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지도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94년 핵위기가 얼마나 심각했냐하면 당시 주한미대사가 자기 손자,손녀들을
해외로 내보낼 정도였다. 당시 한국에 나와있던 미국 국민들에게 일일이 대사관이
연락을 해서 사인이 오면 비상탈출하도록 훈련을 시켰다.
거기에 조건 하나가 붙는다. 피앙새(약혼녀)까지는 데리고 올 수 있다고.
그래서 가까운 좋게 보았던 아가씨에게 접근하면서 구해주겠다고 나서는 착한
미국 청년을 보았다.
자국민 하나 하나를 이렇게 철저하게 보호하는 미국과
타국에서 생명을 위협당해도 본체만체 하는 한국을 놓고 국적을 선택하라고 하면
누가 한국을 선택하겠나?

케네디가 던진 유명한 말을 거꾸로 해보자.
국민들에 무엇을 해달라고 바라지 말고 먼저 국가가 국민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지 생각해보라고.
과연 한국정부는 핵위기,IMF,이라크의 김선일,동남아 해일 피해에서 국민들에게 무엇을 해주었냐고
물어보자.

다시 94년 핵위기로 돌아가서 YS가 그때 무엇을 했는지 보자.
북한을 몰아붙이고 나서 중국으로 달려가 중국지도자들에게 북한경제 제재 하자고
설득을 시도했다. 그게 얼마나 바보짓인지 현지에서 황병태 주중대사가 바짓가랑이 붙잡고
말리자 그만두었지만 일종의 국제망신이었다.

한국의 최고지도자는 겡제에만 무지한게 아니라 외교에서도 매우 무지했고
실제 한반도를 전쟁으로 몰아가기에 열내고 있었다. 본인은 아직도 자신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전문가들의 평은 반대였다.

지금 노무현은 어느 수준일까?
내가 볼 때 크게 낫지 않다.
노무현을 지지하며 진보를 외치는 사람들이 아무리 변명하려고 해도
인계철선 역할 하던 미군 부대의 후방배치를 만들어낸 것은 커다란 실수고
한반도의 전쟁위험을 적어도 10배 이상 높인 바보짓이다.
자주국방 그 헛소리 하나에 우리는 지금 미국에 전쟁선택권을 고스란히 넘겨주었다.

94년 핵위기를 막아내기까지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카터의 방북 이전에 클린턴이 자국민 수만명 - 인계철선 역할을 하는 수천명을 포함해서 -의
생명을 진지하게 고려한 시간이 없었다면 전쟁으로 가는 의사결정은 훨씬 쉬웠다.

한국의 병폐 하나는 지도자를 숭배하는 것이다. 숭배는 어떤 행위인가?
믿고 열심히 따른다. 문제가 생기면 따른 사람들에게 책임은 없다.
그러니까 사안별로 일일이 고민하지 않고 심하게 말하면 아무 생각 없이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에 고스란히 운명을 맡기는 것이다.

과거 박정희나 YS,DJ를 숭배하던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이제는 노빠들이 고스란히
답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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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5-12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노 대통령이 쬐끔은 낫지 않나요?;;;
김영삼 대통령은 생각만 하면 열받아요. 창피하고.....
하긴 희망을 주긴 했어요.
저런 인간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사마천 2005-05-12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무현도 그런 점에서는 희망을 주었죠.
상고졸 출신이 연달아 두번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서
사회의 많은 구성원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무리 돌아보아도 준비되지 않은채 모든 걸 할 수 있는 것처럼 설치고 다닌 모습밖에 없습니다. 지금 한국의 핵위기가 다시 재발해서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노무현이 취한 정책 중 점수 줄 수 있는 것들이 거의 없습니다.
지도자는 도덕성으로도 선의로도 평가 받아서는 안됩니다. 결과로 평가받아야죠.
 

북한핵을 둘러싼 논란들이 많다.

뉴스 첫번째 꼭지를 장식하는 빈도도 많아지고
미국과 북한 양쪽의 발언 수위도 올라가며 중국의 개입 강도도 점차 높아간다.
94년과 비교해 볼 때 유사한 점들도 많다.
특히 한국의 외교력이 미약하다는 점, 최고지도자의 외교적 무능력이 원망스러워진다는
점은 확실하게 부각된다.

