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장편을 더 많이 읽었다. 그렇다고 지금은 장편을 많이 읽지 않는다는 이야긴 아니다.(^^) 이야기가 중간에서 끊어지다만 느낌을 주는 소설집이 그때는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데 사람의 취향도 바뀌는 건지 언젠가부터 단편도! 많이 읽게 되었다. 어쩌면 바쁜 생활 탓일 수도 있다. 한번 잡으면 리듬이 끊어지지 않도록 몰입하거나 끝까지 읽어야 하는 장편에 비해 30분에서 한 시간이면 읽고도 남을 단편은 다른 여러 권의 책과 동시에 읽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요즘 홀릭해서 읽었거나 읽고 있는 소설집, 몇 권.

 

 

 

손보미 작가의 소설집이 나온다고 하니 다들 반응이 뜨거웠다. 그녀의 작품을 읽은 것은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에 실린 단편 두어 편이었다. 마지막으로 읽었던 단편이 책에도 수록되어 있는 「과학자의 사랑」이다. 읽으면서 굉장히 독특했다고 생각했다. 소설이라기보다는 마치 토요일 오전, TV에 나오는 서프라이즈의 한 코너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으니까. 낯선 문체, 그것이었다. 그런 까닭에 등단 4년 차인 그녀가 매해 이러저러한 상을 받은 것은 아닐까?

 

 

『그들에게 린디합을』엔 모두 9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매 단편들마다 삶의 파멸(!)을 예감하는 글들이다. 불현듯 삶 속에 들어오는 사건, 사고들. 아이가 죽고(「담요」), 남편은 눈이 먼다(「폭우」), 남편은 한때 연인이었던 대학동기에게 빠지는 듯하고(「여자들의 세상」), 「육인용 식탁」의 부부는 뭔가 불안하다.

 

 

다른 작품들도 나름의 독특함을 보여주어 좋았지만 처음과 마지막 단편이 눈을 끌었다. 이 소설집엔 「담요」가 제일 처음, 「애드벌룬」이 맨 마지막에 실렸는데 두 단편은 서로 관련이 있는 것.「애드벌룬」은 「담요」의 이야기를 다시 쓴 내용이다. 죽었던 아이가 사실은 죽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가 죽고난 후 삶의 나아진 것일까? 다들 그렇게 말하지 않던가, 그때 만약 그 아이가 살았더라면…… 어찌 되었을지는 아마도 그건 직접 확인해 보는 게 좋겠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을 읽고 다시 만난 이응준 작가의 『밤의 첼로』 다른 것보다 연작이라는 것과 연애 이야기라는 것에 끌렸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이 워낙 재미있었기 때문에 연애를 다룬 단편들이라면 역시 흥미로울 거라는 기대. 그 기대는 맞았다. 재미보다는 글을 읽는 맛이 났다. 전작의 장편에서 보았던 발랄함이 아니라 슬픈 사랑임에도. 한편씩 소설을 읽다 보면 같이 가라앉고 있는 나를 본다. 그래서 철저하게 밤에 읽었다.

 

 

6편의 단편이 들어 있는 『밤의 첼로』는 한 편, 한 편 다른 내용인 듯하지만 천천히 읽다 보면 서로 스치듯 지나는 우연들을 만날 수 있다. 이걸 알아보는 것이 이 소설집의 백미. 처음엔 나도 잘 몰랐다. 천천히 읽기보다는 읽어내기 바빴으니까. 한데 우연히 발견한 '버드나무 군락지' 라는 단어 땜에 찾아보았더니 그렇다는 것이다. 어쩐지, 연작이라고 했는데 왜 서로 연관성이 없는 걸까? 했다. 그걸 알고 나니 소설들이 더 흥미롭기 시작했다. 혹시 읽을 예정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알고 읽었으면 좋겠다. 슬픈 내용이지만 깨알 같은 재미, 느낄 수 있다. 

 

 

 

처음엔 한 편만 읽을 생각이었다. 단편 중에 가장 눈을 끄는 제목으로. 「슬픔에 대하여」를 읽고 나니 온통 밑줄이었고, 도대체 이 슬픔이 어디에서 왔는지 확인하고 싶어 그 자리에서 다 읽고 말았다. 이런 소설, 그동안 못 만났는데 쓰시마 유코의 『묵시』가 오랜만에 나를 몰입하게 만들었다.

