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파헤치는 고고학 탐정 - 동굴 벽화에서 타이태닉호까지
사이먼 애덤스 지음, 장석봉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세계사와 그 이면의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큰 아이가 제목 중에 '고고학'이라는 단어를 보더니 자기 관심 분야라며 반긴 책이다. 나 또한 고대 유적에 흥미를 느끼는 터라 아이와 번갈아 가며 관심이 가는 유적을 다룬 부분을 찾아보았다. 고고학은 사라진 문명을 찾아내고 역사 속의 증거물을 조사하여 과거의 모습과 그 시대의 생활양식 등을 연구하며 인간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학문이다. 
 
 전시관이나 박물관 같은 곳에 가서 접하는 유물들 중에는 정말 저런 것이 사람이 만들고 사용한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들도 있고, 이런 유물들을 어떻게 발굴해 냈을까 궁금해지는 것들도 있다. 일반인들이 보았다면 길에 굴러다니는 흔한 돌멩이 정도로 여겼을, 좀 날카로워 보이는 돌이 인공적으로 다듬어진 것임을 알아내고 그것들을 통해 과거에 어떤 문명이 존재했는지를 추측하고 밝혀내는 고고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놀랍고 신기하게 여겨진다.
 

 


 이 책은 지난 20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고대 유적들의 비밀을 고고학자들이 어떻게 풀어왔는지에 관해 들려주고 있다. 고대 유적에 대한 설명, 유적과 관련된 또 다른 이야기들, 그리고 고고학자들이 어떤 방법으로 시간 속의 증거물을 추적하고 이를 재구성하여 과거의 문명에 대해 알아내는지를 알려준다. 고고학의 정의와 고고학자들이 하는 일 등을 간략하게 설명한데 이어, 기원전 12,000년경의 알타미라 유적에서부터 서기 1912년 타이태닉호에 이르기까지 15가지 유적을 다루고 있다. 몽라수아와 빅스, 오세느, 바사호 같이 조금 낯선 유적도 있으며, 크노소스 궁전 유적과 중국의 진시황릉의 병마용 등 아이들과 함께 가서 보고 싶은 곳도 있다.




 가끔 TV에서 유적이나 공룡 화석 등을 발굴하고 연구하는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데, 고대 유적을 찾고 다각도로 조사하는 고고학에도 과학적인 기법이 도입되어 많은 성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도 X-선과 컴퓨터를 이용하는 방법,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 층서학 등의 과학적인 기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대상연령을 고려해서인지 간략하게 소개된 점이 조금 아쉽게 여겨진다. 그 외에 유물을 보존하는 법, 신전의 연대 측정 등도 알려준다. 
   



 


 차례를 살펴보던 아이가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유적은 크노소스 궁전이다. 미노스인의 공예품 중에 유명한 도자기 꽃병 사진을 보니 그 시대에 다양한 문양을 그려서 만들어구나 싶다. '또 다른 이야기'에 의하면 티라 섬의 도시 아크로티리는 화산 폭발(기원전 1626년)로 생긴 재에 묻혀 그대로 보존되었다고 한다. 크노소스 궁전을 발굴하기 위해 애쓴 아서 에번스 경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각 유적별로 발굴지를 격자 형태로 파 들어가는 방법을 개발한 모티머 휠러 경, 로제타석의 암호를 해독한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 폼페이 발굴 책임자 주세페 피오넬리, 마추픽추를 발견한 하이럼 빙엄 등의 고고학자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에는 실리지 않았으나, 최근에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도망치는 닭을 쫓아 동굴로 들어간 한 농부에 의해 발견된 터키의 유적인 비밀도시(데린쿠유)에 관한 일화를 들려주어 흥미롭게 시청했다. (아이들이 이 일화를 <터키에서 살아남기>에서 본 적이 있다며 얼른 가져와서 보여주었다는~ ^^) 이처럼 고대 유적은 우연하게 발견되기도 하지만 집념어린 발굴 의지를 가진 사람에 의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인리히 슐리만의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는 자신이 매료된 호메로스의 이야기에 나오는 도시인 트로이가 실제로 존재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고고학자가 된 인물이다. 슐리만이 발굴한 유적은 자신이 확신했던 트로이 전쟁에 해당하는 유적이 아니었지만 그의 발견은 고고학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하였다. 


