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만들기 적립식펀드가 최고다
정철진.오재현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주식에 대한 바람이 불고 있고 그 중에서도 간접투자로
적립식 펀드가 한참 인기 몰이를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아직 사람들이 모르는 대목이 있다.

먼저 적립식 펀드를 권하는 논리로 cost averaging 효과를 거론하는데
이는 함정을 가지고 있다.
과거처럼 한국의 주가지수가 BOX권에서만 움직인다면 절대
적립식으로 돈을 벌 수 없다. 그냥 평균에 수렴할 뿐이다.
누구나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지수가 꾸준하게 올라갈 때만 가능하다. 
미국을 대표로 들먹이는데 미국도 그렇게 된 시대는 80년대 중반 이후다.

다음 펀드 수수료에 대해서 제대로 공개를 하지 않는다.
판매사와 운용사가 구분되어 있는게 장점 처럼 이야기하지만
조금 바꾸어내면 삐끼에게 뜯기고 술먹으면 바가지 쓰는 것과 비슷하다.
은행에서 적극 권하는 펀드 중 상당수는 과도한 판매 수수료와 적은 운용수수료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운용비가 적게 들려면 지수를 따라가는 간단한 로직으로
기계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차라리 미국의 뱅가드 펀드처럼
지수 따라가기를 운용철학으로 삼아 적은 수수료를 받는 쪽이 차라리 나을 것이다.

정 수수료를 내려면 이 책에 나온대로 모닝스타라는 미국의 펀드 평가기관의
한국지사에서 하는 펀드 평가를 꼼꼼이 보고 생각하는게 좋을 것이다.
언뜻 보니 내 평소 생각과는 다르게 KTB는 매우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읽다 보면 좋은 글도 있고 그렇지 못한 글도 있다.일본에서 펀드사 사장으로 유명한 사와카미씨가 펀드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을 모으는 것이라고 했다는데 인상적이었다.
반면 맨하튼을 판 인디언 이야기는 지루하고 또 실제적으로 보면 허구에 가깝다.
저자에게 투머로우 골드에 나오는 이 이야기에 대한 비판을 읽어두면 더 좋을 것이라
권하고 싶다.

결론적으로 적립식 펀드 하나의 주제를 제대로 파헤쳤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단 딱 거기까지다. 더 많은 걸 기대하지는 마라. 하긴 매달 수십만원 몇십년간 넣는다면서
어떻게 이런 책 하나 소화하는 시간과 노력을 아까워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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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템플턴, 월가의 신화에서 삶의 법칙으로
로버트 허만 지음, 박정태 옮김 / 굿모닝북스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주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기대해서 이 책을 산다면 아마 실망한 것이다.

하지만 투자가 템플턴이 아니라 영적 삶에 대한 후원자로서 템플턴을
알고 싶다면 좋은 독서가 될 것이다.

템플턴의 투자기법은 저평가된 주식 특히 해외주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에 가장 먼저 투자했고 한국에도 IMF 직후 1000만불이라는
거금을 개인돈으로 투자했다.
일본에 투자할 때나 한국에 투자할 때나 근면하게 일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다시 일어선다는 신조에서 의사결정을 했다고 한다.

본인은 나중에 거부가 되었지만 예일대학교를 다닐 때는 아버지가 빈궁해져서
학비를 보내주지 못한다고 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좌절 할 수도 있는 사건이지만
템플턴은 본인 말로는 할 수없이 공부를 더 열심히해서 장학금 받는 것밖에
도리가 없었다고 한다. 역시 무얼 하든 긍정적 사고를 유지하는 인물이다.
장학금은 계속 이어져 옥스포드까지 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새옹지마,전화위복.

졸업때 배낭여행 수준의 세계여행을 하는데
아랍권에서 영국인으로 오인되어 현지인들에 의해 죽을 뻔 했다.
하지만 차분하게 미국 여권을 보여주어 빠져나오고 나중에는 이들의
고기잡이를 도와줘서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좀 웃기지 않은가? 좀 전까지 죽일려던 사람과도 친구가 된다는 것이,
그리고 미국사람이라면 살아날 수 있었다는데 지금은 정반대다.