 

 

신경숙 작가와 서간을 주고받던 때, 신경숙 작가의 제안으로 쓰시마 유코가 자신의 작품에서 직접 엄선한 7편의 작품을 실은 소설집이다. 아니, 소설집이라고는 하지만 쓰시마 유코의 삶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한 편, 한 편 마치 쓰시마 유코의 독백처럼 들렸으니까. 어쩌면 의도적으로 고른 것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태어나 한 살도 되기 전 다른 여자와 동반자살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 홀로 된 엄마와 살면서 겪은 오빠의 죽음, 이후 남편 없이 키우던 어린 아들을 갑자기 호흡곤란으로 떠나보낸 자신의 삶을, 소설 속 주인공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으니까. 

 

 

읽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지지만 십 년 이라는 시간이 공존하는 단편들을 보며 그녀가 작가였기에 그 '운명'을 견디며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기억에 남는 작가의 말.

 

 

“아주 큰 가지가 떨어져나갔는데도 제 삶의 시간은 계속되었습니다. 어째서 중단되지 않는가. 그 물음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아마도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물음이기 때문이겠지요. 소설을 쓰는 일과 읽는 일 모두 인간 존재의 의미를 묻고 또 묻는 행위일 것입니다.”

 

 

 

 편혜영 작가의 네 번째 소설집이 나왔다. 『밤이 지나간다』언제 읽을지 모르지만 무조건 샀다. 첫 단편을 읽었다. 어두웠다. 편혜영은 이 맛이지.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소설집은 좀 다르단다. 고독한 현대인의 불안한 삶을 보여주며 결국은 삶의 파멸로 이끌었던 작품들에 희망을 넣었단다. 그래서 어둡지만은 않고 밝은 면도 볼 수 있다고.

 

 

모두 8편이 들어 있는 『밤이 지나간다』는 읽어본 작품이 서너 편이다. 하지만 읽기 전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읽으면서 짧은 기시감을 느끼겠지. 그러고선 아, 이 작품은 그때 읽었던 거로구나. 기억할 것이다. 출판사 책소개에서 한 단락,

 

 

"고독은 삶의 상수고 이 세계는 편혜영이 그려온 것처럼 어둡고 비참하며 부조리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파국을 생의 기초라고 생각한다면,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몸짓은 그저 소중할 수밖에 없다. 편혜영은 이제 그 작은 움직임들을 하나씩 수집하기 시작하는 게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밤이 지나간다』가 품고 있는 파국, 그리고 그 안에서 싹트는 삶의 의지는 깊이 음미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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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딸이 어느 트럭 운전사의 품에 안기게 될까봐 노심초사했었다. 그보다 더 나쁜 건 사회주의자의 품. 그리고 더 나쁜 건 흑인의 품! 생각만으로도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 흑인하고 같이 있는 제니의 모습이라니! 그러자 문득 불안해졌다. 훌륭한 작가들 중에는 유대인이 많다는데, 혹시 쿼버트도 유대인이면? 끔찍한 일이었다! 어쩌면 유대인이면서 또 사회주의자일지도 몰랐다! 유대인은 피부색으로 구별할 수 없다는 것이 속상했다. 적어도 흑인들은 피부색으로 드러나니 훨씬 더 정직하지 않은가. 하지만 유대인들은 음흉했다. 경련이라도 이는 것처럼 속이 찌르르했다. 로젠버그 사건* 이후 그녀는 유대인들을 무서워했다. 소련에 핵무기를 넘겨주기까지 한 자들이 아닌가.** 쿼버트가 유대인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불현듯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시계를 보니, 쿼버트가 오기 전에 잡화상에 다녀올 여유가 있었다. 그녀는 서둘러 걸음을 재촉했다. _『HQ: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책을 읽다 보면 문장 속의 글을  읽으면서 다른 책을 떠올릴 때가 있습니다.

이 책 『HQ: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을 읽으면서도 그랬죠.