 

 아즈텍의 유물이 있는 멕시코시티에서는 지하철을 건설하던 일꾼들이 신전의 여러 부분을 발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개발이나 공사 과정에서 종종 유적이 발견되곤 하는데, 특히 경주처럼 역사적인 유적이 많은 지역은 허가 없이 함부로 개발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아메리카 원주민 마을 오세테 유적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장소 혹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이 땅 밑 어딘 가에도 과거의 역사적인 유적이 잠자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세계 곳곳의 유명한 유적들 유럄하며 유적과 관련된 다양한 역사 지식을 얻을 수 있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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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알라딘 신간 평가단 9기 모집할 때 유아/어린이/청소년 에 지원했는데  

경쟁율도 높은 분야이고 첫 지원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가  

발표일에 궁금한 마음에 들어와보니 제 이름이 있더군요.  

곧 선정이 되었다는 문자를 받았어요. ^^ 

신간 평가단 활동하려면 다음 달 부터는 예전보다는 더 자주 들어와 보게 될 것 같습니다. (^^)>

책도 예전만큼 못 보고 사는 터라 평가단 활동이 쉽지 않겠지만 노력해 봐야지요.

 


 

 

 

 

 

 

 

아, 기사를 훑다 보니 우리나라 그림책 <마음의 집/창작과 비평 2010>이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Ragazzi Award) 논픽션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눈에 띄네요. 

글 작가는 김희경씨, 그림은 폴란드 그림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공동작업으로 만든  그림책이라고.

이 그림 작가 분은 한국 작가와 꾸준히 작업을 하는군요. 

이 분 작품은 꾸준히 소장해서 보는 편인데 이번에 수상한 그림책은 아직 못 봤네요. (^^)>

 



사진 및 기사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3291736311&code=9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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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1-03-30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정말 오랜만이시네요,,
막내는 잘 크고 있지요,,참 많이 자랐겠어요,

아영엄마 2011-04-01 01:05   좋아요 0 | URL
울보님~ 반가워요. 막내는 무탈하게 잘 크고 있어요.
류도 학교 생활 잘 하고 있지요? ^^

꿈꾸는섬 2011-03-30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많이 바쁘셨지요? 너무 오랜만이에요.
신간평가단 된 것 축하드려요. 이제 자주 뵐 수 있겠네요.^^

아영엄마 2011-04-01 01:06   좋아요 0 | URL
꿈꾸는 섬님~ 반갑습니다.
알라딘에 자주 들어와 보려고 신간평가단 지원했는데 뽑아주었네요.
앞으로 자주 뵙도록 힘쓰겠습니다~. ^^*
 
이선비, 성균관에 들어가다 - 옛날 공부법으로 본 우리 역사 처음읽는 역사동화 2
세계로 지음, 이우창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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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역사를 알 수 있는 역사동화이면서 옛 사람들의 공부법도 알려주는구나 싶어, 아이의 공부법에 대한 조언을 할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요량을 더해 이 책을 보았다.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많은 학부모의 앞선 마음이려나? ^^* 글쓴이가 '세계로'로 기재되어 있어 소개 글을 찾아보니 대치동 독서 토론 전문 학원 선생님들이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썼다는데, 이야기를 쓴 이가 "손정혜"라는 작가라는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 집 아이들이 참 재미나게 읽고 또 읽은 <꿈꿈이의 자연 학교> 시리즈를 쓴 그 작가분이구나 싶어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전작인 <이선비, 한양에 가다>에서 소과 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에 왔던 주인공 이세로(이선비)가 이번에는 조선 최고의 학교인 성균관에 들어가 생활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소과 시험에 합격하여 자신의 힘으로 성균관에 입학한 세로가 엄격한 규칙이 존재하는 성균관 생활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통해 학문을 대하는 자세와 공부를 하는 까닭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본문 글에 국비로 최고의 교육을 받는 성균관 유생들의 일상이 잘 드러나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꽉 짜인 일정과 엄격한 규정에 따라 생활하는 모습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공부에 매진하는 특목고 학생의 일상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균관 유생들에게도 (의복 세탁을 위해) 매월 두 번의 휴가가 주어지는데 이 때마저도 복습을 하고 유희를 즐겨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다 하니 참으로 쉽지 않은, 팍팍한 생활의 연속이었을 듯 하다. 
 



