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두사 1
가와구치 가이지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전공투에서 테러리스트까지 발전하는 일본의 학생운동 모습을 기대하고 보았는데 결과는 영 실망이다. 줄거리를 이야기하면 재미 없을까봐 여기까지만 언급하겠다.

하지만 가와구찌 가이지의 다른 작품에 비하면 많이 못 미친다. 주요 인물의 행동 방식도 별로 논리적이지 않다. 단 우경화가 이상으로 생각하는 모습들이 나타난다는 것을 볼수는 있다.

정치에 대해서라면 히로카네 겐시의 정치9단을 더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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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 지음, 한국신용평가위원회 평가부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199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매우 좋은 책이고 장점이 많다. 나온지 수십년 지나도 계속 읽힐 수 있는 책이다. 나중에 돈 잃고 아쉬워 말고 투자가라면 당연히 읽어야 할 책이다. 괜히 투자대회에서 한두번 우승하고 이름 날리며 책팔아먹는 사람들보다 이 책에 시간을 투자하라.

진정한 실력은 다루는 돈의 규모가 클수록, 투자기간이 오랠 수록 나타난다. 투자대회 우승자의 상한가 따라잡기, 하한가 풀기 등 단타 방법으로 투자금 규모가 수십억 수백억으로 커질 때 사용할 수 있을까? 회사다니며 생업 종사하는 사람이 순간의 변화를 보기 위해 근무시간을 쪼갠다면 결국 Two jobs 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시간이 부족할 수록 실력이 딸릴수록 투자의 고전을 읽고 기초를 닦아야 한다.

피터 린치의 책은 매우 장점이 많다. 주식을 성격에 따라 경기주와 성장주, 턴어라운드주 등으로 구분한 그의 분석법은 모든 투자의 기초가 된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는 좋은 주식이지만 경기주다. 그것도 최근까지 DRAM 가격에 연동되는 주식이다. 벌때 수천억, 수조를 벌어도 잃으면 그만큼 나가기도 하는 경기주에 대해서 무작정 사서 들고가는 것은 좋은 투자법이 아니다. 한국증시의 시가총액의 약 1/4이 삼성전자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기, 특히 미국의 IT경기의 영향이 크다. 피터 린치는 친절하게도 투자가가 가장 많은 돈을 잃는 이유가 경기주를 우량주와 혼동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걸음 나아가보면 하이닉스로 만들어진 손실도 유사하게 보아야 한다.

이외에도 교훈은 엄청나게 많다. 헤지펀드라는 책을 보면 소형주 투자 전문가가 이 책을 수십번 읽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식으로 투자가 잘 안될때마다 다시 펼쳐보면 줄 수 있는 교훈이 많다.

피터 린치가 뮤추얼펀드매니저라 주장의 약점도 있다. 가령 시장을 예측하지 말고 하락을 받으라는 이야기는 미국과 같은 선진국과 한국같은 이머징 마켓이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뮤추얼 펀드는 돈이 들어오면 무조건 주식을 사야하고 특정 종목이나 분야에 일정 이상을 투자할 수 없다. 덕분에 워렌 버펫 같은 집중투자가 불가능하다. 그러한 한계를 피터 린치도 잘 이해한다.

시장 예측이 불가능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타이밍의 승부사를 보면 블랙 먼데이 직전 전설적 투자가 드레퓌스가 보여준 기술적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선물옵션의 강자라 당연히 시장 예측을 하고 그걸로 수익을 만들어낸다. 반면 이익이 아니라 투자금의 규모에 따라 돈을 받는 뮤추얼펀드는 당연히 계속 무조건 돈을 모으고 빠져나가지 말라고 주장하는 영업방식을 사용한다.

여기에 대한 비난은 하락장에서 큰돈을 벌어라 라는 책에 나온다.