 

때는 1975년. 미국의 동북부에 위치한 뉴햄프셔 주의 오로라, 라는 도시입니다.(오른쪽 사진 속 맨 오른쪽 위 노란색 부분) 그곳에서 '클락스'라는 식당을 하고 있는 태머라는 자기의 딸 제니와 그곳에 글을 쓰러 오는 작가 해리와 짝을 지어 주고 싶어합니다.  제니와 유명한 작가(!) 해리가 결혼만 한다면 자신이 하고 있는 식당 '클락스'도 유명해질 거라면서 상상을 하죠. 위의 문장은 그 상상 속의 한 장면이에요. 해리가 나타나기 전까지 딸 제니에 대해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한데 막상 해리와 짝을 지어줘야지 생각하자 이제는 해리의 출신성분이 걱정입니다. 이건 아마 세계의 모든 엄마들의 걱정이 아닐까요?

 

그 걱정의 문장 속에 들어 있던 '로젠버그 사건' 

이 사건을 듣자마자 떠오르던 책이 있었습니다. 다들 생각나시나요?

물론 책에는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만. 네, 바로 E.L.닥터로의 『다니엘서』였습니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054 이죠.

 

『HQ: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로젠버그 사건 에 나온 글을 옮겨보면,

 

1953년 유대인 이민자의 후손이던 로젠버그 부부가 소련에 스파이 행위를 했다는 죄목으로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본인들이 무죄를 주장했고 죄를 인정할 만한 확실한 증거도 없었지만, 당신의 매카시즘 분위기 때문에 사형이 집행된다.

 

이쯤되면 '로젠부부 사건'이 궁금해지죠?

그렇다면 이 책 E.L.닥터로의 『다니엘서』 를 읽어볼 차례입니다.^^

 

다니엘서』는 핵폭탄 기밀을 소련에 넘기려 모의했다는 죄목으로 처형당한 로젠버그 부부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소설로 비판해온 닥터로는 이 작품에서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적인 의미와 정신이 어떻게 사회에서 음모로 위협받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과 소설의 허구를 오가며 그 구분이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할 뿐 아니라, 소설을 빙자한 진실의 메아리를 독자에게 끊임없이 환기시키면서 오늘의 사회가 사형존폐론, 체제 권력의 힘과 개인적 자유의 상관성 등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시사한다. 

 

좀 더 자세한 것은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054

 E.L.닥터로의 『다니엘서』 미리보기를 참고해보면 되겠습니다~ 

 

다시 『HQ: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로 돌아와서,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범인이 누구지? 하는 것도 궁금했지만

매 장마다 나오는 해리의 글쓰기에 관한 조언이 참 유익했어요.

저는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닌데

해리의 조언대로 소설을 한번 써보고 싶은 생각은 들더라고요.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조언이라면 이런 것,

 

 

"작가들이 여린 존재라면 말일세. 마커스, 그건 그들이 두 가지 종류의 감정적 고통을 겪기 때문이네. 다른 보통 사람들보다 두 배를 겪는 거지. 사랑 때문에 겪는 고통과 책 때문에 겪는 고통. 책을 쓴다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과 같지. 굉장히 고통스러워질 수 있네." 

 

"해리, 어떻게 하면 책을 쓸 능력이 있다는 확신이 생길까요?"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네. 자넨 그런 능력을 갖게 될 걸세. 마커스, 갖게 될 거야. 난 알 수 있네."

"어떻게 그렇게 단언하죠?"

"이미 자네 안에 있으니까. 그건 일종의 질병이네. 작가들의 병. 더이상 글을 쓰지 못하는 게 아니라, 쓰고 싶지 않은데도 안 쓸 수가 없는 병."

 

"마커스, 누군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뭔지 아나?"

"아뇨."

"그 사람을 잃는 것이네."

 

 (…)

"그러니까, 단어는 단어일 뿐이고, 또 모든 사람의 소유라는 말일세. 사전을 열고 아무 단어나 골라보게. 그 순간부터 비로소 흥미로워지지. 그 단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나?"

"어떻게요?"

"단어를 하나 고르고, 그걸 자네 책 속에 계속 등장시켜보게(…) 원래 단어들은 모든 사람의 것이지만, 자네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지네. 두고보게. 마커스, 책은 단어들과 관계를 맺는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 테지만, 그건 옳지 않네. 책은 사람들과의 관계야."

아, 정말 멋진 조언들 아닌가요?

요것은 겨우 1권에 나온 '새 발의 피'입니다.^^

해리의 조언대로 글을 쓴다면, 정말!!!

 

그래서

 

이 소설 『HQ: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추리 소설인지, 글쓰기 학습 글인지, 사랑에 관한 소설인지

아리송합니다. (아니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작품?!!)

