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marine > 다치바나 아저씨의 독서법에 대한 내 생각
인터넷 웹서핑 하다가 눈에 띄어서 스크랩 했다 그 유명한 다치바나 아저씨의 독서법!! 사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를 볼 때만 해도 다치바나 아저씨가 누군지도 모르고, 책 내용도 무지하게 재미없고 독서법이라는 것도 특별할 게 없어서 괜히 빌렸다 싶었는데, 그 분의 또다른 역작인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를 읽으면서 완전히 뿅 가버렸다 전문가들이 난무하는 21세기에 제너럴리스트, 혹은 교양인의 가치를 역설하는 그 사람 주장에 적극 공감한다 그 책에 따르면 대학은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평생 살면서 닦아야 할 교양, 즉 삶의 기본 지식을 가르치는 곳이라고 한다
다치바나의 "실천에 필요한 14가지 독서법"
■ 책을 사는데 돈을 아끼지 말라
(그런데 돈이 워낙 없다 사실 노래방 한 번 안 가고, T.G.I.F 한 번 안 가면 너끈히 살 수 있는데도 독서 보다는 사교 생활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대신 도서관을 간다 나는야 열렬한 도서관 예찬론자!!)
■ 같은 테마의 책을 여러권 찾아 읽어라
(이 말에 적극 찬성!! 비슷한 주제로 여러 권의 책을 읽다 보면 나름대로의 식견이 생긴다 사실 한 권의 책으로 충분한 지식을 얻기는 불가능하다 한 권의 책을 아무리 꼼꼼하게 열심히 읽어도 얼마나 소화하느냐는 자신의 독서 능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한 권의 책을 오래 붙들고 있는 것 보다는 여러 권의 책을 다양한 시각에서 접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함 처음 미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는 화가와 제목 외우기도 힘들었는데 몇 권 읽고 나니까 비슷한 그림들이 계속 반복되서 익숙해질 수 있었다)
■ 책 선택에 대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도서관에서 책 골라올 때도 집에 가서 읽을 때 재미없으면 엄청나게 실망하는데, 하물며 내 돈 주고 사는 책은 그 기대치가 오죽할까! 더구나 요즘은 책 한 권에 2만원을 호가하니, 어쩔 수 없이 신중한 선택을 하게 된다 제일 좋은 건 알라딘과 같은 곳에서 리뷰를 여러 개 읽어 보는 것이다 인터넷 서점, 특히 알라딘의 리뷰는 신뢰할 만 하고 수준도 높은 편)
■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은 무리해서 읽지 말라
(이거야 말로 꼭 기억해야 할 말이다 특히 나처럼 책에 대한 환상 내지는 우월감을 가진 사람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남에게 보이기 위한 독서, 혹은 정신적 만족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독서가 될 수 있다 내용은 하나도 모르면서 수준 높은 책 읽는다는 자부심을 갖기 위해 억지로 붙잡고 있는 거다 독서를 위한 독서가 되서는 안 된다)
■ 읽다가 그만둔 책이라도 일단 끝까지 넘겨 보라
(여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어떤 사람은 아니다 싶으면 곧 덮으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일단 끝까지 보라고 한다 나는 지루하더라도 가능하면 다 읽으려고 노력한다 특히 재미없고 실망스런 책들의 경우 비판하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본다 그런데 일단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부분적으로 읽을 때보다 더 균형적인 시각을 갖게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사실 지루하고 쓸데없는 책을 마지막까지 읽기란 얼마나 힘든가!!)