어쨌든 이 대목에서도 템플턴식 투자의 핵심인 역발상 투자가 실은
삶에 대한 낙관적 태도가 근저에 깔려있기에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위기의 순간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빠져나올 궁리를 한다는 점이나
모두가 비관할 때 주식을 산다는 것이 실은 한통속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일에 대한 소명의식이 있어야만 가능한 태도다.

대체로 책의 내용이 쉽지만 마지막에 덧붙여진 교훈 200가지는 정말 곱씹어서 여러번
읽어볼만한 격언들인 것같다.
한경직 목사까지 굳이 템플턴상을 준 점은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다.
워낙 전두환 찬양하는 목소리를 내던 사람이라.
하지만 이 상의 첫번째 수상자가 테레사 수녀였다는 점으로 보면 상의 안목이 나쁜 것은 아니다.

아 그리고 템플턴의 투자철학은 원죄가 있는 주식인 담배와 카지노 등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펀드를 남에게 팔아버렸기 때문에 강원랜드도 사들인다.
기법과 브랜드는 유지해도 투자의 기본철학은 계승하지 못하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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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를 탄생시킨 사마천의 여행
후지타 가쓰히사 지음, 주혜란 옮김 / 이른아침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사마천의 사기를 탄생시킨 것은 그의 여행이었다.
직접 찾아가서 보고 현지 사람들에게 두루 들은 내용들이
그의 책에 많이 담겨져 있다.
이 책은 그 여행 경로를 하나 하나 따라가보면서 사마천의 경험을
추체험을 통해 분석해나간다.
당대의 사회상을 유추해가면서 실제 사마천의 저작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었을까 고민한 흔적이 많다.

제왕이 직접 하천과 산에서 자연에 대해 제사를 지내던 것도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우습지만
막상 그 장소를 가서 도도히 흐르는 강의 모습을 보면 심정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주로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적당한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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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5-04-24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첨에 제목만 봤을땐, 사마천님께서 여행같다오신 후 쓰신 책인줄 알고 후다닥 들어왔다지요. ^^;;

사마천 2005-04-24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그렇게 여행으로 책만들었으면 하는게 꿈입니다. perky님 멕시코 여행 사진 좋던데 계속 꾸준히 탐구하시기를.
 

2.1.2 통치

조조의 능력 하나가 전쟁이고 다른 하나가 정치라는 것을 앞에서 지적했다. 정치에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관용의 미덕이다. 물론 미덕이 애초부터 그에게서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위에서 지적했다. 하지만 한번 깨달은 그는 시종 서주의 교훈을 잊지 않는다.

우선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조조에게서 가장 높게 평가할 만한 중의 하나는 그가 장수라는 지방군벌을 용서했다는 점이다. 장수는 처음에 자신에게 항복했지만 바로 번복하는 바람에 조조 자신 또한 거의 죽을 뻔한 위기에 처했었고 결국 조조의 아들을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복수를 위해 여러차례 정벌을 하려했으나 실패했었는데 원소와의 대전을 눈앞에 두고 작자가 자신의 군대를 들어 조조에게 항복해왔다. 보통사람의 기분 같아서는 자식의 복수를 위해 칼을 뽑을 수도 있겠지만 조조는 깨끗하게 용서하고 그를 매우 공정하게 대우했다. 

 

여기서 잠시 이전의 고사를 하나 살펴보자. 유방이 항우를 격파하고 논공행상을 할때 주저주저 하자 주변의 공신들이 모두 동요하여 반란이 일어날 하였다. 이때 조언을 받아서 자신이 가장 미워했지만 공은 아주 없지 않은 사람에게 첫번째 포상을 내렸던 일이 있다. 포상받은 사람이 고마워하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변사람들이 보는 눈이다. 이런 시범조치를 통해 다른 여러 사람들이 그렇다면 나는 그보다는 나은 대우를 받겠구나 하는 안도감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

유방의 고사와 조조의 장수에 대한 조치는 이와같이 서로 맥이 통하는 면이 있다. 후일 조조에게 원소의 아들이나 형주, 한중 등이 자발적으로 귀순하게 되는 것은 일관된 관용정책이 영향을 끼쳤다고 보여진다.