꼭 고른다면 읽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무튼 이런 소설, 놓치면 후회합니다.

지금 당장 클릭하세요. 그리고 주말을 『HQ: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과 함께!!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약장수 빙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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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3-08-03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이야 늘 잘 쓰고 싶죠. 덕분에 좋은 책 알고 갑니다.
휴가는 다녀오셨는지요?
날씨가 장난이 아니네요. 건강 잘 챙기시구요.^^

readersu 2013-08-20 09:22   좋아요 0 | URL
앗, 이제야 댓글을^^;;
휴가는 나중으로 미뤘어요.
날씨 넘 덥죠?
애티커스님도 건강조심!!
글도 열심히 쓰시구요^^
 

   

 

 

조르주 페렉에 홀릭하여 『사물들』『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을 사려고 했다.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은 먼저 구매를 했으나 『사물들』은 한 권만 사면 배송료가 들기에 다른 책도 검색했다. 며칠 전에 사고 싶은 책을 다 사서 사실, 더 이상 주문할 책이 없었는데 그렇다고 배송료를 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열심히 검색을 했다. 하다 보니 알라딘 서재에 올라온 『인간과 말』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이 당겨 찾아보니, 이 작가의 전 작품에 작가들의 찬사가 많았단다. 그래서 이 책 말고 전 작품 『침묵의 세계』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 장바구니에 담고 보니 『사물들』이 다음 주 월요일에나 발송 가능하단다. 헐, 난 오늘 당장 받고 싶다고!! 망설였다. 급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러는지 내 마음 나도 모르겠지만, 할 수 없이 『사물들』을 보관함에 넣고 다른 책을 골랐다. 그 사이에 『침묵의 세계』가 무척이나 궁금해졌기때문에 당일배송으로 꼭! 받아야겠다는 일념으로(-.-) 그리고 문득 떠오르는 책이 있었다. 창비세계문학에서 나온 라틴시선집. 한데 그보다 더 눈에 들어온 책이 있었으니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열쇠』였다. 빙~고!! 그리하여 사겠다고 마음 먹은 책은 보관함에 넣어두고 엉뚱한 두 권의 책을 질렀다는 이야기.

 

 

 

다니엘 페낙의『산문팔이 소녀』는 이름만 들었고 살 생각이 없었는데, 며칠 전 누군가의 댓글에서 『산문팔이 소녀』에 관한 찬사를 듣게 되었다. 그 댓글에 호기심이 생겨 읽어봐야지, 했다. 아니아니, 소설인데 가격이 왜 이래? 투덜거리면서도 샀다. 다니엘 페낙의 소설은 오래 전에 '말로센 시리즈' 때부터 알았다. 알았지만 내 스탈이 아니라고 생각하던 소설이었다.

 

한데 소설이 내 맘에 들어오는 것도 다 때가 있는지라, 이상하게 읽어내지 못한 소설에 대한 아쉬움이랄까, 이런 게 다니엘 페낙에게 있었다. 그런 찰나에 『산문팔이 소녀』에 대한 추천의 글을 읽게 된 것.

 

나를 다니엘 페낙의 세계로 이끌어준 그 친구에게 일단 감사! 설마 재미없진 않겠지? 하긴 다니엘 페낙이니!

 

 

이제는 워낙 나이를 많이 먹어서(응?) 내 나이가 몇 개인지 솔직히 관심도 없다. 결혼을 안 한 탓에 아직도 마냥 청춘인 것처럼 생각하고, 하는 짓도 그러하다. 그럼에도 나이 이야기가 나오면 고개를 돌려버리는데 이상하게 이 책엔 관심이 생겼다. 

 

민담, 전설, 신화, 이런 것 좋아하는데 그기에 '여자'와 '나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가 있다. 단연 호기심 자극. 더구나 나도 나이가 들어가고 있으니 이 책을 보는 순간, 궁금증이 생겼다. 『여자로 나이든다는 것』. 책소개를 보니 여성의 나이듦에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을 했다는데 민담, 전설, 신화에 나오는 의미심장한 것들을 선별해 그 속에 감춰진 상징을 풀어냈단다. 펼쳐보니 스토리 중심으로 나이들어가는 여자들의 심리를 들려주는 것 같다. 그것도 긍정적으로. 기대중!

