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 욕망을 거세한 조선을 비웃다
임용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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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시대를 알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통치자를 보는 것이다.

그가 어떤 철학으로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보면 

국가를 끌고 가려던 모습과 방향이 드러난다.

정조의 작품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화성이었다. 이는 정약용의 작품이고

그의 손에 의해 유익한 여러가지 실험이 이루어졌다.

또 다른 작품으로 서얼허통이 떠오른다.

박제가,유득공,이덕무 등  쟁쟁한 실학자들이 실은 서얼이었다.

한 끗 차이로 금은수저를 못 물고 태어난 덕분에 동수저에 감사해야 했다.

그것도 못 먹는 바깥의 무지한 백성과 비교하면 천운이었다.ㅏ.

그럼에도 그들에게는 하늘이 내려준 재능이 있었다.

시로 표현되는 문장에는 이백과 두보를 닮은 재주가 있었고

의식은 벌써 조선을 뛰어 넘어 세계를 누빈다.

이들 대부분이 연행, 중국에 가는 사신의 대열에 끼어 더 큰 문물을 보았다는 점은 중요하다.

불만 많고 - 이 말을 뒤집어 보면 개혁 의지가 강하고, 현실에 고정된 사고를 하지 않는다

능력 있기에 이들은 갈증을 느꼈고 갈망이 많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천지가 열리면서 기회가 열렸다.

그리고 그들은 국왕의 직속 기관에서 서고 책임자들로 일하게 된것이다.

자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

그들은 정약용의 길을 가지는 못 했다.

아마 능력이라면, 혹 기회를 주었다면 충분히 그럴 자격이 되었으리라.

그럼에도 역시 그들의 수저의 색깔은 동색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희망을 준 것은 바깥 세상이었다.

중국에 가서 관리들과 교류하는데 거인이라는 제법 높은 지위의 문화인들이

나이와 신분을 떠나 이들의 작품을 인정해준다.

만국공용어인(당시로는 한자가) 시문으로 마음껏 내공을 펼쳐보인다.

이를 높이산 여러 중국의 고관들이 귀한 평을 해주고

이것이 조선에 반향을 일으킨다.

덕분에 그들은 수시로 연행을 하고 갈 때마다 환영을 받고 때로

중요한 임무도 수월하게 수행한다.

이른바 지한파를 만든 것으로 오래 동안 남는 기여들이 이루어졌다.

이 방식으로는 나중에 김정희가 그러했다.


인연으로,신분으로 촘촘히 짜여져서 

재주 많은 외인들이 들어갈 곳 없는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온 

서얼들에게 청은 기회의 땅이었다.

박제가의 경우 심지어 예부상서, 오늘날로 치면 장관과 교류를 한다.

한국의 무명의 학자(시간강사 자리도 달랑달랑하는)가

미국에 가서는 클린턴 장관과 밥을 먹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실력을 실력대로 평가하는 오픈된 사회는 강하다.

과거의 청, 오늘의 미국 모두 그런 사회다.


이런 사회에서는 너는 누구냐고 묻지 않고 너는 무엇을 하느냐고 묻는다.

실학파들은 실제적인 것에 관심이 많았다.

반면 귀족들은 대체로 이념과 형식에 치우친다.

즉 있어야 할 것에 한정짓고 자신들의 틀을 고집한다.

사회의 불만세력은 늘 존재하고 심지어 필요도 하다.

다른 시각이 있어야 논쟁이 있고 여기서 발전하기 때문이다.

박제가로 대표되는 불만세력의 눈에는

조선 것이라고는 하나도 이쁘게 보이지 않았다.

벽돌,배,음식점의 운영 등 수도 없는 현상에서 그는 왜를 묻고 또 물어

이유를 찾아낸다.

그리고 이것저것 가져다가 자기힘으로 할 수 있는 실험을 한다

그 중에 하나가 종두법이었다고 한다

제대로 퍼져나갔으면 수 많은 이를 구원했을 이런 귀한 기술이

그의 정치적 몰락과 함께 사라져버린다.

참 안타깝다.


