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알라딘에 왔다.

혜지가 벌써 유치원을 졸업하고 학교를 들어간다고 한다.

한꺼번에 사주기엔 내 주머니 사정에 부담이 되어서 낱권으로 사주기로 했다.

넓고 큰 생각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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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올리버스톤의 알렉산더를 보았다.

3시간여동안 한 사람의 생애를 담는다는 것은 무지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는 조금 지루하게 흘러가는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러나 화면을 가득 메우던 전장의 모습은 리얼함 그 자체였다고 할 수 있다.

"용기있는 자만이 운명을 선택한다"

멋진 말이다. 알렉산더는 장장 8년동안 정복활동을 한다. 그를 신뢰하던 부하들과 함께. 하지만 오랜 전쟁에 지친 병사들은 결국 왕을 신임하지 않게 되고 무리한 전쟁으로 인해 그의 역사는 고통의 운명으로 이끌어져 간다. 그는 다른 문명에 대해, 다른 문화에 대해 관대했다. 그 시대에 동양의 문화는 미개한 것일 수 있었으나 그는 그것들을 모두 그들의 문화로 인정하는 멋진 사람이였다.

그가 끝내 마케도니아로 돌아가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건 그의 아버지인 필립왕이 암살되고 불명예스럽게 왕위에 오른 자신에 대한 혐오감과 정치에 대한 무한한 욕망을 가진 어머니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전쟁에서 이기고 정복을 했지만 이 세계 끝까지 자신이 나갈 수 있는 곳까지 나아가려고 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에게는 돌아갈 집이 없었던 것이다. 세상은 넓으나 그에게는 그 어떤 곳도 편안히 쉴 수 있는 곳이 되지 못했던 듯 하다. 고산족 여인과 뜬금없이 결혼을 하고 그녀에게서 아들이 태어나길 바랐지만 결국 아들도 얻지 못하고 그렇게 바빌론에서 죽음을 맞이하였다.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해서 그 시대의 역사와 신화를 한꺼번에 볼 수 있었던 볼거리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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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결혼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되었다. 1년 조금 넘게 사귄 사람과 한 평생을 함께 하겠다고 맹세했다. 그와 함께 했던 시간은 우리가 살아왔던 시간에 비한다면 발가락의 때만큼도 안될지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날이 더 많음에 감사하며 서로를 이해하며 살아가기로 했다. 내게는 아픈 기억들도 상처들도 많이 있고 그와의 의견이 대립될 때도 있지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며 살 수 있기를 바란다.

2005년에는 내가 큰일을 치룰 것이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것. 생각만해도 가슴 벅차고 설레이는 일이다. 물론 가끔은 아이가 나를 구속할 거라는 불안감도 없지 않아 있지만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이 아닐지... 한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일.

2005년이 성큼 밝았다. 엄마가 되기 위한 마음의 준비가 아직 부족하다. 올 한 해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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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온통 메리크리스마스를 날렸다. 변변한 답장하나 보내지 못한 채 보냈다.

여든 넷을 사신 할머니 생신에 너무 바빴고 26일엔 선배의 결혼식까지 있었다.

갈까말까 고민끝에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어색한 자리가 될게 분명해서 그곳에 가는게 조금은 두려웠던게 사실이다.

과거의 남자를 만난다는 건 상당히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일인 것을.

그렇다고 나의 모든 인간관계를 끊을 수 없음에 신랑과 함께 갔다.

오랜만에 간 수원. 다시는 갈 일이 많지 않을거라 여기던 곳. 하지만 결국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교수님, 선배님, 후배님. 그들 사이에서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인사했을 나를 생각하니 너무도 끔찍했다.

다행히 결혼식장에서 그와 마주치지 않았다. 오지 않았나보다 생각했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의 모습을 찾고 있었던 건 아닌지......

결혼식이 끝나고 학교에 들어갔다. 너무 오랜만이였지만 여전히 그대로인 학교가 너무도 반가웠다. 하지만 반가움은 마음뿐 하나 하나가 버거웠다. 함께 걸어다니던 교정과 함께 오르내리던 계단과 함께 있었던 그 수많은 공간들, 그것들이 모두다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함께 즐겨가던 식당으로 자연스레 발길을 옮기고 주인 아줌마와 한참을 수다를 떨었다. 졸업한 이후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다고 "독한년"이라고 내뱉는 말이 가슴에 와서 콕 박혔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였다. 헤어진 이후 처음보는 그의 모습은 그대로였던가 아니 살이 조금 쪄있었던 것 같다. 아줌마, 나, 그리고 그 우린 너무도 당황스러워했다. 담담하게 마주할 수는 없었는지...우리를 바라보던 신랑은 그 모습이 하도 우스웠다며 집에 가는 내내 차안에서 웃었다. 신랑 앞에선 담담하게 말했지만 정말 당황스러웠다. 그와 나의 기억이 하나로 묶여 있는 그곳, 학교에서 다시 만나길 바랐던 건 아니였는지...그 사람 어떻게 사는지 너무도 궁금했다. 신랑에게 미안하지만 그냥 궁금했다. 잘 살고 있기를 너무도 바랐다. 그런데 너무도 다행히 여자친구와 함께 왔다. 내 마음의 부채 하나를 덜어낸 것 같았다. 나와 헤어진이후 살이 많이 빠져서 사람들 마음을 안타깝게 했던 그가 이제 마음의 여유를 다시 찾았을거라고 생각하며 조금은 마음의 위안을 삼는다.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났길 바라고 나보다 여유로운 사람을 만나길 바란다. 예쁘게 살아가길 바랐던 그의 사랑이 지켜지길 바란다.

담담하게 마주앉아서 지난 얘기를 나눌 수는 없을지...그게 그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겠지만...이건 분명 나의 욕심이겠지만...마음이 자꾸 그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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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병이지 싶다.

생각해서는 안되는 사람을 생각하는 일..바보같다.

내가 선택한 일에 대해서 후회하는 일..정말 바보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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