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 스토리
박영택 지음 / 네모북스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해외 유수한 기업들의 혁신사례를 생동감 있게 소개한 책임.
주로 말콤 볼드리지라는 품질 분야 대상을 수상한 기업 혹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함.

처음 거론된 미국 위스콘신 주 메디슨시의 경우는 공공기관에서 혁신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매번 늦고 많은 비용을 소모하는 자동차수리 센터에 대한 보고를 듣자 시장은 책임자를 들 볶는 대신 직접 현장을 방문하였다.
가서 직접 보고 목소리를 들어보니 문제는 현장 근로자의 게으름과 비효율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구매의뢰 시점에서 무조건 가장 싼 차를 매입한 결과 차의 종류가 워낙 많게 되서 결과적으로
부품을 준비하기가 어렵게 된 것이 근본적 원인이었다. 구매,감사,법무 등 각 부서를 차례로 방문해보니
모두들 상대방 부서에게 책임을 넘기는 전형적 관료주의가 확인되었다.
시장의 결단에 의해 하나씩 개선을 시키다보니 같은 예산에도 훨씬 나은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이 사례는 아마 블루오션에서 거론되는 뉴욕 경찰청 책임자 관련한 것과도 유사할 것처럼
생각된다.

그 다음 사례는 일본의 이즈모시장이야기다. 취임부터 기자나 외부의 시각, 관행에 따르지 않고
파격을 만들었다. 필요 없는 것은 과감히 줄이고 주말에도 나누어 나와서 주민들에게 봉사한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일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휴가를 못 찾아가면 무능한 관리자라고 구박한다.
요는 눈치보지 말고 놀 때 놀고 일할 때는 제대로 일하라는 것이다. 이즈모시도 일본의 최고 개혁으로
꼽히게 된다.

지금 대한민국 정부는 혁신중이라고 강조한다. 혁신을 하려면 크게 두가지 관점에서 효과를 보아야 한다.
하나는 같은 일을 하면서 비용이 줄었는가? 또 하나는 일을 더 잘하게 되어서 고객의 만족이 올라갔는가?
국민 한 사람으로서 내가 볼 때 혁신된 것은 거의 없다. 세금이나 각종 공과금이 줄지도 않았고
내가 정부 때문에 소모 되어야 하는 시간을 줄여주지도 않았다. 특히 민방위 등.
더욱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민등록등본을 집에서 뗄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전자정부가 내놓은 혁신의 자랑스러운 결과물이다.
이것도 한걸음 나가 생각해보면 주민등본 관련 자료는 다 정부가 가지고 있는데 굳이 개개인에게
발급을 요청하는 것도 우습지 않을까? 행정기관, 기업끼리 정보가 오가면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이야기하면서 반론할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이사해도 꼬박꼬박 주소 알아내서 날라오는
지방자치단체 발행 고지서들은 무언가?
반면 내가 필요한 내용들은 반드시 알아서 찾아가 신고를 해야 하는 모순은 무얼까?

이게 바로 사용자 관점이 아니라 집행자 관점의 효율만 추구한 결과다.

현재 정부가 주장하는 혁신의 성과물들 대부분은 페이퍼 상에서 이루어지는 구호에 그치고 있는데
이 책에서처럼 현장의 목소리, 고객의 목소리가 담긴 제대로된 혁신을 이제라도 추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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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은 변한다.

사람은 더 잘 변한다.

여자의 마음도 변하는데 하물려 권력을 잡은 군주는 어떠하랴?

조조를 보면 처음 출발은 매우 성실한 충신이었다.
당대의 관상가가 조조를 보며 현세의 충신, 난세의 영웅이라고 칭한 것은 딱 바로 본 것이다.

상황에 따라 동탁의 난에는 목숨을 걸고 의병을 일으켜 한왕조를 지키려 했지만
나중에 자신이 승상의 지위까지 오르자 자식에게 물려줄 욕심을 낸다.

