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출근도 하지 않았고 하루종일 집안에서 보냈다. 벌써 두달이 넘어가고 있다.

신랑이 벌어오는 돈으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살림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매일 청소하면서 닦아도 닦아도 나오는 먼지의 정체에 대해 고민도 해보고 신랑의 흰양말의 때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뺄 수 있는지 고민도 한다.

이제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내 삶이 다른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오랜만에 신랑이랑 영화를 보았다. '범죄의 재구성' 이후 처음이다.

다른영화들도 보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사랑이야기를 다룬 멜로영화가 좋다 싶었다.

정우성과 손예진, 어쩜 둘다 그렇게 멋지고 잘생기고 예쁜지......너무 잘 어울렸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이 모든 기억을 잊는 것. 어느 것이 더 슬프냐는 어떤 평론가의 말이 생각난다. 기억이 사라진다는 것은 상대에게는 죽음이 아닐런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은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을 것이다. 나 조차도 신랑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신랑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다. 그런데 그런 기억이 차츰 사라진다면, 너무 가슴이 아플 것만 같다. 

수진의 아버지가 수진에게 '기억을 잊는 것도 나쁘지는 않는다'며 나쁜 기억을 잊으라던 대사가 생각난다. 정말 그렇다. 나쁜 기억을 잊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다. 하지만 모든 기억을 잊는다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울 것만 같다.

자신의 모든 기억을 잊는 아내를 끝까지 사랑하는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자꾸만 가슴에 져민다.

나도 저런 사랑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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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전쯤 성매매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성매매방지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이 법안을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들의 얘기가 한창이다.

우리 신랑과 친구들은 성매매방지법이 오히려 성범죄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음성적으로 성매매가 이루어져서 관리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이 많다. 그래서 이 법안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성매매가 이루어지던 그때도 성범죄는 버젓이 이루어졌다. 오히려 인신매매로 젊은 여성들이 피해를 보았던 것도 사실이며 사창가의 많은 여성들은 생계를 위한다지만 오히려 많은 빚에 허덕이며 결국 그곳에서 인생을 마감하고 포주들의 배만 부르게 만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신랑은 내 생각은 옳지 않단다. 남자들은 어디서든 풀어야 한단다. 친구는 남자와 여자의 성비 불균형으로 인해 여자를 얻지 못하는 남자들은 결국은 어디에서 풀겠냐는 것이다. 그게 이 법안의 반대 이유라면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모순이다. 결국 돈없는 남자는 어디서든 풀기 위해 길거리의 여자를 덮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문제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우습다. 남자들의 주체할 수 없는 성욕이 문제라니......

결국 여자는 남자의 욕구를 채워주는 존재밖에 되지 않는 것인지 너무 비참다는 생각뿐이다.

나의 생각은 이렇다. 여하튼 돈을 주고 사람을 사는 행위 그 자체가 싫다. 사람은 돈을 주고 얻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들 여자를 언제든 살 수 있는 백화점의 물건으로 생각하는가 보다. 돈을 주고 거래하는 이상, 여자는 상품이였다고 생각한다. 슬프다.

분명 이 법안의 충분한 대안이 필요할 것이다. 이것을 걱정하는 것도 남자들의 동물적 습성에서 비롯된다. 남자들은 사고할 줄 모르는 짐승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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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같이 출근하는 남편에게 눈비비며 인사하고는 다시 잠이 들었다.

아침드라마를 즐겨보면 아줌마가 되어가는 거라고 했던가.

아침드라마를 섭렵하고나서 세탁기를 먼저 돌려 놓고 무엇을 먹을까 생각한다.

먹는다는게 사실 제일 귀찮다. 혼자 먹는 건 특히나 더 그렇다.

그리고 지금 한가하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결혼 준비하고 신혼여행 다녀오고 게다가 시어머니 생신 챙기고 명절까지......

정말 바쁜 나날이였다.

드디어 아줌마가 되었다.

그런데 왜 마음 한구석이 쓰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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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한달도 채 안 남기고 결혼 준비를 하느라 넘 분주했다.

제대로 준비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그새 날짜가 많이 지나갔다.

결혼 준비하면서 신랑 될 사람과 다투기도 했지만 그러면서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하니 그만이다.

넘 정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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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서로 사는 얘기 하다보니 가슴만 갑갑하고, 날도 더운 핑계로 맥주도 한잔 마시고 오랜만에 수다도 떨었다. 사는게 참 재미없었다.

'그놈은 멋있었다'를 보았다.

그동안 난 송승헌이 그저 그랬는데 오늘은 마냥 멋진 놈으로 보였다. 게다가 다빈이는 어찌나 귀엽고 엽기적이던지......ㅋㅋ 오랜만에 한참 웃고 나왔다. 너무 웃어서 눈물까지 찔끔......

한참 웃었더니 그동안 쌓였던 것들이 날아가 버렸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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