조선은 왜 이러했나?

재주 많은 사람, 왕의 총애를 받아 그렇찮아도 없는 자리를 차지하는

이들을 곱게 보지 않았다.

원래 정치의 본질은 밥그릇 빼앗기 싸움이고 이는 특히 

세력을 만들어 신분만을 무기로 삼는 이들이 강하다.


결국 정조의 죽음과 함께 신데렐라의 무도회는 끝나버렸다.

땡 하면서.. 

죽음과 동시에 이어진 대비의 정치는 세도정치의 꼭두각시 놀음이 되고

말도 안되는 이유로 재주 많은 이들의 목숨을 날려버린다.

박제가도 지방 수령 몇 번 하고 재주 보인 덕분에

졸지에 목숨이 경각에 달했다.

이것이 고비를 간신히 넘긴 뒤에 저 멀리 함경도 끝자락으로 귀양을 가게 된다.

어떤 이들은 말도 안되는 

남은 유리구두는 무엇일까?

바로 저작이다.


상처 입은 조개만이 진주를 만든다는 말은

바로 이 시대 정조가 아꼈던 여러 지식인들에게 딱 맞는 말이다.


그들은 각기 흩어졌는데

정약용은 그래도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처가의 도움을 받아

평생 저작을 해내어 지금도 우리에게 큰 인물로 기억된다.

반면 저 추운 지방에서 간신히 목숨 부지한 박제가에게는

그만한 기회가 주어지지 못했다.

돈도 조교도 없이 고군분투하고 심지어

대비의 석방명령도 무시하면서 그의 앞날을 끊으려는 이들의 손에 의해

그는 고난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이제 먼 훗날 후배들에게 그의 모습은 

시대의 질곡을 넘어서 자존감으로 버티며 재주를 뽐내었던

이단아가 제 모습을 드러낸다.


다른 책들과 달리 임용한님의 이 책은 입체적이다.

시대상을 왕의 생각,사회상,집단 등으로 잘 나누어 보여주면서

이들이 서로 엮여져 있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다는 점을 드러내준다.

매우 작은 듯이 보이는 각종 물건 값, 관료들의 월급, 거기서 드러나는 심리 등을

세세하게 보여주는 태도는 박제가 등 실학자들의 관찰태도와도 비슷하다.


한국이라는 나라도 이제 봉건화가 진행된다는 느낌이다.

신분이라는 질곡이 사람들을 옥죈다. 해도 안되는 구나 하는 자포상태가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잉여인간이라는 섬뜻한 용어가 나타난다.

이건 옆나라 일본에서 젊은이들이 꿈을 잃을 때 나타난 현상인데 

이게 슬금슬금 오늘의 한국에 까지 옮겨 왔다.


다시 박제가와 같은 인물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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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권, 건설족 덫에 걸리다 - 1,000조 거품공항 초읽기 돌입, 뱀파이어 경제의 종말!
박태견 지음 / 뷰스(Views)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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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초에 여러 모임을 통해 다양한 분들을 만난다.

2013년 새해가 즐겁게 시작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꽤 우울하다.

중소기업 경영자들 상당수는 금년을 최악으로 보고 앞날에 대한

자신감도 매우 줄어들었다.


시점을 잠시 옮겨 보기 위해 집에 놓인 옛 책을 잠시 집어 들었다.


2013년 시점에서 2005년에 만든 이 책을 보면 참 놀랍다.


8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났다.

대통령도 두 번이나 바뀌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치 않은 것은 건설이 신문의 주인공이 된다는 점이다.

2005년에는 매일 매일 돈을 만들어는 거품의 주인으로

2013년에는 하우스푸어와 함께 건설사 몰락이 화제다.


오늘의 내수침체는 하우스푸어와 고대로 맞물려 있다.

심지어 불황에 강하다는 마트도 매출이 줄어든다.

그 뿌리는 건설거품이다.


상승-거품-투기극심-터지면서 무너짐-오랜 불황


이런 스토리는 가까운 일본에서 잘 보았다.

같은 이야기가 여기서 다시 반복되고 오늘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주게 된 바에는 참여정부의 책임이 크다.