한국 사람들이 과거 역사의 교훈에서 별로 배우지 못했다는 점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럴 때 한국의 현상황을 잘 알기 위한 책은 무엇이 있을까?

늘 내가 추천한 책은 오버도퍼의 <두개의 한국>, 해리슨의 <코리안 엔드게임>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거기에 더해서 밥 우드워드의 <공격 시나리오>의 일부 대목 부터 거론하고 싶다.

거기에는 럼스펠드가 취임직후에 북한과의 전쟁계획을 요구했고
매우 부실하게 만들어진 전쟁계획서 말미에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므로
잘 달래보라는 권고가 붙어 있었다고 한다.
그걸 다 읽은 럼스펠드의 결론은 그럼 이라크로 합시다였다.
자 여기서 핵의 양면성이 나온다. 위험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다시 오버도퍼나 해리슨의 책으로 가면
실제 한반도에 막대한 양의 핵을 비치했던 것은 멀리 70년대부터 였고
항상 북한의 전차부대에게 퍼붓는다는 계획을 유지했다고 한다.
86년 학생운동과 재야운동권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요구했던 점과
여기에 대해 한국의 집권세력이 은연중에 핵이 안보를 보장해준다고 강변했다.
노골적으로 이야기 못한 것은 미국의 NCND(no comment no deny) 정책 덕분이었지만
그들은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었다.

과연 이들은 현명한 판단을 한것일까?
당시 극동에 배치된 소련의 핵미사일 부대는 한반도를 정확히 목표로 잡고 있었고
최우선으로 미군기지를 잡고 있었던 것은 이영희 교수의 책에 잘 나온다.
핵으로 막아보려다 더 큰 핵을 불러들이는게 당시 상황인 것이다.
핵은 결코 더 안전한 사회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특히 남의 나라 핵으로는.

그럼 실제 한반도의 비핵화가 제대로 이루어진 것은 언제일까.
역설적으로 북한의 핵개발이 가시화된 88년 경에 서둘러 미국은 한반도 기지의
핵을 철수시키면서 북에게 공개를 요구했다.
이게 얼마나 기만적인 행동인지에 대해서 과연 그들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았을까?

여기까지 읽는다면 분명 북한의 핵개발 전략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보여진다.
한반도에서 상당히 많은 핵을 몰아내는 막대한 성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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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학번이 05학번에게 -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박중훈 외 지음 / 선배와후배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답은 시체라고 한다.
산을 오르다 혹은 오르고 내려오다가 죽어간 사람들의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띈다고 한다.
원래 마지막 베이스캠프에서 올라갔다가 돌아오는 경우가
반 밖에 안된다고 한다.
그만큼 산을 오르는 것은 목숨을 절반 이상 내놓고 가는 길이다.

살면서 목숨을 걸 정도로 하고 싶은 일이 있을까?
가치를 차지하고라도.
적어도 나는 무슨 일을 그렇게 목숨걸고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중 한명인 여성산악인 오은선씨는 그렇게
목숨을 걸었다. 평소에는 학습지 방문 교사로 편안하게 살아온 그녀가
산 앞에서 악착녀(^^)가 되는지에 대해 남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미치도록 좋아하는 일을 발견했고 거기에 인생을 걸었다.

이 책에는 이런식으로 남보다는 자신이 좋아서 일을 해왔고 결국에 성공에
이르른 85학번 졸업생들의 모습을 그려보였다.
박중훈이 아마 가장 유명인일 것 같은데 졸업하고 취업이 안될까봐 아예
학교는 안가고 영화사에서 시다바리하면서 시작했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있다.
다른 사람들도 그 정도는 아니라도 적지 않게 자신의 삶에 헌신했던 인물들이다.

재미있게 읽은 기획물이 해가갈수록 더 많이 알려지고 활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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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5-09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다치바나 다카시의 <인생표류> 같은 책일까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매진했던 사람들......