 

이러한 예는 계속 이어진다. 조조가 오랜싸움 끝에 원소를 격파하고 보자 원소에게는 조조 진영의 사람들이 보낸 편지들이 잔뜩 있었다. 내용의 상당수는 조조쪽의 정보를 원소에게 보내려는 시도들이었다. 이를 열어보자는 측근들의 주장에 대해서 조조는 웃으면서 모두 태워버렸다. 한마디로 과거는 이상 묻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반면에 이전까지는 싸움에 장수를 처벌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지고 돌아오면 상응하는 벌을 주겠다고 공표하였다. 과거에 약할때는 무조건 자기 편에 남아있기만 해도 고마왔다 하지만 이제는 명실상부한 중원의 패자가 되었기 때문에 상벌을 엄히 적용할 있게 것이다. 두가지 조치는 과거를 덮어둔 대신 철저히 미래지향적이라 있겠다.

 

이런 각도에서 여포에게 쫓겨 귀의한 유비를 죽이라는 정욱의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사람을 받아들여서 여러 사람을 끌어들일 있다면 거꾸로 사람을 죽여서 여러 사람이 떠나가는 것도 자명한 이치다. 당시 조조도 유비의 능력을 인정했고 쉽게 자기 밑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순간 순간의 이해보다는 자신이 수립한 원칙에 맞추어 행동해나갈 정도의 책임과 여유가 생긴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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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를 물리치고 간신히 본거지를 회복한 조조에게 하나의 기회가 왔다. 바로 한의 천자인 헌제가 이각과 곽사라는 무력집단 사이에서 벗어나 유랑하다가 조조에게 의지하게 것이다. 그냥 하나의 군벌에 불과하던 조조가 외면적으로나마 황제의 명을 받드는 형식을 갖추게 것은 이때였다.

패라는 외곽 지역의 소군벌에서 황제를 모시는 중앙정부의 승상까지 올라간 조조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하나의 벽을 넘어야 했다. 이전의 동탁이 그랬듯이 신참이 권력을 잡으면 기존 중앙귀족의 반발이 심하다. 덧붙여 조조는 정복전쟁을 해나가면서 새로 점령한 곳의 지방호족들의 도전도 받고 있었다. 이를 요령껏 무마해가면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것은 물리적 정복이 아니라 정치의 역할이다.

조조의 시대는 한편으로는 황건적의 난을 통해 구질서의 파괴가 진행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통합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전쟁이야 위에서 싸우면 되었지만 질서의 수립에는 정치가 필요했고 이는 관용이라는 미덕이 없다면 결코 이루어낼 없는 일이었다.

작업을 쉽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나라가 가진 기존 권위로부터 최대한 물려받아야 했다. 아직 조조가 차지한 지역은 극히 일부였고 한나라 조정의 말을 듣고 있지는 않지만 이를 대체하겠다고 나서는 위인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조도 자신을 낮추어 죽을 때까지 한의 신하라는 틀에 남는 모습을 보였다. 지위도 시종일관 승상이라는 자리를 고집했고 주변의 적이 거의 없어졌을 때에서야 왕으로 한단계 올라섰다.

 

한의 마지막 천자를 헌제라는 시호로 부르는데 시호는 보통 다음 대의 황제가 죽은 사람에게 덧붙이는 이름이다. 한의 마지막 황제에게 이러한 시호를 붙이고 대우한 것은 위왕조였다. 한의 마지막 황제는 조조는 물론 아들 조비보다도 오래살았고 죽은 다음에 위왕조에게서 시호를 받게 된다. 시대 상황을 고려해보면 헌제에 대한 대우는 결코 나쁘지 않았다. 이후 왕조의 황제들 중에는 목숨도 부지하기 어려웠던 경우와 비교해본다면 괜찮은 마무리를 것이다.

난세에 황제가 되어 꺼져가는 왕조를 살려보려고 여러 모로 노력한 헌제의 모습은 자체로는 애처롭게 보인다. 잠깐 시선을 현대로 돌리면 영화 <마지막 황제> 나오는 부의의 모습을 보는 것과 비교할 있을까? 헌제에 대한 이야기는 기회 있을 하기로 하고 다시 조조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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