 세로는 소설책을 읽거나 노비와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유희를 즐겨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어기는 등 자유분방한 면을 드러낸다. 이와 대조되는 인물인 맹윤호는 한양의 사부 학당 출신의 모범생으로,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원작)/성균관 스캔들(드라마)>에 나오는 가랑 이선준(박유천분)을 떠올리게 만드는 인물이다. 학문의 깊이가 남다르지 세로와는 출신지만큼이나 성격, 생각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초반에는 세로가 시골 서당 출신이라며 낮추어 보는 편협함을 드러내기도 하는 등 생각의 차이로 대립하는 관계이지만 곧 세로와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된다. 중반에 오해로 인해 서먹한 사이가 되기도 하는데 상대가 어려움을 겪을 때 서로를 감싸는 모습을 보이며 임금님에게 감동을 안기기도 한다. 어렵고 힘든 공부를 해나갈 때 함께 그 길을 가며 진실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는 가족만큼이나 참으로 소중한 존재이다.

 
 
 


이야기 중간 중간에 [옛날에는 어떻게 공부했을까요?]라는 제목 하에 정보 페이지를 두어 성균관에서 공부한 내용과 생활 규정, 학교 제도(서당, 향교, 사부학당), 선조들의 독서법과 공부법, 가정교육, 과거 제도를 살펴본다. 이이, 이황, 이덕무, 김득신 등 학문과 독서 분야의 본보기로 꼽는 인물(롤모델)들의 최고의 독서법은 현재의 우리 아이들에게도 최고의 독서법이 되어줄 것이다.

 과거에 우리 선조들이 공부한 것과 현재의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는 내용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공부를 하는 목표- 학문에 대한 이해와 지식 습득, 출세 같은 세속적인 것을 포함하여-와 공부에 임하는 태도와 좋은 공부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반복해서 외우는 암송처럼 기본적인 공부법과 더불어 토론과 비판하는 과정도 거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부가 될 터. 새삼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 안타깝게 여겨진다.



 세로는 과거시험의 시제를 보고서야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많은 아이들이 세로처럼 공부는 당연히 해야 되는 것으로만 여기고,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으리라. 부모가, 선생님이 하라고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혹은 억지로 하는 공부는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이 책에서 "호학(好學)"이라는 단어로 집약되는, 배우는 것을 즐기고, 새로운 지식을 깨우치는 것에 대한 기쁨을 느낄 줄 아는 제대로 된 공부를 한다면 학창시절이 짧게만 느껴질 것이다.(시험을 대비해 벼락치기식 공부를 하곤 했던 학창시절을 뒤늦게 후회하는 이의 조언...^^*) 

 이야기는 맹윤호와 더불어 세로가 과거 시험에 합격한 후 고향으로 향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끝자락에 세로가 궁궐에 들어가서 일을 하게 될 것이라 언질을 주는 것을 보니 다음 이야기가 또 나올 모양이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세로가 꼭 해 줄 일을 생각해 놓았다는 임금님과 함께 세로의 활약을 기대해보련다. ^^ 본문 뒤에 "성균관 Go! Go!"에는 성균관의 실제 모습(명륜당, 동재와 서재, 신삼문 등)의 사진과 간략한 설명,  성균관에 갈 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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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2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11-04-02 21:00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고쳤습니다. ^^
 

며칠 전에 TTB라는 걸 한 번 해보려고 등록은 했는데,   

이 야심한 밤에 이용하는 하는 절차를 여기저기 찾아보고 있음에도 오리무중이로군요. -.- 

- 광고 채널 설정이라는 것은 어찌어찌 해보다 보니 얼추 방법을 알 것 같고- 

나이 마흔 넘어 회전력도 둔화된 마당에 애 키우느라 제대로 먹통이 된  

제 머리로는 이해력이 딸려서-혹은 뭘 선택을 안해서- 그런가 봅니다. 

이리저리 해보다 안 되서 그냥 리뷰 올리고 갑니다. ^^;;   

 

그러고 보니 이제는 정말 리뷰 올리거나 책 살 때나 알라딘에 들어오는 지경에 이르렀군요. 

예전의 알라딘 마을을 그리워 해보지만 세월 따라 강산도 변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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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1-03-27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영엄마님보다 더 몰라서 아무 보탬이 못 되어 드리네요..ㅋ
저는요,,ㅋㅋ 웃기지만 제가 아는 기능만 써요.