사마천 2005-05-10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부모님들이 고등학교 때까지 대학만 잘가면 해결된다고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제 다시 대학생들은 취직을 잘하면 해결된다고 하면서 공부를 해야죠. 막상 네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이 없죠. 여기 거론된 사람들 다를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자신이 좋아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입니다.
 

서비스 산업은 best가 없다 있다면 better일 뿐.
이마트를 최고의 할인점으로 성장시킨 신세계 사장님의 말씀이다.

음식 등 서비스산업에서는 서비스의 하한선이 중요하다라고 한다.
여러번 잘해도 한번 잘 못하면 평판이 확 나빠진다.
오랫동안 단골로 있어도 한번 잘해야 두번 내리 실수하면
떨어져나간다.
그래서 평균적으로 높은 질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어느정도 기본적인 수준은 제공해야 한다.

사회속의 인간관계에서도 똑 같은 이치가 적용된다.
직장에서 평소에 열심히 해도 극단적으로 화가 났을 때 어떻게 처신하냐가 중요하다.
매니저가 턱도 없는 요구를 할 때 맞받아친다고 싸워버리다가 이미지 구기는 경우가 있다.
전도 유망하던 선배가 회의실에서 담당팀장과 논쟁하다가 주먹이 나가는 통에
회사를 그만두게 된 경험도 있다. 그 팀장을 아무도 좋아하지 않았고
조금 있다가 자신도 책임지고 좌천되었지만 일단 주먹이 나가면 조직도 군대라고
하급자에게 더 많은 책임을 묻게 된다.
얼마전 만난 친구도 조직 경험에서는 역시 anger management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화가 나도 적당히 화가 난 상태를 조절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매니저와 싸워도 다음날 다시 출근해야 한다. 정 안맞으면 전배 요청을 하거나
회사를 옮겨야지 결석을 해서는 안된다. 결석하면
다 기록에 남겨두었다가 나중에 상당한 수준의 불이익으로 돌아온다.
화가 나서 싸우게 되도 논리적 범위를 너무 넘어서면 안된다.
오늘 보고 그만보는게 아니라 앞으로도 상당기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연애를 해봐도 상대방을 한번쯤은 화를 내게 만들어봐야 한다.
천사가 어느 순간 악마가 되는지 아니면 얼굴은 찌뿌려도 여전히 천사인지를 보라.

다시 강조하건데 인간관계나 서비스나 품질의 하한선을 유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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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부자된 사람들의 5가지 원칙
홍찬선 지음 / 뜨인돌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머니투데이라는 온 오프 신문에 쭉 연재되었던 글 모음이다.

연재 될 당시 꽤 생각이 담긴 주식시장 읽기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책으로 담기다보니 일단 당시 시점에 비해 호흡이 틀려지기 때문에
긴장감은 덜해서 밋밋하게 느껴진다.
아쉬운 점이지만 신문이나 잡지의 글모음이 가지는 보편적 한계다.

하지만 저자가 증권시장에서 보낸 시간이나 글 하나 하나를 만들려고
들인 노력을 보면 좋은 평점을 줄 수 밖에 없다.
욕심,노여움,어리석음을 버려야 성공할 수 있다는 지적도 좋고
충청도에 스타벅스가 단 하나도 없다는 예리한 분석도 놀라왔다.

흔히 들을 수 있는 교훈만 늘어놓는 건 아니고
실제 현장에서 있었던 사례들을 이야기해주는게 좋았다.
물타기의 폐해를 설명하며 동남은행에 계속 물타기 하다가 15억 날린 투자가 이야기를
들었는데 만약 그 종목이 삼성전자나 대신증권이었다면 그래도 성공했을 걸 하는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낙폭과대 우량주에 혹하는 개인들에 던지는 충고는 최근에도 가까운 사람이
LG카드 한종목에서 전 투자금을 날리고 손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생생하게 다가온다.

대전L씨 이야기는 연재될 당시 상당히 흥미를 가지며 읽었다.
여전히 주는 교훈이 많다고 생각된다.

전체적으로 곰곰히 씹으면서 읽어둘 생각있는 글 모음이라고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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