■ 속독법을 몸에 익혀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속독법 신자였다 읽고 싶은 책은 많고 시간은 없기 때문에 대충대충 휙휙 넘기면서 읽었다 그런데 솔직히 빨리 읽으면 그만큼 지나치는 내용이 많아진다 특히 소설의 풍경 묘사 같은 부분은 거의 눈으로 휙 바르고만 지나간다 그래서 요즘은 가능하면 꼼꼼하게 읽으려고 애쓰고 있다)
■ 책을 읽는 도중에 메모하지 말라
(이 문제도 굉장히 고민하던 부분이다 소설 같은 건 상관없지만, 과학 도서 같은 걸 읽을 때는 눈으로 한 번 읽고 나면 남는 게 없는 느낌이라 나름대로 정리를 하면서 읽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메모를 하면서 꼼꼼히 읽으니까 쓰느라 정신이 없어서 책에 몰두하기 어려워졌다 또 메모를 했다고 해서 특별히 내용이 잘 정리되는 것도 아니었다 제일 중요한 건 그 메모를 다시 볼 일이 없다는 거다 그래서 요즘은 아주 중요한 부분만 포스트잍을 붙인 후 마지막에 노트에 정리하거나, 연습장에 대충 핵심단어 정도만 써 놓고 나중에 감상문 쓸 때 키워드로 이용한다 그런데 자기 수준보다 어려운 책을 읽을 때는 정리해 가면서 읽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손으로 쓰면 시간은 오래 걸려도 이해는 쉬워진다)
■ 가이드북에 현혹되지 말고 말라
(솔직히 이건 잘 모르겠다 여기서 가이드북이란 뭘 말하는 걸까? 나는 남의 서평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특히 신문에 서평 실린 책들은 가능하면 읽으려고 한다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책은 그 권위를 인정해서 가능하면 읽어 보려고 애쓴다)
■ 주석을 빠뜨리지 말고 읽어라
(나는 가능하면 책을 첫장부터 마지막까지 다 읽는 스타일이라 주석도 물론 읽는다 그런데 자꾸 주석을 참조하게 되면 글의 흐름이 끊길 때가 많다 그래서 주석 많은 책은 별로 안 좋아한다 마지막에 참조 문헌 기록하는 식의 주석 말고, 주석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챕터가 될 정도로 꼼꼼하게 기록한 책이 좋다)
■ 책을 읽을때는 끊임없이 의심하라
(이거야 말로 모든 독서인들이 반드시 가져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 이른바 전문가들의 지식은 일반인들에게 비판없이 수용되기 마련이다 과학 분야는 아무래도 전문가 의견이 일반인 보다 훨씬 낫기 마련이지만 (있는 사실을 설명하니까) 인문 사회 분야에서는 의심을 많이 갖는 편이다 저자의 의견에 의심이 생기면 비슷한 주제를 보는 사람의 책을 읽어 본다 정말 이 말이 맞는 얘길까, 비판적인 태도로 읽으면 책에 몰두도 더 잘 된다)
■ 새로운 정보는 꼼꼼히 체크하라
(새로운 정보는 놔두고, 기존에 있던 정보 체크하기도 힘든 게 실정이다 특히 나처럼 책 읽는 것과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는 사람은 일부러 시간내서 직업과 상관없는 분야의 책을 읽기란 참 힘들다 우리나라 사람 평균 독서율이 일 년에 11권이라고 하던데, 다 그만큼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계발서 읽으면서 회사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 궁리하기는 쉬워도, 밥벌이와 직접적인 관계도 없는 책을 교양이란 명목하게 한가하게 읽고 있을 직장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할 시간에, 술 마실 시간에, 쇼핑할 시간에, 틈틈히 시간을 쪼개 열심히 책을 읽는 알라디너들이 정말 존경스럽다)
■ 의문이 생기면 원본 자료로 확인하라
(나는 말 그대로 취미삼아 책을 보기 때문에 이 정도의 열성을 보인 적은 거의 없다 있는 책 읽기도 바쁜데 언제 원본까지 챙기겠는가? 이렇게 하면 좋겠지만, 이렇게 못하고 있다)
■ 난해한 번역서는 오역을 의심하라
(가끔 도저히 앞뒤 연결이 안 되는 이상한 문장들이 튀어나온다 그래서 번역서 읽을 때는 힘이 배로 든다 매끄러운 번역문을 보면 감탄하기까지 한다 가끔은 차라리 내가 영어 공부 열심히 해서 원서를 읽고 말지, 이럴 때도 있다 인문학 부분은 우리나라 책도 많지만, 과학 분야는 정말 드문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대중 과학 도서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 대학에서 얻은 지식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진정한 교양이란 스스로 평생 동안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학교 졸업과는 상관없이 책을 읽고 지적 교양을 쌓기 위해 자신을 훈련시켜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나처럼 이과 출신들은 대학에서 배운 걸로 밥 벌어 먹고 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대단하게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