이 책은 저자가 끊임없이 여러각도로 경고를 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큰 문제가 터진다고 비판의 날을 세우며 있는 힘을 다해

덤벼들었다.

하지만 저자 박태견의 고언은 결국 쓰이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은 잘 알것이다.


지금 보면 참 유치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정부 관료들과 지도자들에 의해..


덕분에 오늘 우리는 원하지 않은 길로 접어들어 내일의 어려움을 맞닥트리고 있다.

지도자는 오늘 쉬운 길을 선택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이는 자칫하면 후대에 거대한 고통을 안겨주게된다.


8년이란 시점에 예전의 이 책, 그리고 나의 리뷰를 다시 보면서도 참 아쉬움을 갖게 된다.

이제라도 제대로된 현실 인식을 해야 할 터인데 안타깝다.


참 하나 재미 있는 공통점이 있다.

노무현 정부의 초대경제부총리로 김종인 박사가 거론되고

여기에 전경련 등이 반대한다는 점이다.

지금도 그가 박근혜 정부에서 같은 논란을 받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의 화두인 경제민주화는 여전히 고민되는 주제다.

이제라도 현명한 선택이 있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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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스토리 - [할인행사]
데이빗 린치 감독, 리차드 판스워드 외 출연 / 이지컴퍼니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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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있다.


나이는 73세. 

몸을 못 가눠서 집안에 쓰러져있고 이제 간신히 지팡이의 도움을 받아서 걷는다

같이 사는 딸을 보니 약간 모자란 듯 해서 더 안쓰럽게 보인다

그에게 연락이 하나 왔다.

형님이 아프다고 한다. 그와는 10년간 서로 말을 섞지 않았던 사이다.

노인은 그래서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나기로 했다.

그 수단은 잔디 깍는 기계다.


그의 황당한 시도에 주변의 다른 노인들은 하나 같이 걱정된 얼굴로 본다

다들 한 동네에서 오랫동안 살아서 서로를 잘 안다.


늙고 몸 망가지고, 돈도 없고

운전도 못하고 등 하나 같이 모자란 노인인데 말이다


그렇게 떠난 길에서 그는 여러 사람을 만난다


가출소녀에게는 소세지 하나와 잠자리를 제공하고

몇 가지 이야기를 덧붙인다

나이 들어서 보니 가족이란 젊을 때 생각한 것보다 소중하다고..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대목 중 하나는

빨리 다니다가 사슴을 친 여인의 모습이었다

한 주일에 벌써 여러마리를 치었다고 한다

그녀는 삶을 위해 40마일 거리의 일터로 왕복하려다 보니
그런 일이 발생한다
조금 느리게 주의 깊게 한다면 가여운 사슴을 죽지 않게 만들수 있지 않을까.

청년들에게 나이들어서 좋은 점은 적절하게 잊는 것이라고 한다

나도 개인적인 경험이 있다

1년도 넘어서 서로 주고 받은 카톡 하나의 표현에 의해 잘 했냐 못 했냐를 따지고

다시 그 화면 열어보자고 하는 노선배를 보았다

그것도 8개월만에 만나서..

좀 부족해도 적당히 눈 감아주고 덮어주면서 가야지

세세하께 셈 하려 든다면 관계가 지속되기는 어렵다


노인에게도 그런 아픈 기억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젊어서 2차대전에 나가 누군가를 죽인 경험이 그에게는 큰 아픔이었다

영화 나중에 나오지만..


이 대목은 차로 사슴을 치어 죽인 여인의 모습과 오버랩이 된다

이런 기억을 잊게 해주는 건 나이듬이 주는 행복이다.

가는 걸 어찌 잡을 수 있겠는가, 부질 없는 것이다

오히려 다른 한 편에서 내개 오는 것에 더 주목함이 좋겠다.


이렇게 한 마디씩 던지는 이야기는 명연설이 아니지만

삶의 지혜는 잘 응축되어 있다


영화 내내 밤하늘의 별이 빛난다

미국의 중부는 정말 한적한 공간이다. 

