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만리 3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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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름 중화TV에서 <여상육정>이라는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간단히 말해 중국판 대장금이다.

갸녀린 여인이 궁궐에 들어가 여러가지 공을 세우면서 지위가 올라가고 사랑을 구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가만 보면 여자의 적은 여자다.

질투심도 강하고 황제 하나를 놓고 관심이 모이기 때문에 서로 간의 암투는 정말 치열하다.

이런 드라마가 중국에서 히트를 친 이유는 무엇일까?


혁명 덕분에 중국에서 남녀 평등은 우리 생각보다 강력하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여성은 직장의 꽃이 아니라 절반을 차지하는 존재가 되어간다.

모택동이 이야기한 하늘의 절반 만큼이나 말이다.

절반이나 차지하다 보니 이제 직장에서 여성과 여성의 싸움은 드문 일이 아니다.


과거에 삼국지가 한 역할은 무엇일까?

소설은 원래 교양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학교의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하는 실제 사회 모습을 남의 삶을 통해 알게 해주는 게 소설의 역할이다.

근대 사회에서 발자크 소설들이 그랬고, 중국에서 삼국지가, 일본에서 시바 료타로의 소설들이 인기 많았던 이유가 다 생존술을 담은 교양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 전장과 전투원들이 바뀌었다.

그러니 생존술도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여성과 여성이 직장에서 싸우는 모습은 삼국지 방식의 전술로는 이해가지 않는다.

질투,음모,약한 모습 보이기,심지어 미인계를 이용한 xx,.. 등


<여상육정>의 인기는 그만큼 커져가는 위상을 보여주고

중국 드라마도 자기 사회의 니즈를 읽어가는 솜씨가 발전해감을 알려준다.


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 또한 소설의 본연의 역할을 보여준다.

그동안 한국에서 모자란 것이 바로 중국에 대한 충실한 이해였다.

해안과 내륙이 다르다. 싼 임금에서 이제 졸부천국이 되어가는 중국의 현대 모습을 폭 넓게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가 작고 그들이 크기 떄문에 말이다.

그러니 신문을 봐도 때로 모순된 이야기들이 가득한 덕에 장님 코끼리 잡는 모양새였다.

앞으로도 이리 머뭄을 안타까이 여긴 우리 조작가님이 노구를 끌고 중국 천지를 다녀신 덕에 이제 우리도 <정글만리>를 얻게 되었다.


조작가님의 한 마디는 정말 가슴에 와닿는다. 

우리 작가들이 돈에 대해서 무심한 덕에 현실이 담기지 않은 작품에 머무른다.

이 책은 정말 돈에 대해 인간이 얼마나 처절한지를 잘 보여준다.

돈, 종교가 사라진 중국에서 인간 본래의 욕망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다시 강조하건데 소설은 생존술을 가르치는 지침서다.

커져가는 중국을 무시하고서 앞으로 FTA 시대에 한국의 기업이나 개인이 온전하기는 쉽지 않다.


여상육정이든 정글만리든 우리의 시야를 넓혀주고 교과서에 없고 신문에 없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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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만날 미래 -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정지훈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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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회사 입사 동기인 여자분을 만났다.

그분의 지인들 중 상당수는 아직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

열심히 일해서 벌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애들 덕분이라고 한다.

대학 지나 사회로 집어 넣기 위해서 필요해지는 돈이 점점 많아진다.

무려 30년을 책임져야 하니 앞으로 더 열심히 벌어야 한다고 굳은 결의를 보인다.


과연 정답일까?


이 책을 권하고 싶었다.

내 아이가 만날 미래의 모습은 오늘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는 정지훈 교수의 책이다.


우리세대가 세상에 나올 때는 호황의 막판이었다.

반면 지금은 저성장이 고착화되려는 시점이다

성공이라고는 못해도 생존을 위한 규칙들이 달라진다.


미래의 조직은 T자형 인재를 강력하게 원한다.

내가 잘 하는 것 이상으로 세상이 빨라짐으로

누구와 함께 일하냐가 그만큼 중요해진다.