 

 

김영하 작가의 신간 소식이 들렸다. 나온다더니 어제 드디어 예판이 떴다. 『살인자의 기억법』, 어쩐지 아멜리 노통브의 책 제목이 생각나지만, 그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이야기인 듯.

 

이 책의 주인공이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란다. 이런, 살인범이, 그것도 연쇄살인범이 알츠하이머라니! 그 발상부터 흥미롭다. 그렇다면 그는 자기가 죽인 사람들에 대해 기억을 못 하거나, 기억이 뒤죽박죽이거나,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거나. 뭐 그런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책소개를 보니 제일 눈에 들어오는 추천사는 권희철 평론가의 말이다. '누구도 이겨낼 수 없는 인생이 던진 악마적 농담' 알츠하이머와 연쇄살인범. 이번 여름 왠지 오싹하며 스릴 넘칠 것 같은 예감. 툭툭 던지는 잠언, 돌발적인 농담과 위트, 마지막 결말의 반전까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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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흙 2013-07-11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달인스러운 사람같으니라고.^^

readersu 2013-07-12 17:51   좋아요 0 | URL
우힛, 이거슨 칭찬?^^

그렇게혜윰 2013-07-11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그런식이죠..전 시집한권 기다리다 시집은 출간도 미뤄지고 그사이 장바구니는 터지고ㅠㅠ 우리 이제 읽어요...자신없다는...ㅠㅠ

readersu 2013-07-12 17:52   좋아요 0 | URL
담주에 또 지를 생각을 하니(-.-)
네네 우리 이제 읽어요. 자신은 없지만 읽어요!!;;

감은빛 2013-07-12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기로 맘 먹었던 책은 보관함으로 가고,
다른 책을 두 권 사셨군요!
그렇죠. 늘 예상과는 다른 전개를 맞이하게 되더라구요. ^^

readersu 2013-07-12 17:52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나쁜 예상은 물리치고 좋은 전개 맞이하길 바랄게요!^^
 

일단, 이전에 나온 『인생 사용법』보다 책이 얇다는 '얄팍한' 잔머리로 읽기 시작한 조르주 페렉의 새 책『잠자는 남자』, 얇아보이지만 펼쳐보면 와우, 소리가 나온다. 이것은 결코 얇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을. 2인칭으로 시작하는 문장이 처음엔 낯설지만 이내 익숙해진다. 그다음은 정신 없이 읽힌다. 이 책, 완전 내 스타일이구나! 속으로 외치면서 밑줄을 긋느라 정신 못 차린다. 그리고 이 책 읽고 나면 그 두꺼운『인생 사용법』을 기필코 읽어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읽기 아까워서 밑줄 몇 개 공유~~

 

 

생로크 교회의 종탑에서 두시 종이 울린다. 너는 눈을 치켜뜬다. 너는 독서를 멈춘다. 그러나 너는 벌써 오래전부터 더이상 책을 읽고 있던 게 아니었다. 너는 펼쳐진 책을 장의자 위, 네 바로 옆에 내려놓는다. 너는 손을 내뻗는다, 너는 재떨이에서 연기를 피워올리고 있는 담배를 짓이겨 끈다, 너는 네스카페 잔을 마저 비운다: 겨우 온기가 느껴질 뿐이고, 지나치게 달며, 약간 쓰다.
너는 땀에 흠뻑 젖어 있다. 너는 몸을 일으킨다, 너는 창문을 닫으러 간다. 너는 초소형 세면대의 수도꼭지를 튼다, 너는 젖은 목욕 장갑으로 네 이마며, 네 목이며, 네 어깨를 닦아내린다. 양팔과 두 다리를 웅크린 채, 너는 폭 좁은 장의자에 모로 눕는다. 너는 두 눈을 감는다. 네 머리는 무겁고, 두 다리는 저릿저릿하다.

 

너는 앉아 있으며 너는 오로지 기다리기만을, 단지 더이상 기다릴 것이 남지 않게 될 때까지 기다리기만 원한다: 밤이 오고, 시간이 울리고, 세월이 흘러가고, 추억들이 희미해지기만을.