농기계는 오가지만 도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 한적한 공간 속에서 평생을 보낸 미약한 노인이지만..

그의 속에도 결코 꺼지지 않을 저 하늘의 별과 같이 영원히 빛나는 

삶의 지혜가 담겨져 있다.


한 해가 간다.
이런 저런 일을 뒤져보면 남들의 언행에 상처 받은 기억들이 여전히
나를 괴롭힐 때가 있다.
그냥 적당히 잊고 용서하기로 했다. 그 것만이 치유다.
이제 가서 본전 달라고 요구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저 마음만 아플 뿐.
적당히 잊고 보다 소중한 것에 집중함이 나의 정신건강에도 이로울 뿐이다..

내게 이 영화가 준 치유 효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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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세트 - 전5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빅토르 위고 지음, 정기수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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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레미제라블 영화의 최대 장점이 혁명이야기를 디테일하게 보여준다는 점으로 꼽고 싶다.
소설은 박애와 연애가 중심이 되어 전개되지만 그 공간은 분명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사회상이였다.

여기서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바리케이드 장면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장례식에서 충돌이 있은 후 혁명가들은 평소 모이던 술집을 거점으로 삼으려 했다. 여기는 빈민촌이다. 그래서 주변의 호응도 높은데 여자들의 얼굴만 봐도 확 나타난다. 

혁명가들이 주변 곳곳에 도와달라고 외친다. 여자들이 창문에서 던져진 가구를 쌓아서 바리케이드는 만들어진다. 
그들은 기다린다. 이제 봉화를 들었으니 다들 호응해주기를 바랐다.

그렇게 긴 하루밤이 지난다.
혁명편이든 체제편이든 운명이 갈리는 순간이다.

여기서 만든 불씨가 이어져 파리 전체가 타오를 수도 있고 그냥 여기서 꺼져버릴 수도 있다.
전자가 되면 치안은 유지하기 어렵다. 바리케이드도 늘어나고 동조자에 의해 움직이기도 어렵다.

당시 파리의 장군 하나가 말하기를 "거리를 행군하다가 머리 위로 아낙네들이 창문에서 요강물을 던진다면 다 끝장이다"라고 했다.

갸녀린 여인들이 목숨을 걸고 대든다면 그 여자들에게 일일이 총을 쏘는 것도 답이 아니다. 이 정도로 인심을 잃은 정부에서 적당히 빠져나와 깃발을 삼색(프랑스혁명)으로 바꾸어 다는 쪽이 현명하다는 말이다.

이렇게 중요한 순간이니 치안경감이라는 중요한 직책의 자베르가 직접 뛰어들어 상황을 살피려고 한 것이다.

반대로 작게 머물다가 그냥 끝나버릴수도 있다. 역사적으로는 이 편이 훨씬 많았다. 파리의 경우 거의 해마다 봉기와 진압이 반복되었고 그 중에서 성공한 경우가 30년과 48년이었다. 71년의 경우는 코뮨까지 만들었지만 진압되고 만다.

1832년은 어땠을까?

해당 년도가 우리 머리 위에 남아 있지 않는다면 실패한 경우다.

조금 전까지 박수 치며 호응하던 사람들이 벽 뒤로 숨고, 창문을 닫고, 문을 잠궈버린다. 살육의 현장에서 목숨을 건지려는 소수의 혁명가들의 애처로운 문 두드림을 거부한다. 그렇게 한 순간에 외면 받으면서 역사의 선구자들은 사라져버린다.

영화는 이 장면도 너무나 잘 묘사해낸다. 원작 소설도 이 부분에 대해 긴 토로를 담고 있다.

혁명가들이 바라던 세상은 먼 훗날에는 필연적으로 실현되었다.그들이 방향을 옳게 본 것이 맞다.
자유,평등,박애라는 가치가 지금도 전세계의 많은 민주국가의 기본이 되고 있다는 걸 보면 그들은 충분히 의로운 행위를 한 것이다.
하지만 시대는 너무 빨리 가려는 사람들에게도 가혹하게 대한다.