꿈꾸는섬 2011-03-30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TTB광고 수익이 꽤 짭잘하대요.
저도 잘 몰라 도움은 안되겠지만, 광고 채널 설정하시고 거기에 광고하고 싶은 책들 선정해서 올리시면 되어요.^^ 책, 내 블로그에 소개하기를 클릭하면 아마도 되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무엇을 할까? - 일과 신발 그림책은 내 친구 27
정해영 글.그림 / 논장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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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여러 나라의 신발의 특색을 잘 드러낸 <누구 발일까?>이라는 그림책으로 눈길을 끈 정해영 작가의 신작이라는 소식에 귀와 눈이 솔깃했다.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 마음에 쏙 들었기에, 또한 우리나라 작가이기에 다음 작품을 기대하고 있던 터... 이번 그림책도 의성어와 의태어를 잘 버무린 리듬감 있는 본문 글과 콜라주 기법의 선명하면서도 입체감 있는 그림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보는 재미와 듣는 즐거움도 큰 <누구 발일까?>를 네 살배기 아이가 참 좋아하여 읽어달라며 자주 꺼내 오는데, 신발을 보여주는 책이라는 공통점 때문인지 최근 들어 이 책도 종종 간택을 받는다.
 




 이번 그림책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일과 관련된 신발의 모양과 기능, 특징 등을 알려준다. 이번 작품도 전작과 유사한 형식으로, 먼저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신발에 먼저 초점을 맞추어 크게 부각시켜 놓았으며 다음 장에 그 신발이 사용되는 현장을 배경으로 하여 전반적인 상황을 보여주며 발을 보호해 주는 신발의 기능과 정보를 전달한다. 간결하면서도 생생하게 다가오는 의성어, 의태어들은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모양이다. 소리와 행동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아이의 귀에 쏙쏙~ 들어오는지 몇 번 읽어주고 나면 아이가 먼저 표현을 한다. 

 신발 밑면에 징이 박혀 있는 축구화를 신은 선수의 발이 부각되어 있는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발 끈, 실땀 등 신발의 외양을 사실적으로 꼼꼼하게 묘사한 점이 인상적이다. 양말 역시 '정말 양말 같다!'는 생각이 들도록, 다양한 재료(헝겊, 종이, 실 등)를 이용한 콜라주 기법으로 신발의 질감과 입체감을 잘 살리고 있다. 
 


 한 마리 백조처럼 우아하게 춤추는 발레리나의 토슈즈는 겉으로 보기에 부드럽고 고운 천으로만 만들어졌을 것 같은데 발끝에 체중을 실어야 하는 발레리나의 발을 보호하기 위해 앞부분이 딱딱한 나무로 되어 있다고 한다. 화재 현장에서 뜨거운 열기로부터 발을 보호해주면서 물에 젖지 않는 기능이 더해진 소방관의 방수화도 눈길을 끌고, 표지 그림에 보인 신발은 어떤 신발일까 궁금했는데 어부가 신는 가슴 장화란다. 아이에게는 운동선수나, 소방관 등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이 (제각각 모양은 다르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적합한 신발을 신고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도 인상 깊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이런 저런 신발 구경을 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요상한 모양의, 실체를 한 번도 접해 본 적이 없는 아이에게는 정체불명의 것이라 여겨지는 것이 물고기와 함께 등장한다. 신발은 신발인데 꼬리처럼 보이는 그 것. 물고기들이 노니는 물 속에서 찰싹찰싹 헤엄치는데 도움을 주는 오리발이다. 아이는 이것도 발에 신는 것이라는 점이 신기한 모양이다. 푸른 풀밭이 펼쳐진 축구 경기장, 조명을 받으며 모델들이 워킹을 하는 화려한 패션쇼 무대, 물고기들이 몰려다니는 바다 등 일의 배경이 되는 장소가 역동적으로 펼쳐져 현장감을 더하고 있는 점도 이 책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본문 뒤에는 정보 페이지를 통해 신발의 특징을 좀 더 자세하게 보충 설명해 놓다. 방수화에 손잡이가 달려 있는 것도, 간호화가 따로 있는 것도 처음 알았다. 정보 페이지를 통해 군화/피겨 스케이트/안전화 등 여러 종류의 신발의 장단점도 알 수 있다.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니 의류직물학과 산업 미술을 공부한 후 패션디자이너로 일을 했으며, 2009년부터 어린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출간된 작품을 보면 의복(옷, 신발)과 관련된 도서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잘 살려 자신의 꿈(작가)을 이룬 것에 부러운 마음이 인다. 

 작은 언니의 실내화도 신어보고 싶고, 큰 언니의 새 운동화도 신고 걸어보고 싶어 하는 우리 집 막내. 자기 신발은 아직 달랑 두 켤레 뿐인 탓인지 새로운 신발에 욕심을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다양한 신발들의 출현이 이채롭게 다가오는가 보다.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하는 일에 따라 모양이나 기능이 다른 신발이 있음을 명확히 인지하게 되면 또 어떤 종류의 신발들이 더 있는지 궁금해 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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