 

너는 습관을 갖고 있지 않으며 너는 무언가를 향해 진단을 내릴 마음도 없다. 너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 너를 뒤흔드는 것, 너를 겁먹게 만드는 것, 그렇지만 이따금씩 너를 흥분에 빠지게 하는 것, 그것은 너의 변신에서 오는 갑작스러움이 아니라, 그와 반대로, 변신이 아니라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네가 오늘에서야 비로소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네가 지금처럼 항용 그러했다는, 바로 그 막연하고도 무거운 감정이다: 금 간 거울에 비친, 새로운 네 얼굴이 아니라, 땅바닥에 떨어진 가면들이다, 네 방의 열기가 그 가면들을 녹여버렸다, 무기력이 그것을 벗겨버렸다, 라고 하는 식의. 정도를 걷는 가면들, 저 지독한 확신에 찬 가면들. 스물다섯 해 동안, 오늘이 벌써 냉혹하다는 사실을 너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인가? 너의 이야기라고 생각되는 것들 속에서, 단 한 번도 너는 실패를 목도한 적이 없는가? 죽은 시간들, 헛돌고 마는 순간들. 더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으려는, 더이상 보지 않으려는, 침묵하며 꼼짝하지 않은 채 그저 머무려는, 폐부를 찌르며 사라져버리는 저 욕망들. 미치광이 같은, 고독의 저 망상들. 맹인의 나라에서 방황하는 건망증 환자: 드넓고 공허한 거리들, 냉랭한 불빛들, 네 시선이 훑어내렸을 법한 저 침묵하는 얼굴들. 네가 감염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너는 이따금 밤을 새어가면 책을 읽기도 한다. 너는 네 방이나, 다락방에서, 옷장의 저 깊숙한 구석에서, 열다섯 살 무렵의 네 책들, 알렉상드르 뒤마의, 쥘 베른의, 잭 런던의 그것을, 그리고 머물 때마다 가져오곤 했던 추리소설들을 다시 찾아내었다, 마치 네가 이 책들을 완전히 잊어버린 것처럼, 마치 네가 단 한 번도 이 책들을 온전히 읽어본 적이 없는 것처럼, 너는 한 줄도 빼놓지않고 이 책들을 공들여 다시 읽는다.

 

비가 들이닥친다. 너는 집에서, 네 방에서조차, 더이상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너는, 하루 종일, 아이들처럼, 노인들처럼, 손가락으로 텍스트를 한 줄 한 줄 짚어내려가면서, 낱말들이 제 뜻을 잃게 될 때까지, 가장 단순하다 할 문장이 엉성해지고 혼란스러워질 때까지, 큰 소리로 책을 읽는다. 저녁이 온다. 너는 불을 켜지 않고, 너는 꼼짝하지 않은 채, 집의 소음을, 들보와 마루가 삐거덕거리는 소리를, 네 아버지의 기침 소리를, 장작 아궁이 벽에 걸어놓은 주물받침대의 소리를, 빗물받이 아연통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멀찌감치 도로 위를 지나는 자동차 소리를, 일곱 시 차가 언덕 부근을 돌며 울리는 경적을 들으면서, 책을 더 읽지 않으면서도, 그 책을 양손에 든 채, 창문 가까이의 작은 탁자에 앉아 있다.

 

 

너는 여전히 이따금씩 산책을 나간다. 너는 똑같은 길을 되풀이 해서 걷는다. 너는 흙을 갈아엎은 밭을 가로지르고, 그래서 네 장화 밑창에는 두툼한 진흙이 들러붙는다. 너는 오솔길 늪의 진창에 빠진다. 하늘은 잿빛이다. 널찍이 드리워진 안개가 전경을 가리고 있다. 몇몇 벽난로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너는, 네 방수 점퍼와, 네 신발과, 네 장갑에도 불구하고, 한기를 느낀다; 너는 어설프게 담배에 불을 붙이려고 시도한다.

 

너는 파리로 돌아온다. 그리고 너는 네 방을, 네 침묵을 되찾는다. 물소리를, 인파들을, 거리들을, 교각들을; 천장을, 분홍색 플라스틱 대야를; 폭 좁은 장의자를. 네 얼굴의 특징들을 빚어내며 비추고 있는 금 간 거울을.