그렇게 저물어가는 꽃망울을 보면서 애틋해하는 또 다른 청년이 있었다.
거리의 모서리에서 그는 바리케이드가 만들어지고 무너지고 살육이 이루어지는 장면 하나 하나를 다 지켜보았다.

누구일까?
바로 소설의 지은이 빅토르 위고다.

그의 몸 안에 이미 외할아버지의 왕당파적 기질, 아버지의 보나파르트적 자유주의 기질이 하나가 되어 있다.
그의 의식은 왕정복고 방식의 귀족적 긍지에서 자유주의적 혁명 지지자로 크게 오갔다.
그 덕분에 그는 넓은 시야를 가졌다. 한쪽편만 옳다고 고집하지 않았다.

위고는 혁명가들의 높은 이상이 언젠가는 실현될 것을 알았다. 하지만 바로 오늘 그들이 이기지 못하는 점도 이해한다.

각자의 시대는 자신만의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훗날은 훗날이고 오늘 나에게서 이 순간을 가져가고 싶다면 힘으로 빼앗아 보렴 하고 오늘의 주인들은 이야기 한다.

그들의 태도 또한 위고는 이해한다. 
이성적인 것이 현실적이다라는 주장은 혁명가들이 미래를 만들어가면서 하는 이야기다. 
그의 반대편에 현실적인 것이 이성적이다라는 주장이 있다. 
좋아하지 않아도 현실에 존재하는 건 가능한 이유가 있다라고 이해하는 것이다. 

한국 현대사와 비추어 이해해보자. 주변에 이번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들이 많다. 특히 사회가 바뀌기를 원하는 청년들이 그렇다.
지금의 386세대는 유사한 경험을 87년 12월에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하는 정말 억울하고 황당한 상황에서 이해도 위로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이들은 지금 소설이 묘사하는 상황에서 하나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직선으로만 가지 않는다. 굽이치기도 하고 때로는 뒤로도 밀려간다.  
바꾸어 말하면 옳다고 한번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한쪽의 생각을 강요만 하다가는 막대한 유혈이 일어나기도 한다.

덕분에 길고 긴 이 소설이 탄생했다.

소설은 현실을 비추어주는 거울이다. 
역사속에는 마리우스와 같은 열혈청년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발자크가 묘사한 불쌍한 수전노 고리오 영감도 있다. 테나르디에의 야비함 또한 정말 치가 떨리지 않은가?
이들을 다 보듬어 안아서 묘사해내었기에 이 소설은 공허한 주장을 담은 팜플렛이 아니라 시대를 넘는 걸작이 된 것이다.

어쨌든 혁명은 실패하고 이상은 무너졌지만 오늘 작은 기적 하나가 탄생한다. 바로 마리우스와 코제트의 커플이다. 
앞서 이야기한 "매춘부의 딸이 남작부인이 된다"라는 기적의 헤드라인을 본다.
그 속에서 우리는 한 사람이 보인 헌신의 결과물을 본다. 

그 씨앗은 멀리 올라가서 장발장에게 주어진 신부님의 은 촛대로 이어진다.

은촛대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시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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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3-01-02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약하기 짝이 없는 바리케이트에 기대어 '기나긴 하룻밤'을 보내는 장면에서 참 여러 생각들이 떠오르더군요. 그 장면이 1832년에 파리에서만 있었던 게 아니라 1980년대의 이땅에서도 무수히 반복되었었고, 심지어 작년에는 중동의 수많은 국가들에서도 여러차례 재현되었었죠.

그런데 역시나 가장 경악스러웠던 건 '대포'를 동원한 정부군의 무자비한 진압이더군요. 잔인한 유혈진압에 늘 뒤따르는 꽃다운 청춘들의 숭고한 희생이 결국 역사의 수레바퀴를 올바른 길로 되돌려놓긴 하지만, 그들이 치른 희생이 비할 데가 없다는 게 늘 가슴아픈 일이겠지요.