늘 균형잡힌 시각을 유지하며 비판적으로 사물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소로스가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이유는 자신도 틀릴 수 있다는 이치를 항상 마음에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반면 절대 자신이 틀릴리 없다고 생각한 LTCM의 천재들 - 노벨상 까지 받은 - 은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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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구 1
가와구치 가이지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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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읽다가 구역질 나는 사람도 많은 것이다. 그래도 덮기는 아깝다. 이 책의 저자 가와구찌 가이지는 89년부터 십여년간 침묵의 함대를 연재해서 무려 2000만부 이상 팔아치웠다. 간단히 계산해도 인세만 100억은 될정도의 대박을 만들었다. 베스트셀러라고 다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당시 일본이 처한 시대상황을 정확히 짚어내고 나름대로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물론 우향우, 덕분에 일본의 사회 곳곳과 멀리 미국까지도 화제로 올라섰다.

일본의 우향우는 과연 한국인들에게 좋은것인가? 당연히 구역질난다. 그들에게 과거는 없다. 보고싶지 않은 것은 멀리 치워버리거나 아예 덧칠한다. 역사교과서 파문은 이러한 흐름의 표면적이지만 크게 보면 사회당 공산당 등 좌파정당을 몰락시키며 일제히 우경화해버리는 그런 사회의 흐름이 정작 문제다.

그들의 지향점으론 내거는 것은 먼저 보통국가론이다. 당연히 국가는 보통 군대도 가지고 자위권도 행사한다. 그런데 그들이 볼 때 일본에는 군대도 없고(자위대의 갈등 문제는 작품속에 계속 나온다) 덕분에 돈은 내는데 세계평화에 기여(?) 하지는 전혀 못한다. 그래서 이제 보통국가로 돌아가자는 아주 단순하고 명백한 논리다.

하지만 이런 논리의 단순함을 넘어 그들은 훨씬 교묘한 책략을 보인다. 과거 내가 한대 맞았으니 이제 너를 한대 때리겠다. 이런식의 논리는 별로 정당성이 안보인다. 적어도 상대방까지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 이제 싸우지 말라가 한단계 위의 논리다. 가이지는 바로 이 논리를 사용한다. 침묵의 함대에서 내내 주장한 것은 평화를 위한 무장, 모두에게 공정한 질서다.

지금 세계는 2차대전 이후 오랜 평화속에서 다시 전란으로 뛰어들고 있다. 주범은 바로 미국이다. 핵과 경제력의 우위를 가진 미국은 과거 로마식으로 자신들의 논리를 강요하면서 주변 문명들과 전쟁을 자유롭게 벌인다. 이 단계에서 한반도도 예외가 아닌 점을 우리는 잘 알아야 한다. 바로 이 대목에 가이지의 논리가 먹힐 소지가 나온다. 핵을 가진자가 과연 정당성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핵잠수함으로 풀어본 것이 침묵의 함대고 과거 역사 뒤집기로 나오는 것이 바로 지팡구다. 그 점에서 지팡구의 진행은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

지팡구에 나타나는 일본의 무조건적 자기 합리화는 물론 역겹다. 거기에는 남방군도에서 죽어가는 조선인 징용자, 정신대의 모습은 없다. 일본인 요정의 아리따운 아까시, 열심히 스스로 일하고 포로를 절대 학대하지 않는 일본군인의 성실한(?) 모습이 나타난다. 이런 부분은 어차피 일본 만화를 보는 입장에서 한번 접어주고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가이지의 만화는 꼭 모든 걸 좋아해서 보아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 보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일본인의 속내의 본심을 알게 해주는 도구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년에 한번 정도 교과서 파동에만 열을 내지 말고 제대로 일본을 알아야 이길 수 있지 않을까? 목소리만 컸지 이해가 얕는 우리의 소리가 한층 두터워지기를 기대하면서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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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시마 1
히로카네 겐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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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마과장이 부장이 되고 다시 이사까지 올라가게되었다. 기업의 별이라는 이사, 중국사업을 담당하는 중책을 맡게된 시마의 모습을 보기 기대했는데 작가도 아직 부담이 되었는지 갑자기 사원시절으로 돌아간 작품을 만들어버렸다. 형식은 단편이 모인 옴니버스 스타일인데 상당히 보수적이고 원칙을 중시하는 스타일의 모습이 나타난다. 시마가 입사할 당시 72년경은 학생운동이 막바지까지 달해 산장에서 무력투쟁의 최후를 맞는다. 그리고 해외로 나가 팔레스타인 해방, 요도호 납치 등 여러곳으로 퍼져나간다. 시마는 물론 정치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자세로 나온다. 시마과장을 보면 시마가 학생때 데모에 참여한 장면이 나온 것으로 기억하는데 하여간 여기서 작가의 입장은 강경 보수다.