 

네 방의 침묵 속으로, 시간은 더이상 스며들지 못한다. 시간은 언저리에 있고, 영원히 휩싸고 도는 것이며, 네가 쳐다보지 않을 수도있는, 그러나 경미하게 삐뚤어지고, 흰색의, 더러 수상쩍기도 한 자명종 시계의 바늘보다, 더 자주 나타나고, 끈질기게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고로, 시간이 흐른다, 하지만 너는 결코 몇 시인지도 알지 못하며,

 

네 방은 사람이 살지 않는 섬 가운데세서도 가장 아름다운 섬이며, 파리는 어떤 사람도 그 무엇도 결코 횡단하지 않은 사막이나 다름 없다. 너는 이 고요, 이 잠, 이 침묵, 이 무기력 이외에 그 무엇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루하루가 시작되고 하루하루가 끝난다, 시간이 흐른다, 네 입이 다물어진다, 네 목덜이의, 네 입 주위의, 네 아래턱의 근육들이 완전히 이완되어버린다, 오직 네 흉부의 오르내림만이, 네 심장의 박동만이, 여전히 네 끈질긴 생존 여부를 증명해줄 뿐이다.

 

그 무엇도 원하지 않기. 기다릴 것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기. 늦장 부리기, 잠가기. 인파에, 거리에 휩쓸리게끔 너 자신을 방치하기. 도랑을, 철책을, 배를 따라 물가를 좇기. 강둑을 따라 걷기, 벽에 찰싹 붙어 지나가기. 네 시간을 허비하기. 온갖 계획으로부터, 모든 성급함으로부터 벗어나기. 욕망 없이, 원한 없이, 저항 없이 존재하기.

 

시간이 지나면, 고비 없는, 혼란 없는, 꼼짝 않는 어떤 삶 하나가, 네 앞에 놓이게 될 것이다: 그 어떤 껄끄러움도, 그 어떤 불균형도 업는 그런 삶이. 일 분 일 분이 지나가고, 시간과 시간이 지나가고, 하루 하루가 지나가고, 계절과 계절이 지나가면, 끝이라고는 없을 무엇인가가 시작될 것이다: 그러니까, 식물 같은 네 삶이, 파기된 네 삶이.

 

작품해설까지 포함하면 164쪽. 위에 뽑아놓은 문장은 겨우 45쪽까지의 글 중에서 뽑은 거다. 근데 와우~ 사실, 너무 길어 빼 놓은 부분도 많다. 적고 보니 진짜, 한 장 건너 밑줄이라며. 조르주 페렉을 좋아하는 독자들의 마음을 이제야 알겠다. 그의 책을 다 사모아야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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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_윤성택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다는 건 그때 내가

오늘 내리는 이 빗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

우산 없이 걸었던 수많은 장면이

환등기 안처럼 환해지고

그 빗소리에 음(音)이 흐른다

 

그곳에 있어서 생은 비릿하다

습관에 빗소리를 오버랩시킨다는 것은

빗속 너머 시공간을 만드는 것이고

거기로 나를 지나게 하는 것이다 빗소리는

빗방울의 부서짐이라기보다는

흩어지면서 이루는 하나의 공명이다

무언가 채워져 있는 동시에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통로

 

그 안에는 반복되는 리듬이 들어 있다

빗소리가 음유에까지 읽히면, 비는

기온과 풍경에 따라 톤을 달리하면서

제자리를 찾아 시간을 열어간다

떠올리는 사물, 그때의 습기까지 조용히 복원해낸다

생각이 생각 위에 떨어져

마음에 왕관 같은 문양이 이는 것이다 

구름의 전원을 사용하여 누군가의 순간을 재생한다

거기에는 조용히 머리를 기대고 있는

창문과, 문득 잠에서 깬 의식이 수록되어 있다

 

 

봄비

    _함민복

 

 

양철지붕이 소리 내어 읽는다

 

씨앗은 약속

씨앗 같은 약속 참 많았구나

 

그리운 사람

내리는 봄비

 

물끄러미 바라보던 개가

가죽 비틀어 빗방울을 턴다

 

마른 풀잎 이제 마음 놓고 썩게

풀씨들은 단단해졌다

 

봄비야

택시! 하고 너를 먼저 부른 씨앗 누구냐

 

꽃 피는 것 보면 알지

그리운 얼굴 먼저 떠오르지

 

 

비를 맞는 저녁

               _이승희

 