그리고 그렇게 작은 모임들이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기 쉬워지는 환경이 미국에서는

점점 조성되고 있다.

얼마전 발표된 삼성의 갤럭시 시계 보다 훨씬 전에 미국에서는 페블이라는 스마트 시계가 나왔다.

홍보를 하고,자금을 모으는 것 모두 퀵스타트를 위한 인프라 지원을 받았다.


마음만 먹으면 이용할 수 있는 오픈 소스는 점점 늘어난다.

심지어 안드로이드 폰 자체도 오픈 소스 기반이다.

한국이라면 어떠할까?

경쟁적인 인간관계가 DNA로 몸에 밴 사람들이 과연 잘 할까?


오픈 소스를 만들어보지도, 이용해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무슨 기여를 할까?

공유경제라는 컨셉을 만들어 저성장에서도 행복을 키우는 미국이나 유럽인들 만큼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까?


새로운 세계는 낯설지만 모험에 찬 드라마가 될 것 같다.

안정된 발판은 아니지만 열린 마음으로 맞는다면 굳이

30년간 책임져야 한다고 스스로를 압박할 필요는 없어질 것 같다.


그래서 결국 이 책을 동기에게 선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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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 양장 합본 개정판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자크 로브.뱅자맹 르그랑 글, 장 마르크 로셰트 그림, 이세진 옮김 / 세미콜론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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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설국을 달리는 열차. 

얼어버린 지구의 유일한 생존자들.

우리가 어려서 장난감 기차를 가지고 놀면서 보았듯이 열차는 세계의 작은 축소판이다.


1,2,3등 칸이 있고 요금과 대우가 다르다

동력이 필요하기에 운영하는 회사는 막대한 돈이 필요하고 여기서 채권과 주식시장이 발달하게 되었다.


여기 우리 눈 앞의 설국열차도 매한가지다.

승객은 나뉜다.

나뉘는 이유는 뻔하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만들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한 고급 손님은 1등칸에.

열차를 운영하는 일하는 사람들은 2등칸에.

아무것도 아닌 인간들은 짐칸에 놓인다.


이렇게 쉬지 않고 17년간 달리다보니 상황이 변하게 된다.

1등칸의 손님들은 놀다가 마약중독자가 되어버린다.

짐칸의 지도자인 크리스는 맨 앞 칸 까지 도전해간다.

그에게는 고비가 있었다. 

어두운 터널을 통과할 때 대부분 죽을 뻔한 위험이 있었지만 

불이라는 걸 만들어내서 위기를 넘겼다.

인간이 인간됨은 불 덕분이라는 오래된 지혜가 떠오른다.


막상 가서 만나본 열차의 지도자는 색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거대한 기계의 부품처럼 일하는 아이는 충실함을 보인다.

거지 같던 바이올리니스트는 새로운 위치에 만족해하는 표졍이다.


인간이 너무 많이 가져도, 너무 적게 가져도 행복하기 어렵다

짐칸에서 잉여로서의 신세들도 괴롭지만

목적없는 세월 보냄의 1등칸들도 매한가지다.


기계가 인간을 점점 무력화시키는 걸 열차라는 상징물로 보여준다.

그리고 숙제를 준다.

인간은 도구인가 주체인가?

과연 스스로 궤도를 벗어날 결정을 할 수는 없는가

이데올로기는 무엇인가?

우연이란 과학이란?


이렇게 쉽지 않은 문제들을 우리에게 숙제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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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 - 꼭 이루고 싶은 자신과의 약속
강창균.유영만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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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가면서 끝을 생각해보게 된다.

가장 끝에는 무덤이 있고 그 위에 묘비명이 놓인다.
나의 묘비명에는 무엇을 새길 수 있을까?
그보다 전에 장례식에는 누가 올까? 무슨 이야기를 할 까?
미리 그 날의 풍경을 그려보는 교육프로그램과 양식도 있다.

그 다음에는 버킷리스트가 나온다.
죽기 전에 이 생에서 마쳐보아야 할 일들을 모은 것이다.
잭 니콜슨 주연의 영화를 보면 주로 탈 것과 가볼 것이 많다.
극한 체험들은 잊기 어려운 추억을 만든다. 

