭐 재미난 책이 없을까 기웃거리다가 해리 포터를 집어 들었다. 

오전에 후딱 읽었다. 역시 재밌구나! 

영화로 보긴 했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언뜻 떠오르기도 하고, 책 속으로 빠져 들었다. 

아이들 데려오고 오후에 2권도 후딱 읽어야겠다. 

역시 책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재미가 있어서 좋다. 세계의 어린이들이 해리 포터에 빠져들만 하단 생각을 하면서 나에게도 이런 기발한 상상력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를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의 삶이 이 책으로 인해 완전히 변한 걸 생각하면, 요새 전세값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은 걸 생각하면 좀 막막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것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즐겁게 재미있게 살아보려고 한다. 재미있는 책을 읽으니 그런 우울한 생각도 잠시 잊게 된다.  

해리 포터를 읽는 며칠간은 잡생각없이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에 행복하다. 

한 며칠 동안은 행복할 것 같다. 

마이리스트에 계획했던 책들을 먼저 찾아 읽어야겠다. 그렇게 올 한 해를 마무리해야겠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을사랑하는현맘 2010-10-15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해를 마무리 하신다는 말씀을 들으니...갑자기 저도 마음이 바빠지네요.
저도 쌓아놓고만 있는 책 얼른 읽어야겠어요~
해리포터 시리즈는 심심할 때 읽으면 딱인 것 같아요~

꿈꾸는섬 2010-10-17 23:23   좋아요 0 | URL
ㅎㅎ나이를 먹어가니 세월이 참 빨라요.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12월 되어서 허둥거릴 것 같아요.^^
ㅎㅎ해리포터 시리즈 정말 재밌어요.^^

2010-10-15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10-17 23:24   좋아요 0 | URL
ㅎㅎ재미있는 책들이 너무 많아요. 우선 새해에 담아두었던 책들을 찾아 읽어보려구요. 다른 책들과 함께 올 해를 넘기지 말도록 노력해야겠어요.^^

2010-10-16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10-17 23:24   좋아요 0 | URL
ㅎㅎ네 이제 읽어요. 정말 재밌어요.^^

비로그인 2010-10-1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을 책으로 한해를 정리하려는 계획...정말 멋지지 않아요?
아~~책만 읽으며 보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게 쪼까 답답허요~푸히히~

꿈꾸는섬 2010-10-17 23:26   좋아요 0 | URL
ㅎㅎ마기님 서재 다녀와서 저도 되돌아볼 시간이 생겼답니다.
책만 읽으며 보낸다는 건 정말 ㅎㅎ 그냥 그래요. 책도 재밌지만 요샌 바깥으로 돌아다니고 싶어요.ㅎㅎ 그저 바깥 구경 못하는 아줌마의 위안거리에요.

양철나무꾼 2010-10-16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올해를 마무리 하신다니 같이 분주해 지는 걸요~

전 여기저기 덩치로 쌓아놓고,
벽돌쌓기 놀이의 대가가 되어 그렇게 살아갈 것 같습니다여~ㅠ.ㅠ

꿈꾸는섬 2010-10-17 23:26   좋아요 0 | URL
ㅎㅎ계획은 세워놓고 생각도 안하고 살았지요. 그래서 정리를 해보았어요.^^

세실 2010-10-16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5만원 상금받았는데.. 계획 찾아봐야 겠습니다. 아마 많이 변질되었을 거예요.
해리포터..기발한 상상력에 그저 감탄할 뿐이죠.

꿈꾸는섬 2010-10-17 23:27   좋아요 0 | URL
ㅎㅎ기억해요. 세실님도 다시 찾아보시고 올 해 정리해보심 좋겠어요.^^

2010-10-17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10-17 23:27   좋아요 0 | URL
ㅎㅎ저도 사실 그래요. 그래도 계획했던 것들 정리해서 볼만한 책들은 계획대로 읽어볼 생각이에요.^^ 님에게도 그런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네요.^^
 

