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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한국
공병호 지음 / 해냄 / 2004년 6월
평점 :
현재 상황의 진단, 미래에 대한 불길한 예언, 그리고 권위있는 처방으로 구성되었다.
진단은 현실의 문제를 열거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공감, 예언은 불길하지만 그래도 현실화될 가능성 있음, 하지만 처방은 전혀 동조하지 못하겠음.
투자하지 않는 기업, 중국으로 옮겨가며 결국 경쟁자를 키우고 한국의 공동화를 만들어낸다. 교육에 좌절한 부모들의 탈한국으로 기러기아빠는 양산되고 노조는... 등등.
이러한 문제에 과도한 평등주의가 자리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처방으로 신자유주의 그것도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 나오는 황금구속복을 들먹이는 것은 솔직히 우습다. 참고로 프리드먼은 유태인이다.
한국의 과거 놀라운 경제성장이 과연 자유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것인가? 답은 백번 아니올시다다. 정부에 의한 자본조달 그리고 배분에서의 차별, 노동운동의 힘에 의한 억압을 통한 이윤창출 이러한 반자유주의적 제도가 바로 성장의 핵심이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공병호의 모순을 발견할 수 있다. 정부는 힘으로 욕구를 눌렀기에 상대방을 논리를 만들어 설득하는 능력은 부족했다. 덕분에 공병호가 외치는 자유주의는 이땅에 존재해본적이 없다. 그런 점은 이 책에서 이념이 부재한다는 한탄으로 나온다. 덕분에 이념을 밖에서 빌린답시고 들이대는 것이 하이에크나 프리드먼이다.
그렇다면 여기에는 장하준의 사다리 걷어차기가 훌륭한 반론이 될것이다.
공병호는 분명 상업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베스트셀러는 아무나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사회의 다수가 원하는 코드를 맞추어야 나온다. 지금의 코드는 불안감이다. 이민 등 탈한국의 열풍이 주는 문제제기를 분명 위정자들이나 사회의 리더는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남의 권고를 받아들이는 것도 우습다. 박정희시대에 IBRD등 해외 기관의 권고를 받아 선진국과 역할 분담을 했다면 아마 지금 한국은 여전히 농업이나 경공업 국으로 주변부에 자리잡고 있었을 것이다. POSCO, 경부고속도로,삼성전자 이 모든 사업은 아마 시작도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강행하고 성공하게 만든 것은 도전의식과 근면,교육열 등 한국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들의 노력이었다. 결코 선진국의 훌륭한 가이드나 자유로운 경제 운영은 아니었다.
공병호의 논리를 다시 거슬러 올라가서 본다면 그가 본 한국병이라는 증세는 꽤 정확하다. 하지만 공병호가 지금 권하는대로 지금 신자유주의 논리나 IMF의 권고를 잘 받아들이면 앞으로 갈길은 아르헨티나와 같은 IMF 모범생의 비참한 말로가 될지 모른다.
김대중은 IMF에 빠진 한국경제를 독약을 써서 일으켜세웠다. 죽을 뻔한 위기의 환자가 한번 독약을 먹고 살아났다지만 분명 속에는 독기가 남아있다. 그 독기를 정확히 진단해 빼내지 못한다면 얼마 못가 다시 쓰러질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공병호는 증세를 보았지만 진단은 틀렸다.
이책은 한번 빌려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남는 노력과 시간,돈을 장하준,이태복의 책에 쏟으며 고민을 함께 하기를 바란다.
세상에는 선생도 존재하고 장사꾼도 존재한다. 각기 장점을 가지고 사회에 기여한다. 장사꾼의 미덕은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하는 것이다. 공병호의 책으로 좋은 것은 실용독서 기술, 독서노트 등을 꼽을 수 있다. 다독으로 유명하고 또 그렇게 읽은 내용중에 좋은 것을 독자에게 설명해내는 설득력을 모두 갖췄다. 특히 베스트셀러 하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그 시대 대중들의 원하는 바를 꼭 집어내야 한다. 읽어내는 감각이나 풀어내는 솜씨 모두 인정할 만하다. 그런 면에서 공병호는 좋은 장사꾼이다. 반면 선생은 누구일까? 무엇보다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한 사람이 살면서 오랫동안 지침으로 삼고 지켜야 할 가치를 가르켜주는 존재가 바로 선생이다. 그럼 공병호는 선생으로 훌륭한가? 내가 볼때 동의 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자유주의 내지 신자유주의의 미덕은 주로 개인의 창의성과 자유를 강조한다. 반면 자유 경쟁에서 탈락하는 개인에 대해 가차없이 비판의 칼날을 세운다. 한국사회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가 영미식 무한경쟁이라는 주장에서 별로 인간미는 느껴지지 못한다. 장사꾼에게는 장사꾼으로서의 대접이 족하다. 하지만 장사꾼이 굳이 선생인체 할 때 냉정하게 비판해야 하는 것이 현명한 독자의 몫이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