당신의 살냄새 같은 앵두꽃을 데려가는 바람의 뒤에 서서 나는 비가 오길 기다린다. 한때 그것은 내 몸을 살다 간 구름의 입자들. 불의 이마를 닮은 짐승처럼 바람이 불어 간 방향으로 떠나갈 것들. 빗방울이 맨살에 떨어진다. 스미듯 집의 불빛이 꺼졌다, 앵두꽃이 진 자리마다 물고기들이 꼬리를 감추며 나무 속으로 사라졌다. 허기가 들끓는 지상에서 상처 난 짐승들이 제 눈을 파내려는 듯 자주 울었고, 핏물이 배어나오는 그리움으로 버텼다는 기별. 다시 앵두꽃은 피겠지. 바람이 솜털을 부드럽게 누이며 말했다. 몸속에 새겨넣은 지도 한 장이 낡아가는 저녁 당신은 피 묻은 바닥을 닦아내며 물처럼 그렁거렸지. 항상 구석의 풍경이었던 시간들이 모래알처럼 흩어지며 구석을 지워낼 때 바람의 지워진 문장을 읽어주던 당신. 그 문장 속에서 꽃들의 한생이 다시 시작되고 내 몸이 기억하는 빗방울의 무늬 속으로 걸어가는 저녁이었다.

 

 

우산의 반대말

                    _유희경

 

고이면 좋겠어

잠든 도시의 가슴팍에

의심이란 거지 우리가

찾아볼 수 없는 흔적

 

이렇게 끝내주는 소리는

천년 전의 것

용서하라 모든 이빨을

비가 내일을 잡아 뜯고

눈썹을 파르르 떨어

써놓은 문자를 내놓는다

 

쏟아져 내리는, 입말

놀라는 눈과 감기는 물

 

비가 내리는 만큼

입을 다문 사람

그게 아니더라도

 

이런 날씨 앞에서는

누구나 넓고 너무 투명하다

 

떠오른다 침묵하지 않는,

하고 싶은 말 지우고,

젖어간다 모서리부터

 

 

비 내리는

           _도종환

 

빗방울은 창에 와 흐득이고

마음은 찬 허공에 흐득이다

바위 벼랑에 숨어서

젖은 몸으로 홀로 앓는 물새마냥

이레가 멀다 하고

잔병으로 눕는 날이 잦아진다

별마저 모조리 씻겨내려가고 없는 밤

천 리 만 길 먼 길에 있다가

한 뼘 가까이 내려오기도 하는 저승을

빗발이 가득 메운다

 

 

한낮의 먹구름

                   _김수복

 

악견산을 넘어가다

유방산에 닿았네

 

슬슬 몸속 뼈가 스멀거리기 시작했네

 

피라미떼가 제 미색에 빠져

개울 물살을 즐기듯이

 

격정도 뭉게구름이 되어 불어나는 한낮

섬섬옥수로 산정에서 스윽슥,

 

한평생 살다가

 

햇살 넘치는 계곡 사이로

소낙비 되어 쏟아졌네

 

마른 옥수숫대 서걱이는

비탈밭에 내리꽂혔네

 

 

폭우

     _김시라

 

곡비(哭婢)처럼 서럽게 우는 비를 버릴 수 없는

조그만 섬처럼

거친 등을 지니고 잔뜩 웅크린 사람들이

용산역에서 하릴없이

계단 밑을 파고드는 시절을 지나고 있다

 

멀리 따듯한 손을 놓고 온

깍지 낀 손이

갈래갈래 낯선 길처럼 갈라져 있고

그사이로 철로가 선명하다

하중을 견디는 침목 따라 살아온 이들이 아는 밤들

무수히 비가 쏟아지고

가슴팍으로 물이 고이다가 넘치고

옹이처럼 마디마디가 슬픈 관절이 된다

 

이 비 개면

무지개 뜨는 행운은 다시 비껴가고

두 눈에 보이는 낡은 것들은 더 낡아가고

두 눈을 벗어나며

날아오른 것들은 더 높게 날아오르겠지

 

한참을 울던 사람들에게는

등뒤에서 언제나 감당 못할 비가 온다

떠나면 되는 일처럼 그렇게 날들은 가고

 

한때를 푹 적셔본 사람은

잠결에도 비가 온다

 

 

비가 내리니까, 기분이 가라앉는다. 기분이 가라앉을 때는 책을 읽는 게 제일 좋겠다. 책 중에서도 시집. 시집 중에서 시가 나오는 풍경들만 골라서. 지금 현재 내 책상에 있는 시집 중에서 골랐다, 집에 가면 더 좋은 시들이 많을 텐데, 안타깝다. 그래도 이 정도의 시를 고른 것은 어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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