마리우스가 홀로 동지들이 스러지고 난 아지트로 되돌아와 '그들의 죽음을 나에게 묻지 말라'고 노래부를 땐 정말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리암 니슨이 주연으로 나왔던 '예전의 레미제라블'에 비해 이번 뮤지컬 영화는 사마천님 말씀대로 '혁명적 상황'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에 있어서 확연한 차이를 보여줬던 것 같아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사마천 2013-01-02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렌님. 맞습니다. 위고는 아주 아주 디테일하게 이 장면을 묘사했고 이것이 역사에서 반복될 것이라는 점도 예견한 셈입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 읽을 때 깨달음이 아하 이건 로맨스가 아니라 역사 소설이구나 였습니다.
그게 이번 영화에서 제대로 묘사되고 과거 보다 훨씬 더 공감이 커진 것 같습니다.
중국도 지니 계수가 태평천국 즈음 까지 커졌다고 하더군요..
요즘 주변도 악 소리가 커지다 보니 힐링 이야기가 많습니다.
어려운 이야기 필요 없고 주변을 좀 더 넓게 보고 같이 가자는 태도, 넘어진 사람에게 손 내미는 행위 등이 모여야 풀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
 
거품청년, 스마트 에이전트로 살아남다 - 세상을 바꾸는 핫트렌드 10
김경훈 & 한국트렌드연구소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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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읽어가는데 매우 유용한 참고서입니다.

특히 4,50대의 경우 좋습니다.

거품청년이 누구인가 했더니 바로 
마음은 청년, 몸은 아닌 4,50라네요. 이 책에 의하면
그런데 세상은 빨리 변합니다. 
그 빠름의 핵심에는 스마트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많이 보면 눈이 피곤해집니다
이걸 간단히 진단해주는 서비스도 스마트폰 안에 있다고 합니다. "비전심"

내 손안에만 있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거기서 발생한 정보가 모여서
<지능형 아카이브>가 되고
바쁜 나를 위해 시간을 줄여주는 큐레이션 서비가 나오고
말로 잘 안통하는 외국인들도 강남스타일에 환호하듯이
<이미지 라이징>에서 보듯 이미지로 소통하는 시대가 열립니다.

자원을 아껴쓰기 위해 버리는 것을 재활용하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유행 지난 옷을 리폼 해주는 서비스
유사한 일이 국내에도 있다고 하네요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비싼 재료로 만든 옷을 태우기 보다
차라리 사회적 기업과 함께 옷을 재가공해서 내어 놓는 대기업 이야기.
이런 걸 <하이 사이클링>이라고 부릅니다

프리크라임은 딱 마이너리티 리포트 이야기입니다
범죄를 미리 내다보자라는 주장은 한국에서는 약간 생소하지만
미국의 경우 지역별로 시간,상황별로 범죄발생율이 다르니 이를 
공개해서 미리 대비하고, 또 경찰 등도 적극 활용하게 하자는 컨셉입니다
공상소설은 언제나 우리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죠. 다시 확인했습니ㅏㄷ.

<클린 리워드> 이 부분도 흥미롭습니다.
기부가 필요한 곳에 자신의 재능을 기여하는거죠.
병원에 가서 봉사하는데 감자 깍는 일 죽어라 시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요리 만드는 자체를 함께 하지만 이곳은 요리사가 있어서
원하는 부분이 딱 거기까지라고 하네요.
이런 차이점들도 서로 알면 더 봉사하기 쉽겠죠. 맞는 방식으로..
그렇게 쌓아놓은 봉사포인트를 나중에 본인이 늙어서 활용할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은 대안경제라고 생각됩니다.

못 받아도 또 어떤가요. 나름 사회에 도움 되는 일 했는데..
교통 파파라치도 본인이 악착같이 받기 보다는 사회에 기여한다고 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런 이야기도 <시민 참여도시>에 연결됩니다


책의 내용은 정말 두루 두루 다양합니다.

하나 하나 유용하고 꽤 최신입니다.

이렇게 좋은 내용을 이렇게 싼 가격에 퍼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듭니다. 

기우겠지요.. 

http://www.whatsnewtrend.com 

이곳 다들 아껴주셔야 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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