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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 우리들의 이야기 - 윤형주가 말하는 나의 인생 나의 노래 나의 친구들
윤형주 지음 / 삼인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윤형주는 가수다.
그는 많은 재주를 안고 태어났다.
경기고에 연세대 의대를 들어간 수재로 남부러움 받으며 평온한 길을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음악에서 하늘이 내려준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가볍게 시도해도 너무나 쉽게 만들어지는 음악을 보면서 그는 자신의 요술방망이를 어찌 다루어야 할 까 고민이었다.
엄한 아버님에 의해 음악으로의 길이 수시로 중단되었지만
곧 그를 불러내는 세상의 요청에 의해 음악의 자리로 돌아오게 되곤 했다.
해변에서 만난 아가씨들을 자리에 머물게 하기위해 30분만에 만든 곡이
"라라라"라고 지금 들어도 가슴 울리는 걸작이 된다니 참 보통사람에게는
질투가 난다.
그의 성공을 사회배경과 연관지어 보면 이해가 쉽다.
문화가 척박하던 시절 선진 사회의 팝 문화를 가져오는 것으로도
한국에는 충격이었다.
그의 영어 실력과 관심으로 선진 문화인 팝의 가사를 교묘히 바꿔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저작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팝을 고대로 소개하면 처벌 받는 시대니
표절과 짜집기 번안만으로도 그는 놀라운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하늘은 재주와 함께 시련을 같이 주게 마련이다.
그의 자부심이 넘치다 보니 집을 나와 방해 받지 않는 자유를 누렸다.
곧 그 생활은 방종으로 흘러가고
마침 내려진 대마초 단속에 시범으로 걸려 감옥까지 가는 신세가 된다.
명문대생, 방송의 히어로, 선망의 눈초리를 받다가
졸지에 마약사범으로 철창에 갇혀서 그는 자살까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그를 다시 살려낸 것은 성경을 통한 구원이었다고 한다.
다시 사회로 돌아온 이후에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방송이 막히고 막 결혼한 아내와 아이를 위해 사업가가 된다.
그에게 기회를 준 선배 회사에서도 단 2달만에 사업 노하우를 배우게 되어
즉시 자신의 회사를 차려 독립한다.
자신의 재능 중 또 다른 측면인 협상 등의 솜씨를 발견하게 된다.
어쨌든 그는 경기고에 연세대를 다닌 수재가 아닌가?
잘 나가다가 여기서도 호된 시련을 겪게 된다.
케니 로저스를 불러 수억대의 수익을 거두려다가 졸지에 수억의 빚을 지고
무너지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지금 보면 되게 웃기는 상황이지만 당시 한국 사회의 연예사업이 딱 그 수준이었다.
경쟁자 넘어뜨리려고 온갖 사술을 쓰고
위태로워지면 더 심하게 발 거는 등.
여기서 그를 살린 것은 다시 성경이었다고 한다.
돈의 문제는 돈 자체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하는 깨달음이 그를 살렸다.
그가 진실로 사죄하는 마음에 이르러 친필로 편지를
써서 상대방에게 전달하자 의외로 쉽게 일이 풀린 것이다.
이런 저런 사건들이 많았지만
지금 그를 보면 역시 가수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 단어의 의미는 많이 달라졌다.
그의 시대 분명히 가수는 이방인이고 프론티어였다.
지인 김민기가 광부 체험을 하고 친구를 불러 금지곡이 되었다는 것이나
양희은의 삶을 보면 그 시대는 정말 자유인에게 힘든 시절이었다.
가수라는 세계의 중심에서 그는 남들에게 어려울 때 기댈 수 있는 존재였다.
양희은이 암이 걸렸을 때 이를 해결하려고 팔 걷고 나서 자기 인맥 총동원하는 모습을 보며
참 따뜻한 가슴의 소유자라는 느낌이다.
선구자에서 이제 깨달은자, 남에게 나누어주는 자가 되는 그의 여정을 함께
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참 덤으로 CD한장이 같이 온다.
그의 청아한 목소리로 담겨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