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현준이를 유치원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내일 입학설명회를 한다는 문자를 받은 건 벌써 며칠 전...

이런 일은 처음이라 뭐랄까 기분이 묘하다. 한편으론 부담백배.

유치원 선정은 무얼 가장 고려해야 할까?

우선 버스를 타지 않는 조건, 걸어다니며 주변을 살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봄엔 꽃도 보고 수많은 곤충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먹거리, 신선한 재료에 조미료는 첨가하지 않은 음식을 깨끗하게 조리하고 식단도 훌륭하게 나올 수 있는 곳이라야 할텐데......

다음은 선생님들의 인성, 아이들을 상대할 때 솔직히 엄마인 나도 짜증나고 화가 날때가 많은데 많은 아이들을 상대하는 선생님들은 얼마나 피곤할까? 그래도 아이들에게 엄마와는 다른 상냥함과 자상함, 너그러움, 이해심을 발휘해 줄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났으면......

이 세가지가 모두 만족스러운 곳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찾을 수 있을런지......

이왕이면 건물도 깨끗했으면 좋겠다. 시설도 좋았으면......아이들 교육 프로그램도 잘 짜여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남편에게 말했더니 참 바라는 것도 많단다. 비싼 유치원에 보내면 과연 그럴까? 우리 형편에 그런 건 안되고 보통 수준의 유치원이라면 만족한다고 잠정 결정을 내렸다.

사실은 집에서 가장 가까운 걸어다닐 수 있는 유치원에 보내야지 생각하고 있다. 내일 그곳의 입학설명회를 간다. 모든게 두루두루 맞았으면 좋겠다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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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자살한 최진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 여파는 지금까지도 유효한 것 같다.

최진실은 내가 좋아했던 언니같던 배우였기에 죽었다는 얘기가 남의 얘기같진 않았다. 하지만 그녀를 용서할 수 없는 건 '엄마'가 어떻게 아이들을 두고 세상을 떠날까?이다. 아무리 괴로워도 힘에 부쳐도 아이들을 생각하면 좀 더 버텨주었어야 하는게 아니었을까?

최진실이 호주제 폐지로 아이들의 성씨를 조씨에서 최씨로 바꾸었었다는 기분 좋은 뉴스도 있었는데 그녀가 없는 지금은 아이들의 친권 다툼이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아이들의 아버지인 조성민의 친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혈안이 되어 기자회견을 하고 여기저기 많은 사람들이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최진실의 억울한 죽음에 아이들이 희생양이 될 수 없다고 소리친다.

처음엔 그랬다. 조성민이 형편없는 사람이어서 이혼을 했었지...최진실을 구타하고 바람도 피우고...그런 그가 아이들의 친권을 요구하는게 100억이라는 최진실의 재산때문일까? 돈을 바라고 그런다면 정말 안되지...그랬다.

그런데 하도 여기저기서 남의 집일에 감놔라 대추놔라 하는 것 같아 신경이 거슬린다.(나도 지금 그러고 있지만)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무엇이 가장 옳은 일일까? 내가 없는 상황에서 내 아이들을 누가 맡는게 정당한 일일까? 5년동안 한번도 찾아보지 않은 아버지에게 보내야할까? 아니면 지금처럼 할머니를 비롯한 외가식구들일까? 아이들은 환경에 민감하다고 하니 지금의 환경을 바꾸는 게 위험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이들은 최진실의 살과 피만이 아니라 조성민의 살과 피도 나누어 받았는데...천륜이라는 게 있는데 누가 그걸 막을 권리가 있을까? 엄마도 없는데 아빠도 없이 지내야 하는게 맞는걸까? 한참 커나가야하는 아이들에게 필요한게 누구일까?

나도 여자고 엄마다. 하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홀부모라도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 나는 청소년기에 아버지가 아버지 역할을 잘 못하셔서 차라리 없었으면 할때도 있었지만 막상 결혼하고 살아보니 옆에 살아계신게 마음 든든하고 그때의 아버지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최진실 조성민의 아이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아이들이 엄마을 잃었지만 아빠까지 잃게 만들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는 것 같다는게 내 좁은 생각. 난 왜 페미니스트들 편에 서지 못하는 걸까? 나도 여자고 엄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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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0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08-11-20 22:18   좋아요 0 | URL
에구 오타가 있었군요...수정했어요.
 