시마과장에서 우리는 과장으로서 시마의 주변뿐 아니라 멀리 전세계를 오가며 시마에게 지시를 내리는 사장과 이사 등 고위직들의 모습을 보면서 기업 전체 나아가 일본 샐러리맨 전체의 모습을 보는 묘미가 있었다. 시마라는 개인이 아니라 과장이라는 지위가 실무자로서 그러한 활동의 중심에 서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사원은 그냥 시키는대로 기어다니는 모습이 대부분일 수 밖에 없다. 그 점에서 재미는 좀 떨어진다고 하겠다. 여자 문제는 여전히 그때부터 밝히는 자세로 나온다.

시마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번 읽어볼만 하지만 전작의 명성만큼 달하기는 좀 부족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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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장사꾼 김정태
박태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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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책은 김정태의 자서전이 절대 아니다. 개인홍보에 돈쓰기 싫어하는 김정태가 원해서 된일이 아니고 프레시안 대표 박태견이 적극 노력하여 만든 책이다. 이 책에서 김정태 본인의 깊은 심정 토로나 회고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아마 이 책을 위한 별도의 인터뷰 흔적도 거의 없다. 그런면에서 개인의 전기 치고는 무미건조한 편이다.

덕분에 내용은 대체로 김정태의 금융인 생활에 맞추어져 있다. 증권사 임원과 은행의 수장 두 직책에서 보여준 김정태의 여러 정책과 식견에 대한 사후 평가 (대부분 격찬이 될 수 밖에 없었던)가 주를 차지 한다.

한국 금융의 문제 및 앞으로의 발전에 대해 이 책은 시사점이 많다.

지금도 김정태는 비용절감을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냈다. IT운영을 아웃소싱 주자는 것, 콜센터를 연변으로 옮겨 조선족 여성을 기용 비용을 확 줄여보자는 것, (아마 개성공단이 활성화되면 그쪽으로 보낼것이다) 등 김행장의 아이디어는 많다 단 대부분 노조나 그를 감독하려는 금융기구들에 의해 더 나아가지 못하고 만다.

그러더니 결국 정부는 금융감독기구의 손을 빌어 김정태를 밀어내려고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 정부가 얼마전 IMF 환란의 책임이 큰 관료한명을 화려하게 컴백시킨 것과 맥이 통하는 행동 아닌가?

박태견의 또 다른 책 IMF와 관료망국론에서 개탄한 현실이 고스란이 되돌아 오고 있다. 반면 IMF 이후 한국금융의 개혁을 위해 선구적 노력을 했던 김정태는 지금 최대의 위기에 놓여있다.

노무현은 탄핵시기에 영국 대처의 전기를 열심히 읽었다고 하는데 그보다 차라리 이 책과 박태견의 또 다른 책을 읽어주는 것이 더 한국금융 발전에 도움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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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사회의적 2005-01-07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태견, 프레시안 대표로 있죠. 그의 식견을 보면 남다른대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서도 전 국민은행 김정태에 대해서 아무런 정보가 없어 조금 망설이고 있는 책인데, 한번 읽어 볼까요? 님의 리뷰가 나를 자극하네요^^*

사마천 2005-01-08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장에서 짤리고 나니 책도 절판이네요. 도서관에서 빌려보시기를.

김정태 전행장에 대해서는 한번 솜씨를 배워볼 필요는 있습니다.

반면 시중에서 평가는 꼭 곱지 않은 면도 있습니다. 지나친 주주위주 경영이라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