나이들어갈수록 퇴직하는 선배들을 많이 본다.
임원으로 퇴직하시는 분들은 순서가 있다.
먼저 부부동반 유럽 장기 여행
여행은 잠시 즐거워보이지만 직장을 잃고 빈가슴을 가진채, 머리에는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을 갖고 떠난다면 그리 즐겁기는 어렵다.
다음에는 좀 더 싼 것.
음악이나 미술 배우는 모임. 원래 어려서부터 음악이 소원이라나..
대부분 얼마 못 간다.
손으로 하는 건 일찍 시작해야 한다.
잠시 해보다가 지치니 돌아온다.
어디로? 회사 옆으로.. 와서 후배들을 만난다.
왕년에...
하지만 왕년이야기를 쉬지 않고 들어야 한다면 이건 고통일 따름이다.
하는 사람은 그것도 모르고 신나게 떠들려고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차라리 권고 하고 싶다.
일에서도 버킷리스트를 가지라고

내가 있는 이 자리에서 마감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나의 일의 장례식인 퇴임식 때 후배들이 나에게서 무엇이라고 할 지.
그 자리를 더 아름답게 하려면 나는 무엇을 지금 하는게 좋은지.
나는 그들에게 선배인지, supervisor인지, 흡혈귀인지
아니면 선생이고, 스승이고 삶의 모델인지.
그렇게 기대치를 높여감에 따라 삶의 하루 하루가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

버킷리스트의 진정한 효용은 오늘 얼마나 많이 만들고 지워가고 있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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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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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박웅현님의 강의를 들었다.


책 = 도끼, 뻔한 것을 묶어서 낯설게 하기


아마 그건 내가 바로 카피라이터요, 

그걸로 "지엄한 밥벌이"를 하는 광고쟁이요 하고 

드러냄이리라.


시작부터가 매우 쉬운 이야기들이었다.

작은 실마리를 잡아서 풀어간다.

대박난 아파트 광고가 자기 사무실 왔던 인턴의 투덜거림에서 시작되었다고.

전지현,이영애가 나오는 성처럼 화려한 아파트는 허구라는 점을 거론하며

나는 아파트광고가 싫어요 하고 외치는 인턴의 치기어림을 박웅현은 깔아뭉개지 않았다.

밥이 나오는 광고주의 존엄성을 설교하려 들지 않고

매일 매울 지겹더라도 반복해야 하는 프로세스적인 사고를 주입시키려 들지 않았다.


괜찮네 라고 칭찬하고 너 그럼 끄적여봐라고 권고해주고 카피라이터 고수를 붙여 준다.

덕분에 나온게 대림산업의 진심이 담긴 광고였고 이것이 아파트광고 시장을 싹 바꿨다고 한다.


원래의 주제는 인적자원개발이었다.

박웅현님은 잘 모른다고 하지만 자연스럽게 리더들이 가져야 할 덕목에 대해서 이야기한 셈이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대목은 개와 꿈이었다.

집에서 키우는 개는 절대로 내일을 고민하며 오늘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고 한다.

일하다 돌아온 주인의 얼굴을 핥으면서 기운을 회복시켜 주고 그가 주는 밥을 감사히 먹는다고 한다.

우리는 요즘 꿈에 눌려 사는 많은 이들을 본다.

엄친아에 눌려 사는 취준생

재수 삼수 하고, 고시원에서, 아니면 거마대라고 다단계 판매까지 .. 온갖 꿈들은 넘쳐난다.

꿈 과잉 시대다.


정보의 과잉이 인간을 더 어리석어지게 만들 듯이

꿈의 과잉은 인간을 오히려 불행하게 만든다.


그렇게 고통 받는 이들에게 

박웅현은 딱 하나 쉬운 단어를 제시한다.

尊嚴 존엄


자기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은 남의 꿈에 휘둘리지 않는다.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는 진심어린 애정을

사람이 스스로 커가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 함이 "공부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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