오랜만에 친구들에게 전화가 왔다. 남편이 전화하는게 아닐때는 거의가 불필요한 전화들...

한 친구는 친구들중 가장 늦게 결혼해 첫애가 드디어 돌을 맞이했다고...한 친구는 둘째를 갖고 임신성 발진에 대해 물어왔다. 정말 우리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전화도 하지 않는 그런 사이가 되어가고 있다.

예전엔 쓸데없는 일로도 전화를 수시로 했던 것 같은데......

가끔 남편이랑 함께 보내는 주말에 우리 부부에게는 단 한통화의 전화도 오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때 남편이 우리의 인간관계에 아무래도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그런다. 다른 집도 마찬가지 아닐까?하고 내가 말하면 또 그런가? 그런다.

그래도 이번 주말에는 시골에 내려가는데 몇몇 친구들이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남편 왈, 이것들은 꼭 뭔일 있을때만 전화해......

그래서 또 우리 부부에게는 한동안 전화가 오지 않는 몇번의 주말을 보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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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오는 김장.

이번에 낙향하신 시부모님 덕에 시골에서 직접 농사 지은 통통한 배추로 담근단다. 매일 새벽 밭에 나가셔서 달팽이를 잡으셨다는 거의 유기농에 가까운 배추란다.

울 아들은 벌써부터 시골에 간다고 기대에 부풀어 있는데 에구 엄마는 힘들거라고 얘기조차 꺼내지 못했다. 그래도 즐겁게 다녀와야지 하는데 아무리 최면을 걸려고 해도 안 걸린다.

사실 일을 하는 건 괜찮은데 자고 오는게 영 불편해서...살짝 걱정이다. 여행을 좋아하긴 하지만 시부모님 집에서 자는 건 영 편치 않다. 노인네들 잠도 없어 새벽같이 일어나시면 아침잠 많은 나로써는 고역이다. (새벽 4시면 일어나신다) 밥 해먹는 것도 사실 한 걱정이다. 무얼 해드려야 하나??? 전번처럼 냄새나는 이불은 사양하고 싶은데 날이 추우니 그것도 걱정이다. 볕에 바싹 말리면 좋으련만 이불에서 냄새나는 건 정말 고역이다.

사실 내려오지 말라고 그러시지만 그게 어디 그런가, 노인네 두분이서 고생할 것 뻔히 알면서 모른척 하기도 쉽지 않고 결국 일정을 잡았으니 좋은 마음으로 가면 좋겠는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들, 잠도 잘 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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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1-15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댁에 가는 길은 항상 그렇게 자잘한 걱정들과 머뭇거림이 저절로 따라오죠. 저도 그래요. 그러면 안되는데 하지만 마음이 그렇게 안되는걸 어쩌겠어요. 그냥 세월이 지나면 점점 좋아지겠지 하는거죠. 뭐 실제로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긴 하더군요. ^^

꿈꾸는섬 2008-11-15 01:11   좋아요 0 | URL
아,, 세월이 약이군요.
 

차 한잔 앞에 두고 친구와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누었으면 딱 좋겠다.

아무 의미없는 얘기를 나누며 따뜻한 차 한잔 마셨으면 좋겠다.

서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얘기 나누다보면 스르르 풀어지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누구에게 전화를 걸어 볼까?

모두가 그립고 보고픈데

그냥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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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1-13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 많이 어릴때 저도 딱 그랬던 것 같아요. 아! 친구 만나서 한 2시간 수다나 실컷 떨었으면 좋겠다. 그게 그렇게 간절하더라구요.

꿈꾸는섬 2008-11-13 23:3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바람돌이님도 그러셨었군요. 아마도 모두가 그렇겠죠.
아, 정말 친구들이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