그 과정에서 계속 자신은 욕심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를 액면 그대로 믿고 열심히 한왕조를 위해 일하려 하던 순욱이나 순유는
조조의 야심에 걸림돌이 되자 죽음을 맞게 된다.

조조가 처음부터 악인이었을까? 답은 아니다다.
전투에서 패배했을 때 자신의 작전이 문제가 있었다면 먼저 통곡하고
부하들에게 눈물로 과오를 사죄했다.
자식이나 조카 보다 측근인 전위의 죽음을 더 아쉬워했다.

법을 만들면 자신부터 지켜서 모범을 보였다. 보리밭을 들어가면 죽인다고 했다가
자신의 말이 놀라 보리밭을 들어가자 죽는 시늉까지 낸 사람이다.

하지만 권력이 강해지면서 서서히 변한다.
자신의 왕조 건설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자
이유가 안되는 걸 가지고 양수나 공융,최염을 처벌한다.

바로 여기서 인간의 영악함을 알아야 한다.
고락을 같이 해보라는 것은 이런 면들 때문에 하는 말이고 연애에서도 4계절을 사귀어보아라
화른 내게 해봐라 등도 비슷한 맥락이다.

과거의 민주화 투사들인 YS,DJ나 노동변호사 노무현이 권력을 잡더니 어떤 식으로
변해버리는지 우리는 잘 경험했다. YS에게 아들 현철의 전횡을 간언하던 박관용 비서실장은
결국 자리에서 날라갔다. 이런 걸 보고 역린을 건드렸다는 표현을 쓴다.
삼국지에 나오는 양수의 죽음은 이렇게 역린을 건드렸을 때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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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는 규칙이 없다. 인구의 유동성은 매우 크다.
그래서 이곳 저곳에서 사람을 만났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위아래도 없다.
전통사회에서 위아래는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한 수단이지만
불안정한 사회란 기존 사회를 끌어오던 가치관 자체가 붕괴하는 것이라
나이 많은 자의 경험을 존중하지 않는다.

이런 혼란의 와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아는 것이다.

삼국지는 그런 점에서 꽤 좋은 사례들을 보여준다.

어제까지도 충성을 바친 군주였지만 오늘은 엉뚱한 이유를 대며
부하에게 벌을 내리는 군주, (조조)
믿었지만 배신하는 부하들, (여포,맹달,허유 등)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유세객 등 갖가지 인물의 군상들이 나온다.

인물을 알 때 정말 중요한 것은 믿을 수 있냐 없냐다.

가끔 허풍을 치는 사람들이 있다. 역량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다고 하며 많은 돈을
달라고 한다. 그래놓고 안되면 주변탓만 한다. 같이 잘 해볼 것 처럼 이야기 하다가
안되면 자기 몸만 쏙 뺀다.

성실한 사람들이 실패하는 경우는 대체로 이런 인간들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 보는 눈을 길러야 하는데 물론 직접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단 관계를 맺기 전에 관상, 주변의 평 듣기 등을 통해 그 인물을 두루 알기 위한 기법을 배우는 것이
꽤 유용하다.

삼국지를 읽을 때 그 관점에서 인물을 파악하고 다시 지금 살아가는 현실에서 내가 아는
사람들을 유사한 타입으로 정리하면서 이때 내가 어떻게 하는게 현명한가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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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서기라는 주제를 다시 현대로 옮겨보면 하나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일종의 줄서기를 한다. 대학입시에서 대학과 전공선택은 핵심이다. 거기서 별로 생각없이 점수에 맞추어 혹은 주변의 권고에 의해 선택한 전공은 이후 삶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제약이 된다.
회사의 선택 또한 줄서기다. 대우를 선택한 경우와 삼성을 선택한 경우가 어떻게 엇가리는지는
잘 보고 느꼈다. 다시 회사안에서도 줄서기는 계속 된다.