최제훈 소설 <퀴르발 남작의 성>을 가뿐하게 읽고나서였을까? 오락가락하던 마음들이 조금은 정리가 된 듯도 하다. 내 속에도 톰과 제리와 강우빈과 강철수가 살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혼란스러웠던 며칠이었다. 좋을때는 한없이 좋다가 우울할땐 또 한없이 우울해지는 마음을 스스로가 다스리기가 힘겨웠다. 아이들 보면 좋다고 웃다가도 잠든 아이들 얼굴을 보면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도 한방울 흘렸다가 그랬다. 남편과 특별히 나쁠 것도 없었는데 뭐가 그렇게 허무했던 것인지 자꾸만 우울해지려고만 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다 싶은 건 이럴때 재밌는 소설 책 하나 건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톡톡 튀는 작가들을 만날때면 나도 모르게 설레인다. 표지의 저 남자, 표정이 참 밥맛이다. 뭘 그렇게 노려보는지, 나도 한참 노려보았었다. 가슴에 꽃힌 붉은 장미, 피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 소설을 읽고나서부터 다시 책읽기를 시작할 마음이 생겼다.  

나도 그처럼 통통 튀는 글을 써봐야지라는 마음도 생겼다. 

아이들을 데려오고, 큰 아이 태권도장 보내고 현수를 재워두고 아이들 책 두권을 집어 들었다. 

역시 요즘 아이들은 참 행복할 것 같다.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어주는 내용들이었다.  

<좋은 엄마 학원>에는 4편이 실려 있는데 모두 참 좋았다. 좋아하는 아이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소녀의 마음도, 자신만 생각하던 아이가 친구를 생각하게 되는 마음도 모두가 소중하다.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않고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하던 아이가 자신에게도 좋은 엄마가 필요하다고 엄마를 좋은 엄마 학원에 보낸다는 설정은 또 어찌나 재미나던지,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서로가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는 것일테다. 바쁜 엄마때문에 늘 이모네 신세를 져야하는 아이의 마음은 또 어떠한가?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이긴 하지만 아이의 마음이 늘 불편했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 마음 한구석이 짠해지기도 했다. 

<딱지, 딱지, 코딱지> 정말 귀엽다. 이름만큼이나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아이였다. 누구에게나 한가지씩 고쳐지지 않는 나쁜 습관이 있을 것이다. 고치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 그것으로 남을 함부로 놀려서는 안된다는 귀여운 메세지도 함께 한다. 아이들이 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일 것 같다. 

한동안 마음이 오락가락하여 심란했던 날들을 보냈다. 그럴때면 책을 읽었는데 그때마다 책이 읽히지 않아 고생 좀 했다. 하지만 다시 책을 읽는다. 아이들 책을 읽으며 맘껏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그런 날이다. 아이들 책 몇권 더 꺼내봐야겠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을사랑하는현맘 2010-10-11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때로 아이들 책 보면서 약간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고,
위로받고 싶을 때 위로도 받고 그럴 때가 있어요...
심란한 것들 금새 정리되시고 힘내시길 바래요~

꿈꾸는섬 2010-10-12 12:43   좋아요 0 | URL
아이들 책이 위로가 되는 날이었어요.^^

blanca 2010-10-11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섬님 다 그럴 시기인가 봐요. 저는 요새 늙은이처럼 의욕 상실에 그러고 있답니다. 그래도 통통 튀는 <퀴르발 남작의 성> 책이 꿈꾸는섬님을 힘나게 해서 다행입니다. 저는 더 처지는 책 읽고 완전 펑펑 울었답니다--;;

꿈꾸는섬 2010-10-12 12:44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도 그런 시기인가요?
늙은이처럼에 방점을 콕 찍었어요.
처지는 책 읽으며 우는 것도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것 같아요.

2010-10-12 0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2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10-12 0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우리 삶에 위로를 주고 치료를 하고...
아이들 책을 읽으며 맘껏 어리광 부리고 싶은 그런 날... 오호, 공감하고 싶어라.^^

꿈꾸는섬 2010-10-12 12:47   좋아요 0 | URL
ㅎㅎ위로와 치료...책은 참 위대해요.^^
요즘은 어리광 부릴 곳이 너무 없어요.ㅜㅜ

전호인 2010-10-13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딱지에 눈이 확 뜨였습니다.
코딱지 파다가 님에게 들킨 꼴이랄까요. ㅎㅎ
어릴 때 그넘의 코딱지를 입에 넣기도 했는데 짭짤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더러운 코딱지를 왜 입에 넣었던지 원. ㅠㅠㅠ

꿈꾸는섬 2010-10-14 09:4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전호인님에게도 그런 어린시절이 있으셨군요.(웃어서 죄송해요. 상상이 안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