내가 종사하는 IT 분야에서는 그런 줄서기가 개인에게 매우 핵심적 요소로 작용한다.
개발할 경우 platform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낡아서 점차 쇠퇴해가는 platform에 매달리는
경우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가 어렵다.
반면 이제 막 한국에 들어온 새로운 기술을 선택했을 때는 종종 헤드헌터에게서 전화가 오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된다.
꼭 그 사람이 이쁘거나 미워서 줄을 잘 설 수 있게 되는 건 아니다.
대외적인 조건과 유행에 따라 강제로 세워지는 경우도 많지만 중요한 것은 자기 줄이 어떠한 것인지
잘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다.

앞서서 캐리어 부문에 열심히 하는 데 안풀리는 사람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대체로 그런 경우는 줄을 잘 못 서서 혹은 줄서기 능력이 부족해서
효율을 아무리 높여도 원하는 목표로 도달하는 효과성이 부족한 경우들이다.

그러므로 줄서기를 할 때는 남의 지혜를 빌려라. 특히 성공한 사람의. 그게 답이다.
섯불리 혼자서 쉽게 판단하고 나중에 안풀리면 운탓으로 돌리지 마라.
바보들이나 한번 뿐인 인생을 그렇게 건성으로 살게 된다. 남탓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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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왜 읽어야 하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았다.
거기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정리해서 올리려고 한다.
많은 성원을 베풀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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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갑자기 삼국지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 떨어졌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해보았다.

무수히 떠오르는 영웅들 사이를 누비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물어보았지만
별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인간인지라 자기보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놓고 보면
이제 전란이 휩쓸고 갈터이니 우선 몸을 피해야 한다.

몇가지 선택이 있는데 싸움이 치열한 중원을 떠나서 상대적으로 조용한 형주, 동오 혹은 익주로 가는 것이다. 다른 하나의 선택은 중원의 패자가 될 조조나 원소의 수하로 들어가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선택이 쉽지 않은데 조조나 원소, 유비 등을 주식시장으로 비교하면 어떻게 비유가 될까?
조조는 우량 성장주, 원소는 우량한 듯 보이지만 하락하는 부실주, 유비는 벤처, 손권은 안정적인 배당주 정도가 아닐까 한다. 익주나 형주 또한 성장은 없지만 붕괴도 없는 공공투자 비슷한 형태가 된다.
삼국시대의 문제는 이 들 중 딱 하나만 사야하고 중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문제는 줄서기로 귀착된다. 내가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바로 일할자리를 찾는 일 자체가 훨씬 중요하다.
경영학적인 용어로 표현하면 효율이 아니라 효과가 중시되는 것이다.
효율은 주어진 일을 적은 돈으로 빠르게 하는 것, 효과는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뚜렷한 목표를
갖는 것이다. - 피터 드러커

줄 자체를 잘 못선 상태에서 노력만 열심히 한 사람은 억울해 할 것이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난세란 바로 줄서기가 핵심인 것을.
이 당시 전략적으로 줄서기에 능했던 사람이 있다. 바로 가후다. 처음에는 동탁의 무리에서
시작했지만 장수로 넘어왔다가도 후히 대접을 받았고 관도대전 직전에 장수의 무리를 조조에
항복시키는 역할을 했다. 일명 줄바꾸기다.
조조 진영에서도 높은 대접을 받으며 여생을 편안히 마무리했다.

반면 재주가 많아도 줄을 잘 못 선 경우는 여포에게 줄 선 진궁이 떠올르고 원소에게 직간하다가
목숨을 잃은 많은 참모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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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5-3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료 만세-.-/ (글 잘 보고 갑니다...;;)

sayonara 2005-05-31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국지'와 피터 드러커... 역시 위대한 작품과 위대한 학자는 통하는 면이 있나 봅니다.
감명깊었습니다. 원츄~

사마천 2005-06-01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명을 받으셨다는 말에 저도 감명을 받았습니다. ^^
계속 성원 받도록 열심히 정리해보겠습니다.